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
< 끈 떨어진 연은 홀로 난다 >
= 이 통신은 문진 수사의 것인데 그대는 누군가?
검은 안개가 한 사람의 모습으로 만들어지더니 그가 길우몽을 노려보며 물었다.
그는 사십대 중반의 학사 같은 모습을 한 수사였는데, 길우몽의 기억에 없는 이였다.
“폐월 수사가 아니군. 너는 누구냐?”
길우몽이 낯선 이를 경계하며 물었다.
= 폐월, 그렇지 이 전신 법기의 관리자가 그였지. 하지만 그는 죽었다.
“죽었다고?”
폐월이 죽었다는 말에 길우몽의 인상이 와락 찌푸려졌다.
폐월이 죽었다면 위문진과 관련된 정보도 지워졌을 가능성이 높았다.
그나마 지금 눈앞에 있는 이가 문진이란 이름을 알고 있다는 것이 희망이라면 희망일 뿐.
= 그렇다. 폐월은 죽었고, 그의 일을 이어받은 것이 바로 나다.
“그렇군. 그렇다면 위문진에 대한 모든 것도 네가 관리하는 것이냐?”
길우몽의 목소리는 여전히 상대에 대한 경계심을 담고 있었다.
= 그렇긴 하지만 그보다는 그대의 정체를 밝히는 것이 더 중요할 것 같은데? 내가 아는 위문진의 모습은 그 모습이 아니고, 경지 또한 벌써 화신기에 이를 정도는 아니었다.
하지만 길우몽을 경계하기는 상대도 마찬가지 인 듯 했다.
그 역시 문진의 전신 법기를 외인이 사용하고 있는 것을 크게 걱정하는 것 같았다.
길우몽은 그 안개 수사가 문진의 전신 법기를 빼앗긴 것도 문제지만 전신 법기를 통해서 다른 밀정들에 대한 정보까지 파악해 내지 않았을까 걱정할 거라고 생각했다.
“내가 누군지를 밝히자면 먼저 너의 정체를 알아야지. 네가 어떤 놈인지 모르는데 내 정체를 밝힐 수는 없지 않나.”
말을 하면서도 길우몽은 이 문제는 쉽게 풀 방법이 없다는 생각에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상대 역시 길우몽의 정체를 모르는 이상 길우몽이 믿을 만 한 뭔가를 내보이진 않을 것이다.
서로의 입장이 비슷하게 얽혀서 상황이 고약하게 되었다.
= 하긴, 네가 누군지, 어떻게 이 전신 법기를 썼는지 굳이 따질 필요는 없겠지.
그런데 상대 수사가 이상한 소리를 했다.
지금 상황을 두고 그리 대단찮게 여기는 투로 말을 한 것이다.
길우몽은 자연스럽게 그를 쳐다봤다.
“그게 무슨 소리지? 따질 필요가 없다니?”
= 허허허. 폐월이 죽을 때에 ‘조직’의 대부분이 허물어졌다. 그리고 그 후로 조직은 거의 사라지고 말았지.
“그저 폐월이 죽는 작은 일이 전부가 아니었단 말이군.”
= 그렇다. 조직의 관리자들이 대부분 죽었고, 자연스럽게 멸계로 들어간 이들과의 연계도 끊어졌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 오래 전에 염사 혼돈역에서 흑선풍 세력이 괴멸을 당한 일이 있었다.
“그래서?”
= 당연히 그 일로 우리 인계 수사들의 사기가 크게 오르고, 멸계 토벌의 좋은 기회를 얻었다고 다들 흥분했었지.
“그야 당연하지 않나? 멸계 8대 세력 중에 하나가 거꾸러진 상황인데, 그 전까지 균형을 맞추고 있었다면 이젠 멸계의 축 하나가 무너진 것인데.”
아는 이는 거의없지만 그 일에 지대한 공을 세운 것이 바로 길우몽이었다.
= 그래, 모두들 그렇게 생각하고 대대적인 멸계 토벌을 계획했었다. 그리고 당시에 그 일에 가장 적극적으로 앞장선 것이 조직의 구성원들이었지.
“멸계 토벌을 위해서 조직까지 꾸릴 정도니 그럴 만도 하지. 으음. 그런데 그 조직 구성원 다수가 죽었다고?”
= 그렇다. 비밀리에 토벌 계획을 세우고 작전을 진행하려는 순간에 그 지휘부가 통째로 날아가는 일이 벌어진 것이지.
“멸계 쪽에서 손을 썼다는 건가?”
= 겉으로 보기엔 그렇지. 멸계의 특공대가 지휘부를 공격했다는 것이니까.
“말은 그렇지만 실제론 그 일을 뒤에서 꾸민 놈들이 있었겠지. 그 ‘보신주의자’라는 놈들이라거나.”
= 옳다. 우리도 그들을 의심하고 있지. 하지만 증거가 없으니 그 또한 유야무야 되어 끝이 났다. 그리고 다시 멸계와 우리 인계의 균형이 대충 맞추어졌지.
“재미있군. 그래서 ‘조직’은 박살이 나고, 멸계에 밀어 넣은 첩자들은 인계와의 연결고리를 잃었다는 거군. 그래서 어차피 유명무실해진 조직의 일이야 상관없으니 내가 이 전신 법기를 쓰는 것도 그리 대단한 일은 아니라는 거고?”
= 그렇다. 그러니 네가 누군지, 어떻게 전신 법기를 쓰고 있는지 그리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는 거다.
“상황이 재미없게 돌아가고 있군. 전쟁을 끝내려면 멸계 쪽 보다는 인계 쪽의 해충을 먼저 잡아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야.”
길우몽이 어금니를 깨물며 활활 타오르는 눈길로, 안개로 만들어진 수사를 노려봤다.
= 마치 내가 그 해충이라도 되는 듯이 바라보는군.
“그럴 수도 있지. 네가 폐월을 죽인 놈들과 한 패고, 또 무너진 조직의 뒷처리를 맡고 있을지도 모르니까.”
=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 그래서 아까부터 너는 자신에 대한 이야기는 전혀 하지 않고 있는 것일 테고.
“전신 법기를 가지고 있던 문진과 내가 어떤 관계인지는 마음대로 상상해라. 나는 이미 조직의 상황을 알게 된 것만으로도 충분히 득이 되었으니까.”
= 그래서 앞으로는 이쪽과 소통을 하지 않겠다는 거냐?
“그게 좋겠지. 아, 이거 하나는 알려주지. 위문진, 그는 여전히 조직에서 부여받은 임무를 수행하는 중이다. 그리고 나름 괜찮은 성과도 얻었지.”
= 위문진이?
“조직의 상황에 대해서 알려준 보답이라고 생각해라. 그리고 위문진도 앞으로 연락을 하지 않을 거다. 조직과 연결되는 것이 오히려 정보 누설의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이니까.”
= 나를 의심하는군.
“의심이라기보다는 조심이겠지. 위문진도 그렇게 생각할 거고.”
= 알았다. 이해한다. 대신 부탁하겠다.
“부탁?”
= 최선을 다해서 멸계 토벌에 도움이 되어 주기를. 그래서 우리 계(界)가 영계에 들 수 있도록 노력해 주기를.
“후후후, 나를 조직이 투입한 이들 중에 하나라고 생각하는 거냐? 하지만 나는 멸계 수사다. 멸계 수사인 나에게 그런 부탁을 하다니 재미있군. 하지만 내가 하려는 일이 너의 그 바람에 도움이 되기는 하겠어. 하하하.”
= 도움이 된다고?
“나는 전쟁보다는 본계로의 귀환에 더 관심이 있거든. 아무튼 두고 보면 알 것이다. 조만간 이쪽에서 크게 파란이 일 것이니.”
길우몽은 그렇게 말을 하고는 전신 법기에 공급되던 극멸기를 끊었다.
그러자 전신 법기는 곧바로 해체되어 열여덟 개의 금속판으로 바뀌어 떠올랐다.
길우몽은 잠시 그것들을 바라보다가 손을 휘저어 공간낭에 수납했다.
이참에 폐기해 버릴까도 생각했지만 언젠가 쓸 곳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가지고 있어 보기로 한 것이다.
“뭐, 이쪽은 대충 이렇게 정리를 하고, 나는 계속 하던 일이나 해 볼까?”
* * *
<섬비(閃飛) 하량(河亮) 사(死)!>
멸계 영역이 크게 뒤흔들렸다.
어느 날, 멸계7존의 한 명인 하량이 죽었다는 소문이 떠돌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그 소문은 얼마 지나지 않아서 사실로 밝혀졌다.
워낙 목격자가 많았던 탓이다.
그 내용인 즉, 섬비 하량이 선태수사 길우몽을 찾아갔다가 횡액을 당했다는 이야기였다.
선태수사 길우몽과 섬비(閃飛) 하량(河亮)의 싸움은 석 달 열흘 동안 이어졌다는데, 결국 하량이 길우몽의 주먹에 영체까지 박살이 나서 죽음을 맞이했다고 전해졌다.
그 싸움의 후반에는 여러 멸계 수사들이 먼 곳에서 그것을 지켜봤는데, 하량이 일방적으로 밀리다가 결국 도망도 가지 못하고 죽었다고 했다.
입령기를 엿본 화신기 완경의 수사가 도주도 하지 못했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컸다.
삼두육비의 거인 모습을 한 선태 수사 길우몽의 주 공법은 강체술이 분명했다.
그런데 섬비 하량이 강체술사인 길우몽의 손을 벗어나지 못하고 죽었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웠다.
누구보다 빠른 속도를 가지고 있기에 섬비라는 칭호가 붙은 하량이 아닌가.
그런 그가 길우몽의 주먹질에 죽임을 당하다니.
이는 분명히 선태 수사 길우몽이 숨겨둔 한 수가 있음이 분명했다.
섬비 하량의 도주까지 막을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한 금제의 존재는 명확해 보였다.
이 때문에 선태 수사 길우몽의 위명이 크게 치솟고, 그를 멸계7존의 하나로 꼽는 이들이 늘어났다.
당연히 멸계7존의 다른 여섯 수사들이 길우몽을 경계할 수밖에 없었다.
“대단하군. 겨우 몇 년 사이에 우리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되었어.”
화려한 비단 옷에 검붉은 모란을 수 놓은 옷을 입은 미부(美婦)가 감탄인 듯, 탄식인 듯 말했다.
“몇 년? 그런 게 뭐가 중요하지? 어차피 될 놈은 되고 안 될 놈은 안 되는 거야.”
하지만 듣는 쪽에선 별로 달갑지 않은 듯이 까칠하게 맞받고 있었다.
“그것 참. 어린 것이 입이 험하구나.”
그러자 또 한 명의 수사가 그 까칠한 수사에게 통박을 주었다.
그는 헐렁한 회색 장포를 입었는데 드러난 머리나 손이 모두 뼈만 남은 모습이었다.
“언제부터 우리 사이에 생시(生時)를 따지게 되었지? 일찍 난 놈도 경지가 딸리면 찌그러지는 세상 아닌가?”
하지만 둘을 앞에 두고도 어리다는 소리를 들은 수사는 전혀 기가 죽지 않았다.
“그것 참.”
“호호호. 맞는 말이긴 한데, 고작 1만 년도 살지 않은 놈에게 평대를 들으니 기분이 좋지는 않네. 호호호홋.”
수도계의 관습이 같은 경지는 서로 같은 항렬로 보는 것이라 뭐라 말도 못하고 혀만 차는 두 수사.
그렇게 세 명의 수사가 품(品)자 형태로 대치하며 허공에 떠 있었다.
그 중에 하나는 당연히 극멸기 강체술을 극성으로 끌어 올린 길우몽이었고.
다른 둘은 첩골(疊骨) 황오(黃澳)와 난독화(暖毒花) 여수(呂脩)로 멸계7존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화신기 완경의 수사들이었다.
물론 그들도 입령기를 엿본 수준에 올라 있었는데, 다만 법칙의 제약 때문에 여전히 화신기에 머물러 있는 상태였다.
“예까지 나를 찾아왔으면 할 말이 있을 텐데, 변죽은 그만 올리고 할 말이나 하지?”
길우몽이 황오와 여수를 번갈아 보며 태연한 표정으로 말했다.
하지만 이 순간 길우몽의 감각은 바짝 날이 선 상태로 황오와 여수는 물론이고 주변 상황을 세밀하게 살피는 중이었다.
아무리 길우몽이라도 멸계7존의 둘을 한꺼번에 상대하는 것은 자신이 없었다.
그러니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서 상황 점검을 꼼꼼히 할 필요가 있었다.
“우리 둘을 앞에 두고도 그리 당당한 것을 보니 실력에 자신이 있는 모양이구나?”
첩골 황오가 뒷짐을 진 자세로 길우몽을 보며 말했다.
“난 그런 거 몰라. 그냥 치는 놈이 있으면 나도 치는 거야. 아는지 모르지만 내가 먼저 상대를 친 적은 없어.”
“허허허. 그렇게 말을 하지만 은근히 보물을 내보여서 충동질을 하기는 했지.”
“그러게, 그게 싸우자는 뜻이 아니면 뭐였다는 거야?”
황오와 여수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길우몽을 보았다.
“뭐가 되었건 나는 선을 지켜. 먼저 건들지 않으면 나도 안 건드는 거지.”
“허허. 그렇다면 무엇 때문에 수하들을 모으고 있는 거지?”
황오는 길우몽이 그 동안 끌어 모은 수하들을 지적했다.
“그야 손이 필요하니까 그렇지. 혼자서 하기 보다는 여러 손을 빌리는 것이 좋으니까.”
길우몽은 그게 무슨 문제냔 듯이 태연한 얼굴로 황오를 보며 물었다.
“뭔가 일을 꾸미긴 한다는 거네? 그래서 도대체 무슨 짓을 하려는 거지? 인계와 전면전이라도 할 생각이야?”
이번에는 난독화 여수가 기세를 뿜으며 물었다.
그런 그녀의 몸에서는 극멸기가 갖가지 꽃으로 형상화되어 피어나고 있었다.
길우몽은 그것이 난독화 여수의 독창적인 공법이고, 그 꽃들 하나하나가 극독을 품고 있음을 알고 경계했다.
하지만 여수가 피워올린 꽃들은 그녀 주변을 벗어나지 않고 머물러 있었다.
“미쳤어? 인계와 싸우긴 뭘 싸워? 내가 누군지 몰라? 나 길우몽이야. 5백 년 전에만 하더라도 영체기였던 놈이라고.”
길우몽이 말도 안 된다는 듯이 소리쳤다.
“그러니까 하는 말이지. 5백 년 만에 화신기 완경이 되고, 게다가 섬비 하량까지 죽인 놈이 무슨 일을 꾸미는지 궁금하잖아.”
“그렇지. 네 행보가 전쟁에 큰 영향을 줄 것이니 그것을 확인할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나와 여수가 함께 온 것이고.”
“호호호. 우리 중에 누가 혼자만 왔다가 네 놈에게 당하면 곤란하지.”
“무슨 소린지 모르겠군. 인계 놈들과의 전쟁 따위, 내가 알 게 뭐지? 아까도 이야기했지만 나는 5백 년 전까지 영체기였고, 지금 화신기 완경이야. 거기 필요한 진극멸기가 어디서 나왔는지는 알지?”
“네가 선태 괴수를 데리고 다니는 것을 뻔히 아는데 모를 수가 없지. 흑선풍의 멸기함분을 네 놈이 가로채지 않았더냐.”
“그래도 그걸로 5백 년 만에 화신기 완경에 오른 건 기가막힐 일이지. 도대체 그게 어떻게 가능한 일인지 원.”
황오는 길우몽의 성장 바탕이 흑선풍의 멸기함분임을 지적했고, 여수는 길우몽의 빠른 성장을 믿기지 않아 했다.
“잘 아내. 그럼 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할 거 같아? 여기서 인계 놈들과 싸워서 진극멸기를 더 모으고 싶을 거 같아? 아니지. 진극멸기가 필요하면 차라리 멸계 수사 놈들을 족치는 게 더 빨라. 솔직히 멸기함분을 가진 놈들을 찾아 족치는 쪽이 훨씬 좋다고.”
“커어엄. 그런 짓을 하다가는···.”
“모두가 힘을 모아서 너를 죽이려고 할 텐데?”
황오의 말을 여수가 받아 마무리했다.
“뭐, 그렇겠지. 그래서 나는 본계로 돌아가려고 생각중이야. 모아 놓은 진극멸기가 많으니까 이걸 가지고 본계로 돌아가면 엄청난 성장이 가능하지 않겠어?”
“무슨 소리를! 그건 불가능하다, 인계를 멸망시키거나 혹은 우리가 멸망하거나, 결판이 나지 않으면 우리들은 다시 멸계로 돌아갈 방법이 없다!”
길우몽의 말에 첩골 황오가 말도 안 된다는 표정으로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난독화 여수는 조금 다른 모양이었다.
“설마 전쟁을 끝내지 않고도 본계로 돌아갈 방법이 있다는 거야?”
그녀는 조금은 기대감이 담긴 눈빛으로 길우몽을 보며 물었다.
“하하하. 당연하지. 내가 그것 때문에 밑에 것들을 모으고 있는 건데.”
“그런 말도 안 되는!”
“정말? 그 말에 거짓이 있다면 내 분노를 감당해야 할 거다!”
황오와 여수가 깜짝 놀라며 소리를 질렀다.
“왜들 이래? 그게 너희와 무슨 상관이야? 설마 내가 본계로 돌아갈 방법을 너희에게 알려주기라도 할 거 같아?”
그런 둘을 보며 길우몽이 한심하다는 눈빛을 지었다.
하지만 황오와 여수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길우몽을 쳐다보고 있었다.
“알려주지 않을 거면 이야기를 꺼내지도 않았겠지.”
“우리에게 뭔가 원하는 것이 있으니 그런 이야기를 한 것이 아니냐! 뭐냐? 말해 봐라!”
노회한 두 고계 수사는 길우몽의 수작이 뻔히 보인다는 듯이 그렇게 말을 하며 눈빛으로 길우몽을 압박했다.
“그것 참······.”
길우몽이 피식 웃고는 입맛을 다셨다.
< 끈 떨어진 연은 홀로 난다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