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94화 (94/236)

* * *

“그래서 어떻게 됐을 것 같아요?”

“서로 노려보다가 자리를 떴겠지. 그 자리엔 소궁주나 소막주만 있지 않았을 테니까.”

“어쩜···!”

갈유화가 반짝이는 눈으로 날 바라본다.

썩 부담스러운 시선이다.

“넌 어떻게 되리라 생각하지?”

“나찰마궁의 대존자나 혈세귀막의 총대주는 거물이에요. 두 사람이 여기서 죽는다면 일이 정말 커져요. 아마 적당한 방법을 찾겠죠. 세력끼리의 대결이 아닌 비무로 결정하던가 말이에요.”

조금 아쉬웠다.

그대로 두 사람이 싸웠다면, 둘 중 하나는 중상을 입었으리라. 그렇다면 아마 어쩔 수 없이 두 문파는 싸워야 했을 것이다. 사파든 정파든 무림인이라면 그런 자존심을 중요하게 여겼다. 문파의 후계자가 당했는데 가만히 있으면 무시를 당하는 것이 강호였다.

가만히 갈유화를 지켜본다.

그녀가 날 위해 대진을 수정한 것은 괜찮았지만, 그걸로 그녀를 믿을 수 있을까?

사실 당장이라도 수라마검에 대해 그녀에게 꼬치꼬치 캐묻고 싶었지만, 그것은 그녀에게 내 목적을 다 드러내는 꼴이다.

‘아직은 아니야.’

일단 암천회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더 살펴본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느니 갈유화의 시선이 느껴진다.

“낭군님?”

“···.”

“어머, 말이 헛나왔네요. 공자님.”

“그래.”

“이제 신뢰가 조금 쌓였나요?”

“조금은.”

“호호, 그렇다니 다행이네요. 사실 이렇게 일을 처리하면 제가 조오금 난감해지거든요. 그렇지만 공자님을 위해 빠른 결단을 내렸답니다.”

그녀는 반짝이는 시선으로 계속 날 바라본다.

무언가 바라는 것이 있는 눈치였다. 하지만 그것을 묻는 순간 엉뚱한 것을 요구할 것 같았다.

그래서 그냥···.

“잘했다. 갈유화.”

가볍게 칭찬했다.

내 말에 멈칫한 그녀.

잠시 후 작은 미소가 생겨난다.

“그것도 나쁘지 않네요. 다만, 다음엔 유화라고 불러주면 더 좋을 것 같아요.”

“그건 고려해보지.”

슬슬 갈유화를 어떻게 다뤄야 할지 감을 잡고 있었다.

만약 그녀의 지금 행동과 표정이 연기가 아니라 진심이라면 말이다.

“그럼 네가 현재 암천제의 대진을 모두 짜고 있다는 말인가?”

“맞아요. 아버지가 제게 일임하셨죠. 정말 재밌었답니다.”

수라마검에 관한 이야기는 혀끝에서 삼킨다.

그건 조금 시간이 지난 후에 꺼내도 될 것이다.

난 다른 것을 묻기로 했다.

“그렇다면 다음 상대는 누구지? 칠교공자인가?”

내 질문에 갈유화가 답한다.

“그 사람은 약간 위험한데··· 괜찮으시겠어요?”

변수

칠교공자는 근 10년간 사파 내에서 이름을 떨치는 인물이었다.

혈발악존처럼 노괴라 불릴 만큼의 강호 경험이 있는 이는 아니었다. 칠교공자라는 별호에서 알 수 있듯이 그의 나이는 그리 많지 않았다. 설비연이 하오문을 통해 알아낸 정보에 따르면 이제 막 30살이 되었다고 했다.

나이가 적다고 혈발악존보다 쉽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었다.

애초에 단목장룡만 보아도 실제로 무공을 익힌 시간이 그리 길진 않았지만, 그 타고난 재능으로 혈발악존의 세월을 따라잡았으니까.

단목장룡 같은 경우가 절대 흔한 경우는 아니었긴 했지만, 무림은 넓다.

역대급 천재라 불리던 남궁일몽 또한 단목장룡에게 패배할 때 그러한 깨달음을 얻었었다.

단목장룡이 갈유화에게 묻는다.

“그 사람이 위험하다고?”

“네, 그는 알려진 것보다 위험한 사내랍니다. 물론, 공자님께서 그에게 패배하실 일은 없겠지만 그래도 주의는 하셔야 해요. 만약 공자님께서 칠교공자와 싸우다가 티끌만 한 상처라도 생기면 제 마음이 아플 것 같답니다.”

그의 출신은 복건성의 작은 문파라 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 기연을 얻은 것인지 두각을 드러냈고, 지금은 사파뿐 아니라 정파에서도 그 별호가 알려져 있었다.

“사실 저도 그 사람에 대해 모든 것을 알진 못한답니다. 단지, 몇 번 마주했을 때 위험한 느낌이 들었어요. 또 낭군님께 제가 했던 것처럼 실력을 확인해본 적이 있는데 손속의 자비가 없었답니다. 본회에선 새로운 신성과의 관계를 중요시하기에 따로 죄를 묻진 않았지만요.”

“그렇군.”

단목장룡이 고개를 끄덕인다.

갈유화가 모든 것을 말하지 않았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굳이 그것을 묻지 않는다. 칠교공자에 대한 것은 직접 알아내면 그만이었다. 다시 말하지만 단목장룡은 그녀를 신뢰하지 않는다.

‘갈유화와의 관계는 차근차근 정립해야지. 정말 이 여자가 날 연모하는지 연모하는 척을 하는 건지는···.’

애초에 사람의 마음이라는 게 스스로 알 수 없는 경우가 많았다.

사내가 여인을, 여인이 사내를 마음에 품었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았다. 또 사랑을 품었다고 해도 그것이 모든 것을 내던질 만한 수준이냐도 나뉜다. 갈유화는 내가 활용할 수단 중 하나였다.

‘갈유화도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

그는 갈유화에게 다음 대진 상대를 칠교공자로 지정해달라 부탁했다.

갈유화는 잠시 고민하다가 고개를 끄덕인다.

“알겠어요. 다른 대진이 모두 끝나면 서신을 보내도록 하겠어요.”

적당히 대화를 마쳤다고 생각한 단목장룡이 고개를 까딱했다.

“그래, 이제 가 봐.”

“네? 벌써요?”

갈유화가 서럽다는 듯이 눈을 동그랗게 뜬다.

“왜? 여기서 자고 가고 싶은 건가?”

“어머, 그래도 돼요?”

“···.”

평범한 여인의 반응과는 확실히 다르다.

“아니.”

“치잇··· 그럼 다음번엔 포상을 더 해주셔야 해요?”

“네가 하는 것을 보고 결정하지.”

그 말에 갈유화가 싱긋 미소지으며 인사했다.

단목장룡은 그녀가 떠나가는 것을 보다가 검을 꺼냈다.

‘암천회도 슬슬 끝나가는군.’

과연 그가 우승을 차지할 수 있을까? 지금 상황으로 보면 우승은 확정이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내 목표는 그게 아니었다. 사실 상품에서 가장 가치가 높다는 수라마검이라는 무공의 구결은 단목장룡의 머릿속에 들어차 있었다.

그것이 진본인지 확인하는 것.

그리고 그걸 왜 암천회가 소유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

그것이 단목장룡이 해남도로 온 목적이었다.

* * *

며칠 뒤.

나찰마궁과 혈세귀막이 담판을 지었다고 했다. 외부에 공표하기로는 두 문파가 전면전을 하게 되면 큰 전쟁이 벌어질 수 있다며 평화적인 방법으로 승부를 결정지었다고 했지만··· 갈유화에게 듣기로는 나찰마궁의 대존자가 혈세귀막의 총대주와의 비무에서 승리했다고 한다.

처음부터 그 내용을 외부에 공표하지 않기로 하였기에 이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했다. 그러니까 혈세귀막은 이번 암천제에서 빠지기로 했다.

하나 아쉬운 것은 나찰마궁과 혈세귀막이 이번 암천제에서 피를 흘려가며 싸우지 않았다는 점이다. 하지만 아마도···.

‘두 문파의 사이가 급속도로 안 좋아졌어요. 어쩌면 정말 큰 싸움이 벌어질 수도 있어요.’

갈유화가 말했었다.

이곳에서 싸움이 벌어지지 않더라도, 해남도 밖에선 충분히 가능하다는 소리였다. 뭐 마지막 결정은 두 문파의 수장이 내리는 것이니 여기서 크게 일을 벌이지 않은 것이리라.

아무튼, 내 이번 대진 상대는 칠교공자.

그는 암천제에서도 쉬이 얼굴을 볼 수 없는 인물 중 하나였다. 주색잡기에 연연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외모도 출중하다고 들었는데, 그런 취미가 없다는 것은 의외였다.

암천회에서 온 서신을 읽고 생각하고 있을 때, 설비연이 찾아왔다.

“주공, 보고드릴 것이 있습니다.”

“그래. 말해 봐.”

아침 일찍 밖으로 나가 정보를 모으고 있던 설비연.

“칠교공자가 이곳으로 향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 또한 대진이 정해졌다는 서신을 받았으리라.

이제까지 은밀하게 상대를 제압했던 것과 다르게 다른 이들의 이목을 끌면서 오고 있는 게 조금 이상했다. 힘을 드러낼 때라고 생각하는 걸까? 나를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일까?

뭐든 상관없었다.

나도 조만간 그를 찾아갈 생각이었다.

‘알아서 와주는군.’

설비연이 내게 말한다.

“제가 싸울까요?”

“아니. 내가 나가지.”

갈유화의 말을 상기해볼 때 칠교공자는 꽤 강하리라. 설비연을 무시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녀는 모든 실력을 드러내지 못한다. 빙백신공은 워낙 유명한 무공이라 분명히 알아보는 이가 있을 것이다.

이미 갈유화에게 내가 단목장룡이라는 것을 들킨 실정이지만··· 해남도에선 그것이 퍼져나가지 않았다. 그녀는 그 비밀을 지켜주고 있는 것이다. 최대한 오랫동안 그것을 숨겨야 한다. 굳이 드러낼 필요는 없는 정보였다.

“만약 위험하다면 저 또한 싸우겠습니다.”

설비연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변수가 생기지 않는 이상 그럴 일은 없으리라.

그렇게 칠교공자가 올 때까지 몸을 풀어주며 기다리고 있었다.

바깥이 소란스러워 창 아래를 내려다본다. 사람이 많이 모여 있었다. 설비연 또한 내 옆에 서서 밖을 바라보았다.

“주공, 저도 싸워야 할 듯하군요.”

이미 군중들이 모여 간이 비무장처럼 원형으로 자리를 잡은 상태. 그 중심에는 칠교공자가 있었다. 30대라고 했지만, 20대로 보이는 외모. 소문대로 출중한 얼굴을 가지고 있었다.

‘칠교공자···.’

하지만 그게 문제가 아니었다.

변수가 없다면 나 혼자 싸워도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칠교공자는 혼자 온 것이 아니었다.

“나찰마궁과 칠교공자가 손을 잡은 듯하군요.”

“그렇군.”

나찰마궁은 이번 기회에 날 확실히 탈락시킬 요량인 듯했다.

* * *

“굳이 저를 도와주지 않으셔도 되는데 말입니다.”

칠교공자의 쓴웃음.

그의 말에 뢰극찰이 말한다.

“장천은 혈발악존을 이겼지.”

“그게 절 도와주시는 이유입니까?”

“아니, 빨리 저놈을 치워버리고 싶어서 말이야.”

뢰극찰은 최근 한 소식을 듣고 분노했다.

혈세귀막과 합의를 본 후, 갈유화와 자리를 마련하여 술이라도 한잔 먹으려 했었다. 그런데 그녀는 매번 자리를 비운 상태. 그는 백광 존자에게 시켜 그녀가 밤에 어딜 가는지 알아보라 했었다.

백광 존자가 알려준 정보에 따르면···.

‘감히 밤마다 장천을 만나?’

그 갈유화가 딱히 배경도 없는 장천이라는 놈들 연모하는 것은 아니리라. 아마 그 여우 같은 계집은 장천을 이용하거나 암천회에 포섭하려 했을 것이다. 하지만 뢰극찰은 분노했다. 언젠간 자신의 부인이 될 여인이 밤중에 다른 사내의 방으로 간다는 것 자체가 짜증이 났다.

더군다나 뢰극찰과 장천은 악연이 있었다.

해남도에 처음 온 날 그에게 뺨을 내준 것은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최근까지 혈세귀막과의 신경전으로 함부로 움직이지 못했었는데, 이번에 기회가 생겼다. 칠교공자와 장천의 대진이 정해진 것이다.

뢰극찰은 당장 칠교공자를 찾아가 연합을 제안했다.

칠교공자는 나찰마궁과의 연합을 딱히 반기진 않았지만, 거부하진 못했다.

그들은 함께 은소 객잔으로 찾아왔다.

커다란 창 사이로 단목장룡이 이곳을 내려다보는 것이 보인다.

“합공할 생각입니까?”

칠교공자의 물음에 뢰극찰이 무슨 소리를 하냐는 듯한 눈빛을 보낸다.

“장천은 내가 직접 처리하지. 싸우고 싶으면 여자와 싸워라. 그녀 또한 실력이 낮지 않으니까.”

“뭐 저는 아무래도 상관없습니다만.”

두 사람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으니 단목장룡과 설비연이 내려왔다.

“나 하나를 잡으려고 이렇게 몰려오다니··· 의외로군.”

그 말에 군중들이 술렁인다.

사실 나찰마궁의 체급으로 이런 일을 벌이는 것은 격이 떨어지는 행동이다. 더군다나 최근 혈세귀막과의 대결에서 아무것도 보여주지 못해 나찰마궁의 평이 그리 좋진 않았다. 대놓고 그들에게 야유를 보낼 사람은 없긴 했지만 말이다.

“네놈에게 갚아줘야 할 빛이 있지 않나? 설마 잊어버렸다고 하진 않겠지?”

뢰극찰의 말에 장천이 답한다.

“아, 그때 내게 뺨을 맞았던 게 그리 억울했나 보군.”

“이놈이···.”

이미 알고 있던 자들도 있었지만, 실제로 그 말이 장천의 입에서 튀어나오자 군중들이 흥분한다. 그들이 원했던 싸움이 펼쳐지려 한다. 나찰마궁의 소궁주와 혈발악존을 이긴 장천. 흥미로운 싸움이었다.

뢰극찰 또한 그들의 분위기가 피부에 느껴진다.

그는 흥분을 가라앉혔다.

그의 옆에는 대존자가 있다. 그는 뢰극찰도 함부로 할 수 없는 사내. 나찰마궁주 뢰마유가 가장 신뢰하는 수하 중 하나였다. 그에겐 철부지 같은 모습을 보이면 안 된다. 소궁주라는 직위가 있음에도 나찰마궁의 진짜 주인이 되기 전까지는 주의해야 했다.

“감히 나 뢰극찰에게 까분 대가를 치르게 해주마.”

“어떻게? 아, 우르르 몰려와서 합공하는 게 나찰마궁의 방식인가 보군. 참으로 멋있어. 대단한데?”

장천의 도발에 뢰극찰은 넘어가지 않았지만.

“후후후, 긴장되는가 보군. 걱정하지 마라. 네놈을 상대하는 건 나 혼자다.”

뢰극찰은 단목장룡이 의도한대로 말했다.

“그래?”

장천 아니, 단목장룡의 머리가 빠르게 돌아간다.

아무리 그의 무공 실력에 자신이 있다고 해도 나찰마궁의 정예 부대와 정면으로 싸우기는 문제가 많았다. 또 무표정하게 그를 바라보는 한 시선이 있었다.

‘나찰마궁의 대존자인가.’

나찰마궁에서도 서열이 한 손에 꼽을 수 있는 사내. 최근 싸웠던 인물 중 가장 강하다는 혈발악존보다도 더 배분이 높았다. 단목장룡이 지금 그를 꺾을 수 있을까?

‘패배하진 않는다. 하지만··· 나찰마궁이 합공을 한다면 위험할 수도 있겠군.’

이런 상황에 대비하여 여러 작전을 세워두었다.

여차하면 진법 내로 그들을 끌어들일 수도 있고···.

- 설비연, 도둑 작전으로 전환할 수도 있다. 마음의 준비를 해놓도록.

- 예.

도둑 작전.

단목장룡이 해남도로 온 것은 암천제에서 우승하기 위함이 아니다. 우승 상품에 포함된 수라마검의 진위를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그걸 위해서 꼭 우승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우승을 차지한 다른 이들을 습격해서 수라마검을 훔쳐도 된다.

그것이 바로 도둑 작전이다.

도둑 작전으로 전환하면, 더 이상 신분을 숨기지 않아도 된다.

설비연은 빙백신공을 사용할 수 있으며, 나 또한 유성환상검을 펼칠 수 있다. 그에 따른 위협이 늘어나긴 하겠지만, 목표한 것을 얻으려면 어쩔 수 없었다.

“감히 네놈이 무슨 잘못을 저질렀는지 확인시켜주지.”

“좋아. 그럼 네놈이 패배하면 이번 대전은 내가 승리한 것이 되나?”

뢰극찰이 자신있게 대답하려 할 때.

가만히 상황을 지켜보기만 하던 대존자의 입이 열린다.

- 소궁주님, 그것에 대해선 확답하지 마십시오.

대존자의 말에 뢰극찰이 움찔한다.

만약 백광 존자가 저런 망발을 지껄였다면, 자신에게 명을 하려 했다면 불같이 화를 냈으리라. 뢰극찰은 나찰마궁의 소궁주였으니까. 하지만 대존자는 다르다. 어릴 적 그에게 무공을 배운 적이 있던 뢰극찰은 대존자가 어떤 사람인지 잘 알고 있었다.

- 그러도록 하지요.

뢰극찰이 대답하지 않자 단목장룡의 시선이 대존자에게 향한다.

분명히 그의 입술이 달싹이는 것을 보았다. 그가 뢰극찰에게 전음을 보냈다는 걸 눈치챌 수 있었다.

‘뢰극찰을 이겨도 끝이 아니겠군. 그리고···.’

단목장룡의 싸늘한 눈빛이 칠교공자의 얼굴로 향한다.

지금 그가 가장 신경 쓰고 있는 건··· 뢰극찰도 대존자도 아니었다.

‘···이놈.’

익숙한 냄새가 났다.

그리우면서도 분노가 치미는 그러한 향이다.

‘일단 뢰극찰부터 처리한다. 칠교공자, 네놈은 따로 찾아가도록 하지.’

웃음기가 사라진 단목장룡.

그가 검을 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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