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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놈에서 고수까지-150화 (150/202)

# 150화

새어 나오는 살기에 주변에 사람들이 사라지자 황량한 대로변에 무릎을 꿇고 앉는 연수.

“호설아. 일어나야지. 아저씨 왔어.”

호설을 안아 들자 싸늘하게 식은 한기가 느껴졌다.

“우리 호설이 휙휙이 해야 하는데?”

잠든 듯 눈을 꼭 감고 당과를 끌어안고 있는 호설을 보는 연수의 눈에 고이던 눈물이 볼을 타고 흘렀다.

“우리 호설이 휘~야, 휘~야 해야지?”

말없이 늘어지는 호설을 안아 든 연수는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며 장원으로 돌아갔다.

장원으로 돌아가는 반 시진 동안 계속 호설을 안고 그녀의 귓가에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연수.

마을의 사람들은 피에 젖은 아이를 안고 가며 중얼중얼하는 연수를 피하며 그의 괴이한 행동에 쑥덕거리기 시작했다.

장원의 정문을 열어젖히고 들어서는데 피해를 보고하기 위해 달려 나오던 돌쇠가 멈칫하며 힘없이 발걸음을 멈췄다.

“...”

아무 말도 하지 못하는 돌쇠를 지나쳐 걸어가는 연수.

소개와 도평 역시 그런 연수에게 아무런 말도 해 줄 수가 없었다.

뒤채로 돌아오자 살아남은 무사 중 호개와 설개가 호설을 안고 걸어오는 연수를 보며 그 자리에 굳었다.

“아아···. 아아아..아아···.”

말을 잇지 못하며 다가오는 두 어린 무사의 눈에서 눈물이 쏟아져 내렸다.

조심히 바닥에 호설을 내려놓자 차갑게 식은 호설을 안고는 오열하는 두 무사.

“미안하다.”

그 말밖에는 할 말이 없었다.

겨우 한 달도 안 되는 사이 정을 준 자신의 심정도 찢어지는 것 같은데 젖먹이 때부터 키워온 이 두 아이의 마음은 오죽할까 생각하니 얼굴을 들 수가 없었다.

“미안하구나. 미안해.”

그 말을 끝으로 등을 돌려 장원을 나서는 연수.

연수의 신형이 장원을 나서기 무섭게 사라졌다.

목희는 살기를 줄기줄기 흘리며 자신의 앞으로 솟아나는 연수에 의해 순간 소름이 돋으며 몸을 흠칫 떨었다.

“살야림. 어디 있는지 알아낼 수 있어?”

“무슨 일이 생긴 겁니까?”

“지금은 시답잖은 장단에 맞춰줄 생각이 없어.”

차가운 그 목소리를 듣는 순간 목희의 몸이 덜덜 떨려 왔다.

마치 저승의 사자가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듯한 한기가 느껴져 왔다.

“사, 살야림의 관계된 것은 저희도 무엇하나 알지 못합니다. 다만 그들의 의뢰를 받는 방식은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건 도움이 안 될 듯한데···.”

“...”

말없이 무심한 눈으로 자신을 재촉하는 연수를 바라보자 떨림이 더 커지는 목희.

예전처럼 무지막지한 살기를 내뿜고 있지도 않은데 절로 본능의 밑바닥에 깔린 원초적인 공포가 자극되는 목희였다.

“처, 청매가 있습니다. 전서 점을 돌다 보면 청실을 발에 맨 전서응이 간혹 있사온데, 이 청매를 찾아 의뢰하면 그들이 찾아온다 합니다만···. 전서응을 추적할 방도는 없으니···.”

목희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사라지는 연수.

연수가 사라지자 목희는 그 자리에 주저앉아 두 다리를 꼭 끌어안고 덜덜 떨며 이유 없는 눈물을 하염없이 흘렸다.

덕창현의 전서 점이란 전서 점은 모조리 뒤지고 다니는 연수.

덕창현에서 청매를 찾을 수 없게 되자 말을 타고도 하루는 꼬박 달려야 할 목리까지 반 시진만의 주파한 연수는 목리의 작은 전서 점에서 청매를 찾을 수 있었다.

청매의 발목에 작은 종이에 몇 자 적어 날리자 하늘을 가르며 빠르게 날아가는 청매.

청매가 하늘을 가르며 날기 무섭게 사라지는 연수의 신형.

이틀을 꼬박 날아 이름 모를 높은 절벽의 숭숭 뚫린 구멍 중 하나로 쏙 들어가며 날개를 접는 청매.

검은 무복을 입은 사내는 그런 청매의 다리에 줄을 매어 놓고는 매의 다리에 달린 작은 통을 열어 종이를 꺼내어 펼쳤다.

종이에 쓰여 있는 글을 본 사내의 표정이 하얗게 질렸다.

그와 동시에 사라지는 사내의 신형.

사내가 나타난 곳은 동굴 밖 절벽의 위 장원이었다.

천장 단애의 꼭대기에 그 모습을 감추고 있던 장원은 고르지 않은 지반에 맞춰 전각들이 들어서 있는 모습이 살수들의 본거지가 아닌 마치 도사들이 도를 닦는 곳처럼 보여 이질감이 느껴지게 했다.

장원의 대전으로 걸음을 옮기는 사내의 표정은 여전히 딱딱하게 굳어져 있었다.

“내영이 대전에는 왜 왔지?”

허공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사내는 고개를 숙이며 입을 열었다.

“꼭···. 보고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 통과.”

허공에서 잠시 망설이다가 들려오는 목소리에 사내는 대전 안으로 들어섰다.

대전의 안에는 정면과 양옆으로 높은 계단이 있었는데 그 꼭대기에는 세 명의 노인이 의자에 몸을 묻고는 두 눈을 감고 있었다.

“내영 소속 제 삼대 청매관리자 십사 번입니다.”

사내의 보고에 노인들이 눈이 떠졌다.

“무슨 일이지?”

정면의 노인이 묻는 말에 사내는 무릎을 꿇은 채로 작은 종이를 손바닥 위로 올렸다.

“방금 목리에서 도착한 청매에 매여 있던 의뢰서입니다.”

노인이 사내를 향해 손을 뻗자 사내의 손바닥 위 종이가 노인의 손으로 날아들었다.

종이의 글을 읽은 노인의 표정이 일변하며 벌떡 일어섰다.

“무슨 일이 난 게요?”

노인은 손을 부르르 떨며 종이를 좌측의 노인에게 보냈고, 종이 안에 글자를 확인한 노인은 맞은편 노인에게 종이를 보냈다.

세 번째 노인은 대체 무슨 일이기에 저 늙은이들이 저런 반응을 보이는가 싶어 서둘러 종이를 펼쳐 눈가를 찌푸리며 작은 글씨를 읽어내렸다.

-지금 가고 있다.-

-고연수.-

“고, 고연수라면?”

“얼마 전 받아들인 의뢰의 목표요.”

“... 며칠 전 방향을 틀어 이자와 관계된 자들을 모조리 추살하라는 명령을 내리지 않았었소?”

대전의 가운데에 앉은 노인은 무거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주변인들을 죽여 심기를 흩트리고 특영대를 보내기로 했던 것 같은데···?”

“맞소.”

“근데 어떻게 그가 이리로 온다는 경고를 하는 게요? 이건 심기가 흐트러진 사람이 보일 반응이 아닌 것 같은데?”

“심기가 흐트러지기는커녕 화가 많이 나 보이오.”

“신경 쓰지 맙시다. 백 삼십 년. 그 긴 세월 한 번도 우리의 거처가 드러난 적은 없었소. 철저히 의뢰를 전서응만을 통해 주고받은 우리요. 그 어떤 흔적도 중원에 남긴 적은 없었소.”

말을 마치고는 털썩 주저앉는 우측에 앉은 노인.

앉기 무섭게 고개를 떨구고 잠드는 노인을 보며 사내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자그마치 입신경의 고수였다.

지난 백삼십 년 동안 그런 자를 건드린 적이 없던 살야림이었다.

이번 의뢰는 사내의 마음 같아서는 받아들여서는 안 될 의뢰였다.

벌써 외영의 살수들이 백 명 가까이 죽었다고 들었다.

그런데도 저 늙은이들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있었다.

좌측에 있던 노인 역시 고개를 끄덕이며 앉았다.

“별일이야 없겠지만 신경은 쓰이는군.”

자리에 앉은 노인은 잠시 중얼거리고는 품에서 아편을 꺼내어 곰방대에 넣고는 불을 붙여 깊게 빨아들였다.

잠시 몽롱한 표정으로 허공을 응시하더니 스르르 눈을 감고 고개를 떨구는 노인.

두 노인을 보고는 고개를 저은 가운데에 노인 역시 자리에 앉았다.

노인은 막 뭐라 말을 하려는지 입술을 달싹거리더니 이내 입을 다물고 고개를 숙였다.

사내는 노인들의 반응에 조용히 일어나서는 대전 밖으로 나섰다.

대전을 나오는데 자신을 살피는 기색이 느껴지지 않자 고개를 가로 기울이며 주변을 살피던 사내는 이내 발걸음을 옮겼다.

동굴로 돌아와 청매들을 살피며 새로운 의뢰가 없나 확인하며 바쁘게 일과를 보는 사내.

일과를 마치고 동굴 밖으로 나오니 하늘 위에는 어느새 달이 걸려있었다.

사람 기분을 나쁘게 만드는 핏빛으로 물든 달을 보니 괜히 불쾌해지는 사내였다.

“하아, 이러니 내영이나 하고 있지. 겨우 적월을 보고 감정이 상하다니.”

살야림에서 내영은 제대로 된 사람의 취급을 받지 못한다. 하는 일이라고는 대부분 잡무뿐이고, 그나마 사내처럼 매라도 잘 다루어 의뢰를 받는 일을 맡은 것은 나은 편이었다.

기껏 힘든 십 년의 생존훈련을 끝내고 내영으로 배치받고, 종일 밥하고 빨래하는 내영의 살수들도 있었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숙소로 돌아가는데 문득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뭐지?’

고개를 기울이며 잠시 생각에 잠기는 사내.

평소와 다름없는 장원의 고요가 왠지 위화감이 느껴지는 밤이었다.

“빌어먹을, 하필 적월이 떠서는.”

말을 마치고는 숙소로 돌아와 옷을 갈아입고 식당으로 가는 사내.

업무가 끝난 살수들은 검은 무복을 벗고 평복을 입는 것이 살야림의 규칙 중 하나였다.

오늘은 특히 돌아온 청매들이 많아 그 분류를 해 놓느라 정신없이 일하던 사내는 이제야 늦은 저녁을 먹기 위해 발걸음을 재촉했다.

식당의 문을 여는 순간 사내의 눈이 커졌다.

식당을 가득 채우고는 음식 앞에 고개를 처박고 있는 살수들.

정상적인 광경이 아니었다.

잠시 자리에 굳어있던 사내는 떨리는 걸음을 옮기며 제일 가까이에 있는 살수의 목을 짚었다.

사실 짚어 볼 것도 없었다. 이처럼 많은 사람이 식당을 가득 메우고 있음에도 조금의 열기도 느껴지지 않고 차가운 장내의 공기만 봐도 이미 모두 죽어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다만 직접 확인하지 않고는 도무지 믿을 수 없는 광경이었기에 직접 확인을 해 본 것뿐이었다.

사내는 재빨리 몸을 돌려 살야림의 곳곳을 돌아보았다.

숙소와 수많은 전각 그리고 마지막으로 대전까지.

마지막으로 대전 노인들의 죽음을 확인한 사내는 그 자리에 털썩 무릎을 꿇었다.

“말도 안 돼···.”

“글쎄. 살야림이 망했다. 말이 되는데?”

깜짝 놀란 사내가 습관적으로 벌떡 일어서며 소도를 역수로 쥐고 방어 자세를 취했다.

“누구냐?!”

“알잖아.”

의문의 사내의 말대로 잘 알고 있었다. 다만 확인을 하기 위해 물었을 뿐.

“패신살성···.”

“대화가 통할 것 같은 인물이 몇 되지 않더군. 그중 네가 제일 말이 잘 통할 것 같아서 살려두었는데···.”

“...”

연수의 눈을 가만히 바라보던 사내의 신형이 흔들린다 싶은 순간 그의 발목은 땅에 붙은 채로 사내의 신형이 쓰러졌다.

“크아아!”

발목이 잘림과 동시에 화기에 녹아 절단면이 지혈되어 버린 사내는 비명을 지르며 바닥에 서 있는 자신의 발목을 바라보았다.

“다리가 불편하다 해도 두 팔이 남아있다면 사는 데는 큰 지장이 없어. 제법 무공을 익힌 것 같은데 훈련을 조금 하면 의족을 달고 걸어 다닐 수 있을지도 모르지.”

“크윽···! 살려줄 생각은 있으시오?”

“내 궁금증을 잘 해결해 준다면 그 목숨. 살려주마.”

“그걸 어찌 믿을 수···.”

“나에 대해 잘 알고 있지 않은가?”

사내는 인정 할 수밖에 없었다.

“무엇이 궁금하오?”

“너희 살야림 말이야. 어디의 지원을 받고 있지?”

사내의 동공이 세차게 흔들렸다.

“그, 그건···.”

“이제부터 대답이 늦거나 거짓을 고하면 신체를 하나씩 자를 거야. 잘 대답해. 네 번만 삐끗하면 평생을 굼벵이처럼 굴러다니며 살아야 하니까.”

“저희 살야림은 일월신교의 지원을 받고 있소. 저희는 그들에게 각종 금전적 지원을 받고, 그들은 저희에게 중원의 각종 정보를 받아갑니다.”

“너희 살야림이 마교의 산하는 아니고?”

“내가 아는 한 그런 관계는 아니오.”

“다음 질문 나를 죽여달라 의뢰한 놈은 누구지?”

“당신의 의뢰인이 누구인지 지금의 나는 모르오. 하지만 단애각에 가면 분명 의뢰인의 정보가 있을 거요.”

“그래? 가지.”

순간 온몸이 굳으며 목 아래로는 움직이지 않는 사내의 몸이 허공으로 둥실 떠올랐다.

“어디지?”

“저기 돌기둥이 세워진 전각이오.”

전각 안으로 들어가 혈도를 풀어주자 탁자를 짚고 겨우 서는 사내.

고통으로 절로 인상을 찌푸린 사내는 이를 악물고 필사적으로 각종 종이를 해치며 손을 바삐 놀렸다.

갑작스레 반자 정도 키가 줄어들자 손이 닿지 않는 서랍을 열려고 낑낑거리는 사내.

서랍이 스르르 열리며 안에 종이 뭉치가 떨어져 내렸다.

바닥에 떨어진 종이들을 주저앉아 한참 해 짚은 사내는 한 장의 종이를 빠르게 읽고는 연수에게 내밀었다.

그의 손에서 연수의 손으로 빨려 들어오는 종이.

-의뢰인 사패련. 련주.

-대금인 제갈세가 가주.

-목표 사황성의 적영대장

-특이 사항. 입신경의 고수로 추정됨. 의뢰등급 대천 급.

“마지막으로 묻지.”

마지막이라는 말에 사내는 절로 침을 꿀꺽 삼켰다.

“무, 물으시오.”

“너, 앞으로 살야림을 다시 키울 생각이 있어?”

“어, 없소. 살야림이 그간 모아놓은 재물이 어마어마하오. 그중 조금이라도 내어 준다면 어디 시골에 농지라도 사서 평생을 무림에서 발을 빼고 죽은 듯이 살겠소.”

“그 말 믿지. 그 재물이라는 거 다 가져가도 상관없어. 다만 기억해둬. 살야림이라는 이름이 다시 강호에 퍼져 나온다면 세상에 다리 병신은 다 죽이는 한이 있더라도 널 찾아낼 거야.”

“나, 나 같은 놈이 뭘 할 수 있겠소? 살려만 주시오.”

“좋은 결심이야. 그 결심 흔들리지 않길 바라지.”

말을 마치며 사라지는 연수의 신형.

사내는 연수의 신형이 사라지기 무섭게 한숨을 내쉬며 의자를 짚고 일어섰다.

중심을 잡기가 힘들어 비틀대는 사내.

한 걸음씩 내디딜 때마다 참기 힘든 통증에 신음이 새어 나왔지만, 의자를 반으로 쪼개 목발 삼아 움직였다.

대전으로 돌아와 대전의 중간에서 자는 듯 죽어있는 노인의 품을 뒤져 묵빛 열쇠를 찾은 사내는 노인이 앉아 있던 의자에 작은 구멍으로 열쇠를 꽂고 돌렸다.

-쿠릉! 드르르르륵!

먼지와 함께 굉음을 내며 열리는 대전의 바닥.

사람을 묻으면 백 명도 넘게 들어갈 커다란 지하바닥에는 온갖 재물이 가득했다.

이를 악문 사내는 큰 보자기에 금덩이며 각종 보물을 가득 채워 넣었다.

보자기를 묶어 등에 둘러매니 왠지 가벼운 느낌이 들었다.

사내의 눈에는 욕심이 가득 깃들기 시작했다.

“발목 두 개에 이곳에서 벗어나고, 큰 부자가 된다면 손해는 아니지.”

사내는 구석에 있는 커다란 자루에 미친 듯이 보물들을 쓸어 담았다. 이제는 다친 몸으로 들기도 힘들만큼의 보물을 채운 사내는 새로운 자루를 꺼내 계속해서 보물을 쓸어 담았다.

“거기서 뭐 하는 거지?”

싸늘한 목소리에 사내의 등줄기로 소름이 돋았다.

천천히 고개를 올려보니 검은 무복에 복면을 쓴 사내가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특영대장.

특유의 기세만 봐도 알 수 있었다.

살야림 최고의 살수.

“그, 그게···. 저는 이 살겁과는 관계가 없습니다.”

“알아. 네 실력에 무슨. 흉수는 누구지?”

“패신살성이···.”

“그래? 그랬군. 그런데 너는 왜 살아있지?”

무감정한 말투로 묻는 특영대장의 말에 순간 사내의 말문이 막혔다. 막 뭐라 입을 열려는데 시야가 돌아가며 천장이 시야에 들어오자 사내는 의문에 휩싸였다.

목이 떨어지기 무섭게 허물어지는 그의 시체.

“패신살성이라···.”

사내가 처음에 싸놓았던 보자기를 옆구리에 낀 특영대장은 대전 밖으로 몸을 돌렸다.

적월을 바라보는 특영대장의 두 눈에는 여전히 감정이 느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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