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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태령기 후기! 성륜역을 떠나다 >
오행기(五行氣)는 화수목금토의 다섯 기운을 하나로 합친 것이다.
때문에 혹자들은 그 오행기가 화수목금토의 다섯 기운으로 다시 바꾸어 쓸 수 있을 것으로 오해한다.
하지만 오행기는 오롯하게 하나의 독립된 기운인 것이지 오행을 그저 뭉쳐 놓은 것이 아니다.
건우는 그것을 깨닫고 나서야 성륜역 오행지에서의 수련을 마무리 할 수 있었다.
와, 그게 그런 거였어요? 전에도 오행기를 수련한 적이 있었잖아요. 하지만 그 때는 오행기가 다섯 기운을 뭉쳐 놓은 것이라서 활용도가 높다는 식으로만 알았죠.
‘그래. 오행기를 하나의 완전한 기운, 독립된 것으로 생각하지 못했지. 그래서 이번에 태령기 후기에 오르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고.’
좀 아쉽기는 해요. 태령기 후기에 오르면서 조율 법칙에 대한 깨달음만 커졌을 뿐, 새로운 법칙을 얻지 못했잖아요.
‘그것만 해도 얼마나 다행이냐. 태령기 중기에 오를 때에는 허무하게 아무 깨달음도 얻지 못하고 서광이 사라지고 말았잖으냐.’
그건 건우 님의 욕심이 과해서 그런 거였다면서요? 오행기를 수련하시던 분이 왜 거기서 갑자기 태극이니 혼돈이니 하는 걸 떠올리셨데요?
‘하아! 생각할 때마다 부끄러운 일이지. 어쩌다 그 중요한 순간에 잡념이 들었는지.’
건우는 수 천 년이 지 난 지금도 그 때를 생각하면 저도 모르게 한숨이 나오곤 했다.
태령기 중기에 올라서며 승경의 서광을 받고 법열을 억누르며 법칙의 흐름까지 다가갔건만, 하필 거기서 다섯 기운을 묶은 오행기와 음과 양, 흑과 백 따위의 두 갈래 기운에 대한 생각을 떠올리고 말았다.
어쩌면 그것들이 오행기보다 상위의 기운이 아닐까 하는 욕심이 들어 버린 것이다.
그리고 그 덕분에 건우는 태령기 중기에서 아무 것도 얻지 못하고 쫓겨나고 말았다.
이후 이번에 태령기 후기에 올라설 때에는 그 승경의 기반이 오행기에 대한 깨달음이었던 덕분인지 조율 법칙이 한 층 성장했다.
다섯 개의 기운을 하나로 묶어서 온전히 새로운 기운을 만들어 내는 것은, 여럿을 섞어서 균형을 맞추는 것을 뛰어넘는 조율이라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럼 이제 성륜역을 떠나시는 건가요?
건우가 이전 태령기 중기의 승경을 떠올리며 손발이 오그라드는 부끄러움을 느끼고 있는데 몽이가 분위기를 바꾸려는 듯이 그렇게 물었다.
‘음. 이번에 양출 등을 모두 죽였으니 될 수 있으면 성륜역을 떠나는 것이 좋겠지. 아니 성륜역의 인연과 다시 얽힐 일이 없는 곳으로 가야지.’
왜요? 어차피 오행봉의 수사들은 모두 건우 님의 기준으로 보면 죽어 마땅한 이들이잖아요.
‘물론 그렇지. 나는 내 기준에 맞추어 그들을 벌한 것이라 크게 거리낄 것은 없다. 하지만 성륜역에서만 태령기 완경의 수사 여섯을 내 손으로 죽였으니 그것을 고까워 할 이들이 없지 않겠지.’
- 아, 건우 님을 두려워 할 수사들이 많이 있겠네요.
‘어쩌면 내가 오행봉을 벗어나기만 기다리며 함정을 파고 있을지도 모르지.’
- 설마 그렇기야 하겠어요? 아니 그런 놈들이 있다면 당연히…….
‘진정하거라. 그래서 내가 스스로 몸을 피해 그들과의 악연을 만들지 않으려는 것이 아니냐.’
- 하긴, 이제 건우 님이 굳이 이곳 성륜역에 머물 이유가 없기는 하죠. 이대로 태령기 후기의 경지를 안정시키기만 해도 곧바로 태령기 완경이라 불러도 되겠죠. 이미 건우 님은 태령기 완경이었던 적이 있으니까요.
‘그렇게 볼수 있겠지.’
한 경지의 완경이란 다음 경지에 도전할 준비가 되어 있는 상태일 때를 이르는 말이다.
태령기의 후기에 오른 후에, 진선의 경지에 도전할 준비를 갖춘 이들을 태령기 완경이라 부르는 것이다.
이는 태령기에 도전할 준비가 된 성령기에도 그리 불렀는데 대부분 영계급의 경지, 즉 입령기부터 완경이란 구분을 하곤 했다.
그러니 윤회 전에 태령기 완경에 이르렀다는 소리를 들은 건우는 그저 태령기 후기의 경지를 안정시키는 순간 완경이 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 하지만 성륜역을 떠나는 것이 아깝긴 하죠. 다른 지역에 비해서 성륜역의 영기가 몇 배는 더 농후하니까요.
‘사실 이제 영기 따위는 솔직히 그리 신경이 쓰이지 않는다. 태령기를 벗어나 진선이 되기 위해서는 영기가 아닌 선기를 깨우쳐야 할 테니까.’
- 네? 선기요?
‘그렇다. 선기가 있어야 법칙의 힘도 제대로 쓸 수 있을 것이고.’
- 와, 그게 그런 거예요?
‘법칙의 힘을 연구하다 보니 조금씩 눈에 들어오는 것이 있더구나. 진선의 경지, 즉 진짜 신선이 된다는 것은 지금까지 겪은 수도계와는 전혀 다른 세상을 맞이한다는 이야기가 될 게다. 나도 아직은 정확히 알지 못한다만.’
- 그렇군요. 하긴 유독 진선경 이상의 수사들에 대한 이야기가 무척 드물긴 했죠. 꼭 구름 속을 노니는 신비로운 존재들처럼 말이에요.
‘하하하. 그리 따지면 연신기 수사도 범인들에겐 구름 속 신비로운 존재일 것이다.’
건우는 몽이의 말에 웃음을 터트렸다.
그런데 그런 건우에게 몽이가 한마디를 던졌다.
- 그러니까요. 어쩌면 진선들이 건우 님을 보는 것이나 건우 님이 범인을 보는 것이나 다를 것이 없을 수도 있다는 거죠. 그만큼 수준 차이가 클 수 있다는…….
‘하하하. 좀처럼 수긍이 되지 않는데 그러면서도 또 정말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구나. 진선이 보기엔 내가 범인이나 다를 것이 없을 수 있다?’
- 그 정도는 아니어도 건우 님이 화신기 수사를 가볍게 보는 것과 비슷할 수는 있지 않을까요?
"음.......!"
건우는 결국 짧게 신음을 토하고 말았다.
몽이의 말을 듣는 순간, 뭔가 아득한 것이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간 것이다.
왜그러세요?
‘음, 원가 떠오를 듯 하다가 말았다. 이런 적이 없었는데 이상하구나.’
태령기 후기의 수사가 뭘 잊어버리고 그러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일 아니에요? 그런데 떠오를 듯 말 듯 한 기억이라니요?
‘이거 분혼으로 이어받은 기억 중에서 빠진 것이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것이 조금 전의 이야기로 떠오를 듯하다가 다시 가라앉은 것이지.’
어떻게 그럴 수가 있죠? 왜 분혼의 기억이 온전치 못하……? 아! 격의 차이!
‘분혼의 수준에 맞지 않는 무언가에 대한 것이겠지. 그리고 그런 것이라면……. 어쩌면 태령기 완경에 올랐던 내가 이미 법칙을 장악하고 있었을지도 모르지.’
그런데 그건 태령기 완경에 맞지 않는 것이라 분혼의 기억에서도 봉인이 되어 있었다는 거군요.
‘기억이 아니라 깨달음의 문제니까. 그래서 그것과 관계된 다른 기억들 역시 봉인이 되어 있는 것이겠지.’
어쩐지 건우 님의 기억이 온전치 못한 구석이 있었던 이유가 그것일 수도 있겠네요. 단순히 윤회 때문에 기억에 문제가 생긴 것이 아닌 거죠.
몽이는 그럴듯한 추측을 내어놓고는 나름 뿌듯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건우는 그 모습에 고개를 흔들었다.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아차린 것은 다행이지만 명확한 이유나 해결책은 나오기 어려운 상황임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성륜역을 떠나려 했던 계획을 실행할 때였다.
‘어쨌거나 이제 오행봉을 벗어나자꾸나.’
이제 다섯 봉우리와 오행지가 모두 비게 될 테니 때가 되면 다른 수사들이 찾아들어 자리를 잡겠지요. 뭐 남은 재물 같은 것은 하나도 없어 실망할 수도 있겠지만요.
몽이는 의념 공간에 가득 쌓여 있는 영기나 영보, 영부 따위와 수련자원들을 떠올렸다.
다섯 봉우리의 주인이었던 수사들의 재물과 오행지의 주인이었던 제고경의 재산이 모두 건우의 의념 공간에 옮겨져 있었다.
그런데 그렇게 의념공간을 살피던 몽이가 문득 뭔가를 발견하고 눈빛을 반짝였다.
건우님!
‘왜?’
영찬들은 어떻게 하실 거예요? 오래전에 기초 준비는 다 끝난 상태잖아요. 건우 님의 수련 공법이 정해지면 거기에 맞춰서 본명 법보를 만들기로 했던 거 아니었어요? 그럼 이제 뭘 만들어도 만들어야죠.
‘녀석, 너도 뻔히 알면서 그런 소리를 하는구나. 매 번 영찬황과 영찬후를 이용해서 뭔가를 만들어 보려고 해도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느냐. 그래서 그대로 뒀던 것이고. 그런데……'
네네, 알았어요. 아직도 영찬황이나 영찬후를 쓰기엔 건우 님의 경지가 아쉽다는 말씀이죠?
‘그래. 게다가 진선의 경지에 오르면 영기가 아닌 선기를 주로 써야 할 텐데, 그리 되면 영기니 영보니 하는 것들이 무용하게 되겠지. 그러니……
네, 신선이 되어서 선기나 선보를 만드는 것이 좋겠네요. 영찬황과 영찬후로 충분히 선기 정도는 만들 수 있을 테니까요.
‘그래, 그러자면 이전에 팔아버린 영찬후 세 개를 다시 찾아야 되긴 하겠지만.’
에휴, 그것들 진선경 수사의 손에 들어갔다는 소문이 돌지 않았어요? 그걸 되찾아야 한다고요?
‘당장은 어려워도 내가 진선의 경지에 오른 후라면 그게 불가능할 것은 또 뭐가 있겠냐?’
하긴, 건우 님이 또 동급 최강이긴 하죠. 에헴.
‘하하하.’ 몽이의 말에 건우가 속으로 크게 웃으며 발을 굴러 오행지의 상공으로 몸을 띄웠다.
그리고 곧이어 거룡 비행 령보를 불러내어 머리 위의 4층탑에 올라탄 후, 일순간에 종적을 감추었다. 거룡 비행 령보의 장거리 공간 이동 술법을 사용하여 모습을 감춘 것이다.
“성륜에서 등선(登仙) 예비자들이 여럿 죽었더군.”
“그렇게 되었지.”
“우리가 신경을 써야 할 일은 아닌 듯한데?”
“그러게 말이야.”
네 명의 수사가 옥으로 된 탁자를 놓고 둘러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탁자 위에는 연기를 뿜어내는 작은 향로가 있었는데, 평범해 보이는 연기는 다름 아닌 선기가 응축된 것이었다.
탁자 위의 작은 향로는 일정 시간 동안 선기를 흡수하여 주기적으로 이렇게 응축된 선기를 배출하는 보물이었던 것이다.
네 명의 수사들이 모인 선동(仙洞)의 주인이 바로 이 보물 향로를 얻어 그것을 자축하기 위해 다른 세 수사를 불러 모은 자리였던 것이다.
그런 중에 성륜역에서 태령기 완경의 수사들이 죽은 것을 화제로 꺼낸 이는 손님으로 온 수사들 중에 녹색의 피부를 지닌 수사였다.
그는 향로를 얻은 수사를 내심 질투하는 마음이 있어서 상서롭지 못한 화제를 꺼낸 것이었고, 그것을 아는 다른 수사들이 껄끄러워 하는 반응을 보인 것이다. 하지만 녹색 피부의 수사는 그 정도에서 이야기를 그칠 생각이 없었는지 뒷이야기를 이어갔다.
“그게 그렇지가 않아. 알고 있는지 모르지만 성륜에서 법칙의 힘이 쓰인 조짐이 있었더군.”
“그 말은 등선도 하지 않은 녀석이 법칙의 힘을 썼다는 건가?”
“또 어디서 기물 하나를 얻은 모양이로군. 간혹 우리들이 쓰다 버린 것들이 아이들의 손에 들어가는 경우가 있기는 하지.”
말을 꺼낸 녹색 피부의 선인에게 다른 두 객들이 핀잔을 주듯이 한 마디씩을 던졌다.
그들 역시 녹색 피부의 수사가 이곳 선동의 주인인 정강(正康)이 보물은 얻은 것을 고까워하고 있음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분위기에 맞지 않은 이야기를 꺼낸 선인에게 약간의 타박을 하는 것이었다.
“그런 경우라면 위락(委落) 선인이 굳이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을 것 같은데?”
하지만 정작 선동의 주인인 정강 선인은 손에 든 쥘부채를 살짝 펼쳤다가 접으며 신중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도 위락이라는 녹색 피부의 선인이 자신의 행운을 마땅치 않게 여기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고 하더라도 위락이 괜한 말을 꾸며낼 정도로 경우가 없지는 않을 것임을 믿었다.
“그것 참, 정강(正康) 수사가 이 위락의 좁은 속을 부끄럽게 만드는군.”
위락은 모임에서 불편한 분위기를 만들었음에도 주인인 정강이 자신의 편을 들어주자 미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무슨 그런 소리를.”
이에 정강이 겸양의 말을 했지만 위락은 도리어 두 손을 모아 공수를 하며 정강에게 사과를 했다.
“아니지. 따져보면 내가 경우 없이 잘못된 행동을 했음이야. 미안하게 되었네.”
“하하. 그럴 필요 없다는 데도 그러네. 그러지 말고 아까 하던 이야기나 계속해 봐. 법칙의 힘이 나타났다고?”
위락의 정중한 사과에 정강이 웃는 얼굴로 화제를 돌렸다.
굳이 사과를 받느니 마느니 하는 생색을 피하려는 정강의 그런 모습에 위락도 어쩔 수 없이 성륜역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했다.
“성륜에 법칙의 힘이 나타난 것은 분명하지. 다만 그 힘이 별다른 문제를 일으킨 것은 아니어서 유야무야 되었던 것이고.”
“그런데 그곳에서 등선 예비자들이 다수 죽었다는 거군?”
위락의 말에 다른 손님 둘 중에 하나인 짧은 머리카락의 청년이 물었다.
그는 백발의 머리카락을 짧게 자르고 있었는데 복장이 승복을 닮아 얼마 전에 절을 떠난 파계승을 떠올리게 했다.
젊고 잘 생기 그에게선 어쩐지 묘한 색기(色氣)가 느껴지는 듯 했다.
“지욕계(止飮界) 선인의 말대로 바로 그런 이유로 내가관심을 가진 것이지.”
“그럼 그 법칙의 힘을 깨달은 놈이 다른 등선 예비자들을 죽였다는 건가?”
위락의 말에 다시 지욕계란 짧은 백발 수사가 물었다.
“그것까지는 나도 확인을 하지 못했지. 그리고 사실 그건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니야.”
“그럼 뭐가 중요하다는 거지?”
이번에는 마지막 남은 객이 위락을 보며 물었다.
그는 머리에 뿔이 나 있는 젊은 이종족 수사로 갈의(葛衣)와 비슷한 거친 질감의 거친 옷을 입고 있었다.
“갈협(葛依)은 혹시 등선도 하지 않은 아이가 두 가지 이상의 법칙을 깨달았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나?”
이에 위락이 거친 옷의 선인 갈협에게 그렇게 물었는데, 그러자 정강과 지욕계 두 선인들도 깜짝 놀라 위락에게 시선을 집중시켰다.
“등선도 하지 않았는데 두 가지 법칙의 힘을 지녔다고?”
“굳이 이야기를 꺼냈다는 것은 그것이 기물을 이용한 것도 아니라는 소리겠군?”
“기물 따위의 힘을 빌린 것이라면 굳이 위락 선인이 말을 꺼내지도 않았겠지. 기물로 문제를 일으키는 것 따위야……"
“그것 참, 어찌 그런 일이……. 등선도 하기 전에 법칙의 힘을 두 개나 깨우쳤다니 놀랍군.”
“가볍게 넘길 일은 아닌 듯한데?”
“그러게."
정강, 지욕계, 갈협, 세 선인이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번갈아 가며 말을 주고받았다.
“아직 법칙의 힘으로 사고를 친 것은 아니어서 간섭하기 어려운 바가 있긴 한데, 일단은 알아두긴 해야 할 것 같아서 말이지.”
이에 위락이 할 이야기는 다 했다는 듯이 상체를 물려 슬그머니 의자에 등을 기대며 말했다.
그러자 다른 선인들도 탁자에서 물러앉아 향로의 연기를 즐기며 생각에 잠겼다.
그런 중에 정강과 갈협은 위락이 말한 수사가 자신들과 연관이 있을 거란 생각은 조금도 하지 못하고 있었지만, 어쨌거나 보이지 않는 운명의 힘이 작용하는 듯 했다. 그리고 하필 그 시간, 건우는 과거 자신이 떠나왔던 반지천을 향해 날아가는 중이었다.
< 다시 태령기 후기! 성륜역을 떠나다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