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31화 (131/236)

* * *

하후세가 가주 하후광.

오십 대 초반에 절정의 상급. 이제는 초절정에 들어선 사내. 노력으로는 남창에서, 강소성에서 제일이라 불릴 정도로 모든 것에 진중한 사내였다. 지금은 남창의 영웅으로 불리는 사내. 백성들을 구휼하고, 사업을 키우고 있었다.

그런 사내의 앞에 한 여인이 앉아 있었다.

하후광의 둘째 딸인 하후예민이다.

자식 중에 가장 애착이 가는 아이. 순수한 마음에 남을 아끼는 마음이 진심이다. 거기다 모든 것에 진중했으며, 열심히 하는 아이였다. 제 자식이 가장 예뻐 보이는 게 부모라지만, 하후예민은 그중에서도 특별했다.

“장천이라는 식객이 사실은 단목장룡이다?”

“네, 아버지.”

하후광이 고개를 끄덕인다.

하후예민이 저리 흥분할 만한 사내다.

“후후, 우리 딸이 처음으로 사랑을 알았구나.”

“사랑은요, 그런 것 아니에요…….”

부끄럽다는 듯이 고개를 푹 숙이는 하후예민.

저런 딸의 모습이 신기하기도, 조금은 분하기도 하다. 하지만 언젠간 딸아이를 보내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도 이왕이면.

‘좋은 사내와 맺어지는 게 낫겠지.’

하후광은 순진한 딸아이에게 진지한 조언을 하기로 했다.

“밤에 그에게 찾아가거라.”

“바, 밤에요? 그, 그런 짓은 몸을 파는 기녀들이나……!”

무슨 상상을 했는지 하후예민이 소리친다.

저리 흥분한 딸을 보는 것도 오랜만이다.

“그런 것이 아니다. 사내는 달빛에 비치는 여인을 보았을 때, 연정이 샘솟는 법이지.”

“그, 그런가요?”

“그래.”

하후예민이 남창제일미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기에 마다할 사내는 없으리라. 어쩌면, 아주 어쩌면 두 사람은 배를 포갤 수도 있었다. 당연히 아비로서 살의가 치솟는다. 도둑놈을 찢어 죽이고 싶은 마음이다.

하지만.

‘대의를 위한 작은 것의 희생이라면…….’

그를 지탱해 주는 하나의 법칙과도 같은 단어.

대의.

어차피 보내야 할 딸아이라면, 대의를 위해 움직이는 것도 나쁘지 않으리라.

씨익.

하후광의 입가에 미소가 떠올랐다.

“내가 마음의 안정을 찾는 차를 내어 주마.”

밝혀진 진실

밤이 깊어 달이 떠올랐다.

밖으로 나가니 구름이 군데군데 끼어 있어서 그리 밝지 않았다. 하후세가가 꽤 덩치가 있는 가문이긴 했지만, 무영심결을 활용한 잠행술을 감지해 낼 실력자는 없으리라. 하후세가의 가주라 할지라도 말이다.

가장 의심이 가는 곳은 당연히 하후예민이 말했던 도축장.

그곳에선 비릿한 냄새가 스멀스멀 퍼져 나가고 있었다. 평범한 사람의 후각으로는 감지해 내지 못할 은밀한 냄새. 방구가 갇혀 있다면, 그곳에 있으리라.

객당을 나서 떠나려고 할 때.

‘하후예민.’

그녀의 은은한 분 냄새가 코를 간질인다.

야밤에 왜 객당 쪽으로 오는 것일까? 의복을 갖춰 입은 것으로 봐선 무언가 목적이 있는 듯하다. 설마 날 찾아오는 것인가? 그녀가 대화 중에 보여 주었던 시선을 알아채지 못할 만큼 둔감하진 않았다. 그녀가 날 대하는 몸짓 하나하나에 호감이 담겨 있었다고 해도 무방하다. 그렇다고 해도 야밤에 찾아오는 것은 조금 의아한 느낌이다.

대화할 땐, 열심히 공부한 참한 여인이라고 느꼈었다.

‘상관없지.’

하후예민은 내 관심 밖이었다.

지금 중요한 것은 방구를 구출하는 것. 그것뿐이다.

그렇게 장원 구석에 있는 허름한 전각의 앞에 도착했다. 도축장이라고 하면 보통 소나 돼지 같은 짐승들의 뼈와 살을 가르는 곳이다. 도축장에 호위 무사가 있는 광경은 흔치 않다. 더군다나 열 명씩이나.

‘무영신투라면 이 정도 호위는 필수겠지. 정확하게 찾아온 듯하군.’

툭. 툭. 툭.

“어……?”

마지막 한 명을 잠재운다.

아무 소리도 내지 않고 문을 통과할 수는 없었다.

일단 정문에서 경계를 선 무인들을 점혈로 제압했다. 혈을 누르는 내력과 힘을 조절해서 한 시진이면 움직일 수 있으리라. 굳이 죽일 필요까진 없었다. 충분히 제압할 수 있는 실력 차이였으니까. 굳이 피를 볼 생각까진 없었다.

끼이익.

“왜? 교대하려면 멀었… 크윽.”

“누구……!”

내부엔 두 명의 호위가 있었다.

바깥에서 경계를 서는 무인들보다야 나았지만, 내 입장에선 거기서 거기였다. 빠르게 제압한다. 내부로 들어오니 역겨운 냄새가 코를 찌른다. 이들은 이걸 어떻게 참고 있었을까? 내 후각이 예민하기 때문일 수도 있었다.

전각을 둘러보니 하후예민의 말은 틀리지 않은 듯했다.

돼지들이 껍질이 벗겨진 채로 천장에 매달려 있었으며, 핏물을 빼고 있었던 듯하다.

눈을 감고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전각의 위층에선 사람의 기척이 느껴지지 않았다. 작은 신음과 호흡 소리가 아래층에서 들려오고 있었다.

‘지하로 가는 길을 숨겨 뒀군.’

바닥에 쓰러진 호위 한 명을 깨운다.

그는 몸을 전혀 움직이지 못하고, 두 눈동자만 부릅뜬 채로 날 바라보고 있었다.

내가 누구냐고 묻는 듯하다.

“지하로 향하는 통로를 개방해라.”

“…….”

“열지 않으면 넌 이 자리에서 죽어.”

죽일 생각은 없었지만, 일을 빠르게 처리하려면 협박하는 게 편하다. 검으로 놈의 목젖을 살짝 누르자 빠르게 눈을 깜빡인다.

“만약 소리친다면 바로 목을 벨 것이다.”

그렇게 말하고 점혈을 풀어 준다.

사내는 턱을 벌벌 떨며 손을 들어 한 곳을 가리켰다.

놈을 끌고, 그곳까지 걸어간다. 여러 종류의 식칼을 꽂는 보관대가 보인다.

“옆으로 치우면 됩니다…….”

보관대를 옆으로 옮기자 작은 철 막대가 바닥과 연결된 것이 보인다. 아래쪽을 향하고 있었다. 철봉을 보자마자 사내가 소리친다.

“그, 그걸 올리면… 됩니다……. 제발, 살려 주세요. 저, 전 아무것도 모릅니다…….”

뭔가 찔리는 것이 있는지, 줄곧 살려 달라고 애원하는 무인.

툭.

그르르으응!

철봉을 위로 올리자, 한쪽 구석에서 커다란 무언가가 움직이는 소리가 들렸다. 이런 장치를 숨겨 놓은 것을 보니 참으로 철두철미하다고 느꼈다. 세가나 문파에 뇌옥을 두는 곳은 많지만, 이리 비밀스럽게 숨겨 놓는 곳은 잘 없다.

난 무인을 다시 제압한 채로 밑으로 내려갔다.

“…….”

그 앞에 펼쳐진 광경은 조금 처참했다.

위쪽에서 내가 역겹다고 생각한 냄새. 가축들을 손질했으니 당연하다고 느꼈다. 하지만 내 후각을 자극하는 냄새는 지하에서 올라온 것이 분명했다. 피 냄새는 물론이거니와 오물의 냄새까지 가득하다.

“으으으…….”

“추워어어…….”

사람의 소리가 들린다.

일 층의 전각보다 훨씬 넓은 지하. 다닥다닥 붙어 있는 방들. 그곳엔 사람들이 갇혀 있었다. 더군다나 성인뿐 아니라 어린아이들까지 있었다. 제대로 된 식사를 하지 못했는지 볼이 홀쭉하다.

‘하후세가…….’

당연히 의문이 생겼다.

지하에 방구 혼자만 갇혀 있었다면 그러려니 했으리라. 하지만 이렇게 많은 이들이 갇혀 있으리라고 예상하진 못했다. 이들이 모두 죄가 있어서 갇혀 있는 걸까? 그런 의문을 뒤로한 채로, 일단 방구를 찾아본다. 그의 얼굴과 체형은 기억하고 있었다.

하지만 뇌옥 전체를 뒤져도 그의 모습은 나타나지 않았다.

‘방구가 없어?’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때.

“저어기…….”

철창 사이로 누군가 말을 건다.

순박한 눈매에, 투박한 손. 나이는 이제 열두 살쯤 되어 보이는 듯한 소년.

“…누굴 찾고 계시는 건가요?”

겁을 먹은 듯한 목소리였지만, 기어코 내게 묻는다.

난 최대한 나긋한 목소리로 말했다.

“무영신투의 제자가 이곳에 갇혀 있다고 들었는데, 혹시 뇌옥에서 그 사람을…….”

“호, 혹시!”

“생각나는 게 있니?”

“네네! 무영신투는 우리 대장의 별호예요! 우리 대장은 여기 말고 더 아래층에 갇혀 있어요! 여기 말고 아래에……!”

“아래?”

갑자기 아이가 겁에 질린 목소리로 되묻는다.

“호, 혹시 나쁜 아저씨 아니죠? 우리 대장을 혼내려고 오신 분 아니죠? 그렇죠? 도둑질은 나쁘지만… 우리 대장은 나쁘지 않아요. 정말 착해요. 얼마나 좋은 대장인데요……. 흐흑.”

갑자기 울먹이는 소년.

방구와 연관이 되어 갇혀 있다고 추측할 수 있었다. 이곳저곳을 둘러보았지만, 철창을 열 수 있는 열쇠는 없었다. 아마 다른 곳에 보관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뇌왕검을 뽑자 소년이 후다닥 벽면으로 물러선다. 공포에 깃든 눈동자.

난 단숨에 검을 휘둘러, 철창을 베어 냈다. 무슨 소란인가 싶어 철창에 눈을 대고 있던 이들이 발광하기 시작한다.

“저도! 저도 살려 주세요!”

“꺼내 주세요!”

“조용.”

“…….”

내공을 담은 외침에 지하 전체가 침묵으로 물들었다.

“네 이름이 뭐니?”

“저는… 오도소라고 해요…….”

“도소야, 지하로 가는 길을 알고 있니?”

“저기… 저기로 들어갔어요. 근데 열쇠가 있어야…….”

아이가 가리키는 방향에 도착했다. 주변을 살펴보니 열쇠가 들어갈 작은 구멍이 벽면에 파여 있었다.

퉁퉁.

바닥을 살짝 차 보니 공간이 있다는 것도 알 수 있다.

‘단순히 열쇠를 돌리는 것이라면.’

검 끝을 열쇠 구멍 살짝 끼워 놓은 후.

그것을 돌리기 시작했다. 단순히 겉 부분만 돌리는 것이 아니었다. 검 끝에서 흐르는 유형의 기운. 검기(劍氣)를 이용하는 것이다. 난도가 높은 작업이었지만, 열쇠 구멍이 작아서 그리 큰 힘이 들진 않았다. 세밀한 기의 제어가 더욱 필요한 작업이다.

그렇게 구멍을 돌리자, 지하 이 층으로 향하는 통로가 모습을 드러낸다.

그곳으로 내려가려 하자 오도소가 벌벌 떨면서 내게 부탁한다.

“다른 아이들도 구해 주시면 안 되나요……?”

“잠시만 기다려 주렴.”

“네에.”

아이는 착하게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이런 아이가 무슨 죄가 있어 뇌옥에 갇혔던 걸까? 아래로 내려가면 알 일이다.

뚜벅뚜벅.

“다 말할게! 보물이 있는 곳을 모두 말할 테니… 아이들을 살려 줘……!”

익숙한 목소리였다.

하지만 목소리가 쩍쩍 갈라지는 것을 보니 오랜 기간 이곳에 갇혀 있던 것이 틀림없었다.

“방구?”

잠시 날 알아보지 못한 사내.

어느 순간 무언가가 떠올랐는지 화들짝 놀라 외친다.

“사, 사형?”

그러고 보니 이놈은 날 사형으로 알고 있었다.

은혜를 갚겠다던 놈이 이렇게 잡힐 줄이야. 누가 예상이나 했겠는가?

“사형이 왜 여기에……?”

사각.

철창을 벤다.

지하 일 층과는 달리 이 층엔 방구만 갇혀 있었다.

“은혜를 갚는다니 뭐니 해 놓고 갇혀 있다길래 와 봤다.”

“……!”

“나와라.”

방구가 절뚝이며 자리에서 일어선다. 오랫동안 갇혀 있어서 제대로 몸을 가누지 못했다.

“그런데 아이들을 살려 주면 보물 위치를 말한다고?”

“아이들은? 아이들은 무사한 거야?”

“위층에 갇혀 있는 아이가 많더군.”

그는 헐레벌떡 위층으로 올라갔다.

“도소야!”

“대자아앙!”

“대장! 대장!”

아이들 모두가 방구를 대장이라 부르고 있었다. 저 아이들이 모두 방구와 관련된 사람들인가? 의아함이 앞선다. 방구는 갇힌 아이들을 하나하나 살펴보며 눈물을 줄줄 흘려 대고 있었다.

“도소야? 넌 어떻게 나왔어? 응? 열쇠가 있어?”

“아니, 저분께서…….”

오도소가 날 가리킨다.

“사형, 염치가 없지만… 다른 아이들도 꺼내 주십시오. 부탁드립니다.”

방구만 데리고 몰래 빠져나가려는 계획에 차질이 생겼지만, 어쩔 수 없는 노릇 아닌가? 아이들이 이런 감옥에 갇혀 있는 건 너무 이상하다. 특히나 명문 정파를 표방하는 하후세가의 감옥에서 말이다.

아이들을 구해 내자 다른 이들도 발광하며 철창을 흔들었다.

“대협! 살려 주십시오!”

“잠시 기다리시오.”

난 아이들을 얼싸안고 눈물을 펑펑 흘리는 방구에게 다가갔다. 정확한 사정을 파악해야 할 듯싶었다.

“방구.”

“그 이름… 아닙니다. 사형께서 절 뭐라 부르든지 상관없으니까요.”

“무슨 일이 있었던 거냐?”

방구는 이제껏 무슨 일이 있었는지 설명하기 시작했다.

* * *

“그렇게 된 것입니다.”

방구의 이야기를 간단히 축약하자면.

남창에서 평판이 좋았던 하후세가. 그들과 거래를 터서 무영신투의 보물을 정리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는 전대의 무영신투처럼 고수들의 물건을 훔칠 자신이 없었기에 무영신투라는 이름을 버리려 했단다. 사부와의 약조는 지켰으니 어찌 살아가든지는 자신의 선택이라 여겼기 때문이라나?

당당히 이름을 내걸고 살아가고 싶었단다.

그는 중원을 떠돌며 부모를 잃어 방황하는 아이들을 데려와 키웠는데, 그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무영신투라는 이름을 버리려 한 것이라 한다.

처음엔 하후세가와의 거래가 순조로웠다고 한다.

평판이 좋아서인지 적당한 이윤을 남겨 그 보물들을 처리해 주었고, 방구는 하후세가가 믿을 만한 곳이라 생각하여 점차 비싼 물건을 가져갔다고 했다. 하지만 그것은 방구의 착각이었다. 하후세가는 보물을 모두 독차지하기 위해서 처음부터 계획한 것이었다. 추종향을 방구의 몸에 뿌려 놓고, 아이들이 있는 장소를 찾아냈다.

방구 혼자였다면 하후세가의 추격을 따돌릴 수 있었지만, 아이들을 인질로 잡는 바람에 결국 도망가지 못하고 붙잡혔다고 한다.

하후세가에게 보물의 위치를 모두 말한다면 아이들과 자신을 죽일 것이 뻔했기에 버티고 버텼지만, 만약 내일까지 보물의 위치를 말하지 않으면 방구가 보는 앞에서 아이들을 하나씩 죽이겠다고 협박했단다.

내가 조금이라도 늦었다면…….

저 아이 중 하나는 죽었을 수도 있었다.

그리고 방구가 말하는 도중에, 뇌옥에 갇힌 다른 이들도 말을 보탰다.

그들은 대부분 하후세가의 식객으로 왔다가 이용당한 후 이곳에 갇혔다고 했다. 모두 하후세가를 증오하고 있었다.

‘어이가 없군.’

하후세가를 좋게 생각했다. 잘 관리된 무인들. 그들을 찬양하는 백성들. 객당에 가득 찬 식객들. 내게 호의를 보여 준 하후예민. 자신을 희생해서 남들에게 베푸는 건 정말 어렵다. 중원에서 협의를 제대로 실천하는 집단은 처음으로 본 것이었기에 호감이 있었다.

하지만 방구의 말이 사실이라면.

그들은 쓰레기였다. 선의의 탈을 뒤집어쓴 악인. 대놓고 악인이라면 이런 감정은 들지 않았으리라. 인간은 다양했으니까. 하지만 철저히 가면을 뒤집어쓴 놈들이 남창의 명가라며, 영웅이라며 찬양받는 모습을 떠올리니 역겨웠다.

‘하후세가 전체가 한통속일 리는 없다. 이런 비밀은 새어 나가기 마련이니까. 아마도 가주나 그 직속들만 알고 있겠지.’

그렇다고 밖으로 나가서 모두를 도륙할 생각은 없었다.

하후세가를 심판할 권리라면, 방구나 이곳에 갇혔던 이들에게 있다.

난 방구를 바라보며 물었다.

“내가 어찌 해 줬으면 좋겠나?”

방구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선다.

그리고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하후세가를 벗어나는 것만 도와주십시오. 사형께 복수를 부탁하지 않겠습니다. 그들에게 복수는 제가 직접 하겠습니다.”

“그래?”

“예, 그리고 이번에 구해 주신 보답은…….”

“그건 나중에 이야기하지.”

활활 타오르는 방구의 눈빛.

나도 누군가에게 신교에 대한 복수를 부탁하고 싶은 마음이 없다. 그 마음은 잘 알고 있다. 그만의 방식으로 하후세가에 복수할 테지. 그는 천하의 대도 무영신투가 남긴 마지막 제자였으니까.

“올라가자.”

뭐, 그렇다고 해도 이 정도로 대규모의 인원이 빠져나가려 한다면 하후세가가 발칵 뒤집히리라. 만약 그것을 막아선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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