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대환장 통수 선협전-333화 (333/4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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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념공간에서 무명공이 나왔다 >

장우는 기분이 좋지 않은 상태였지만 몽이의 호들갑에 관심을 가져주기로 했다.

그래서 정신을 집중하여 자신의 의념 공간을 들여다 봤다.

그러자 제일 먼저 1 단공일 때보다 조금 더 커진 오행 속성의 영근들이 보였다.

2단공에 오르면서 조금 더 기운이 왕성해 진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오행 영근 전체를 아지랑이처럼 감싸고 있는 오행기의 존재도 느낄 수 있었다.

장우는 오행의 기운을 모두 활용하여 다양한 속성 술법을 쓸 수 있고, 오행기를 이용하면 여러 속성을 융합하는 술법들도 쓸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장우는 몽이 그 영근들을 보고 호들갑을 떨진 않았을 거란 생각에 의념 공간을 세심하게 살피기 시작했다.

의념공간도 2단공에 이르며 이전보다 확실히 넓어진 모습이어서 장우의 기분을 좋게 해 주었다.

그런데 그렇게 늘어난 의념공간의 제일 바깥쪽에 뭔가 보였다.

장우는 정신을 집중하여 영근을 살피듯 그것을 바라보았다.

"어? 뭐지?"

신기하네요. 투명한 옥간이라니요.

장우가 의념 공간에서 뭔가 발견하자 몽이가 아는 척을 하며 끼어들었다.

"투명하긴 하지만 옥간은 분명한 것 같은데, 저게 왜 내 의념 공간에 있는 거지?"

그야 저도 모르죠. 의념 공간은 장우님의 것인데요?

"그런가? 음, 그러고 보니 그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무슨 말이요?

"본명법기란 것이 있는데, 수사가 자신의 본신 공법과 어울리는 법보를 만들어 그것을 의념으로 완전히 연화하여 영혼과 연결하면 의념 공간에도 보관할 수 있다고 했지. 그것을 일러서 본명 법보라 한다고."

아, 저도 기억나요. 전에 법기를 만드는 곳에서 선인이 설명해 준 거였죠?

"그래. 그렇지."

그럼 저 투명한 옥간이 장우님의 본명 법보라고요?

몽이가 손가락을 뺨에 대고 골몰하는 표정을 연출하며 물었다.

하지만 장우는 곧바로 고개를 저었다.

"그럴 일은 없지. 내가 모르는 내 본명법보가 말이 되냐?"

그럼요?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내 의념으로 연화한 물건을 간혹 의념 공간에 보관하는 것이 가능한 경우도 있다는 거다. 그러니까 저 옥간도 그런 경우가 아닐까?"

하지만 장우님이 저걸 연화한 적이 없잖아요.

"그래, 그게 그래서 또 의문인 거지."

장우는 그렇게 말을 하며 의념 공간에서 그 옥간을 움직여 보려 했다.

하지만 도무지 옥간을 움직일 수가 없었다.

"있긴 있는데 꺼낼 방법이 없네."

장우는 한참 애를 쓰다가 정신의 피곤함이 느껴져 포기하고 말았다.

못 꺼내는 거예요?

그런 장우를 보며 몽이가 물었다.

"어, 안 되네. 저걸 손으로 꺼낼 수는 없잖아. 할 수 있는 거라곤 의념을 이용해서 움직여 보는 건데, 꼼짝도 안 하네?"

장우가 시무룩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그래요? 어? 장우님!

그런데 몽이가 대수롭지 않게 대답하며 손을 뻗었는데 그 손에 옥간이 들어 올려졌다.

몽이가 깜짝 놀라 장우를 불렀을 때에는 의념공간에 있던 옥간이 장우의 눈앞에서 땅바닥으로 떨어지는 중이었다.

몽이가 옥간을 밖으로 꺼내는 순간 지지력이 사라져 낙하한 것이다.

휙! 턱!

하지만 장우가 빠르게 떨어지는 옥간을 손으로 잡아냈다.

"이게 어떻게 된 거냐?"

그게 저도 모르겠는데요? 그냥 손으로 잡으니까 잡혔어요.

"그거 참 신기한 일이네."

몽이나 장우나 상황을 이해하기 어려웠고 또 놀랍기는 마찬가지였다.

"꺼냈으니 다시 넣을 수도 있나?"

장우가 몽이를 향해 옥간을 내밀며 물었다.

그러자 몽이는 조심스럽게 옥간에 손을 올리더니 순식간에 그것을 사라지게 만들었다.

장우가 정신을 집중하여 의념 공간을 살폈을 때, 그 투명한 옥간은 이전과 달리 오행 영근으로 둘러싸인 중앙에 놓여 있었다.

저기 있는 물건은 제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어요. 이렇게 이렇게.

그리고 몽이는 그 투명한 옥간을 마음대로 이리저리 옮겨 놓을 수 있었다.

의념 공간 안이라면 어디든 상관이 없는 듯 했다.

"다시 꺼내 봐."

장우가 몽이에게 말했다.

그러자 몽이는 다시 옥간으로 현실로 꺼냈고, 순간 옥간이 자유 낙하를 시작했다.

물론 장우는 이전과 마찬가지로 그 옥간이 바닥에 떨어지기 전에 낚아챘다.

우와 신기해요. 나한테 이런 능력이 있다니!

몽이가 그 모습에 놀라면서도 신이 난 표정으로 이리저리 날아다녔다.

"다시 넣어 봐."

네, 장우님.

"다시 꺼내 봐.

네, 장우님.

장우는 이후 몽이와 함께 몇 가지 실험을 했다.

그리고 그 결과는 무척 놀라웠다.

신기하게도 몽이는 장우의 의념 공간에 무엇이든 넣을 수 있었다.

다만 그 물건이 장우의 손에 들려 있어야 한다는 조건은 맞아야 했다.

그리고 의념 공간에 있는 물건을 꺼내는 위치는 몽이의 손이 있는 바로 그 곳이었다.

그러니 몽이가 손을 탁자 위에 놓고 물건을 불러내면 그 물건은 탁자 위에 놓이는 것이다.

당연히 몽이가 허공에 떠 있으면 꺼낸 물건은 바닥으로 떨어진다.

"신기하구나. 내 의념 공간을 공간낭처럼 쓸 수 있다니."

공간낭이란 것이 그거지요? 물건을 보관하는 주머니요. 안에 넓은 공간이 있다고 하는.

"그래. 그런데 나는 공간낭이 없어도 물건을 자유롭게 넣고 뺄 수 있는 수단이 생겼구나."

제가 장우님께 도움이 된 거지요?

"그럼 당연하지. 하하하. 너는 정말 최고다."

장우는 몽이를 향해 엄지를 치켜세워 주었다.

그리고 다시 의념공간에 넣었던 물건들을 빼내어 원래 있던 자리로 되돌려 놓았다.

탁자나 항아리, 포단 등의 물건이 몽이의 손을 거쳐 다시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장우의 손을 거쳐 원래 있던 곳에 자리를 잡았다.

"이제 이게 문제네."

당연히 마지막으로 남은 것은 투명한 옥간이었다.

무슨 내용이 있는지 알아보죠.

몽이가 그동안 장우가 망설이고 있던 행동을 재촉했다.

장우도 계속 미루고만 있을 수는 없었기에 고개를 끄덕이고 옥간에 정신을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어떤 방해도 없이 옥간의 내용이 장우의 머릿속에 새겨지기 시작했다.

그 처음은 옥간에 담겨 있는 공법의 이름이었다.

[無限功]

"무한공?"

장우가 그 이름을 따라 읊었다.

그런데 그 순간 투명한 옥간이 가루가 되어 흩어지더니 대기 속으로 녹아 사라져 버렸다.

"어어?"

하지만 그것은 장우가 어찌해 볼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리고 그 후, 장우의 머릿속에는 옥간에 담겼던 선대 수사의 심언이 전해지기 시작했다.

장우는 어쩔 수 없이 그 심언을 그대로 듣고 있어야만 했다.

본래 이 공법은 이름이 없어 무명공이라 했었다.

처음 내가 이것을 얻었을 때에는 온전한 것이 아니고, 여러 조각으로 나뉘어 떠돌던 것이었다. 나는 이 공법을 우연히 얻어 그 조각을 맞추는데 성공했다.

그렇게 얻은 것이 이 법문의 전반부였는데 진혈을 이용하여 그에 어울리는 공법을 만들어 내는 신묘한 효능이 있었다.

이것은 그 자체로 공법이 아니라 진혈에 작용하여 공법을 불러내는 신비로운 술법의 법문이었던 것이다.

나도 처음에는 공법이라 여겼으나 후일 오래도록 궁구하고 나서야 이것이 어떤 상고 법칙에서 연유한 술법의 법문이란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나는 그런 사실을 깨닫기 전에 우연히 이 법문의 후반부도 얻게 되었는데 생각해보면 실로 천지 법칙의 축복이 있었던 것이 아닌가 한다.

그런 큰 복으로 전반부와 후반부를 합쳐 완전한 하나의 법문을 이루었으니 그 효능이 무궁했다.

진혈을 이용하여 그에 맞는 공법을 만들어 내는 것이 전반부요, 그 공법과 진혈을 끊임없이 성장, 진화 시킬 수 있는 것이 후반부의 공능이었다.

이 얼마나 귀한 보물인가.

하지만 나는 이것을 처음 얻었을 때부터 실로 잘못 익혔던 바가 있었으니, 이 법문을 제대로 활용하려면 오직 하나의 진혈만을 취해야 하는 것인데, 나는 그러하지 못했다.

혹시라도 연자는 욕심을 부리지 말고 오직 하나의 진혈을 이용하여 공법을 얻은 후에, 그것만 끝까지 궁구하도록 하여라.

처음부터 귀한 진혈을 얻어 법문을 쓰면 좋을 것이지만, 굳이 그리하지 않더라도 이 법문에서 연유하는 공법은 실로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다.

그러하니 첫 시작이 어떠하더라도 그 끝은 가늠할 수 없는 것이지, 연자는 일로정진의 마음으로 오직 하나의 공법만 취하여 정진하기를 권한다.

거듭 이르거니와 진혈의 귀천은 시작점의 차이일 뿐이니 너무 연연하지 말지니라.

마지막으로 진혈을 이용한 공법이 뛰어나고, 성장과 진화를 거듭할수록 공법의 성질이 강해질 것이지만, 절대 잊지 말 것이 있으니, 진혈을 이용한 공법 또한 너를 돕기 위한 보조일 뿐, 그것이 본(本)이 될 수는 없옴이다.

항상 경계하고 경계하고 또 경계할 지니라.

정체모를 수사의 당부는 그것이 끝이었다.

누가 무슨 이유로 옥간을 남겼는지는 담겨 있지도 않았다.

하지만 무한공이 장우의 흥미를 끌기에는 충분했다.

아직 제대로 진체를 파악하지도 못했는데 무한공은 뇌새김 만으로도 신묘함을 느끼게 하고 있었다.

"음. 무한공이 공법이 아니라 술법을 펼치는 법문이란 말이지? 재료로 진혈이 필요한 거고?"

심언을 모두 듣고 잠시 생각에 잠겼던 장우는 고개를 들며 그렇게 중얼거 렸다.

누가 무슨 이유로 남겼는지 모를 옥간, 그것이 왜 자신의 의념 공간에 있는지 의심스러운 옥간.

하지만 그럼에도 장우는 무한공을 버릴 생각은 들지 않았다.

영근과는 다른 거 같아요. 무한공은 진혈의 힘을 빌려 쓰는 거니까요.

몽이가 신이 난 듯이 장우의 눈앞을 종횡했다.

장우는 그런 몽이의 반응에 무한공이 해롭지 않을 거라는 막연한 믿음이 들었다.

"그래, 영기 수련 공법과는 다른 방식의 수련법인 거 같다. 뭐, 일단 진혈을 얻어서 무한공의 술법을 사용해 봐야 알겠지만."

그렇긴 하네요. 굉장한 공법이 나왔으면 좋겠네요.

"내 주제에 진혈을 어디서 구하겠냐? 아직은 먼 일이지."

하지만 진혈이 다 귀한 것은 아니잖아요. 하급 영수라도 진혈은 가지고 있다고 하지 않았어요?

"전에 영수각에서 그렇게 듣기는 했지. 하지만 이왕이면 등급이 높은 진혈을 얻는 게 좋지 않을까?"

에이, 원래 지키지 못할 보물은 도리어 화가 되는 법이라죠. 그냥 하급 진혈이라도 얻어서 무한공을 쓰고, 이후 그 진혈을 차근차근 성장시키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음, 그러고 보면 심언을 남긴 수사도 그 비슷한 이야기를 하긴 했지."

그러니까요. 그냥 장 사부님께 부탁해서 하급 진혈이라도 구해보는 것이 어떨까요?

"음, 사부님께서 내 말을 들어주실까? 생각해보면 사부님은 모든 것을 당신 뜻대로만 하시는 것 같은데?"

그것도 그렇긴 하죠. 그래도 오각 옥패의 시험도 잘 통과했고, 거기에 더해서 연신기 2단공에도 올랐으니 선물을 달라하면 되지 않을까요?

"음, 그럴 수도 있겠다. 그럼 오랜만에 수련실 밖으로 한 번 나가 볼까? 오각 옥패에서 오행영기공을 익혔으니까 나가도 될 거 같은데."

장우는 진혈을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서둘러 수련실을 나가고 싶어졌다.

이미 스승이 내 준 시험은 통과했으니 수련실을 나가는 것이 문제될 것도 없어 보였다.

그렇게 장우는 무한공을 사용할 희망에 부풀어 수련실 밖으로 나섰다.

< 의념공간에서 무명공이 나왔다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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