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대환장 통수 선협전-96화 (96/499)

96. 호래(胡?)의 마귀팔면호령(魔鬼八面呼令)

조양성의 지하.

복잡한 진법의 선들이 구축되어 있는 곳에 한 명의 수사가 있었다.

“고약한!”

쿵쿵쿵!

그 회색 피부의 매부리코 수사가 발을 구르며 성질을 냈다.

그가 바로 조양성을 피바다로 만든 호래(胡?)였다.

호래(胡?)는 평량역에서도 거대 수도 문파에 속하는 흉사독문(兇邪毒門) 제자였다.

원래 흉사독문(兇邪毒門)은 사마(邪魔)의 성향이 강한 문파로 그 공법들이 대부분 흉악하기 짝이 없었다.

호래는 백 여 년 전에 영체기에 오르면서 흉사독문의 장로가 되었다.

그리고 영체기로서 수행의 자유를 얻자마자 평량의 변방지역인 조양성으로 와서 혈겁을 일으켰다.

조양성은 평량의 남서부 끝, 변경에 있는 성이라 가까운 곳에 화신기 수사가 없었다.

호래는 흉사독문의 힘으로 그것을 확인하고 조양성을 수련 제물로 삼았던 것이다.

흉사독문의 수련 공법이 대부분 그렇듯이 호래가 익힌 공법도 죽음과 공포, 악의 같은 것들이 수련에 도움이 되었다.

그래서 대규모 살육으로 죽음과 공포를 만들고, 그 영혼들을 붙잡아 윤회를 막음으로서 저주와 악의를 키울 제물로 삼았다.

물론 영체기 경지에 올랐기에 부릴 수 있는 횡포였고 흉사독문을 등에 진 호래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호래는 조양 대성 전체에 거대한 진법을 구축하고 자신이 만든 죽음, 공포, 악의 등을 흡수하고 있었다.

원래 그의 수련 공법과 조양성에 펼친 진법은 하나로 묶인 것이라 효과가 좋았는데 한 가지 단점은 중간에 포기하고 자리를 옮기면 크게 손해를 본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호래도 처음 조양성을 선택할 때에 꼼꼼히 주변을 살폈던 것이다.

“어디서 나타난 놈인지 모르겠군. 분명 근처에 있던 영체기 수사들에겐 모두 양해를 구하고, 그만한 보상을 주었을 텐데.”

호래로선 억울한 일이었다.

조양성에서 일을 벌이기 전에 철저한 사전 준비를 했던 그였다.

흉사독문의 이름을 내세워 양보도 받고, 또 양보에 따른 대가도 지불했다.

호래의 움직임에 근처 지역의 영체기 수사들도 적당히 양보를 해 주었다.

물론 호래가 조양성에 자리를 잡은 후, 낯선 영체기 수사가 조양성에 나타난 적이 몇 번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굳이 호래와 싸우려 하지 않았다.

호래는 이미 조양성에 거대한 진법을 구축하고 자리를 잡은 상태라 맞서 싸우는 쪽이 불리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싸운다고 해도 역시 진법의 도움을 받는 호래가 유리했다.

호래가 처음 건우를 보며 큰소리를 친 것도 그런 경험 덕분이었다.

그런데 그게 실수였다.

막상 붙어보니 상대하기가 쉽지 않았다.

“끄응, 전송진을 열어주자면 지금까지 쌓은 적공(積功)의 일부를 허물어야 하는데. 게다가 그 외에 또 다른 보상까지 요구해? 죽일 놈.”

호래는 다시 한 번 억울함을 견디지 못하고 발을 굴렀다.

그러다가 급히 얼굴빛을 태연하게 바꾸고 한 곳을 바라봤다.

그러자 황금빛과 검은색이 섞인 둔광이 일어나며 길우몽의 모습이 나타났다.

길우몽은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왔지만 피부만큼은 여전히 검은 황금빛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 말은 몸의 크기만 줄였을 뿐, 나오금강체술을 극성으로 끌어올린 상태는 풀지 않았다는 이야기였다.

“반갑습니다. 호래라고 합니다. 제가 수사께 결례가 많았습니다.”

호래가 모습을 드러낸 길우몽에게 두 손을 겹쳐 내밀며 인사를 했다.

“길우몽이라 합니다. 호래 수사의 사과를 받아들이지요. 물론 그만한 대가를 주셔야 하겠지만 말입니다.”

호래가 좋은 얼굴로 사과를 했지만 건우는 말 뿐인 사과는 받을 생각이 없다는 듯이 선을 그었다.

“그, 그야 이를 말이겠습니까? 이 둔한 호래가 상대를 잘못 보았으니 마땅히 그에 대한 대가를 치러야겠지요.”

호래는 건우의 말에 속으로 이를 갈았지만 이미 기울어진 형세에 미련을 두지 않기로 했다.

수도계에서 힘의 논리로 상대를 억누르는 것이야 어디 하루 이틀인가.

호래 역시 그런 과정을 수도 없이 겪으며 영체기까지 올라온 수사였다.

그나마 눈앞에 있는 이 길우몽이란 수사는 협상이 가능할 듯 보이니 얼마나 다행인가.

복수야 나중에 기회가 닿으면 해도 그만이고 아니어도 그만이다.

고작 이런 일로 크게 앙금이 쌓일 일도 없다.

당장, 서로 죽고 죽이려 한 것은 아니었다.

그 선을 넘지 않았으니 아직은 관계 회복의 여지는 있는 셈이다.

‘끄응. 손해를 보는 쪽이 내 쪽이란 것이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호래는 속으로 끙끙거리면서도 겉으로는 내색을 하지 않았다.

포기할 것은 빨리 포기하고 지킬 것은 확실히 지켜야 했다.

그것이 수도계를 살아가는 현명한 방법이다.

“그나저나 호래 수사는 꽤나 특이한 공법을 익히는 중인 모양입니다. 조양성의 그 많은 생명을 취하여 진법의 양분으로 삼았으니 말이오.”

건우가 호래를 보며 말했다.

하지만 그 목소리에 호불호는 담겨 있지 않았다.

그저 낯선 것에 대한 호기심만 담겨 있을 뿐이었다.

“하하하. 그것 참, 제가 속한 흉사독문의 비전들이 하나같이 이렇습니다. 처음부터 수행의 길을 이리 들었으니 어쩌겠습니까.”

건우의 말에 호래가 은근슬쩍 흉사독문의 이름을 거론했다.

그렇게 해서 조금이라도 상대에게 부담을 지워주려는 의도였다.

“원래 흉사독문에 계신 분이었습니까? 그렇다면 이해할 만합니다.”

하지만 건우는 ‘그런가 보다’하는 정도의 반응을 보일 뿐이었다.

당연히 호래는 원하던 반응을 얻지 못해서 살짝 실망했다.

“그나저나 나는 갈 길이 바쁜 몸입니다. 사실 시간이 급하지 않았다면 호래 수사의 수행을 방해할 일도 없었겠지요. 그 정도로 무례하진 않습니다.”

“그랬습니까?”

“그렇고 말고요. 사실 이곳 조양성의 전송진은 많은 수사들에이 사용하는 유익한 것이 아니었습니까. 그런데 그것을 호래 수사가 막아 버렸으니 어찌 답답한 일이 아니겠습니까. 그렇지 않습니까?”

“그, 그렇지요. 이 호래가 크게 잘못을 한 셈입니다.”

“물론 이후로 시간이 지나 조양성이 사라진 것이 널리 알려지면 오늘과 같이 호래 수사를 번거롭게 하는 이들도 줄어들겠지요. 하지만 이번 일은 분명히 호래 수사의 잘못입니다. 저야 원래 있었던 전송진을 찾아온 것일 뿐이니까요.”

“커어엄. 길 수사. 이 호래가 다 알아들었습니다. 그러니 그만 하셔도 됩니다. 제가 길 수사의 급한 일을 방해하고, 또 제 잘못을 인정치 않았습니다. 그래서 길 수사와 제가 다툼이 있었으니 그것 역시 제 잘못이지요. 인정합니다. 인정해요.”

“하하. 그러시다면야 뭐······.”

건우는 완전히 항복하겠다는 듯이 잘못을 인정하는 호래의 모습에 기분 좋은 웃음을 지었다.

길우몽의 입꼬리와 눈끝이 이전보다 훨씬 밑으로 쳐졌는데 그것이 마치 웃는 하회탈처럼 보였다.

“자, 이리로 가십시다. 내가 진법을 만들면서 조양성의 전송진도 조금 손을 대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전송진을 쓰는 것은 가능하지요. 가서 확인하십시오.”

호래가 건우를 데리고 지하 공동의 한쪽 벽을 열고 들어갔다.

건우는 호래를 따라서 제법 긴 통로를 지난 후에 전송진에 도착할 수 있었다.

“보시는 것이 전송진입니다. 확인을 하시지요.”

호래가 전송진 앞에서 옆으로 물러서며 건우에게 말했다.

건우는 서슴없이 전송진으로 다가가 의념을 펼쳐 그것을 살폈다.

“흐음. 전송진을 조양성의 여러 기운들을 끌어 들이는 용도로 쓰고 있었구려.”

건우가 전송진을 살피며 말했다.

“길 수사께서는 진법에도 조예가 깊으신 모양입니다. 그것을 한 번 알아내셨습니다.”

“그리 대단한 것은 아니지요. 그런데 이 전송진을 사용하게 되면, 호래 수사가 진법에 축적한 기운을 끌어 쓰게 되겠군요.”

“크으음. 사실 그렇습니다. 그동안의 제 수고가 헛 일이 되겠지요.”

“호래 수사께선 그게 무척 억울하기도 하시겠습니다 그려?”

“하하하. 아니라곤 못하지만 또 크게 생각할 일도 아닙니다.”

“그래요?”

“자칫 길 수사와 크게 사이가 틀어지면 고작 이런 손해로 일이 끝나겠습니까? 이보다 훨씬 큰 손해를 감수해야겠지요. 그게 아니라면 길 수사나 저, 둘 중에 하나가 죽어야 할 수도 있고요.”

“으음?”

“그러니 이쯤에서 마무리가 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더구나 저는 한동안은 조양성을 떠날 수도 없는 몸입니다. 이런 제가 길 수사와 원수가 되면 뭐가 좋겠습니까? 그러니 제가 따로 수작을 부릴 것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래요?”

“우리가 조금 다툰 것이 서로 목숨을 끊을 정도로 심각한 문제는 아니지 않습니까?”

“하하하. 그렇지요. 분명히 그렇습니다. 저도 그리 생각합니다.”

“자, 이걸 받으시지요.”

건우가 크게 웃으며 좋아하는데 호래가 소매에서 뭔가를 꺼내 건우에게 날렸다.

건우는 그것을 영기로 감싸 가까이 끌어당겼다.

하지만 성급하게 손을 대거나 하지는 않았다.

대신에 눈앞에 띄운 것에 의념을 집중해서 그것을 살폈다.

그것은 겨우 주먹 크기의 작은 상자였다.

먹물을 굳혀 만든 것처럼 검은 상자는 팔각기둥 모양이었는데 아래 위를 제외한 여덟 면에 마귀의 얼굴이 새겨져 있었다.

“재미있는 법구입니다.”

건우가 그것을 살피고는 웃는 얼굴로 말했다.

“보셔서 아시겠지만 사용 용도는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연화해서 지니는 것으로 위급한 상황에 여덟 마귀가 한 번씩 몸을 보호해 주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확인을 했습니다. 매우 고명한 술법으로 마귀와 계약을 해 둔 것이로군요. 이미 대가를 치렀으니 계약에 따라서 주인의 위험을 대신 받아주겠지요.”

“하하하. 영민하십니다. 그것을 그리 쉽게 파악을 하셨습니까? 그럼 다른 한 가지는 뭐겠습니까? 그것도 아시겠습니까?”

호래는 건우의 말에 기분이 좋은 듯이 크게 웃었다.

그는 정말로 길우몽이란 수사가 대단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전송진과 조양성의 진에 대한 것을 한 눈에 파악한 것도 놀랍지만, 자신이 큰마음을 먹고 내 놓은 물건의 가치를 단번에 파악한 것은 더 놀라웠다.

그것은 흉사독문의 장로가 되면서 문파의 수장고에서 고르고 골라 가지고 나온 것이었다.

“두 번째 사용 방법은 공법 수련의 용도겠군요.”

그렇게 말한 건우가 팔각기둥 형태의 상자를 눈앞에서 회전시키며 말을 이었다.

“하지만 이 길모는 이것을 쓸 수련 공법이 없으니 그 방법은 있으나 마나 한 것이군요.”

“역시! 역시! 대단하십니다. 그것까지 알아보시다니요.”

“하지만 여덟 번이나 위험을 막아준다니 그 정도로도 굉장합니다. 저는 이제 호래 수사의 사과를 완전히 받아들이고 앞서 있었던 일을 마음에서 지우겠습니다.”

건우는 호래가 내어 준 물건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

마침 사마(邪魔) 계열의 수련 공법이나 술법에 대한 지식이 부족해서 아쉬웠는데 이런 물건이라면 그 빈 곳을 조금은 채워 줄 수 있을 것 같았다.

“다행입니다. 길 수사께서 제 사과의 예물을 기쁘게 받아주시니 제 마음이 다 시원합니다. 그리고 사실 저도 그 마귀팔면호령(魔鬼八面呼令)이 쓰이는 수련 공법은 알지 못합니다. 원래 오래전에 우리 흉사독문의 선배께서 어디선가 구해 오신 것인데, 그 때에도 수련 공법은 구하지 못했다 합니다.”

“그렇습니까?”

“아, 그리고 한 가지 더 알려드리자면 그 마귀팔면호령은 다시 쓰는 것이 가능합니다.”

“그러니까 한 번 작동을 한 후에 그 횟수를 다시 채울 수 있다는 이야기군요?”

“그렇습니다. 하지만 그 방법은 저도 모릅니다. 그리고 주의를 드리자면 횟수를 채울 때에 위험이 있을 수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래요? 알겠습니다. 뭐, 그런 것이야 이제는 제가 알아서 해야겠지요. 이후에 이 마귀팔면호령과 연관해서 벌어지는 문제에 대해서는 호래 수사께 책임을 묻지 않겠습니다. 이 길모의 물건이 되었으니 길모의 책임이지요.”

“화통하십니다. 하하하. 그럼 제가 노심초사 할 일도 없겠지요.”

“자, 그럼 이제는 전송진을 이용하는 것만 남았습니다. 지금 가능하겠습니까?”

“물론이지요. 저도 길 수사를 빨리 보내야 다시 수련에 들지 않겠습니까? 게다가 길 수사의 용무가 바쁘다는데 더 붙잡고 있는 것은 큰 실례겠지요.”

말인 즉은 어서 꺼지라는 소리지만 건우는 그런 말에도 마음이 상하지 않았다.

그저 운 좋게 보물 하나를 얻어가게 되었으니 그것으로 만족스러웠다.

“좋습니다. 그럼 전송진을 준비해 주십시오. 아, 저는 극금문으로 가려 합니다.”

“극금문이라······. 그것 참, 멀리도 가십니다. 알겠습니다. 극금문이 있는 포란산맥(抱卵山脈)의 난란성(亂卵城)으로 길을 열어 드리겠습니다.”

“그리 해 주시면 고맙지요. 하하하.”

호래의 말에 건우가 크게 웃었다.

하회탈 표정이 한층 더 환한 웃음을 지었다.

호래는 그런 길우몽의 웃음에 속이 쓰린 것을 느끼면서도 차분하게 전송진을 준비했다.

건우는 그 모습에 속으로 희희낙락했다.

원래는 조양성에서 난란성까지 전송진을 두 번은 갈아탈 계획이었다.

그렇게 하는 것이 시간은 몇 달 더 걸리겠지만 비용 절감에 좋았다.

같은 역 안에서의 이동이라고 해도 전송진의 비용은 적지 않았다.

한 번 가동할 때에 소비되는 영석이나 자원의 양이 많았기 때문인데, 거리가 멀수록 그 증가량이 컸다.

그러니 아주 먼 거리라면 중간에 몇 번을 끊어 가는 것이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는 방법인 것이다.

“저 때문에 손해가 크겠습니다.”

건우가 말했다.

“괜찮습니다. 전송진을 개량해서 수사 한 분에게만 집중할 수 있어서 생각보다 손해가 크지는 않습니다.”

“그렇다면 다행이지요. 어쨌거나 이리 성의를 보여 주시니 다음에 만날 때에는 이 길우몽이 호래 수사를 편히 여기겠습니다.”

“그래 주신다면 고맙지요. 그럼 또 보십시다.”

“하하하. 고맙습니다. 호래 수사.”

건우가 그렇게 작별 인사를 하자 호래는 머뭇거리지 않고 전송진을 발동시켰다.

생각 같아선 전송진을 비틀어서 길우몽을 위험한 곳으로 날려버리고 싶었지만 길우몽이 모르게 진법을 조작할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속은 쓰리지만 약속대로 난란성까지 길을 열어주었다.

스르르르르르 스화홧!

길우몽이 사라진 전송진은 이후로도 제법 긴 시간 빛을 머금고 있다가 어느 순간 커다란 영기 유동과 함께 기운이 다했다.

길우몽을 안전한 공간에 넣었다가 난란성까지 공간을 연결하고 이동시킨 것이다.

“쯧, 손해가 크네 커.”

일이 마무리되자 호래가 인상을 찌푸리며 중얼거렸다.

“그래도 마귀팔면호령(魔鬼八面呼令)으로 복수를 할 수 있을지 모르니 거기에 기대를 걸어 볼까? 아니어도 상관없고. 어차피 이 일도 시간이 지나면 별 것이 아니게 되는 거지. 이런 정도의 일이야 아무렴 어떨까. 이 조양성에서 죽은 수많은 생명들에 비하면 이번에 내가 겪은 일 따위야 아무것도 아니지. 아무렴.”

호래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다시 진의 충추가 있는 지하 공동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런 그의 어깨에는 오랜 세월 공법을 익히며 취해 온 수 많은 생명과 영혼의 무게가 고스란히 얹혀 있었다.

호래는 그 무게를 한 번도 외면해 본 적이 없었다.

그것이 호래가 익히는 수련 공법의 본 모습이며 저주였다.

“영민한 길 수사라면 마귀팔면호령(魔鬼八面呼令)의 비밀을 풀 수 있을까? 아니면 그것에 잡아먹혀 다시 마귀팔면호령이 흉사독문으로 되돌아오게 될까. 그것이 궁금하군. 궁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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