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대환장 통수 선협전-432화 (432/4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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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못된 늙은이! >

"하하하. 참으로 재미있는 일이 벌어졌지. 엄청난 폭발이 일어났으니 말이야. 열과 빛이 터지며 굉장한 폭발이 일어났지. 그렇게 작은 것을 나누었을 뿐인데 그런 일이 일어날 줄을 누가 알았겠나. 그런데 그것 때문에 문제가 생겼지."

"문제라니요?"

"나에게 다른 법칙의 힘을 쓰지 못하게 제약이 걸려 버렸거든. 천지 법칙의 의지가 그렇게 요구 했지."

"그럼 원기소를 얻을 수 없으니 법칙의 힘도 쓰지 못하는 것입니까?"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할까?

"그래서 내가 공간 법칙의 힘으로 대천 세계와 단절된 공간을 만들고 그 안에서 원기소 법칙을 수련하고 실험하는 것이 아니냐."

"그럼 차라리 어르신께서 법칙의 힘을 깨우치는 것이 편하지 않겠습니까?"

이제는 어떻게든 원기소와 떨어지고 싶은 마음이 간절한 건우였다.

"끄응, 이전에 깨우친 것이 아니면 다른 법칙은 쓸 수가 없음이다. 나는 새로운 법칙을 깨달아 쓸 수 없는 신세가 되었으니."

"그 역시 천지 법칙의 뜻입니까?"

"그렇지."

"그렇군요."

건우는 그렇게 대꾸하며 내심으로 크게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었다.

'무섭다. 이건 뭐 원자의 종류를 가리지 않고 아무거나 가지고 분열을 자유롭게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이야기잖아? 지구에서처럼 특별한 원자가 아니어도 된다는 거지. 저 늙은이가 마음을 먹으면 지구보다 큰 덩어리를 한꺼번에 핵분열 시키는 것도 가능할 걸?"

법칙을 장악한 도조가 아닌가.

원기소와 관련된 것이라면 원기소 도조에게 한계는 없을 것이다.

- 사, 상상만 해도 끔찍해요. 그런 크기가 핵분열을 일으키면 대천 세계 전체가 날아갈 수도 있는 거 아니에요?

'몰라! 생각하기도 싫다.'

건우는 원기소 법칙의 파괴력을 떠올리는 것만으로 소름이 돋았다.

물론 대천 세계에는 수많은 법칙이 있고, 그 법칙을 적용하면 핵분열을 막아낼 방법도 여럿 있을 것이다.

하지만 법칙의 힘과 법칙의 힘이 부딪히면 강한 쪽이 이기기 마련인데, 원기소 법칙은 폭발력만 생각하자면 견줄 것이 없을 정도로 강력해 보였다.

'이런 위험 때문에 천지 법칙이 저 늙은이에게 제약을 가득 걸어둔 것인가? 그렇다면 그나마 다행이네.'

건우는 그런 생각을 하며 내심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러면서 원기소에게 절대로 자신이 알고 있는 지구 지식을 말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지금 당장 원기소는 나눔과 단절의 법칙이 없으면 그가 원기소라 부르는 원자를 만들어 낼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실상을 보면 결국 세상의 모든 물질은 원자의 결합이고 그것은 나누어져 있거나 말거나 존재 자체는 부정할 수 없다.

그러니 원기소가 인식의 변화를 일으켜 주변에 있는 모든 것에 원자가 존재함을 알게 된다면?

지금 그에게 걸려 있는 천지 법칙의 제약 대부분이 의미를 잃게 되는 것이 아니겠는가.

'입 조심해야겠다. 잘못하다간 대천 세계에 재앙을 불러올 수도 있겠어.'

건우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의미로 원기소 도조가 부담스럽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항상 말실수를 걱정하며 살아야 할 상황이 되었으니 당연한 일이겠지만.

"그러니 너는 나에게 법칙에 대해서 조금 배워 보도록 하자. 그래야 내가 원기소 법칙을 수련하고 실험할 공간을 만들어 줄 수 있을 것이 아니냐."

"그래서 비행 령보를움직이게 하신 것입니까?"

"왜 아니겠느냐. 한 자리에 머물면서 배우라 하면 네가 어디 흔쾌히 응했겠느냐?"

"배려에 감사합니다. 가르침을 받음에 태만하지 않겠습니다."

"허허허. 그래, 그래야지. 그래야 하고 말고."

원기소는 의외로 건우가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자 기분 좋은 웃음을 터트렸다.

그리고 그 후, 건우는 원기소로부터 법칙에 대한 가르침을 받으며 전반적인 이해의 폭을 넓히게 되었다.

회색을 머금은 광활한 공간.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텅 빈 공간에 원숭이 얼굴을 한 백발의 선인, 원기소가 허공에 가부좌를 하고 앉아 있었다.

그는 소매를 떨쳐 옥병 하나를 꺼내고, 그 옥병을 기울여 한 방울의 기름을 가슴 앞에 부어 의념으로 띄워 놓았다.

이후 옥병을 다시 소매로 수습한 원기소는 가슴 앞에 떠 있는 한 방울의 기름을 자르고 나누기를 반복했다.

그렇게 단절과 나눔의 법칙으로 기름방울을 한계까지 나눈 원기소는 결국 원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그 기름방울이 결국 제 성질을 잃어버리고 그가 원기소라 부르는 상태에 이른 것이다.

"되었다!"

그 순간 원기소는 환호성을 올렸다.

그의 손에 원기소가 들어온 순간, 그는 반편이 도조에서 실질적인 도조로 올라설 수 있는 것이다.

대천 세계와 단절된 이런 공간에서나 가능한 일이지만, 원기소는 자신이 도조일 수 있는이 때가 너무도 좋았다.

그래서 지루한 과정을 거쳐서 원기소를 확보하는 순간이 되면 저도 모르게 기쁨의 환호성을 올리게 되는 것이다.

"원기소에는 양기를 품은 중심이 있고, 그 중심을 에워싼 껍질 같은 음기가 있지. 양기는 과실의 씨와 같고 음기는 과실의 과육과 같다 하면 될까? 이해가 가느냐?"

혼자 있는 것 같았던 원기소가 문득 누군가에게 질문을 던졌다.

그러자 원기소에게서 서너 장 떨어진 곳에 건우의 모습이 나타나 대답했다.

"네, 알겠습니다."

"또 그리 거리를 두는구나. 내가 그리 무서우냐?"

건우가 가까이 오지 않고 거리를 둔 모습에 원기소가 섭섭한 표정을 지었다.

"이전에 그리 사고를 치시고도 제가 어르신 곁에 가기를 바라십니까?"

하지만 건우는 도리어 원기소를 원망하는 투로 그렇게 말을 하고는 슬쩍 고개를 돌려 버렸다.

앞서 원기소가 건우가 만든이 공간에서 원기소를 폭발시킨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덕분에 건우가 만들었던 공간이 산산조각 나며 찢어져 버렸다.

만약에 안에 있던 이가 원기소가 아닌 다른 누군가였다면 아마도 공간 균열이나 폭발의 힘에 죽음을 면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 일로 원기소 법칙의 사용이 드러났고, 건우도 약간의 손해를 보았다.

천지 법칙이 건우에게서 약간의 공헌도를 차감해 버린 것이다.

게다가 그 일로 건우는 적잖은 부상까지 입었었다.

물론 역법 반서복원대법의 재생력 덕분에 금방 회복하기는했다.

하지만 대천 세계와 완벽하게 격리시켰다고 생각했던 공간에서 일어난 폭발이 밖에 있던 건우에게 부상을 입힌 것은 무척 충격적인 일이었다.

"그야 네가 만든 공간이 부족했던 것이 아니겠느냐?"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시는 겁니까? 이곳은 도조 어르신께서도 인정한 공간이 아닙니까. 실로 이만큼 외부와의 격리가 완벽에 가까운 경우는 보신 적이 없다면서요?"

원기소의 말에 건우가 울컥한 표정을 지으며 따졌다.

그도 그럴 것이 이곳은 건우가 깨우친 공간 법칙의 힘은 물론이고 건우만이 가지고 있는 특별한 의념 공간의 특성까지 부여해서 만든 곳이라 그만큼 자부심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곳을 원기소가 무시하는 듯이 말을 하니 화가 날 수밖에.

"클클 발끈하기는. 그래 그래. 내가 흰소리를 했느니라. 사과하마. 이와 같은 공간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이들은 그리 흔치 않을 것이다. 공간 법칙의 옥선 정도나 되어야 만들 수 있을 수준이니까."

그런데 원기소도 건우가 만든 격리 공간은 인정할 수밖에 없었는지 곧바로 이렇게 사과를했다.

건우는 그런 원기소의 말에 조금은 화가 풀린 듯이 더는 원기소를 노려보지 않았다.

"자, 이제는 이것들을 이용해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원래의 모습으로 되돌리려고 지금까지 얼마나 노력을 했는지 아느냐?"

원기소는 자신이 만들어낸 원기소들을 의식으로 장악하며 중얼거렸다.

"아무리 그래도 저는 원기소 법칙을 배울 생각이 없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천지 법칙이 못마땅하게 여기는 법칙을 제가 익힐 이유가 어디 있다고 이러십니까?"

이미 원기소는 몇 번이나 건우에게 원기소 법칙을 가르치려 시도했었다.

하지만 건우는 그 때마다 절대 원기소 법칙을 배울 생각이 없다고 거부하곤했다.

익혀봐야 천지 법칙의 제약만 받을 뿐이니 그런 원기소 법칙을 배워 좋을 것이 없지 않으냔 이유였다.

"누가 배우라더냐? 나는 그저 혼잣말을 하는 것뿐이니 관심 두지 마라."

건우의 그런 거부에 원기소도 이제는 그저 그러려니 하며 대수롭지 않게 받아넘긴다.

그러면서도 기회만 되면 자신의 원기소 법칙을 건우에게 이해시키기 위해서 이런저런 설명을 하곤 하는 것이다.

"끄응. 이것 참, 기이한 일이란 말이지. 이것들을 어찌 덧붙이느냐에 따라서 이전과는 다른 것이 만들어지기도 하니 말이다."

"원래 어찌 생겼던 것인지 아시지 않습니까. 그럼 원래 대로 만들면 될 일인데, 뭔지도 모를 것을 그리 멋대로 조합을 하시니 건우가 불안한 마음에 그렇게 걱정을 늘어놓을 때였다.

꾸엉!!

뭐가 어떻게 된 것인지 엄청난 빛과 열이 터져 나오며 뒤이어 굉음이 울렸다.

"크으으!"

"커억!"

가장 가까이 있던 원기소 도조가 억눌린 신음을 토했고, 건우는 십여 장을 밀려 날아가며 짧은 비명을 터트렸다.

원기소가 원자를 멋대로 건드리다 폭발을 일으키고 만 것이다.

그나마 원자 폭발에 휘말린 원자가 얼마 되지 않았던 것이 다행이었다.

자칫했으면 전처럼 건우가 만든이 격리 공간 자체가 날아갔을 텐데, 그나마 그런 상황까진 가지 않았다.

"크으으, 조심한다고 했는데도 이러는구나. 원기소 법칙을 깨닫기는 했지만 아직 수련 수준이 낮아서 이런 실수가 나오는 것이지."

건우가 자세를 바로잡으며 놀란 마음을 진정시키고 있는데 원기소가 슬쩍 건우의 눈치를 살피며 말했다.

바로 이전에도 원기소 폭발로 격리 공간을 날려 먹고, 그 덕분에 건우의 공헌도까지 손해 보게 만들었다.

그런데 이번에도 그런 일이 벌어질 뻔했으니 낯 뜨거운 일이 아닐 수 없었던 것이다.

"자꾸 이러시면 곤란합니다. 제가 계속 어르신 때문에 공헌도의 손해를 보고 있을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허어, 그놈, 감히 지금 나에게 협박이라도 하려는 것이냐?"

건우가 흔들리는 공간을 애써 안정시키며 불만을 토하자 원기소가 도리어 건우에게 눈을 부릅떴다.

고작 진선경에 불과한 놈이 도조에게 대들다니!

"송구합니다. 그저 답답하여 하소연을 한 것뿐입니다. 어찌 제가 어르신을 협박하겠습니까? 그런 주제가 못 됨을 어르신께서도 잘 아시지 않습니까?"

속에서는 불이 나고 있었지만 겉으로는 숙이는 자세를 보일 수밖에 없는 처지였다.

한동안 원기소와 함께 지내며 그가 절대로 간단한 사람이 아님을 확신하게 된 건우였다.

어떻게든 원기소의 화를 풀어주려 애를 쓸 수밖에.

"놈, 걱정하지 마라. 공헌도 따위야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쌓을 수 있다. 그리고 그럴 기회가 곧 올 것이고."

그런데 원기소가 생각보다 빨리 화를 풀었는지 건우가 손해 본 공헌도를 충분히 만회할 수 있다고 위로 아닌 위로를 해 주는 것이 아닌가.

"정말 그런 방법이 있다는 말입니까?"

"허허허. 이제 오래지 않아서 금역에 닿을 것이다. 그것도 법칙이 비틀린 영역이다."

"설마 공헌도를 쌓는다는 말이 금역에 들어가는 방법을 말씀하신 거였습니까?"

"이 놈아, 좀 기다려 보거라. 이제 머잖아 금역에 도착하면 싫어도 알게 될 것이니."

원기소는 그렇게 말을 하고는 다시 품에서 옥병을 꺼내 한 방울의 기름을 꺼냈다.

그리고 이후는 앞서와 비슷한 과정의 반복이었다.

결국 원기소는 여섯 방울의 기름을 더 쓰면서 세 번의 작은 폭발을 일으켰고, 세 번째 폭발로 건우의 격리 공간을 무너뜨렸다.

당연히 건우의 공헌도 일부가 차감을 당했다.

"끄응. 못된 늙은이."

< 못된늙은이!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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