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1화 유성이락
백광 존자는 짜증이 난 상태였다.
전부 무인도 아니었으니 하루 정도면 따라잡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들은 흔적을 최소화하면서도, 거의 휴식하지 않고 움직였기에 추격에 사흘이 소모됐다.
‘처음엔 바로 죽이려 했지만.’
결의가 가득한 지부장의 얼굴을 보고 있으니 좌절감을 안겨 주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자신을 이렇게 고생시켰으니 쉽게 죽여 줄 수는 없었다. 천천히 좌절과 고통을 맛보며 죽음을 맞이해야 했다.
그런 생각을 하자 백광 존자의 기분이 풀어진다.
이 얼마나 아름다운 생각인가!
하늘에서 중생들을 둘러보고 있을 부처도 탄성을 내지를 것이 분명하다.
중원에서 흔히 말하는 불가와는 전혀 다른, 저들만의 방식으로 해석한 불가의 가르침에 기반한 아주 악질적인 생각이었다. 참으로 신기한 것은 이런 마음가짐으로도 무(武)의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랄까?
“죄, 죄송합니다! 부, 부디… 그만둬 주십시오……! 제바알! 크어억!”
능 노인이 처절하게 외치며 괴승들의 앞을 가로막았다. 하지만 괴승들은 눈 하나 꿈쩍하지 않고 노인을 내동댕이쳤다. 노인은 이렇듯 괴승들에게 추격당한 것이 자신의 탓인 것만 같았다.
‘내가 쓰러지지만 않았어도… 그렇다면 식솔들이 이렇게…….’
자학.
노인은 자신의 머리를 바닥에 쿵쿵 찍었다.
물론, 지금 상황에 노인에게 신경 써 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모두 비명을 지르고, 괴승들의 마수에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을 치고 있었다.
“크으윽…….”
백광 존자가 지부장의 머리를 잡고, 아비규환의 광경을 보여 준다.
“웃기지 않나, 어차피 죽을 건데 저리 아등바등 도망치려 하는 모습이?”
“네놈은… 네놈은 천벌을 받을 것이다…….”
백광 존자가 그의 말에 조롱하듯 답한다.
“하하하! 천벌을 받는 것은 네놈들이지. 감히 본 궁의 소궁주를 해한 죄는 이것으로 끝나지 않을 거다. 회녕 지부는 시작에 불과하다. 이미 다른 지부에도 본 궁의 존자들이 들이닥쳤을 것이다. 아마 너와 똑같은 광경을 보고 있겠지.”
지부장이 발작하듯 몸을 떨어 댔다.
어찌 이럴 수가 있을까? 악행을 펼치는 나찰마궁은 왜 이토록 강한 걸까? 자신은 노력해도 전혀 올라설 수 없던 경지에 올라 있다. 저렇게 악을 행하며 살아왔기 때문에 강한 걸까? 왜 평범하게, 열심히 살아온 자신은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걸까?
“네놈은… 네놈들은… 부처께서 벌을 내리실 것이다…….”
그 말에 백광 존자가 호탕하게 웃는다.
패배자들이 내뱉는 말 따위에 기분이 상할 리가 있겠는가? 곧 죽을 놈의 발악이라고 생각하면 감히 ‘부처’의 이름을 들먹인 것도 딱히 거슬리지 않는다. 그는 이죽대며 지부장을 놀려 댄다.
“벌을 내리신다고? 네가 말하는 벌은 대체 언제 내려오는 건가? 오히려 벌을 받는 것은 네놈이 아니더냐? 보아라, 모두가 비명을 지르는 것을. 참으로 아름다운 광경이지 않은가?”
지부장은 순간 자결을 생각했다.
식솔들이 죽어 나가는 모습을 보기 전에, 여인들이 희롱당하는 모습을 보기 전에…….
이대로 삶을 끝내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지만 그는 끝끝내 혀를 깨물지 못했다.
그는 회녕 지부의 지부장이었다.
‘난 편안한 죽음을 맞이할 자격이 없다……. 미안하다……. 정말… 미안하구나…….’
주르륵.
지부장의 눈에서 눈물이 흐른다. 그것을 본 백광 존자의 표정이 더욱 밝아졌다. 사흘 동안 고생한 보람이 있지 않은가?
“크흣, 크하하하하! 보아라! 그래, 눈물을 머금고 보아라! 감히 네놈이 누구를 건드렸는지 뼈저리게 깨닫도록 하라!”
부처가 벌을 내리신다고?
그럴 일은 없었다. 나찰마궁에서 부처는 라마이자 부처가 현신한 궁주뿐이었다. 그는 이 일에 벌이 아니라 극찬을 해 주실 것이다.
지부장의 딸인 단목운혜가 바닥에 쓰러진다.
구릿빛 근육을 빛내는 괴승이, 침을 질질 흘리며 그녀의 배 위에 올라탔다. 그녀는 악을 쓰며 그의 가슴을 때렸지만 전혀 아프지 않은 듯, 오히려 싱긋 미소를 짓는다.
“운혜야……!”
“살려 줘! 아빠아아! 살려……! 꺄아아아악!”
“네놈의 딸인가? 제법 반반하군. 어떻게 망가지는지 잘 보아라. 본 궁의 무공의 위력을 감상할 기회니까. 크크크.”
그녀의 윗옷이 찢어지고, 우악스러운 손이 그녀의 가슴을 탐하려 할 때.
이변이 일어났다.
아니, 기적이라고 해야 할까?
분명히 단목운혜는 무공의 수준이 높지 않았다. 검기도 제대로 다루지 못하는 경지. 이류에 머문 그녀는 괴승의 목을 저리 깔끔하게 베어 낼 수 없었다. 왜 갑자기 목이 잘려 나간 것일까? 저게 나찰마궁의 무공일까?
짧은 순간.
지부장의 뇌리에 수십 가지의 생각이 스쳐 갔다.
“무슨……?”
하지만 백광 존자의 반응으로 보건대.
저것은 결코 괴승들이 의도한 것이 아니다.
스걱! 스걱! 스걱! 스걱! 스걱! 스걱!
쉴 새 없이 들려오는, 짜릿하면서도 소름이 끼치는 소리. 이 공간 전체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괴승들의 목이 잘려 나가는 소리가 들려왔다. 눈을 크게 뜨고 봐도, 대체 무엇이 괴승들의 목을 자르는지 보이지 않는다. 어떻게 된 일인가?
정말 지부장의 말대로 부처가 벌을 내리는 것일까?
“누구냐!”
탐욕이 그득했던, 눈앞의 정기(精氣)에만 시선이 팔렸던 괴승들.
그들이 목이 계속 잘려 나간다.
“모두 멈추어라-!”
백광 존자의 말에, 괴승들도 정신을 차리기 시작한다. 그들 또한 공포를 가지고 있었다.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자신의 목을 노린다면, 두려움에 떨기도 한다. 백광 존자의 말에 괴승들이 한데 뭉친다.
‘대체 무슨……!’
백광 존자 또한 황급히 그들의 곁으로 갔다.
나찰마궁의 삼대 존자인 백광은 초절정의 고수였다. 그런 그가 전혀 기척을 찾아내지 못하고 있었다. 거기다 목이 잘리는 수하들이 대체 무엇에 당하는지 가늠을 할 수도 없었다. 가까이서 검이라도 휘둘렀다면, 적어도 눈에 보여야 할 것이 아닌가?
하지만 어떤 것도 눈에 보이지 않는다.
보이지 않는 검이 알아서 휘둘러졌다는 건가? 그걸 믿을 수 있겠는가?
‘어디냐……. 암기라도 사용하는 것이더냐…….’
이제는 반도 남지 않은 나찰마궁의 정예들.
눈에 불을 켜고 적을 찾는다.
“천련반야진을 펼친다!”
일단 그것을 펼친다면, 최소한 정체를 알 수 없는 폭력에 대항할 수 있으리라. 그렇게 생각한 백광 존자였지만, 그의 예상과는 다르게 공격이 완전히 멈추었다.
‘이제 더 공격하지 않는 건가……?’
하지만 천련반야진을 풀 수도 없었다.
단지, 초조해하며 기다릴 뿐. 당최 어딨는지도 감이 잡히지 않으니 섣불리 움직일 수도 없었다.
‘대체 무엇이…….’
괴승들이 알아서 모여서 기묘한 자세를 잡고 움직이질 않으니 회녕 지부의 사람들이 황급히 이 장소에서 빠져나가려 한다.
그때.
한 사내가 하늘에서 툭 떨어져 내렸다. 모두가 하늘을 바라본다. 당연히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다.
“…….”
풀어헤친 머리가 흩날리는 사내.
피부는 하얗게 빛이 났으며, 얼굴의 선이 뚜렷하다. 하늘에서 툭 떨어졌기 때문일까? 아니면 사람 자체에서 내뿜어지는 분위기 때문일까? 그는 마치 인간이 아닌 것처럼 보였다.
“부처……?”
당연히 불가에서 말하는 부처와는 전혀 맞지 않은 모습이었지만, 지부장은 저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나찰마궁의 괴승들에게 부처가 벌을 내려 달라고 빌고 또 빌었다. 그리고 자신의 딸이 봉변을 당하려 할 때, 사내가 등장했다.
부처라는 말에 백광 존자가 격앙된 목소리로 되친다.
“갈! 함부로 부처의 이름을 담지 마라!”
천련반야진의 힘이 더해졌기 때문에 그의 목소리엔 강렬한 힘이 담겨 있었다. 사방으로 뻗어 나가는 그 힘이 회녕 지부의 식솔들에게 닿으려는 순간.
스으으으…….
거대한 힘은 삽시간에 소멸하여, 산들바람처럼 지부 사람들을 스쳐 갈 뿐이다.
“놈을 포위하라! 개진!”
나찰마궁이 자랑하는 절진.
천련반야진이 펼쳐지려는 순간.
아니, 괴승들이 발을 떼는 순간이었다.
서걱!
등골을 오싹하게 만드는 절삭음이 또다시 울려 퍼진다. 발을 뗀 이들은 모두 목이 잘려 있었다. 이제까지와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사내의 검이 뽑혀 있었으며, 그의 신형이 움직였다는 점이다.
“……!”
백광 존자의 동공이 확장된다.
대체 저것은 무엇이란 말인가? 저 먼 거리에서 검을 휘둘러서, 목을 베어 냈다? 이게 말이나 되는 건가? 애초에 검이라는 것은 근접 병기다. 멀리서 쏘는 화살이나 암기 따위가 아니었다.
“대체 네놈은 누구냐…….”
“머리가 나쁘군.”
사내의 입에서 처음으로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맑은 목소리였지만, 그 속엔 은은한 분노가 어려 있었다.
“그딴 허술한 진으로 뭘 하겠다는 거지?”
“뭐… 라…….”
단목장룡은 원래 상대를 도발하는 성격은 아니다.
하지만 이 상황에 분노가 치밀었다. 자신이 조금만 늦었다면, 회녕 지부에 큰 상처를 줄 뻔했다. 지부장은 소중한 딸이 능욕당하는 걸 보고 말았으리라. 나찰마궁의 괴승들에게 정기가 빨려 서서히 죽어 가는 모습을 지켜보게 되었으리라. 피눈물을 흘리며 세상을 저주했으리라.
단목장룡은 상상했다.
만약 신교에서 자신을 죽이기 전, 관련된 이들을 죽이는 것을 보여 주었다면? 그걸 즐겼다면?
분노가 치밀었다.
이딴 놈들이 같은 인간인가? 어떻게 저런 사고방식으로 살아갈 수 있는가? 기본적으로 인간은 본디 선하다고 주장한 학자가 있다. 하지만 그게 사실일까? 아니, 지금 단목장룡은 그것에 동의할 수 없었다.
자신도 선하다고 할 순 없다.
그 또한 협의를 위해 살아가는 존재는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인간답게 행동해야 하지 않겠는가?
저놈들은 인간이 아니다.
세상에서 살아갈 가치가 전혀 없는 짐승이자 쓰레기들이었다.
“네놈들의 그 쓰레기 진을 보고 있으니 부처를 들먹이는 것이 참으로 우습군. 네놈들은 소림사와 동등하다 착각하지만, 너희의 천련반야진은 소림의 백팔나한진과 비교할 수 없는 쓰레기다.”
“이노옴……! 모두 개…….”
진을 펼치라고 말하려던 백광 존자가 더는 말을 잇지 못한다.
발을 떼는 순간 목이 잘려 나간 수하들이었다. 지금은 움직이지 않는 것이 좋았다.
‘대체 어떻게… 이놈은 대체…….’
백광 존자가 열심히 머리를 굴렸지만, 당최 해답이 나오지 않는다.
저놈은 누구이며, 어떻게 상대해야 하는가?
일단 시간을 끌자.
백광 존자가 그렇게 생각하고 외쳤다.
“네놈은 누구냐! 왜 우리를 가로막는 것이지?”
단목장룡이 대답한다.
“아직도 내가 누군지 모르겠나? 굉월인지 뭔지 하는 놈을 보내서 날 죽이려 했었지 않나? 그러고 보니 굉월이라는 놈도 천련반야진을 펼쳤지.”
“설마 단목장룡……?”
단목장룡이라는 말에 멀찍이 서서 상황을 지켜보던 지부장이 펄쩍 뛴다. 단목장룡이라니? 단목세가에서 참으로 오랜만에 무림오룡에 오른 후기지수였으며, 무림맹에 입맹하자마자 흑룡단의 조장이 되었고, 이제는 후기지수라 할 수 없는 단목세가의 자랑!
‘장룡이……?’
그러나 회녕 지부장 단목원에겐 뚱뚱했던 종질의 모습이 남아 있었다. 소문으로만 들어 왔지만, 실제로 보니 그 충격이 더 하다. 누군가 했더니 설마 단목장룡이었을 줄이야!
‘정말 장성했구나…….’
백광 존자가 목에 핏대를 세우며 외친다.
“감히! 네놈이 본 궁의 소궁주님을 해쳤겠다! 각오는 되어 있느냐!”
마치 자신들이 갑이라는 듯 외치는 백광 존자.
단목장룡은 무심한 눈으로 그를 바라볼 뿐이다.
“천련반야진을 얕보지 마라! 불영성수(佛影聖守)! 모두 합장하여 기를 응축하라! 놈이 허튼수작을 부리지 못하도록 하라! 절대 발을 떼지 마라!”
이제까지 음욕에 가득 찬 눈빛이었던 괴승들의 표정이 불심으로 물든다.
저것은 진짜 불가에서 말하는 경건한 불심과는 다르겠지만, 그들의 무공이 소림과 뿌리를 같이한다는 것은 거짓이 아닌 듯했다.
‘내가 죽는 한이 있더라도… 놈에게 내상이라도 입혀야 한다……!’
이미 백광 존자도 알고 있었다.
경지에 이르렀던 소궁주를 이긴 사내였으니 남은 인원으로는 어찌해 볼 수 없었다. 적어도 그에게 내상이라도 입힌다. 그것이 목적이 되었다.
거대한 기운이 모두 백광 존자에게 모인다.
그것을 한데 모아 단목장룡에게 쏘아 낸다. 기세 싸움. 아무리 고수라도 내공에는 한계가 있는 법이다. 거대한 내력으로 밀어붙인다면, 단목장룡도 무사하지 못하리라.
불영성수의 진세가 점차 비대해지고 있었다.
막대한 기운이 몸에 쌓이자, 백광 존자의 실핏줄이 터져 나간다. 온몸이 멍이 든 듯이 시퍼렇게 변했다.
“아미타불-!”
불경을 외며 그 거대한 기운을 통제하고 있을 때.
멀리서 그걸 지켜보던 지부장이 소리친다. 그의 눈에도 거대한 기운으로 대기의 밀도가 달라지는 것이 보이고 있었다.
“위험……!”
하지만 입 밖으로 목소리를 내자마자 의아함이 머릿속에 가득 찬다.
‘위험한 게… 맞나……?’
단목장룡은 가만히 그들이 하는 것을 지켜보고 있을 뿐이다.
마치 완성되기를 기다리는 듯이.
‘이노오옴, 방심한 대가를 톡톡히 치르게 해 주마!’
정신을 집중하고 있었기에, 말을 내뱉진 못했지만.
백광 존자는 표정으로 그에게 말해 주었다. 곧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아무리 너라도 이걸 피해 없이 막아 내진 못할 것이라고. 천련반야진은 나찰마궁의 최고의 절진이었다.
고오오오…….
거대한 기운이 뭉쳐, 흡사 공간이 흔들리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천련반야!”
마침내 완성된 기운이 백광 존자의 육신을 매개로 하여 앞으로 쏘아진다.
이 거대한 기운의 흐름을 결코 쉬이 흘려 내지 못할 것이다.
백광 존자의 기맥이 터져 나가고, 칠공에선 검붉은 피가 흐른다.
‘유성일락.’
유성일락은 단목장룡이 만든 최고의 무공, 유성환상검의 첫 오의다.
그보다 더 발전한 영무환신이 존재했지만 단목장룡은 유성일락을 택했다. 유성은 찬란한 빛을 뽐내고, 종국엔 대지(垈地)를 파괴한다.
단목장룡이 천응의 등에 올라탄 채, 하늘에서 검을 휘둘러 괴승들의 목을 베었던 것은.
초고난도의 검기술이었다.
내부의 기운을 외부에 발현하여 원거리의 적을 베어 낼 수 있는 기술이다.
검의 최상위 경지 중 하나인 이기어검(以氣御劍)보다 그 수준이 낮다고 하지만, 잘만 활용하면 처음 단목장룡이 보여 준 것처럼 어디에서 공격하는지 모르게 상대의 목을 베어 낼 수 있었다.
사실 말로 표현하면 쉽지만, 단목장룡의 압도적으로 정순한 내력과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내력의 제어력 그리고 하늘이 내려 줬다는 무공의 이해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기술이다.
그것만으로도 정말 대단하다.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런데…….
만약 단순한 검기(劍氣)를 쏘아 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유성일락(流星一落)을 쏘아 낸다면 어떻게 될까?
쿠웅-!
단목장룡의 검 끝에서부터 짧고 격렬한 파동이 터져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