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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두가 된 이유-18화 (18/245)

18화

고목에 붙은 매미인 양 사부 곁에 딱 달라붙어 한 시도 떨어질 줄 모르던 우석혜가, 모처럼 사부를 저 멀리 두고 내 곁에 와 있다.

사악하면서도 요사스럽게 웃으며 날 보고 있는데, 또 한 번 이 인간이 내가 알던 그 무적 할매가 맞는지 의심이 들었다.

"아까 전음으로 제게 하셨던 말씀, 무엇입니까?"

"호호호. 다 짐작하고 있으면서."

"확실히 해 주시죠."

"자넨, 자네 사부님의 경지가 어떠하다고 보는가?"

"음, 정확히 모르겠습니다."

피식 웃는다.

뭘 의미하는 걸까?

그러더니 또 별일 아니라는 듯 입을 열었다.

"돌아가신 내 사부님, 그러니까 본 궁의 전대 궁주님을 제외하고 나는 살면서 나보다 내공이 많은 사람은 한 번도 본 적이 없네. 앞으로도 없을 거라 생각했지."

사부님의 내공은 십사 갑자다.

내가 광천마제 시절 우석혜가 나를 개 패듯 두들겨 팰 때 그녀의 내공은 십일 갑자였다.

현재로서는 그보다 훨씬 못 미칠 가능성이 크다.

우리 사부님을 보고 놀랄 만도 했겠다 싶었다.

"현경의 경지에 올라 단전이 사라진 후, 어떻게 대자연의 기운을 마음대로 끌어다 쓸 수 있는지, 그것이 알고 싶다며?"

"네. 그런데 설마…… 사부님을 염두에 두시는 것입니까?"

"그렇네."

"가, 가능해요, 그게?"

"왜 불가능한가? 딱 봐도 이미 신선이요. 좌로 봐도 신선이고, 우로 봐도 이미 신선이신 분이 자네 사부님이실세. 모르긴 몰라도, 내가 조금만 돕는다면 금방 살아 있는 전설의 경지에 오르실 분이시라네."

"그러니까 우 여협 말씀은, 제가 궁금해하는 현경의 경지에 대해서 사부님께 직접 들으라는 말씀이신 거죠? 사부님께서 그 경지에 오르는 걸 기다린 후에요. 그렇죠?"

"그렇네."

"우리 사부님 지금 삼재검법만 익히고 계신 건 알고 계시고요?"

"알다마다."

"초향 아가씨한테 배운 삼재검법이요."

내가 너무 빈정거렸나?

갑자기 정색을 하는 우석혜다.

"자네."

"네."

"향이한테는 아가씨라고 하고, 존댓말도 잘하고, 아주 그냥 상전이 따로 없을 정도로 지극정성이면서 나한테는 왜 그러는가? 내가 향이 사부인데."

"네? 제가…… 뭘……?"

"몰라서 묻나? 아주 그냥 눈빛이며 말투며 찬바람이 쌩쌩 불어. 그냥 말끝에‘요’자만 붙였지. 아주 대놓고 싫다는 티를 팍팍 내는군."

그러게 광천마제 시절 적당히 두들겨 패시지 그러셨습니까?

우리 고결하기 그지없는 사부한테도 적당히 하시고요.

"죄송합니다. 마음은 그렇지 않은데…… 사부님과 제 목숨까지 구해 주신 은인이시고."

난 자리에서 일어나 허리를 깊게 숙여 사죄하였다.

확실히 내가 잘못한 게 맞다.

무릎 꿇고 살려 달라던 때는 언제고, 이제 살 만하니 실제 겪은 기억도 없으면서 글로만 읽었던 구타 생각을 떠올리며 그녀를 대했으니 말이다.

물론, 사부에게 집적대는 것도 크게 한몫했고.

그래도 잘못은 잘못이다.

"죄송합니다."

"됐네. 구산사괴인지 뭔지 하는 놈들 처리한 것은 일도 아니었고, 그깟 걸로 생색낼 마음 없으니, 앉게."

내가 자리에 앉자 그녀가 다시 말을 이었다.

"자제가 궁금해하는 답을 얻기 위해서는 세 가지 방법이 있네."

"그것이 무엇입니까?"

"첫 번째, 본 궁의 비고를 털어."

"죽을 확률이 백 중 백이겠군요."

"그렇지."

"두 번째 방법은요?"

"두 번째. 소림, 남궁, 화산 등 구파일방이나 오대세가, 아니면 무림맹 비고를 털어."

"죽을 확률이 백 중 이백이겠군요."

"정확하네."

"세 번째 방법은…… 휴우. 역시 그것밖에 없군요. 사부님께서 그 경지에 올라 직접 저에게 알려 주는 방법이요."

"현경 고수의 심득이 무슨 애들 장난인 줄 아는가? 화경 급 고수의 무공과 비급만 유출돼도, 무림은 순식간에 수천 명이 죽어 나가는 재앙을 겪게 될 걸세. 그런데 지금 자네가 궁금해하는 건 무려 현경이야, 현경. 내가 보기에는 자네가 그 무게를 깨닫는 게 먼저인 것 같네."

"그렇군요."

"묻지 않는군?"

"무얼 말씀이십니까?"

"내가 분명 계약을 하자고 했으니, 내 조건이 무엇인지 궁금할 텐데 말이야."

"그건…… 사부님과 함께 가시고 싶으신 것 아닙니까?"

"허걱! 그, 그걸…… 그걸 어떻게……."

"보이니까요."

"무엇이?"

"지금 우 여협 얼굴 빨개졌어요."

순간 급격히 당황하여 자신의 볼을 만짐과 동시에 안절부절못하고 내 눈마저 마주치지 못하는 우석혜였다.

"어험. 다른 뜻이 있어서가 아니라. 그건…… 그러니까 유 도사님의 지고한 경지를 흠모해서 그런 것이네. 항주에 나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기녀들이 수만 명이나 되니, 오랜 시간 자리를 비울 수 없고. 그러니까 내 말은…… 유 도사님을 모시고 가서 나도 유 도사님께 배우고, 유 도사님도 내게 무공을…… 어험! 아무튼 오해하지 마시게."

"네."

"진짜 아니라니까."

"네. 알겠습니다."

"자네!"

"네, 여협."

"그, 그래서 어쩔 셈인가?"

확실히 어려운 일이었다.

현경 고수의 비전과 심득을 얻는 일이란 것은.

아니, 어려운 게 아니라 현재의 내 상태로는 불가능한 게 맞다.

하지만 괜히 손해 보는 느낌이 든다.

"봉인을 풀어 주십시오."

"봉인?"

"네. 저희 사문에 전해 오는 무공 비급이 지금 봉인되어 있습니다."

"아! 자네의 태사조셨던 그 현화검존의 신공 비급을 말하는 거군?"

"네."

"그게 조건인가?"

"부탁드리는 겁니다, 우 여협."

조금 전까지만 해도 얼굴이 새빨갛게 변해 당황하던 우석혜는 이미 사라졌다.

얼굴 가득, 처음 그때의 그 간특한 미소가 만면에 그려져 있다.

"협상…… 타결. 호호호."

그렇게 나와 우석혜의 비밀 계약이 성립되었다.

난 사부가 우석혜와 함께 항주로 가게 은근히 부추기면 된다.

또 우석혜는 항주로 떠나기 전, 봉인된 비급을 해제해 내가 익힐 수 있게 도울 것이다.

사부가 현경의 반열에 오르고 오르지 못하고는, 뭐 그건 사부에게 달린 일이니 기다려 볼 수밖에.

어쩌면 그전에 봉인된 비급들에서 내가 알고 싶어 하는 답을 찾을 수도 있고.

그렇게 나와 우석혜의 작전이 시작되었다.

* * *

"사부님, 수련 다 마치셨습니까?"

"그래, 악치야. 삼재검법이란 게 수련을 하면 할수록 새로운 세계를 마주하는 것 같구나."

아! 이건 또 뭔 소리인지.

삼재검법에 그딴 게 어딨다고.

그렇다고 반선의 경지인 사부가 하는 말인데 이걸 또 그냥 흘려들을 수도 없고.

사부는 이제 매일 하루 한 식경 삼재검법을 수련한다.

오늘도 막 수련을 마치는 걸 확인하고 다가갔다.

당연히 그 곁에 붙어 있던 우석혜가 알아서 자리를 피해 주었다.

"사부님,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그래, 앉거라. 허허허."

"우 여협 말입니다."

"우 여협? 여협이 왜?"

"위화궁이 암중에서 하는 일에 대해 지난번에 말씀드렸지 않습니까?"

"그렇지. 아주 훌륭한 일을 하고 계시더구나. 우 여협도 그렇고 위화궁의 여협들도 그렇고 말이다. 허허."

"쉬운 일이 아닐 겁니다. 무림에는 정말 간악하고 흉악한 자들이 많을 테니까요."

"아무래도 그렇겠지."

"눈치를 보아하니 우 여협도 그곳의 자리를 오래 비울 형편이 안 되는 모양입니다. 아무래도 수만 명에 달하는 기녀들을 보호하려면 우 여협 같은 절대 고수의 힘이 절실할 테니까요."

"그럼 어서 가시라고 해야 하는 것 아니냐?"

사부의 얼굴이 급격히 심각해졌다.

"가긴 가야 하는데, 쉽지 않은 모양입니다."

"어째서 말이냐?"

"사부님 때문에요."

"나? 내가 무얼 했다고 그러느냐?"

잘생긴 게 죄입니다, 사부님.

"우 여협께서 사부님을 흠모…… 그러니까 사부님의 수양을 굉장히 흠모해 좀 더 머물며 이를 배우고 싶어 하는 눈치였습니다. 우리 현화문과 도가의 가르침 역시 매우 동경하여, 이를 익혀 기녀들과 어려운 처지에 놓인 사람들에 설파해 도움을 주고 싶다는 말도 언뜻 했습니다."

"어허! 우 여협께서 그런 깊고 훌륭한 마음을 품고 계셨을 줄이야. 내가 우둔해 전혀 눈치를 채지 못했구나."

사부님, 죄송해요.

이게 다 사부님 좋고 저 좋고 일타쌍피, 아니 일거양득이라 하는 말입니다.

거짓말해서 죄송해요.

그렇다고 다 거짓말은 아니에요.

그녀가 사부님을 좋아하는 건 황당하지만 진짜니까요.

"거기에 더해 본 문을 매우 걱정해 주는 말도 했습니다. 요즘 무림이 하도 흉흉해, 언제 어디서 마두 같은 놈들이 나타나 저와 사부님을 해코지할지 모르겠다고 하면서요."

"내가 그래도 너와 약속한 대로 무공을 익히고 있지 않으냐? 이제 산적 몇 명 정도는 쫓아 버릴 수 있을 것 같은데? 너도 향이에게 삼재검법을 열심히 익히고 있고."

사부님.

산적 몇 놈이 아니라, 그냥 혼자 천마신교에 쳐들어가셔도 될 것 같아요.

십만대산을 통으로 갈라 버리고 쪼개 버리는데, 마교 놈들이야 속수무책으로 당하겠죠.

마교주가 덤벼도, 그냥 내공으로 눌러 버리시면 될 거고요.

"무림에서 마두나 대마두라 불리는 사람들은 그리 간단하게 상대할 수 있는 상대가 아니라고 하더군요. 삼재검법으로는…… 죄송합니다. 괜히 사부님께 걱정을 끼쳐 드리는 것 같습니다."

"아니다. 내가 너무 순진하게 생각했던 것 같구나."

아! 우리 사부 얼굴 또 어두워졌다.

글로만 읽고 며칠 함께하지도 않은 사부인데, 왜 나는 사부의 저런 얼굴만 보면 가슴이 무너지는 것 같지.

확실히 사부에겐 기억과 정보를 넘어선 감정이 각인된 게 맞나 보다.

사실 내가 사부에게 이렇게 거짓말까지 하는 계약을 우석혜와 한 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단순히 사문의 무공을 얻고 사부가 현경의 경지에 올라 내게 그 심득을 전수해 주길 바라는 것만이 아니다.

앞으로 할 일이 많다.

광마일기에 적혀 있는 내 비틀어진 삶을 돌려놓기 위해서는 정말 많은 일을 해야 하고, 또 많은 사람을 만나야 한다.

어차피 오랜 시간 사부 곁을 떠나 있어야 한다.

이미 도가 텄다고 해도 될 우리 사부지만, 그래도 이 산간벽지에 홀로 남겨 두고 떠나면 내 마음이 편치 못할 게 분명하다.

내가 첫걸음마를 떼고 사부라는 말을 처음 뱉은 이후, 사부는 이곳 갑돌산을 내려가 본 적이 거의 없다.

또 이곳을 찾는 손님도 전무했다.

그나마 나라도 있어서 괜찮았지만, 아무리 사부가 도가 튼 도사라도 외로울 것이다.

며칠 전 내가 우석혜와 향이를 데리고 거의 한 달 만에 돌아왔을 때, 사부 눈가가 촉촉했던 것도 그런 이유였을 테다.

사부가 반선의 경지는 맞으나, 아직 외로움을 완전히 극복할 수 있는 해탈의 경지는 아니니 말이다.

우석혜와 초향이라면 사부가 외로워하지 않게 해 줄 것이리라.

* * *

<<계요일기>>

나는 계효보다.

요괴들이 사는 세상에서 왔다.

우리 계족(鷄族)이 쓸 수 있는 요술은 시간 요술이다.

시간 요술의 종류는 수만 가지나 된다.

그중에서도 나의 요술은 ‘억겁의 굴레’다.

‘억겁의 굴레’는 시간 중에서도 회귀 요술이다.

그것도 내가 멈추지 않으면 무한대로 반복할 수 있다.

내가 ‘억겁의 굴레’를 피시전자에게 시전하면, 피시전자는 기억과 신체, 물건, 무인의 경우 내공 등 그 무엇도 회귀 시점으로 가지고 갈 수 없다.

그냥 회귀 시점의 피시전자 상태로 되돌아가는 것이다.

물론 나도 함께 회귀한다.

나는 회귀 전의 나, 그 상태 그대로 회귀한다.

정신, 기억, 요공, 내공, 심지어 돈이나 옷, 병기까지.

살아 있는 생명을 제외한 모든 것을 가지고 갈 수 있다.

피시전자에게 ‘억겁의 굴레’를 걸지 않고, 그냥 나 혼자서도 회귀가 가능하다.

이미 몇 번이나 해 봤다.

무공이란 것을 익히기 위해.

그 시간을 모두 합치면 삼백 년이 넘을 테다.

그렇게 일류 무사의 경지가 됐다.

젠장!

빌어먹을!

삼백 년 동안 수련해 고작 일류 무사라니!

요공과 무공은 그 기반 자체가 다르다.

무공에 대한 이해가 인간들에 비해 터무니없을 정도로 부족하다.

심지어 이건 내 추론이지만, 우리 계족은 호족(虎族)이나 웅족(熊族), 낭족(狼族) 등등에 비해 빌어먹을 무재가 현저히 부족한 것 같다.

아마 그들이 삼백 년이나 노력했다면 진즉 상승의 경지로 가지 않았을까 싶다.

빌어먹을 무재 때문에, 요계를 정벌할 힘을 가지려면 일천 년이 걸릴지, 아니면 수천 년이 걸릴지 예측조차 할 수 없었다.

나에게 있는 삼백 년 요공?

요공은 요술을 부릴 때 쓰는 거고, 무공을 쓸 때는 내공이 필요하다.

요공을 내공으로 전환하면 되지 않냐고?

응, 그런 거 나 못 한다.

그게 현실 가능한 것인지조차 현재의 내 무학에 대한 이해도로는 전혀 감도 잡지 못하겠다.

그래서 마악치를 선택한 것이다.

그럼 그냥 이십 년 전으로 돌아가 마악치를 따라다니며 그의 무공을 빼앗으면 되지 않겠냐 할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우리 계족의 요술은 시간 요술이다.

‘억겁의 굴레’를 시전하면 피시전자의 일부 기억과 감정을 선택적으로 흡수할 수 있다.

피시전자가 죽기 직전의 상태, 혹은 죽은 후 칠 일 이내라면 내가 원하는 그의 기억 중 일부를 내가 선택해 흡수할 수 있는 것이다.

심지어 그나 느꼈던 감정과 깨달음까지 흡수가 가능하다.

난 마악치에게서 무공에 관한 기억, 감정, 깨달음 부분을 흡수해 내 것으로 만들 생각이고 이행하는 중이다.

하지만 ‘억겁의 굴레’를 걸지 않고 나 혼자 회귀하여 마악치를 따라다닌다면?

당연히 그의 기억이나 깨달음을 흡수할 수 없다.

내가 죽을 고비를 수십 번이나 넘기며 마악치에게 ‘억겁의 굴레’를 시전한 이유다.

그런데 뭔가 비틀어졌다.

내가 이해할 수 없는 영역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억겁의 굴레’를 시전하면, 한 장소로 회귀하게 된다.

그리고 나는 피시전자의 위치를 정확히 감지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안 된다.

마악치가 죽었던 그 동굴은 흔적조차 없이 사라졌고, 회귀 후에도 나는 마악치가 대략 병막산 어딘가에 있다는 정도만 감지할 수 있다.

기억이 완전히 사라졌어야 할 마악치가 나를 알아보고, 또 많은 것들을 기억한다.

또 당연히 알아야 하는 것은 왜 기억하지 못하는 것인가?

그의 단전은 왜 사라졌는가?

며칠 전에는 너무나 충격적인 이야기를 듣고 말았다.

천무지체라니?

마악치가 무공에 있어서 천재인 것은 알았지만, 천무지체라고?

근골과 혈도가 이미 현경 급 고수의 상태라 했다.

내가 마악치에게 ‘억겁의 굴레’를 시전할 때, 그의 저항이 엄청나서 완벽하게 걸린 게 아닌 줄은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많은 것들이 비틀어졌을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이제 와 생각해 보니 당시에도 한 가지 걸리는 점이 있긴 있었다.

내가 ‘억겁의 굴레’를 시전할 때, 내 요술에 저항하는 힘이 마악치 한 사람의 것만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었다.

그때는 너무 위급한 상황이라 이에 대해 깊이 생각할 틈도 없이 지나쳐 버렸다.

그런데 이제 와 보니, 어쩌면 나나 마악치 둘 다 모르는 제 삼의 기운이 그곳에 존재하지 않았나 싶다.

아직도 그것이 무엇이고 어디에서 나온 힘인지는 짐작조차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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