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도둑놈에서 고수까지-80화 (80/202)

# 80화

꼭두새벽부터 시작된 도사들의 수련은 날이 어두워지자 끝이 났다. 쉬는 시간도 점심 무렵 벽곡단을 씹으며 일각 해 질 무렵 일각으로 끝이었고, 식사도 물과 벽곡단이 전부였다.

‘수련은 제대로 할 줄 아는구나. 하긴 괜히 명문이 아니겠지.’

수련이 끝나고 밝은 달이 모습을 드러내자 늙은 장로들이 제자들을 두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제 움직이는군.’

연수는 장로들의 뒤를 쫓았다. 암동을 최대로 펼치자 신형이 어둠과 동화되어 육안으로는 확인할 수 없었다.

일정 거리를 유지하며 장로들의 뒤를 쫓는 연수.

길도 나 있지 않은 험한 산세로 접어들며 자연스레 신형을 날리는 장로들을 보는 연수의 눈이 커졌다.

‘역시, 곤륜 도사 답네. 운룡대팔식이라···.’

산중수련에 익숙한 연수였다.

한때는 목공을 온몸으로 굴리며 험한 산세를 이리저리 뛰어다니기도 했었기에 산중에서 경공을 펼치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잘 알고 있었다.

산세가 험하기로 유명한 곤륜산에서 태어난 무공인 운룡대팔식이 왜 그리 유명한지 직접 견식을 해 보니 단번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한참을 더 험한 산을 오르니 산맥의 정상에 커다란 거목이 나왔다.

거목의 앞에 내려선 세 장로는 거목의 꼭대기에 설치된 전서구 집을 올려다보고는 발을 구르며 단번에 거목을 타고 올라 전서구 집에서 작은 쪽지를 들고 내려왔다.

“사형, 새로운 연통이 있습니까?”

“있네.”

“장문인의 연통은 없는 겁니까?”

대답 대신 작게 고개를 끄덕이는 장로의 표정이 썩 좋아 보이지 않았다.

세 장로는 잠시 침묵하며 묵묵히 침통한 표정을 짓더니 쪽지를 펴 보았다.

“아직도 림목산이라니?”

“사형 아무래도 이상합니다. 한 달이 다 되도록 림목산이라니 추련이라는 작자를 믿을 수 있는 겁니까?”

“글쎄···. 장문인 또한 같은 연통을 받았을 텐데 아직 뭐라 말씀이 없으시니···. 아무래도 더 기다려 봐야 할 것 같네.”

“장문 사형은 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계시는지···.”

한숨을 쉬던 장로는 또 다른 쪽지를 꺼내 들었다.

“그건 어디서 온 것입니까?”

“지영문에서 온 요즘 정세에 대한 연통일세.”

쪽지를 펴 보는 세 장로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운남 곳곳에서 난리가 난 모양이군요.”

“벌써 이렇다는 건···.”

“머지않았다는 것이지요. 정사 대전 곧 일어납니다! 정녕 저희가 이곳에서 이러고 있어도 되는 겁니까?”

“대체 장문인은 무슨 생각이실지···. 우리는 우리의 본분을 다할 뿐이네. 돌아가세.”

“사형!”

“어허, 사제. 사형인들 별수가 있으신가? 장문 사형을 믿어 보세.”

“하아···.”

깊은 한숨을 몰아쉬며 잠시 말없이 밤하늘만 올려다보던 세 장로는 경공을 펼치며 산에서 내려갔다.

연수는 한참을 위치를 지키고 있다가 장로들이 살핀 거목으로 몸을 날렸다.

꼭대기에 있는 전서구 집에는 여러 마리의 비둘기들이 쉬고 있었다.

‘역시 전서구로 연통했구나. 이제 도사들보다 한발 빠르게 대응할 수 있겠구나.’

그렇게 열흘 째.

도사들을 살피며 매번 먼저 전서구를 가로채 읽던 연수의 눈이 반짝였다.

‘어째서?!’

쪽지의 안에는 림목산에서 대수산으로 이동 중이라고 쓰여 있었다.

연수는 의아함을 감출 수가 없었다. 서장을 넘어 몸을 숨기면 그만인 것을 어째서 다시 그것도 이곳으로 돌아오고 있단 말인가?

‘느낌이 좋지 않아.’

연수가 도사들을 지켜본 지 한 달이 지났다. 최근 가로챈 쪽지에는 오 일 안에 대수산에 도착한다고 쓰여 있었다.

하여 지난 밤부터는 공숙까지 야행복을 입고 멀리서 연수와 함께 긴장 상태를 유지하며 도사들의 주위를 맴돌고 있었다.

추련에게서 마지막 연통이 온 지 오 일째 밤.

물론 도사 무리는 그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사형 며칠째 연통이 없는 것이 이상하지 않습니까?”

“글쎄···. 대수산으로 이동 중이라는 연통이 있었으니···. 전서구가 다 떨어진 게 아니겠나?”

“그럴까요? 느낌이 좋지 않습니다.”

“일단은 하산하지 말고 계속 기다려 봅시다.”

“그래야겠지.”

연수는 저 멀리 모닥불을 피워놓고 도란도란 이야기하는 도사 무리를 보면서 깊은 생각에 빠져있었다.

‘아무래도 이상하다. 사부는 그렇다고 쳐도 노야께서는 어째서 추적자의 존재를 눈치채지 못하고 계신 거지? 추련이라는 놈이 그렇게 실력이 좋은가?’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데 대수산 자락 하늘 위로 요란한 소리를 내며 푸른 불꽃이 여러 발 날아올라 터졌다.

그와 동시에 대화를 멈추고 불꽃이 날아 오른 곳으로 튀어 나가는 여섯 도사.

그 뒤를 잔뜩 인상을 찌푸린 연수와 공숙이 뒤따랐다.

도사들은 미행이 붙은 줄도 모르고 최대로 경공을 펼치며 앞만 보고 달려나갔다.

한참을 달리던 도사들은 앞에 느껴지는 기척에 검을 뽑아 들며 마주 달려오는 인영을 막아섰다.

“멈춰라!”

집법당주가 서로 부축하며 달려오는 두 명의 인영을 막아서며 날카로운 기세를 뿜어냈고 그 두 인영 뒤로 회색 무복을 입은 열 두 명의 무인들이 두 인영의 주위를 포위했다.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두 인영.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두 인영의 표정에 절망감이 어렸다.

포위된 두 인영의 옆으로 검은 야행복을 입은 두 명의 무인이 떨어져 내렸다.

자신들의 뒤에서 튀어나온 두 인영을 보고 질겁한 장로 하나가 호통을 쳤다.

“누구냐! 네놈들!”

떨리는 목소리를 바로 잡으려고 애를 썼지만, 도무지 진정이 되질 않고 목소리는 덜덜 떨려 나왔다.

“사부, 이게 무슨 일입니까?”

복면과 야행복으로 까맣게 물든 그림자 같은 모습을 한 인영에 입에서 그리운 목소리가 들려오자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노인은 밝게 웃으며 연수를 안아 왔다.

“무사했구나! 무사했어. 내 제자가 무사했어.”

따뜻하게 안아주는 사부를 마주 안아 가는 연수의 눈에서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렸다. 허전한 오른쪽 어깨.

사부의 오른팔이 사라진 상태였다.

자신을 가르치고 손수 음식을 해 먹이던 그 오른팔이 사라졌다.

“어찌 된 거예요? 왜! 누구예요? 누가 이런 거예요?”

“클클클. 누군들 뭐 어떠냐? 이 사부 사파행을 이어오다 보면 이런 날도 있을 줄 알고 있었다. 그보다 너는 괜찮은 게야?”

“예. 제자 멀쩡합니다. 아니 멀쩡하고도 넘쳐요. 드디어 고수가 되었어요. 사부가 그토록 원하던 고수가 되었어요. 사부의 가르침으로 당당히 고수가 되었다고요.”

그제야 연수에게서 느껴지는 기세를 느낀 사부가 대소를 터트렸다.

“하하하하하! 장수무투의 제자가 절정고수가 되었구나!”

무황을 바라보며 그간의 사정을 눈빛으로 물었다.

“곤륜과 지영문에 네 사부가 정체를 들켜버렸다.”

“그 후 내가 도와 위기는 넘겼다만 추련이라는 놈에게 나까지 중독당했다. 그 후 계속 쫓기며 예까지 왔는데···.”

더 듣지 않아도 일련의 일들이 머릿속에 그려졌다.

“사부의 팔을 가져간 놈은 누굽니까?”

무황은 잠시 연수를 바라보더니 입을 열었다.

“지영문주.”

순간 연수에게서 진득하고 무서운 살기가 주변으로 퍼져 나왔다.

“누이. 뒤에 놈들을 다 죽여 주실 수 있겠소?”

연수의 말에 무황과 사부가 만류하고 나섰다.

“만만치 않은 놈들이다.”

“연수야! 도망가라! 살아야 훗날 복수도 있다.”

“사부···. 제자가 왔으니 더는 도망 따위 안쳐도 됩니다.”

자신감 넘치게 말했지만 사실 상황은 좋지 않았다.

앞에는 만만치 않은 절정고수 셋과 무서운 검진을 펼치는 일류의 끝에 매달려 있는 고수 셋이 진을 치고 있었고, 뒤에서 느껴지는 기운 또한 만만치 않았다.

사부는 이미 도망치기도 쉽지 않아 보였고, 중독되었다는 무황 또한 제대로 운신하기 쉽지 않아 보였다.

-누이 미안하오.

-뭐가?

-아무래도 저희는 오늘···.

-상관없어. 사부의 원수를 다 갚지 못한 게 아쉽지만 한 놈이라도 더 데려가면 그만이야.

-고맙고 미안해요.

전음을 마친 연수는 눈앞에 곤륜의 고수들을 노려보았다.

“이놈! 저 늙은 도둑놈의 제자였구나!”

“그래 근데 뭐 어쩌라고?”

말을 끝내며 강력한 기운을 담아 바늘을 날리는 연수.

-쐐애액!

파공성과 함께 날아가는 바늘.

-따따따땅!

날아오는 바늘을 검 하나로 모두 걷어낸 집법당주.

“비겁한 놈!”

“비겁은 겨우 두 사람을 떼거리로 몰아붙이는 네놈들이지.”

“뭐?! 그건···.”

“됐어. 너랑 그딴 거 따질 생각 없어.”

양 팔목을 돌리자 연수의 양손에 초승달 모양의 단검이 쥐어졌고 그와 동시에 신형이 흐려진 연수가 집법당주에게 달려들었다.

“암수일살?! 모두 조심해라.”

-까까깡!

양손에 들린 단검을 휘두르며 거리를 좁히려는 연수의 주위로 도사들이 포위망을 펼쳐 왔다.

둥글게 자신을 향한 포위망이 갖춰지자 연수의 양손이 가슴으로 당겨지며 강렬한 기세와 함께 빙글 하고 몸이 돌았다.

‘화련쾌창격!’

연수를 중심으로 주변으로 날아가는 빠른 검기.

도사들은 저마다 검을 휘두르며 검기를 쳐내고 있었다.

-따따땅!

“큭”

“다, 당했습니다!”

“이놈!”

“독이다. 중독된 사람은 뒤로 물러서거라!”

예상대로 무음의 바늘을 화련쾌창격과 섞어서 날린 것은 잘 먹혔다. 장로 셋은 모두 막아낸 것 같지만 젊은 도사 셋은 모두 검은 먹칠을 해 놓은 독침에 중독되었다.

“목숨으로 사죄하거라!”

무거운 기세와 함께 연수의 목을 노리며 떨어져 내리는 장로의 검.

앉은 자세에서 오른손을 들어 검을 막아냄과 동시에 몸을 돌리며 공중에 띄운 연수의 왼손이 회전력을 그대로 담아 장로의 목으로 날아들었다.

-깡!

지켜보던 집법당주의 검이 날아들어 막아내지 않았다면 십중팔구 현무당주의 목을 꿰뚫을 수 있었을 것이다.

지연화법당의 당주가 중독된 제자들을 살피는 지금이 연수에게는 절호의 기회였다. 지금 하나라도 장로의 멱을 따 놓아야 할 것인데 집법당주의 참견으로 기회가 날아가자 살심이 들끓기 시작했다.

“잡스러운 살기로다! 갈!”

집법당주가 달려드는 연수에게로 마주 검을 휘둘렀다.

현무당주는 순간 목을 꿰뚫리는 듯한 착각에 목을 매만지며 고개를 흔들어 정신적인 충격을 털어내고 있었다.

집법당주는 세 장로 중 가장 고수였다.

연수로서도 단숨에 제압하기 쉽지가 않았다.

특히나 거리를 내주지 않고 연수를 몰아붙이는 운신법은 가히 무황을 떠오르게 할 정도였다.

그러나 연수는 지금 정당한 비무를 하는 것이 아니었고 그럴 생각도 없었다. 하나라도 더 죽여 수를 줄여야 하고 어떻게든 사부를 저리 만든 놈들의 육신을 찢어발기고 싶었다.

연수의 동공이 점차 붉은 빛으로 물들어갔다.

-까까까깡! 깡깡! 깡! 깡! 깡!

기세가 일변하며 몰아붙이던 자신의 검을 향해 맹렬한 공격을 퍼붓는 연수에 의해 잠시 당황하여 주춤한 집법당주.

그런 그의 검면을 연수의 단검이 강렬히 찍어왔다.

‘이 무슨 해괴한!’

검에 내력을 더 밀어 넣으며 연수를 다시 밀어붙이려던 집법당주가 뒤로 물러섰다.

연수의 검 끝에 살짝 비치는 붉은 빛.

강기라고 하기에는 한참 모자라지만 기사라고 하기에는 이미 그 위력을 뛰어넘은 것처럼 보였다.

그 증거로 자신의 검면에 실금이 가고 있었다.

한번 좁혀진 거리를 다시 줄 생각이 없는 연수는 맹렬하게 따라붙으며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현무당주에게 바늘을 쏘아냈다.

-따땅!

어둠 속에서 무음으로 날아오는 검은 바늘은 절정 고수로서도 위협적이었다.

지속해서 바늘을 날리듯 손을 흔드는 연수의 움직임에 움찔거리며 함부로 접근하지 못하던 현무당주의 얼굴이 붉어졌다.

“이놈! 잡스러운 속임수를!”

집법당주를 따라잡으며 품속에서 검은 천을 꺼내며 머리 위로 휘두르는 연수.

검은 천에서 수많은 바늘이 떨어져 나와 주변으로 날아들었다.

“사형들! 조심···.”

“큭!”

현무당주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제자들을 돌보던 지연화법당주의 신음이 들려왔다.

‘됐다!’

“이놈!”

눈이 뒤집혀 달려드는 현무당주와 눈짓을 주고 받은 집법당주가 물러서던 신형을 멈추며 연수를 향해 검을 뻗어왔다.

이대로 집법당주를 공격하면 등 뒤로 날아오는 현무당주의 검에 등을 꿰뚫릴 것 같이 위태해 보이는 연수.

-그그극!

몸을 틀어 앞뒤로 찔러 오는 검을 양손의 단검으로 비틀며 공격을 막아냈다. 어두운 주변을 서로의 검이 마찰을 일으키며 불꽃을 내어 밝혔다.

둘의 공격을 막아내기 무섭게 양쪽에서 일장을 뻗어왔다.

연수의 입매가 비틀리며 양쪽으로 일장을 마주 뻗어갔다.

“큭!”

“이놈이 끝까지!”

이미 예전에 남궁진수를 상대로 써본 수법이었다. 거리낌 없이 손가락 사이에 껴놓은 검은 바늘로 두 장로를 모두 중독시켰다.

예전처럼 팔이 부러지거나 내상을 입지도 않고 절정고수 셋을 무력화시켰으니 어쩌면 오늘은 살아서 이곳에서 사부를 모시고 나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잠시 여유가 생겨 공숙 쪽으로 시선을 돌리자 붉은 독장을 사방으로 뿌리며 사무진독장을 유감없이 펼쳐 내어 많은 고수를 몰아치고 있었다.

“누이! 최대한 빨리 다 죽여버립시다!”

“응! 걱정하지 마! 이놈들 별거 아니야!”

연수가 막 단검을 양손에 쥐며 중독된 장로들을 살기로 번들거리는 눈길로 바라보자 무황의 다급한 음성이 들려왔다.

“연수야!”

무황의 음성을 듣자 동공에 붉은빛이 사라지며 살심이 가라앉는 연수.

“노야···.”

-한 번만 지나쳐 줄 수는 없겠느냐?

-노야···. 하지만···.

무황은 식은땀을 흘리며 내력을 끌어올려 열심히 독을 누르고 잔뜩 긴장하고 있는 장로들의 앞으로 나섰다.

“너희들이 이토록 질리게 따라 붙는 것은 나 때문이겠지?”

불리한 상황에서 장로들은 서로 눈짓을 주고받고는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무황은 그런 그들을 둘러보고는 얼굴을 가린 복면을 내렸다.

은은한 달빛에 비친 무황의 얼굴을 확인한 세 장로의 눈이 점차 커졌다.

“어, 어찌! 어찌하여···.”

“이게 대체···.”

“...”

입을 벌리고 채 말을 다 잇지 못하는 장로들.

“오늘은 서로 모른 채 지나치자꾸나. 그것이 너희를 위한 일이기도 하다.”

“...”

세 장로는 아무 말도 못 하고 넋을 놓고 있었다. 연수는 막 공숙에게 몸을 날리며 한 손을 거들려고 하는데 장내로 수십 명의 무인이 떨어져 내리며 연수와 장내의 무인들을 중심으로 양쪽으로 나뉘어 대치했다.

“누, 누구시오?”

당황한 장로의 음성에 우측에 있는 무인 하나가 앞으로 나섰다.

“혹 곤륜파의 현무당주 아니시오?”

“맞소! 당신들은···.”

“맹에서 나왔소이다.”

맹에서 나왔다는 말에 무황은 서둘러 복면을 다시 썼고, 연수와 공숙 또한 뒤로 물러서며 경계했다.

연수는 맹의 무인들과 대치하고 선 자들을 둘러보며 입을 열었다.

“그쪽은 혹여 사황성에서 나왔소?”

“그래.”

짧고 두꺼운 도를 오른손에 쥐고 늘어트린 삼십 대 중반쯤 되어 보이는 무인이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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