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다시는 공동을 무시하지 마라-146화 (146/153)

146. 인연.

- 쩌르릉! 쩌엉!

섬전(閃電)이 치는 소리가 협곡을 울린다. 하늘에서 내리는 뜨거운 태양 빛을 받아 빛나는 수룡의 검이 마치 섬광(閃光)처럼 보이기 시작하는 순간이다.

매서운 호원타의 눈빛도, 정문에게 가르침을 받아 성장한 수룡의 섬전십삼뇌검(閃電十參雷劍) 앞에서는 소용이 없다.

일전에 당가타에서 정문과 비무를 펼쳤던 수룡. 정문은 그런 수룡과의 비무 곳곳에 수룡이 나아가야 할 길을 뿌려뒀었다.

수룡이 스스로 정문과의 비무를 복기(復棋)하기만 한다면. 수룡이 더욱 성장할 수 있을 거라는 말과 함께. 수룡은 특유의 근면함으로 정문과의 비무를 계속해서 떠올렸고, 결국 수룡은.

이전과는 다른 검수로, 다시 태어났다.

“이런 젠자앙!”

호원타의 욕설과 창이 수룡을 향한다. 여전히, 뚫지 못하는 호원타. 수룡은 호원타를 완벽하게 묶고, 공동에게 길을 열어줬다.

맹천검대와 남궁수룡의 도움으로 길이 뚫린 공동의 도인들. 거칠 것 없이 이대로 나아갈 수 있을 것만 같던 이들의 앞에, 계속해서 적들이 길을 막아선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가시게!”

흩날리는 매화향과 함께 나타나는 화산의 운양.

“형님! 앞으로!”

태양까지 뚫을 듯한 검기를 가진 점창의 주일도.

“아미타불-! 무정검! 믿겠소이다!”

금빛 권광(拳光)과 함께 나타난 소림의 철견권승(鐵肩拳僧) 고암까지.

정문이 강호를 돌아다니며 쌓은 인연들이 공동의 앞을 열어주며, 이들의 길을 만들어줬다.

그렇게, 공동은 어느새.

호천대의 무사들 바로 앞까지, 다가올 수 있었다.

“드디어···, 호천대인가.”

아직 끝은 아니다. 그저 가야 할 길의 반절 정도 왔을 뿐. 정문의 진정한 목표는 호천대가 아닌, 절벽 위의 노인, 조숭이니까.

그저 지나가는 길목이지만, 호천대는 만만하게 볼 이들이 아닌 것은 분명한 사실. 정문은 긴장된 어깨를 보여주며 사제들에게도 긴장감을 가질 걸 무언으로 전했다.

침을 한 번 꼴깍 삼키는 공동파 무인들의 어깨에 힘이 들어간다.

- 스윽.

발을 뒤로 빼는 이들.

그리고 정문의 조금은 투박한, 하지만 공동과 가장 잘 어울리는 외침과 함께 이들의 몸이 앞으로 향했다.

“조져!”

- 와아아아!

갑작스레 들이닥친 공동의 습격. 뒤에서 전황을 관망하던 호천대로서는 마른 날에 된서리를 맞는 격이었다. 누가 저 두터운 신궁의 병사들을 뚫고 이곳까지 오리라, 예상이나 했겠나.

“스, 습격이다!”

“정비하거라! 이곳까지 뚫고 온 놈들이 있다!”

“샛길···! 샛길을 더 철저히 방어하라!”

당황한 호천대는 쏟아지는 칼날에 혼비백산하며 겨우 자신들의 역할을 상기한다. 당장에 전장에 투입되는 것이 아닌, 전황을 조금 본 후 명령에 따라 개입하려던 이들의 계획이.

철저히 조각나는 순간이었다.

- 휘익! 휘익!

- 슉! 슉!

공동의 칼날은 아무런 망설임이 없다. 이들은 금의위. 얼마 전 공동산을 직접 습격할 때 가담했던 이들과 같은 군복을 입은 이들이다.

자신의 집을, 자신의 아이들이 있는 그 보금자리를.

칼날로 더럽힌 이들에게.

공동은 자비를 베풀, 그런 선인들이 아니다.

“크아악!”

“끄억!”

쓰러지는 호천대의 무사들.

그들을 관리하는 조장 위사들의 표정이 굳어져 간다.

“지원을 요청하거라! 얼른!”

“옛!”

정말 하기 싫었던 일. 샛길을 따라가는 위쪽 길에는 호천대의 일부 병력이 머물고 있다. 조숭을 지키며 또 유사시를 대비한 이들.

이들에게 지원을 요청하러, 서둘러 수하를 보내는 조장 위사다.

“잡아!”

“딱 대! 이 새끼들아!”

공동의 공격은 계속된다. 하나로 벅차면 둘. 둘도 힘들다면 셋. 합공은 물론이고 땅을 구르는 나려타곤까지. 정파의 무인답지 않은 수단을 가리지 않는 공격들이 호천대를 노린다.

‘무, 무슨 정파의 무인들이···?’

이들이 강하다는 건 건너 들어 모르지 않았다. 하지만, 그 강하다는 말이 어디까지나 개개인의 무공이라 생각했지, 이토록 처절하고도 치열하게 싸우는 전투의 방식에 있을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금의위 위사들이다.

‘이건 마치···’

떠오르는 단어가 있다. 이들을 가리키는 말보다는 자신들을 말하는 단어에 더 어울리는 그런 단어.

‘군인(軍人)···?’

무인이 아닌 군인의 방식. 그런 방식이 공동파 도인들의 몸에 잔뜩 묻어 있다고 금의위 조장은 그렇게 판단했다.

무인의 몸으로 펼치는 군인의 전투 방식이라.

어쩌면 이상적일지도 모르는 조합이다. 무인이라는 개개인이 고강한 이들이 군인이라는 단체 행동에 걸맞은 전법을 다룬다.

누구인지는 모르지만, 이들을 이렇게 훈련시킨 자가.

예사로운 인물은 아닐 것이다.

- 다다다다다!

샛길의 위, 절벽 방면에서 한 무리의 호천대 무사들이 더 달려온다. 지원을 요청하러 갔던 병사가, 소식을 잘 전한 모양이다.

달려오는 이들 중에는, 조장급 위사들이 포함되어 있다.

“막아라!”

지원을 온 호천대 무사들은 서둘러 전선에 뛰어들어 가세했다. 멀리서 달려오며 보아도, 호천대가 밀리는 양상이 그들의 눈에 훤했기 때문이다.

“사형. 지원 병력이 만만치 않습니다.”

사제들을 다독이며 열심히 검을 휘두르던 진명. 진명이 새롭게 가세하는 호천대의 무인들을 보며 정문에게 무언가 결심이 아린 말을 뱉는다.

“맡기고···, 가시지요.”

맡기고 가라.

묵직한 말이 정문을 향하며 진명의 눈에는 굳은 결심이 아렸다. 이곳을 자신들이 맡을 테니, 정문은 조숭에게 향하라는, 진명의 충심 어린 말이었다.

“무리야. 저쪽 조장급 위사들은···”

아직 사제들에게 버거울 것이다. 정문은 그렇게 말하려다 사기를 생각해 말을 삼켰다.

“해봐야 아는 겁니다. 사풍도 있고···, 명화와 묵환까지 있으니, 저희가 맡아보겠습니다.”

“···무리야. 조금 더···, 조금 더 밀고 함께···”

조금 더 저들을 밀어내고 함께 샛길로 치고 올라가자. 정문은 그런 판단을 내렸지만, 그게 쉬운 일이 아님도 잘 알고 있었다.

처음 기세로 몰아붙이던 공동의 진격이, 이제는 한 발 앞으로 나아가기도 힘들 정도로. 느려졌으니까.

“······.”

가야 한다. 이곳에서 사제들과 함께 싸우다 보면 끝이 없다. 정문이 가세해도 결국에는 지지부진한 단체전일 것이며 결말이 없는 싸움.

더군다나, 이곳은 적진의 한복판이다. 이곳에서 싸움을 길게 끄는 건. 절대 좋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사제들에 대한 걱정이 여전히 정문의 발목을 잡는다. 진명과 사풍. 명화와 묵환이면 충분히 믿을 수 있는 사제들이다. 허나, 이들에게만 맡기고 가기에는. 호천대의 수준 역시 무시할 수 없기에, 정문은 계속해서 망설이고 있다.

‘한 명만···, 딱 한 명만···.’

한 명만. 딱 한 명만.

딱 한 명 정도의 중심을 잡아줄 걸출한 고수가 가세해준다면. 그렇다면, 정문도 마음 편히 자리를 비울 텐데.

정문은 그런 생각에 잠겨 쉽사리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었다.

‘스승님은···’

무리일 것이다. 맹주를 적진의 한복판에 둘 수도 없고, 자정은 격전 중인 중심부에서 무사들을 지휘하고 있으니.

화산과 소림, 남궁과 점창은 이미 손을 보탰고 당문은 독(毒)을 다루는 특성상 다른 맡은 임무가 있다.

당장에 이들을 도울 걸출한 무인은. 찾기 힘들지도 모른다.

그렇게 정문이 제자리에서 먼저 나서는 것에 단념하며, 호천대 무사의 검을 피하고 그를 베어갈 때.

- 쿠오오오오오!

- 우아아아아앙!

- 쿠와아아아앙!

어디선가, 그러니까 공동이 있는 곳과는 조금 떨어진 뒤편에서. 한 마리의 용이 울부짖는 소리가 들려온다.

들은 적은 있는 소리다. 허나, 조금 놀라운 건. 이전에 들었을 때는 이무기란 말도 부끄러울 그 울음소리가. 이제는 완전한 용의 울음과 닮았다는 점. 그게 전부였다.

이런 소리는.

개방의 항룡십팔장(亢龍十八掌)을 펼칠 때, 나는 소리다.

정문이 얼른 고개를 돌린다. 여전히 팔은 검을 들어 상대를 베어가는 중. 하지만, 그의 시선만은. 완전히 공동의 뒤. 무림맹의 무사들이 얽힌 곳을 향했다.

“죽어! 죽어! 죽어랏!”

그리고 그런 정문의 시선이 향한 곳에는. 물을 만난 듯 폴짝 뛰어다니며 연신 장풍을 쏘아대는, 한 거지가 있었다.

그의 허리에, 여섯 개의 포대가 달려있다.

‘저···, 저 거지 새끼···!’

강대하다. 그의 손에서 뿜어지는 장풍을 보며 정문은 그런 감상을 내놓았다. 이전과는 상상도 할 수 없는 강한 장풍. 항룡십팔장이라는 무공의 정수를 살린 그의 장풍이 신궁의 무사들을 날려버리고 있다.

공동산에서 먹은 천선단이.

그의 몸에 완전히 녹아든 덕이다.

천선단은 말 그대로 신의(神醫)의 영약. 가진 내력이나 잠재력이 크면 클수록, 그 효력은 배에 해당하는 영약이다.

홍구가 정문에게야 매질을 당하고 매번 부림을 받는 그저 그런 고수지만, 강호 내에서 그의 평가는 다르다.

개방이라는 강호제일방(江湖第一幇)의 후계자. 그만큼 가진 잠재력도, 원래 가지고 있던 내력도 담대한 이가, 바로 홍구일 것이다.

정문의 시선이 그를 훑는다. 거리를 재어보는 정문.

이 정도 거리라면. 닿을 수도 있을 거라. 정문은 그렇게 생각하며, 중원 무림에서 오로지 자신만이 가진 기술을 떠올렸다.

[호연신개!]

뭐라고 불러야 할까. 거지새끼라고 하기에는 모른 척을 할 것 같고, 그렇다고 홍구야! 라고 부르기에는 너무 다정하다.

해서, 정문은.

그저 별호를 부르는 것으로 타협했다.

홍구가 연신 고개를 흔든다. 어디서 들려오는 소리인지, 그는 알 수가 없기 때문이다.

전음입밀(傳音入密)이라는 이미 중원 무림에서 사장(死藏)된 기술을 정문이 펼친 덕이다. 정문은 서장의 반선라마에게 이를 배워, 적절할 때에 잘 써먹고 있다.

- 휙! 휙!

전음은 이미 사장된 기술. 말로는 다들 들어봤겠지만, 어디 처음 겪는 이가 이를 바로 알겠나. 홍구 역시 전음을 처음 접했기에 그저 고개만을 두리번거리며 정문의 속을 태운다.

[야이, 거지새끼야!]

결국, 터지고 마는 막말. 정문은 부탁을 전할 상대지만, 홍구를 향해 정겨운 단어를 뽑아내고 말았다.

“형님!?”

홍구는 이제야 저 정겨운 부름에 주인을 알아보는 눈치다. 적들과 대치하는 와중에도 고개를 돌리는 그의 모습이, 제법 여유롭다.

[앞쪽이다! 앞쪽!]

!!

소리가 들려오는 방향은 아니다. 전음은 미세한 기력을 쏘아 상대의 기맥과 단전을 울려 머리에 직접 전할 말을 울리게 하는 기술이니까.

홍구는 그대로 앞쪽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며 공동의 무인들이 호천대와 부딪히는 현장을 목격했다.

“어째서···? 이건 또···?”

왜 불렀냐, 이건 또 뭐냐.

여전히 말 많고 눈치 없는 그의 반응.

[나중에 설명하마. 일단 좀 와라.]

정문은 그에게 얼른 와줄 것을 청한다.

“아니, 여기서 거길 어떻게···?”

자세히 보이진 않는다. 입 모양을 읽는 것도 한계는 있으니까. 그래도 정문은 우선 ‘아니’라는 말과 ‘어떻게’라는 말만은 확실히. 홍구의 입에서 읽어 내었다.

[내력을 뿜어 땅을 차거라. 한 방에 높이 난다는 생각으로. 그리고 그대로 허공에서 진각을 밟거라. 지금의 너라면···, 할 수 있을 테니.]

“······.”

홍구는 자신의 머리에 선명히 울리는 말을 듣고도 그대로 믿지 못한다. 정문이 말하는 저 방법이라는 게. 허공답보(虛空踏步)를 말하는 걸, 홍구는 모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허공답보가 어떤 경지인가.

충분한 내력과 성취가 뒷받침되어야 하는 경지.

자신이 죽다 살아난 뒤, 조금은 고강해지긴 했지만, 아무런 과정과 수련 없이 강해졌기에 홍구는 온전히 자신의 경지를 믿고 있지 않았다.

자신이 먹은 약이, 천선단이란 건.

홍구도 모르기 때문이다.

[어서!]

재촉하는 정문의 목소리에 점점 노기가 찬다.

전장에서 높이 뛰어오르는 건 그렇게 좋은 행동이 아니다. 사방이 적으로 된 곳에서 자신의 몸이 사방을 넘어 육방을 비우는 자세이니까.

만약 그 상태에서 허공을 밟지 못하고 그대로 공격을 받는다면. 땅에 발을 대고 무공을 펼치는 외가(外家)계열의 무공을 익힌 개방의 무인은, 버티질 못할 것이다.

- 꿀꺽.

침을 크게 삼키는 홍구.

실패하면 죽는다.

하지만, 시도하지 않아도.

자신은 무정검에게 맞아 죽을 것이다.

그런 생각이 들자.

홍구는 단박에 선택을 내린다.

‘죽어도! 적에게 죽고 말지!’

다른 사람에게 죽는 게 무정검에게 맞아 죽는 거보다 낫다. 그런 생각으로 홍구는 서둘러 땅을 박차기 시작했다.

- 콰아앙!

웅장한 소리와 함께 높게 떠오르는 홍구의 신형. 주변에서 그와 맞서던 무인, 그리고 그를 뒤따르던 무인들이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본다.

누구는 공격을 위해, 누구는 왜 저런 멍청한 짓을 하는지, 이유를 알기 위해서.

하지만.

이내 그들의 반응은 모두, 감탄으로 변하고 만다.

- 팡! 팡!

하늘로 떠오른 홍구의 발이. 연달아 허공을 두 번. 밟듯이 때려버렸기 때문이다.

“허, 허공답보!”

허공답보는 무인에게 강기(强氣)와 같은 초절정의 상징. 비록 두 걸음이지만, 이는 분명한 초절정의 영역에 그가 발을 들였다는 증거일 것이다.

‘나, 난다!’

아니다. 나는 것도 아니며, 완벽하게 허공답보를 펼친 것도 아니다. 비천종을 펼치는 정문의 경공에 비하면, 저건 아이의 걸음마 수준이니까.

그래도 대단한 건.

부정할 수 없다.

- 슈우웅!

홍구는 그대로 몸을 아래로 내리며 정문이 있는 곳을 향해 날아갔다. 아니, 떠오르고 두어 걸음 걸은 뒤부터는 떨어지고 있다는 게, 맞는 말이겠지만.

어쨌든.

- 쿠웅!

홍구는 적들의 머리를 넘어, 무사히. 정문이 있는 곳으로 왔다.

“형님! 제가 왔습니다!”

- 챙! 서걱! 푸슉!

정문은 호천대 무사 몇을 베어버리며 홍구를 바라본다. 칭찬이 나올까.

“빨리 빨리 안 다녀? 죽을래?”

아쉽게도, 홍구의 예상은 빗나간다.

“여길 좀 맡아줘야겠다. 할 수 있겠냐?”

“여기라면···?”

“호천대. 금의위 애들이야.”

!!!!

금의위라는 말을 듣자, 홍구의 표정에 투심(鬪心)이 생기기 시작한다.

홍구에게 금의위는.

갚아줘야 할 빚이 있는.

그런 애들이니까.

“금의위··· 란 말이죠···?”

일전에 공동산을 습격했던 금의위 위사들. 그런 위사들 중 조장급 위사에게 홍구는 칼을 맞아 한동안 요양에 들어야 했다.

한 대를 맞았다면 백 대를 더 맞더라도 열 대를 때려줘야 하는 것이 거지의 생리. 결과가 어떨지는 몰라도.

지금은 아마.

자신이 열 대를 때려야 할.

그 순간일 것이다.

“맡기십시오!”

말과 함께 홍구가 기력을 끌어 올린다. 무정검의 부탁이고, 또 금의위라면. 이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

“애들 좀 살펴줘라. 보답하마.”

“예! 공동을 지키는 게 평량 거지의 숙명! 처음도 아니지 않습니까? 그리고 보답한다는 말도 잊지 않겠습니다!”

“그래, 인마.”

공동을 지키는 평량 거지. 이전까지는 들어 본 적도 없는 단어에 정문은 짙게 웃으며 홍구를 믿기로 한다.

“조장급···, 이제는 넘지 못할 산이 아닐 거다. 너를 믿거라.”

“우오오오!”

따스한 정문의 충고까지 더해지자, 홍구의 단전이 과열되기 시작한다. 홍구는 어느 때보다. 더 멋진 활약을 할지도 모르겠다.

- 타타타탓!

그대로 전장으로 뛰어드는 홍구.

- 쿠오오오오오!

크게 울부짖는 용 울음소리와 함께 호천대 무사 몇 명의 몸이 크게 날아가기 시작했다. 그가 지나간 자리에는, 용의 형상이 남아 있었다.

‘여긴 된 거 같고.’

“진명!”

“예, 사형!”

“맡기겠다. 사제들을 돌보거라!”

드디어. 정문이 앞으로 나아간다는 말을 진명에게 전했다. 밝게 웃으며 화답하는 진명.

“지킬 겁니다. 걱정 마십시오!”

“늦지 않으마. 잠시면 될 거다.”

“몸···, 조심하십시오, 사형!”

“빨리 오셔야 해요!”

“쳇, 늦기만 해보쇼!”

“이, 이기셔야 합니다!”

진명에 이어 사풍과 명화, 묵환까지.

사제들의 목소리가 정문의 등을 밀어준다.

마음 편히 걸음을 돌리는 정문.

정문이 쏟아지는 호천대와 공동의 도인들을 사이를 지나쳐.

절벽의 위로 향하는, 샛길 앞에 섰다.

‘조숭···’

이제 이 샛길을 따라 올라가면, 정문은 많은 것과 마주해야 한다.

천하제일검이라는 고수도, 노회한 정치가도.

그리고.

자신의 과거와, 이정문이라는 도인의 과거까지도.

정문의 발이, 샛길로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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