97화
아!
뭐지?
뭘까?
왜?
"어머니…… 흑흑. 어머니…… 흑흑흑."
석경간이 눈물을 마구 쏟으며 양팔을 벌려 설민민을 끌어안으려 했다.
설민민 역시 서글프게 울고 또 울었다.
그렇게 석경간의 양팔이 설민민을 와락 끌어안으려 할 때.
번쩍.
쉬이이이이이익.
검광(劍光)이 번쩍였다.
설민민이 출검을 했다.
착.
곧바로 그녀의 검은 언제 뽑혔었냐는 듯, 제자리로 돌아와 있었다.
그리고 석경간.
막 설민민을 끌어안으려던 동작 그 상태로 멈추어 버렸다.
아니, 그의 목에 빨간 선이 그어졌다.
이내 그것이, 비틀어지는가 싶더니.
스으으윽.
툭.
윗부분, 석경간의 목이 깨끗하게 잘려 머리가 몸에서 미끄러져 바닥으로 떨어지고 말았다.
다시 툭.
머리를 잃은 몸까지, 힘을 잃고 바닥에 쓰러졌다.
왜?
이해가 되지 않았다.
내 머리는 순간 하얗게 변하고 말았다.
옆에 있는 의제와 한해북 역시, 숨도 쉬지 못할 정도로 놀랐다.
아니, 다 놀랐다.
설민민만 빼고.
"도, 도대체…… 도대체 왜?"
옥민이다.
자신의 남편이 눈앞에서 죽자 반 실성하여 저리 말했다.
하지만 설민민은 눈물만 계속 흘려 댈 뿐, 대꾸는 물론 눈길 한번 주지 않았다.
아!
진짜 이해가 안 간다.
뭐지?
"호위! 호위! 침입자다! 원주님이 죽었다!"
옥만이 갑자기 소리를 지르며 홍화원의 무인들을 불렀다.
그런데 또 생각지도 못한 일이 벌어졌다.
퍼퍼퍼펑!
채채채채챙!
"으아아아악!"
"반역이다!"
"살려 줘!"
콰콰콰콰쾅!
퍼퍼퍼퍼펑!
"으아아아악!"
바깥에서 엄청난 싸움 소리가 들려왔다.
너무나 빠르게 그 소리는 가까워졌다.
그리고.
쾅!
홍화장 대청의 커다란 문이 통째로 박살 나 버렸다.
그곳에는 어제 석옥동에 갇혀 있던 사람들이 피를 잔뜩 뒤집어쓴 채 제각각의 무기를 들고 몰려와 있었다.
아니, 한 사람.
그 중심에 있는 노파? 괴인?
머리는 산발하고, 옷은 누더기며, 얼마나 씻지 않았는지 검은 떼가 얼굴은 물론 손과 온몸에 가득한 괴인 노파가 있었다.
무지막지한 기세.
저 노파가 분명하다.
석옥동에서 날 죽인 게.
"어, 어머니, 어머니."
"엄…… 엄마. 살아…… 있었어? 분명 죽었……."
옥민과 옥만.
괴인 노파를 보는 순간, 얼굴이 하얗게 질려 덜덜 떤다.
조금 전 자신의 남편이 눈앞에서 죽었을 때보다 더 놀란 얼굴들이다.
숫제 저승사자라도 본 것과 같은 꼴이 아닐 수 없다.
괴인 노파는, 그런 두 딸?
딸이 맞나?
옥민과 옥만을 무섭게 노려보며, 또 엄청난 살기를 마구 뿌려 대며, 한 발 한 발 그녀들에게 다가갔다.
"엄마, 엄마! 오해야! 오해라고!"
"어머니! 정말 아니에요. 저희가 그런 게 아니에요. 남편이 시켰어요. 저를 때리고, 죽이겠다고 협박해서…… 커억!"
"컥!"
괴인 노파가 두 손을 뻗자, 옥민과 옥만은 반항 한번 하지 못하고 노파에게 목덜미를 잡히고 말았다.
"지옥에 가서 아버지에게 그리 말해라."
퍽! 퍽!
일말의 가차도 없었다.
옥민과 옥만, 모두 그렇게 목이 통으로 터져 즉사해 버렸다.
하아!
이건 또 뭔가?
혼란스럽다.
아니, 천무휘가 위험하다.
-의제, 한 형, 어서 천 형을 좀!
-네, 형님.
-네, 마 형.
내가 건넨 청화독의 해독약을 들고, 의제와 한해북이 빠르게 움직였다.
둘도 반쯤 정신이 나간 얼굴이다.
그래도 천무휘는 구해야 한다는 생각에, 신법을 최대로 펼쳐 내 시야에서 사라졌다.
이 상황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다.
대청 한가운데, 설민민은 그냥 울고 있고.
옥민과 옥만을 죽인 여인.
홍화원의 전대 원주 황칙우의 부인 냉혈사수 옥지경일 테다.
그녀는 두 딸을 죽이고도 무슨 분이 그렇게 풀리지 않았는지, 여전히 씩씩거리며 거친 숨을 몰아쉬고 있다.
바깥 상황은 대충 끝난 것 같다.
홍화원에 옥지경을 막을 무인 따위는 없다.
그녀 역시 초절정의 경지에 오른 무인이다.
일천 명에 가까운 홍화원 사람들을 모두 죽인 모양이다.
석옥동에 갇혔던 일백오십 명을 제외하고 모두.
"만세! 만세! 옥 여협 만세!"
"옥 부인이 이제 우리의 원주님이시다!"
"와아아아아!"
"옥 부인께 신의 축복이 내렸다. 찬양하라!"
"우리를 이끌어 주실 새로운 지도자시다! 와아아!"
새로운 신앙, 새로운 교주, 새로운 종교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옥지경은 자신을 찬양하는 사람들에겐 시선조차 주지 않았다.
한참이나 죽은 두 딸을 보는가 싶더니, 이내 시선을 설민민에게로 옮겼다.
"누구냐, 넌? 내가 죽였어야 할 놈을 왜 네가 죽인 것이냐?"
엄청난 기세가 뿜어져 나왔다.
반면 설민민은 여전히 눈물만 흘려 대고 있다.
위험하다.
둘이 싸우면, 둘 중 하나는 죽는다.
아니, 지금 설민민의 상태가 너무 좋지 않다.
내가 몸을 날려 설민민을 뒤로하여 섰다.
"잠시! 잠시만요, 여협. 이분은 석경간의 모친입니다."
"모친? 그럼…… 혹시나 했더니, 역시 설 부인이었군."
천하제일미녀를 모를 리가 없다.
다행이다.
부인이란 호칭을 썼다.
심지어 뿜어 대던 기세까지 거두는 옥지경이었다.
"잘 죽였소. 내 그놈이 어떤 놈인지 잘 아오. 슬퍼 마시오, 설 부인."
이젠 설민민을 위로까지 하는 옥지경이다.
뭐가 뭔지?
혼란한 건 나뿐인가?
그런데 그때.
하염없이 울기만 하던 설민민의 입이 열렸다.
옥지경이 아닌 나를 향해서였고, 또 한 번 나를 놀라게 하는 순간이었다.
"기뻐서…… 우는 거예요."
아! 씨X.
뭐냐고!
뭐가 기쁘냐고!
"마 도사님."
"네? 네."
"기뻐요. 너무 기뻐요."
아! 뭐라고 대꾸를 해야 할지.
아들을 죽여 축하드립니다.
뭐, 이렇게 말해야 하나?
"아들은…… 흑흑. 흑흑흑. 엉엉엉."
갑자기 오열을 터뜨리는 설민민.
얼마나 그 감정이 격했는지, 몸조차 가누지 못해 양팔로 내 어깨를 짚으며 몸을 지탱하는 그녀였다.
더 궁금했다.
더 혼란스러웠고.
"아들이 저를…… 흑흑. 때렸어요."
무슨 소리야?
"아들은…… 흑흑. 외모는 저를 닮았지만, 하는 짓은 꼭 제 아비를 닮았어요. 서너 살 때부터, 저에게 욕을 하기 시작했고. 제 아비가 하던 것을 그대로 배워, 다섯 살 때부터는 제게 물건을 던졌어요. 일곱 살 때는, 제 아비가 저를 때릴 때, 함께 저를 때렸어요. 웃으면서, 즐겁게 때렸어요. 밤새도록…… 흑흑."
개새끼.
개새끼.
찢어 죽일 개새끼!
이미 죽어 버린 놈의 시체를 즈려밟고 싶은 충동이 강하게 들었다.
"남편과 아들의 폭행은, 석가장 혈사라 불리던 그날이 될 때까지 거의 하루도 빠지지 않고 이어졌어요. 남편에게 맞아도, 그래도 아들이 태어나서 참고 참았는데. 그 아들이…… 흑흑. 엉엉엉. 아들이 저를 매일 때리고 욕하고…… 엉엉엉. 엉엉엉."
결국 설민민은 땅바닥에 주저앉아 오열을 토하기 시작했다.
그녀의 지독하리만큼 아픈 삶이, 고스란히 내 마음으로 전해지는 것 같았다.
그런데 한 가지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
"설 부인, 지난번 저에게…… 아들을 살리기 위해 귀식환을 복용시켰다고 하지 않으셨나요?"
"귀식환을 복용했다고 했지, 제가 복용시켰다고 말하지는 않았어요. 제가 아들까지 죽일 걸 뻔히 알게 된 남편이 아들에게 귀식환을 복용시킨 거예요. 그런 후 아들을 시체 더미 속에 숨기고. 아들을 찾으려고 했지만, 백 일 동안 적들은 한 시도 쉬지 않고 몰려왔어요. 결국, 시체가 산이 되어 쌓였고, 아들을 끝내 찾을 수 없었어요, 흑흑."
그녀가 빗줄기 같은 눈물을 계속 흘리며 말을 이었다.
"석가장의 피를 받은 씨앗을…… 하나도 남겨 둘 수 없었어요. 또 다른 내가, 또 다른 누군가가, 제가 겪었던 그 아픔을 또 겪게 할 수 없어서…… 흑흑. 그래서 아들을…… 흑흑. 아들을…… 죽여 끝내려고 다시 돌아온 거예요, 엉엉엉."
귀식환에 대한 의문이 풀렸다.
내가 그녀의 말을 내 마음대로 해석해서 벌어진 오해였다.
아니, 그건 중요치 않다.
눈물이 쏟아졌다.
내 눈에서 눈물이 마구 쏟아졌다.
너무 슬프고 아팠다.
영혼이 갈가리 찢기는 것처럼, 그녀의 아픔이 나를 아프게 했다.
그녀가 미친년 소리까지 들어가며 아들을 애타게 찾았던 이유.
아들이라서가 아니라, 죽이려 했던 것이다.
그리고 난 충분히, 그녀의 간절하면서도 절박한 심정에 공감할 수 있었다.
나라도 그리했을 테니 말이다.
"잘했소! 잘했습니다, 설 부인! 나도 그래서 내 딸들을 죽였소."
옥지경이다.
설민민과 반대다.
그녀는 웃고 있다.
그것도 아주 시원하게 웃고 있다.
딸들의 시체 위에 서서, 천하에 둘도 없는 기쁨을 만끽하는 옥지경이다.
"당신의 아들이 우리 홍화원에 왔을 때, 그 엄청난 외모에 감격해 나와 남편은 아주 귀한 손님으로 대접했소. 그런 후 내 첫째와 혼인까지 시켰소. 얼마나 기뻤는지 아시오? 그렇게 잘생긴 사내는 처음이라, 정말 매일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벅차올랐다오."
옥지경의 웃음은 더더욱 짙어졌다.
아니, 광소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그렇게 잘해 줬는데.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홍화원의 원주 자리와 모든 재산을 물려줄 텐데. 당신의 아들이…… 내 남편을 죽였소. 아니, 내 딸들과 함께 내 남편을 죽였소."
남편의 죽음까지 웃으며 말하는 옥지경이다.
여긴, 뭐가 잘못된 걸까?
아들을 죽이고, 딸을 죽이고, 남편의 죽음을 이야기하며 웃는다.
세상이 미친 건지, 내가 미친 건지.
혼란스럽다.
"처음엔 너무 놀라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소. 그러다 남편이 독에 중독됐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땐, 나 역시 당신의 아들과 내 딸들이 하독한 독에 중독된 후였소. 당신의 아들과 내 두 딸이, 쓰러진 나를 보며 웃더군, 큭큭큭. 그때 나를 확실히 죽였어야지, 멍청한 것들, 큭큭큭. 크하하하하하하!"
그녀가 한참이나 광소를 터뜨린 후 말을 이었다.
"숨이 완전히 끊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날 산 채로 땅에 묻더군. 그런데 그 땅이 꺼져 버린 거야. 큭큭큭. 하늘이 날 도운 것이지. 이곳 홍악산은 칠 할 이상이 암석으로 만들어진 산이고, 그 땅 아래는 마치 미로와 같은 지하 동굴이 연결되어 있다오. 자네."
나를 향해 말하는 옥지경이다.
"자네가 어제 갇혔던 석옥동. 그곳과도 연결이 되어 있어. 삼 년 전, 나는 간신히 그곳까지 갈 수 있었고, 그곳에 갇힌 사람들의 도움으로 살아날 수 있었다. 삼 년, 찢어 죽일 연놈들이 내게 하독한 독을 해독하는 데 삼 년이란 시간이 걸렸어. 덕분에 내 무공도 한 단계 위의 경지로 상승할 수 있었지."
내가 기감으로 아무리 찾아도 그녈 찾을 수 없었던 이유가 그것이었나 보다.
지하 동굴을 통해 다른 곳으로 가 있었기에 석옥동 내부에서 내 기감에 걸리지 않았던 것이다.
"당신 아들 말이오. 당신이 죽이지 않았어도 곧 죽을 운명이었소. 내 딸들에게 속아 이용당하고, 감금된 것이거든. 보셨소? 무공은 전폐 되고 이미 오랜 시간 동안 독에 중독된 상태였소. 내 딸들이…… 그래도 죽기 전에 좋은 일은 하나는 하고 갔군요. 당신의 복수를 조금이라도 해 줬으니 말이오, 큭큭."
옥지경이 한 발자국 더 가까이 다가와 말을 이었다.
"오늘을 기다리며 삼 년을 버텼는데, 이거…… 하하하! 사돈이라고 해야 하나? 아니면 동병상련이라고 해야 하나? 설 부인이 나와 같은 뜻으로 같은 날 여기에서 만나게 될 줄 몰랐군요. 이 또한 다 하늘의 뜻이겠지, 하하하."
옥지경이 다시 몇 발자국 다가왔다.
설민민은 여전히 바닥에 앉은 상태로 눈물을 흘리고 있을 뿐이다.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옥지경에게 시선조차 주지 않았다.
그런 설민민을 향해 옥지경이 손까지 뻗으며 말했다.
"어떻소? 난 이곳 홍악산에 새로운 세상을 만들 생각이오. 나와 함께하지 않겠소? 설 부인이라면 저들이 진짜 신이라고 믿을지도 모르는데. 아니, 내가 그렇게 만들어 주겠소."
옥지경은 제정신도 아니고, 마음 또한 정상이 아니다.
아니, 사악하기 그지없는 악인이다.
이 상황 속에서도 또 다른 사이비 종교를 만들 생각까지 하는 것을 보니 말이다.
"마 도사님."
설민민은 옥지경에게 역시나 시선조차 주지 않고 나를 불렀다.
난 그녀에게 손을 내밀었고, 설민민은 그런 내 손을 잡아 자리에서 일어섰다.
"이제 가요. 제가 할 일은 모두 마쳤어요. 고마워요, 마 도사님."
"네, 설 여협."
그렇게 나와 설민민이 홍화장 대청을 벗어나려 했다.
"그만! 멈추어라! 홍화원이 우습게 보이느냐? 내 허락 없이 이곳을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느냐!"
다시 엄청난 기세와 함께 살기를 폭발시킨 옥지경.
순간 내 부축을 받으며 움직이던 설민민의 걸음이 멈추었다.
옥지경에게 한마디 하려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녀의 상황이 좋지 않다.
내가 그녀의 손을 살포시 잡아 제지한 후 한 걸음 앞으로 나섰다.
그런데 그때.
쉬이이이익.
척!
천무휘다.
척! 척!
의제와 한해북까지, 세 녀석이 너무나도 멋진 신법을 발휘해 나와 설민민의 앞을 가로막았다.
"옥지경!"
천무휘가 언제 중독됐었냐는 듯, 꽤 멀쩡한 얼굴로 옥지경을 향해 입을 열었다.
"설 부인의 길을 막지 마라. 죽는다."
"너…… 너 이 머리에 피도 안 마른 녀석이……."
부들부들 떨며 극도로 분노한 옥지경.
하지만 그녀는 말을 끝맺지도 못했다.
"또! 경고하겠다. 이곳에 어떤 종교를 세우고, 너 스스로 무엇이 되든 내 알 바 아니다. 단, 사람을 가두고 고문하는 일이 다시 한번 내 귀에 들어온다면, 그때는 편히 죽지 못할 것이다."
"너…… 너……."
옥지경은 분노로 온몸을 부들부들 떨면서도, 말을 잇지 못했다.
두려운 거다.
천무휘의 기운, 기세, 위엄.
엄청나다.
완전히 광기로 가득 찬 옥지경을 압도해 버리고 말았다.
두려움에, 실제 죽을 수 있다는 그 공포에 말을 잇지 못하는 것이다.
하! 저 대사, 내가 쳤어야 했는데.
어쩔 수 없다.
저렇게 멋진 건, 언제나 천무휘 몫인가 보다.
"가시죠, 설 부인."
난 설민민을 부축해 화원장을 떠났다.
천무휘와 의제, 한해북이 그런 우리 뒤를 늠름한 모습으로 따랐다.
그리고 저 멀리 뒤에서.
"만세! 만세!"
"우리 홍화원에 새로운 주신(主神)이 탄생하셨다!"
"옥 여신 만세!"
"만세 만세 만만세!"
"새로운 주신이시어! 우리를 극락으로 인도하소서!"
도저히 내 상식과 머리로는 이해할 수 없는 자들의 외침이 끊이지 않고 들려왔다.
아! 정말 힘든 하루다.
"설 부인, 이제 어디로 가죠?"
"하북으로 돌아가요. 마 도사님과 여러분께 소개해 줄 분이 계세요."
금자 일백 냥을 냇가에서 물 퍼오듯 그렇게 가지고 왔던 자들.
설민민을 방해하지 않으며, 먼발치에서 조용히 따르던 자들.
그들을 만날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