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넌 아래 난 위, 그게 너와 나의 차이
새하얀 냉기가 가득한 석실.
공여려는 수련 삼매에 빠져 시간을 잊고 있었다.
오갈 곳 없는 좁은 섬에서 홀로 지낸 시간이 벌써 10년이 지나고 있었다.
그녀가 알기로 건우라는 놈은 단 한 번도 동부 밖으로 나온 적이 없었다.
공여려는 수련 초기에 가끔 건우의 수련 동부를 찾아가 멀리서 동정을 살피기도 했다.
하지만 굳게 닫힌 동부의 금제가 한 치의 변화도 없음을 몇 번 확인하고는 발길을 끊었다.
건우가 동부 밖으로 드나들었으면 금제에 그 흔적이 분명히 남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흔적이 없는 것으로 봐선 정말 축기에 오를 때까지는 밖으로 나올 생각이 없는 것이 분명했다.
그래서 공여려도 미련을 버리고 수련에 집중하게 되었다.
그렇게 보낸 시간이 벌써 10년이 넘었다.
환경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강제 폐관을 했던 셈이다.
그래도 다행이라면 공여려의 수련 자질은 무척 뛰어난 편이라는 것이다.
그녀가 가진 수속성 영근과 빙속성 영근은 서로 대치되지도 않았고, 어느 한 쪽이 크게 성장해도 다른 한 쪽이 발목을 잡는 일도 드물었다.
물론 단일 영근을 지닌 것에 비할 바는 아니어서 두 영근의 차이가 너무 심하면 문제가 되긴 하지만, 그 정도까지 차이를 만들지만 않으면 되는 일이었다.
“후우우우.”
꼼짝도 않고 앉아 있던 공여려가 깊은 숨을 내쉬었다.
그녀의 입에서 새하얀 기운이 뿜어져 나와 석실의 벽에 성에를 한 겹 더 만들어 덮었다.
“결국 축기까지는 올라갈 수가 없네.”
공여려가 아쉬운 듯이 중얼거렸다.
수련을 통해서 연신기 완경까지는 빠르게 올라왔다.
그녀의 공간낭에는 스승이 챙겨준 수련 단약들이 제법 있었다.
모두가 수속성과 빙속성 수련에 도움이 될 것들로 스승이 챙겨 준 것이다.
지난 10년 동안 공여려는 그 단약들을 복용하며 수련에 정진했다.
하지만 결국 축기기에 오르는 데에는 실패하고 말았다.
“지금 상태로 축기가 되려면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릴지 몰라. 어쩌지···.”
공여려는 텅 비어 있는 공간낭을 의념으로 훑으며 낭패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연단술을 제대로 좀 배워 둘 걸. 이곳은 섬이라 수속성 연단 재료들이 많이 있을지도 모르는데.”
공여려는 스승 밑에서 수련을 할 때, 스승의 가르침에 태만했던 것을 후회했다.
하지만 이미 지난 일을 돌이킬 방법은 없었다.
“지금처럼 천지에 흐르는 영기만으로 수련을 해서는 시간도 오래 걸리고 축기에 성공할 가능성도 그리 높지 않아. 다른 방법을 찾아 봐야 해.”
공여려는 홀로 중얼거리다가 스르륵 자리에서 일어났다.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하긴 했지만 당장 공여려의 머릿속에 떠오른 것은 건우였다.
그녀는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기 보다는 누군가를 이용하는 것이 천성이라, 일단 건우부터 만나보자는 생각이 든 것이다.
공여려는 자신의 수련 동부 밖으로 나가서 입구를 단속하고는 건우의 거처를 향해 몸을 날렸다.
‘이상하네, 섬에 영기가 예전보다 훨씬 충만한 거 같은데?’
그러던 중 공여려는 숲 속 작은 공터에 몸을 세우고는 고개를 갸웃했다.
확실히 주변의 영기가 이전보다 짙어진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섬에 뭔가 변화가 생겼다는 이야기다.
‘후훗, 이러면 건우 사형을 만날 핑계가 생긴 거잖아. 축기가 되기 전까진 서로 찾지 말자고 했지만, 이런 이상한 일이 생겼으니, 그걸 의논해야지.“
문득 공여려는 그런 생각을 떠올리고 만족스러운 듯이 활짝 웃었다.
그리고 다음 순간 공여려는 새야한 둔광을 남기고 다시 허공 속으로 몸을 감췄다.
* * *
“공여려가 내 수련 동부로 찾아오는 모양이군.”
아공간에서 법부를 만들고 있던 건우가 인상을 쓰며 중얼거렸다.
섬 여기저기에 심어둔 금제에 공여려의 움직임이 잡힌 것이다.
- 만나실 건가요?
루야가 물었다.
“이제 준비가 거의 끝났으니 만나도 되긴 하겠지.”
건우는 그렇게 말을 하고는 아공간에 여덟 개의 영근을 동시에 불러냈다.
- 우와, 볼 때마다 엄청나네요.
그러자 루야가 저도 모르게 탄성을 질렀다.
“나도 이런 일이 벌어질 거라곤 생각도 못했지. 아공간이 이렇게 넓어질 줄이야······.”
건우의 머리 위, 수미산겨자씨를 중심으로 여덟 개의 영근이 원을 그리고 자리를 잡았다.
그런데 그 영근들이 속한 영역이 이전과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하고 있었다.
목영근의 영역에는 높이가 삼백 미터가 넘는 나무가 서 있었고, 수영근의 영역에는 넘실거리는 물 위에 머리를 내민 바위섬이 보였다.
그 외에도 화영근의 영역엔 용암이 흐르고, 금영근의 영역엔 사막이 펼쳐져 있었다.
토영근, 풍영근, 빙영근, 뇌영근 등의 영근 영역들 역시 이전과 다른 변화를 보였는데, 그것들은 모두 건우가 수미산겨자씨에서 얻은 것들이었다.
“설마 소년 건우가 축기기에 오를 때마다 그 수련 공간이 아공간에 나타날 거라곤 생각도 못했지.”
- 처음에 그거 때문에 건우님이 한 달이나 앓았잖아요. 갑자기 확장된 아공간에 적응을 못해서요.
“그건 내가 전혀 대비를 하지 못한 상태에서 의식 확장이 일어나서 그런 거잖아.”
- 어쨌건 처음 수영근 영역이 확장될 때 저는 아공간이 무너지는 줄 알고 얼마나 놀랐다고요.
“그래도 그 다음 일곱 속성 영근을 모두 축기까지 올렸고, 매번 수미세계의 수련장이 아공간으로 옮겨 왔어도 문제없었잖아. 그럼 된 거지.”
- 그건 저도 인정하죠. 한 번 당했다고 다음부터는 안정적으로 영역 확장을 받아들이셨죠.
“하하하.”
- 그런데 솔직히 이건 사기 아니에요?
“그 소리도 벌써 몇 번이나 한 거 같은데?”
-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아공간이 이렇게 넓어지면 의념 공간도 그만큼 넓어진 거고, 그럼 의식의 힘이 도대체 얼마나 강해진 거예요?
“그건 모르지. 그래도 한 가지는 확실하네. 내가 동급 최강은 될 거 같다는 거.”
- 그렇지 않아도 진염결로 의념을 갈고 닦는 건우님인데 그 의식의 힘이 이렇게 강대하면······.
“좋은 게 좋은 거지. 자, 공여려가 거의 도착했네.”
건우는 그렇게 말을 하고는 스르륵 다른 영근들을 격리하고 목영근과 토영근, 수영근만 남겼다.
하지만 그 상태로도 기존의 아공간이 네 배는 넓어진 셈이 되었다.
각영근들의 영역이 모두 기본 아공간만큼 넓었기 때문이다.
지르르르르르!
그렇게 아공간을 정리한 건우가 몸을 일으키는데 동부 입구에 설치한 금제에서 신호가 왔다.
누군가 찾아와 주인을 찾는다는 신호였다.
공여려다.
건우는 고개를 저으며 아공간 밖으로 나섰다.
아공간 밖은 곧바로 동부의 전실과 이어졌다.
건우는 손을 저어서 전실의 묵은 먼지를 모아서 뭉쳤다.
그리고 그것을 한쪽 벽 깊은 곳으로 박아 넣고 다시 손을 휘저어 입구 쪽으로 영기를 날렸다.
그러자 지금까지 동부의 출입을 막고 있던 금제가 시원하게 풀려 버렸다.
“사형!”
곧바로 공여려가 전실 안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건우를 부르며 동부 안으로 뛰어들던 공여려는 어느 순간 멈칫하며 몸을 세우고 주춤거렸다.
“추, 축기에 오르셨군요? 사형, 아니 선배님.”
공여려가 공손하게 손을 모으고 허리를 숙였다.
이제는 사형과 사매의 관계가 아니란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연신기의 수사와 축기기의 수사는 그 격이 다르다.
당연히 건우는 공여려의 스승 뻘이 되는 셈이다.
그래서 공여려가 건우를 사형이라 부르지 못하고 선배라고 부는 것이고.
“부단히 수련을 거듭하여 얼마 전에 축기에 오를 수 있었다. 너도 그 동안 열심을 다했던 모양이구나. 연신기 완경에 이르렀어. 이제 조금만 더 노력하면 축기도 어렵지 않겠어.”
“경하드립니다. 선배님. 그리고 덕담에 감사드립니다.”
“하하하. 그리 어려워 할 것은 없다. 수도계 수사들이 경지에 따라서 서로를 구분한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내가 너를 그리 박하게 대하진 않을 것이니.”
“그렇게 말씀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그래. 하지만 네가 나의 말을 어긴 것은 또 다른 문제가 아니겠느냐?”
공여려는 건우가 자신에게 호의적인 모습을 보여서 마음을 놓고 있다가 문득 들려온 질책에 얼굴빛이 하얗게 변했다.
“저, 저기 선배님······.”
“내가 분명히 먼저 축기에 오르는 이가 다른 이를 찾자고 하지 않았더냐? 그리고 그렇게 하기로 서로 약속까지 했던 것이고. 아니더냐?”
“마, 맞습니다. 선배님 말씀이 틀린 곳이 없습니다. 하지만 후배도 사정이 있었습니다.”
“사정이 있었다? 무슨 사정이더냐?”
건우가 냉랭한 눈빛으로 공여려를 몰아쳤다.
조금 전까지 훈훈했던 태도는 씻은 듯이 사라지고 없었다.
공여려는 울 것 같은 얼굴로 더듬더듬 말을 이었다.
“사, 사실은 후배가 수련을 하다가 한계를 느껴 동부 밖으로 나왔는데 이상한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상한 사실? 그게 뭐냐?”
“서, 섬에 영기가 이전과 달리 훨씬 짙어졌습니다.”
“영기가 짙어졌다?”
“네, 그렇습니다. 이렇게 영기가 급격하게 변하는 것은 섬에 뭔가 변화가 있다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섬에? 그래 너는 무슨 변화가 있을 거라 생각하고 달려온 것이냐?”
건우가 내심 웃음을 지으며 물었다.
어떤 대답을 할지 궁금해서 장난을 치는 것이다.
“귀한 보물이 스스로 모습을 드러낼 징조이거나 혹은 경지가 높은 수사가 새로 섬에 자리를 잡았거나 그런 것이 아니겠습니까?”
“흐으음. 귀물이나 경지 높은 수사라······.”
“그래서 후배가 급히 선배를 찾아 온 것입니다. 귀한 보물이건 경지 높은 수사건 선배께서 아셔야 할 거 같아서요.”
공여려는 스스로 생각해도 제대로 된 핑계라 생각하며 속으로 가슴을 쓸어 내렸다.
그리고 건우도 이전보다는 풀어진 눈빛으로 공여려를 보고 있었다.
‘스스로 그럴듯한 핑계를 만들어 왔으니 굳이 억지를 써 가며 죄를 용서해 줄 필요는 없겠어. 어쨌건 완합종에 가려고 마음을 먹었으니 너무 괴롭히진 말아야지.’
처음부터 그저 겁만 주고, 마음에 경각심만 심어주자는 생각으로 약속을 들먹이며 추궁을 했던 것이었다.
이미 충분히 겁은 준 거 같으니 적당히 용서를 해 줘도 될 것 같았다.
“쯧, 너는 내가 섬의 영기가 변하는 것을 몰랐을 거라고 생각하는 것이냐?”
하지만 갑자기 태도를 바꾸어 공여려를 용서한다거나 하지는 않았다.
용서도 그만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이미 영기가 급격히 늘어난 이유는 밝힌지 오래다. 하지만 너에게 그 사실을 알리지 않았으니 네가 놀라서 나를 찾은 것은 용서를 해 주마. 하지만 이번 뿐이다. 차후로 약속을 다시 어기는 일이 있으면 용서는 없을 것이다.”
“아,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선배님.”
건우의 말에 공여려가 다시 한 번 손을 모으고 깊이 허리를 숙였다.
“그리고 영기가 급격히 늘어난 이유가 궁금할 테니 알려주마.”
“네, 네. 선배님.”
공여려도 그것이 궁금했기에 눈빛이 초롱초롱해졌다.
“이 섬의 바다 깊은 곳에서 영맥이 터졌다.”
“네?”
“영맥, 영기가 흐르는 맥이 있는데 그것이 막혀 있다가 터져 나온 것이란 말이다.”
“보, 보물이나 경지 높은 수사가 아니라요?”
“쯧, 욕심에 눈이 가려졌구나. 다시 말해 주랴?”
“아, 아닙니다.”
“궁금하면 내려가서 확인을 해 보거라. 해안 절벽을 따라서 물 속 깊은 곳으로 가면 동굴이 있을 것이다. 그 안쪽에 다시 넓은 공간이 있는데 거기가 영맥이 터진 곳이다. 영맥이 막혀 있어 암석이 영찬석으로 변하고 있었는데, 그 영찬석 중에 약한 부분이 터지면서 결국 영기가 섬에까지 치솟은 것이지.”
“아, 그렇군요.”
“사실 그 수중 동부에 영기가 충만하여 내가 그곳에서 수련을 하며 도움을 많이 받았다. 지금의 경지에 오르게 된 것도 그 영맥 덕분이지.”
“기, 기연을 얻으셨군요. 정말 축하드립니다.”
공여려는 건우에게 다시 한 번 허리를 숙이며 인사를 했지만 속으로는 건우를 욕하고 있었다.
‘그런 곳을 찾았으면 나도 함께 불러서 수련을 했으면 얼마나 좋아? 그랬으면 나도 축기에 오를 수 있었을 거 아냐?’
같은 공간에 둘이 수련을 하면 영기를 나눠야 한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자신을 배려하지 않았다고 건우를 욕하는 공여려였다.
건우도 공여려가 그런 불만을 가질 것이란 사실 정도는 짐작을 할 수 있었다.
“아무튼, 네가 이리 찾아왔으니 이제 섬을 떠날 채비를 하면 되겠구나.”
“네?”
“내가 축기에 오르고 그 경지를 안정시켜 공고히 다졌으니 이제 청옥비선을 사용할 수 있게 되지 않았느냐. 그러니 종문으로 돌아가야지.”
“하, 하지만 영맥이······.”
건우를 겁내면서도 공여려는 영맥이 터진 수련 복지(福地)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
수사로서 경지를 끌어 올릴 수 있는 수련 복지를 그냥 지나치긴 어려운 일이다.
수사의 수련 목적이 곧 경지를 높이는 데에 있는데, 눈앞에 그 길이 보이는 상황에서 그것을 외면할 수는 없었던 것이다.
“네 수련을 위해서 섬에 더 머물자는 말이냐?”
“서, 선배님께서 허락을 하시면······.”
“쯧, 나도 네 마음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그건 아쉽게 되었구나. 그 영맥이 본류가 아니라 지맥이었던지 한 번 터져 오른 후로 조금씩 약해지더니 이제는 거의 말라버린 듯하니 말이다.”
“마, 말랐다고요?”
공여려는 저도 모르게 목소리를 높이고 말았다.
“그래도 1년 정도는 수련 효과를 볼 수 있겠지. 많이 약해지긴 했다만.”
“그, 그럼 1년만이라도 더 머물렀다 가면 안 되겠습니까?”
약해졌다고 하지만 그래도 영맥이다.
공여려는 급히 건우에게 부탁을 했다.
건우는 잠시 고민을 하는 듯, 시간을 끌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좋다. 영맥이 마를 때까지는 네게 시간을 주도록 하마.”
“가, 감사합니다. 선배님, 이 은혜는 절대 잊지 않겠습니다.”
건우의 말에 공여려의 허리가 다리 잡힌 방아깨비처럼 공이질을 했다.
“흐흠. 그럼 가 보거라. 나는 좀 쉬어야겠으니.”
“네, 선배님. 그럼 1년 후에 뵙겠습니다.”
건우의 축객령에 공여려가 급히 인사를 하고 물러났다.
한시라도 빨리 수련 복지에서 수련을 시작하고 싶어 마음이 급했던 것이다.
“음, 그럼 이젠······.”
공여려가 떠나자 건우는 조용히 눈을 감고 의념공간을 살폈다.
축기에 오르면서 산 하나가 들어갈 정도로 넓어진 기본 아공간, 거기에 여덟 영근들마다 제각각 그 정도 넓이의 영역을 지녔다.
건우는 그것만 봐도 배가 부른 느낌이었다.
기본 아공간에 여덟 영근의 공간까지 모두 개방하면 지름이 10킬로미터 이상의 공간이 된다.
그 말은 건우가 마음먹고 의식을 펼치면 현실에서도 20리가 넘는 거리까지 의식을 펼칠 수 있다는 소리다.
“좋군.”
건우는 잠시 시험삼아 수련 동부 밖의 모습을 손에 잡을 듯이 살피며 활짝 웃었다.
그러다가 다시 의념공간의 한 곳에 의식이 닿으며 인상을 찌푸렸다.
“하아, 루야 말대로 까맣게 잊고 있었네. 저거 괜찮을까?”
건우의 의식이 닿은 것은 아공간 구석에 있는 연못, 그 안에 담겨 있는 녹각독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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