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4화 (24/236)

* * *

“총관님, 무슨 일이십니까?”

총관이 날 보는 시선이 완전히 달라졌음을 깨닫는다. 더군다나 저리 깊게 고개를 숙여 인사하는 모습은 지부에 와서 처음 보았다. 

“지부장님께서 부르십니다. 그리고··· 죄송합니다. 비무 대회가 끝난 후에 정식으로 다시 사죄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사죄한다?

비무 대회 중 무슨 일이 생겼다는 걸 직감할 수 있었다. 과연 무엇이 총관의 태도를 바꾸게 한 것일까?

“지금 사천당문의 내당주님과 당옥정 소저께서 방문하셨습니다. 부지부장님을 뵙고 싶다고 하더군요.”

당옥정이 언젠가 목숨을 구해준 은혜는 꼭 갚겠다며 소리치던 것이 생각났다. 그러거나 말거나 솔직히 크게 신경 쓰지 않았지만, 자신의 말은 지키는 편인 것 같았다.

‘그런데 사천당문의 내당주까지 같이 왔다라···.’

이제야 총관의 확 바뀌어버린 태도가 이해가 된다. 

‘이런 식으로 지부 내에서 인식을 바꿀 생각은 아니었는데.’

뭐 아무래도 상관없지.

이게 더 편할 수도 있었다.

“가시죠.”

총관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내 뒤를 따를 뿐이었다.

보여주다

- 근데 부지부장은 몸 상태가 좋지 않다고 하지 않았소?

- ···.

태천문주의 말에 지부장 단목필은 할 말이 없었다.

태천문주 같은 이들은 대충 둘러댈 수 있었다. 문파의 제자가 비무 대회에 참가하러 온 것이니까. 부지부장이 이곳에 오든 오지 않든 크게 상관없다는 말이다. 하지만 독봉과 당옥정은 달랐다. 사천당문의 두 여인은 단목장룡을 보러 비무대회에 왔다.

이 상황에서 몸이 아프다고 거짓말할 수 있겠는가?

훗날 독봉이 이 일을 알게 되면 자신을 뭐라고 생각하겠는가? 지금도 어찌해야 좋은지 정확히 판단할 수 없었지만, 독봉의 청을 거절할 수 없었던 단목필은 총관을 시켜 단목장룡을 불러오도록 했다.

잠시 뒤.

저 멀리서 단목장룡과 총관이 걸어온다.

이제는 뚱뚱하다기보단 ‘체격이 좋아 보인다’라고 말할 수 있을 단목장룡이다. 지부장은 그를 보며 기묘한 감정을 느꼈다. 어제까지만 해도 제 주제도 모르고 비무를 하겠다며 떼를 쓰는 망나니처럼 보였다. 그런데 지금은?

‘허어··· 힘을 숨겨온 무인처럼 보이는군···.’

인맥의 힘이란 이 얼마나 위대한가?

사천당문의 1공녀가 마음에 품을 정도면 얼마나 멋진 사내겠는가? 애초에 괜찮은 남자라서 당옥정이 마음에 품은 게 아니라, 당옥정이 마음에 품었기에 괜찮은 남자처럼 보인다.

뭐 당옥정이 단목필의 그 생각을 알았다면 극구 부정했겠지만.

“지부장님, 부르셨습니까?”

“아··· 그, 그래···. 부지부장 왔는가?”

“예.”

어색하기 그지없는 표정이었지만, 다른 이들은 지부장의 표정을 살피기보단 단목장룡이라는 사내가 누군지 확인하려 눈을 빛냈다. 몇몇 이들은 단목장룡의 몸에 군살이 많은 것을 눈치챘다. 특히 수많은 제자를 가르쳐 온 태천문주는 내심 미소지었다.

‘남녀의 관계를 어찌할 수 없다지만··· 전체적으로 우리 우관이가 훨씬 낫군.’

단목장룡의 외모가 살집이 조금 있는 것치고는 잘 생긴 편이라 할 수 있었지만, 태천문의 대제자인 양우관의 외모도 어디 가서 빠지지 않는다. 태천문주는 당연히 무공의 경지 또한 단목장룡보다 양우관이 높다고 판단했다.

그렇게 태천문주가 혼자서 상상의 나래를 펼쳐가고 있을 때.

사천당문의 내당주 독봉이 자리에서 일어선다.

“당신이 단목장룡인가요?”

“예, 그렇습니다. 사천당문 내당주님을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독봉이 단목장룡을 위아래로 훑어본다.

서 있는 자세나 걸음걸이로 보면 제대로 무공을 익힌 것이 틀림없었다. 이곳에 있는 다른 문파의 문주들이 단목장룡에 대해 저평가를 내리고 있었지만, 독봉은 달랐다.

더군다나 그는 당옥정의 목숨을 구해준 은인이다.

어떤 관점에서 봐도 봐도 좋게 보이는 건 당연했다.

“이렇게 봐서 정말 반가워요. 옥정이에게 듣던 것보다 훨씬 인물이 훤칠하네요. 옥정이가 반할 만···.”

“고모님!”

당옥정이 발작하듯 튀어 올랐고, 그 모습에 독봉이 즐겁다는 듯이 미소짓는다.

단목장룡이 당옥정에게 인사한다.

“오랜만이네.”

“어어···! 오랜만이야. 너무 늦게 와서 미안해. 빨리 와서 은혜를 갚았어야 했는데··· 아버지한테 잡혀서 폐관실에 갇혀 있었어. 정말 미안···.”

단목장룡은 고개를 젓는다.

“뭐가 그렇게 미안하다고. 이렇게 왔으면 됐지.”

“하핫··· 고마워. 근데 너··· 살 많이 빠졌다?”

“아직 더 빼야 해.”

두 사람이 친근하게 이야기하는 것을 본 다른 문주들, 특히 태천문주가 침음성을 흘린다.

하지만 최대한 겉으로 티 내지 않는다. 지금은 사람이 좋아 보여도, 성질이 장난 아닌 여인이다. 오죽하면 현 사천당문의 가주도 함부로 말하지 못하는 게 독봉이라지 않은가?

다음으로 단목장룡과 다른 문주들이 인사를 나누고, 자리에 앉아 함께 비무 대회를 관전한다.

그렇게 몇 번의 비무가 끝난 후.

당옥정이 지나가는 투로 묻는다.

“근데 넌 어디 있었어?”

“내 방에 있었지.”

“방에? 넌 비무 대회에 참가하는 게 아니야?”

“그게···.”

단목장룡이 뒤를 돌아본다.

뒤에서 지부장과 총관이 아래턱을 벌벌 떨며 긴장하고 있었다.

단목장룡은 피식 웃으며 그 둘에게 눈짓한다.

‘이 자리에서 고자질할 생각은 없습니다.’

단목장룡은 단목세가 성도지부의 부지부장이다. 이런 자리에서 지부의 치부를 드러내 봐야 그에게도 좋을 것이 없었다. 그를 은인으로 생각하는 독봉과 당옥정의 적극적인 지지를 얻을 수 있겠지만, 그걸로 끝이다.

다른 문주들은 콩가루 같은 집안이라며 손가락질할 것이고, 지부 내에서 배제당하고 무시당했던 단목장룡도 좋은 소리를 듣진 못할 것이다.

“무공을 수련하느라.”

“아, 그렇구나.”

당옥정과 독봉이 고개를 끄덕였고, 그건 다른 문주들도 마찬가지였다.

지부장은 깊은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여기서 단목장룡이 이상한 소리를 한다면, 이제까지 쌓아놓은 지부의 명예가 곤두박질친다.

그렇다고 단목장룡에게 전음으로 허튼소리 말라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니, 지부장은 이 자리가 너무도 불편할 뿐이었다. 얼른 비무 대회가 끝났으면 좋겠다고 속으로 빌 정도로 말이다.

비무를 관전하던 독봉이 은근히 기대가 담긴 눈빛으로 말한다.

“옥정이에게 듣자 하니 단목 공자의 무공 실력이 대단하다고 하던데··· 비무를 보지 못하는 게 아쉽군요.”

독봉의 말을 받은 것은 태천문주였다.

“저도 그리 생각합니다. 단목세가의 직계이니 어느 정도의 경지에 올라있는지 궁금하군요. 괜찮겠소, 단목 지부장?”

“어··· 크흠, 그게··· 그러니까···.”

지부장이 갑자기 당황하며 제대로 답을 하지 못하자 모두의 시선이 집중된다.

머릿속이 하얗게 되어 아무렇게나 말을 내뱉고 만다.

“저도 부지부장의 비무를 보고 싶군요. 부지부장이 비무에 참가하는 것을 동의한다면야 저는···.”

그 말에 단목장룡이 고개를 끄덕인다.

“전 좋습니다.”

사천당문과 연이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지부 내에서의 평가가 바뀌길 원하지 않는다. 근본적으로 그들에게 보여줘야 한다.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말이다. 그래야지만 훗날 지부원들에게 신뢰받을 수 있다.

그 말을 기다렸다는 듯, 태천문주가 호기롭게 외친다.

“오! 그럼 본문의 대제자와 비무하는 것이 어떻겠소? 자랑은 아니지만, 우관이는 내년에 천룡각에 들어갈 정도로 재능이 있소이다. 분명 부지부장과 멋진 비무를 펼칠 수 있을 것이오.”

“그거 좋은 생각이구려.”

태천문주의 말에 교롱문의 문주가 동의하듯 고개를 끄덕인다.

멀리서 배분이 높은 자들의 대화를 듣고 있던 양우관이 주먹을 꽉 쥔다.

사천당문의 내당주와 무림오화 중 하나인 당옥정 앞에서 실력을 보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단목장룡이라···. 그렇게 강해 보이지도 않아. 솔직히 둔해 보이는군.’

겉모습으로 상대를 판단하는 건 무림에서 좋지 않다.

하지만 사천당문의 사람에게 자신의 실력을 펼쳐 보일 기회가 생기니 마음속에서 근거 없는 자신감이 샘솟는 양우관이었다.

“우관아, 바로 비무를 할 수 있겠느냐?”

태천문주가 양우관을 바라보며 물었다.

“예, 첫 비무 이후 줄곧 휴식을 취해와서 괜찮습니다. 아직 힘이 펄펄 납니다! 하하하!”

사내다움을 표출하고자 양우관이 호기롭게 소리쳤다.

단목장룡 또한 자리에서 일어선다.

두 사내가 비무장위에서 서로를 마주본다.

양우관이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일념으로 검을 꽉 쥔다. 단목장룡 또한 허리춤에서 검을 뽑는다.

“···!”

그 순간 독봉의 눈이 크게 뜨여진다.

분명히 단목장룡이 뽑은 저 검은 10년도 지난 과거에 본 적이 있다. 

한 사내만을 마음에 품었으나 결국 이어지지 못했던 사랑.

뇌왕 악무광이 자주 사용하던 검이었다.

‘옥정이가 무공서를 가지고, 장룡 공자가 검을 가졌나 보네···.’

당옥정은 독봉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도 모른 채로, 집중하여 비무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정확히는 단목장룡을 말이다. 당옥정을 흘끔 바라본 독봉이 옅은 한숨을 내쉰다.

‘과거의 인연일 뿐이야. 옥정이를 구해준 장룡 공자가 그이의 검을 사용하는 게 더 좋을 수도···.’

이미 10년도 지난 일이다.

그의 죽음을 듣고 사천당문의 내당주가 됐다. 일에 파묻혀 과거를 잊고자 했다. 이제는 그가 어떻게 생겼는지도 잘 기억나지 않았다. 10년이란 세월은 그러한 시간이었다.

모두의 이목이 비무장에 집중됐다.

단목장룡을 망나니로 알고, 어떻게 신뢰할 수도 없는 사람이 부지부장이 되냐며 분개하던 지부원들 또한 마찬가지였다. 

과연 부지부장인 단목장룡의 무공은 어느 정도 수준일 것인가?

사천당문과 연이 있다고, 무공 또한 강하리라는 법은 없었다.

그건 단목세가의 지부장도 같은 생각이었다.

‘차라리··· 무공 실력은 형편없었으면 좋겠군···.’

참으로 간사한 생각이다.

조카인 단목장룡을 망나니로 취급하다가 독봉이 오자마자 태도를 바꾼다. 그런 자신의 모습이 부끄럽기도 했으며, 이런 부분을 제대로 말하지 않은 단목장룡이 밉기도 했다. 백 명의 지부원을 책임지는 지부장도 결국 인간일 뿐이었다.

그런 지부장의 조금이나마 부끄러움을 덜어줄 방법은···.

단목장룡의 무공 실력이 처참해야 했다. 꼭 그래야만···.

죄책감과 짜증 그리고 불안함이 공존한 눈빛으로 비무장을 바라보는 단목필.

그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심판이 비무의 규칙을 설명하고, 비무의 시작을 알리는 종을 친다.

때애애앵-!

비무가 시작됐다.

먼저 신형을 움직인 것은 양우관이다. 그는 특유의 보법으로 직선으로 튀어나가 단목장룡의 몸을 노렸다. 처음부터 맹공을 퍼부어 정신을 차리지 못하도록 할 심산이다. 확실한 격의 차이를 모두 앞에서 보여준다.

‘내가 여기서 너를 꺾으면!’

어쩌면 당옥정과···.

그렇게 부푼 꿈을 품으며 돌진하는 양우관.

그리고 단목장룡은 그런 양우관을 보며···.

실망했다.

‘기본도 되어 있지 않군.’

처참했다.

두 달.

그 시간 동안 단목장룡은 끊임없이 성장했다. 심기체의 조화를 맞추기 위해 무던히도 노력했다. 꿈에서도 무공을 연마할 정도로 말이다.

육신의 재능은 단목장룡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그게 대수랴? 무공이 익히는 게 재밌어진 장룡은 오히려 사공천으로 살아갈 때보다 훨씬 발전이 빨랐다. 흥미라는 게 무공에 미치는 영향을 다시 되돌아볼 계기가 되었다고나 할까?

그렇기에 장룡은 오늘의 비무를 기대했다.

사천성의 잠룡이라느니 새로운 무림오룡이 탄생할 수도 있다느니···.

지부원들이 속닥이는 이야기를 들으며 흥미가 솟아났다.

그런데 이게 뭔가?

‘재미가 없겠군.’

애초에 오늘 단목장룡은 패배를 생각하지 않았다. 얼마나 그의 잠재력을 끌어낼 수 있는 상대인가? 그걸 기대했을 뿐. 양우관은 단목장룡의 흥미를 끌어내지 못했다.

타닷!

양우관의 검이 단목장룡의 가슴에 쇄도한다. 제대로 방어도 하지 않는 단목장룡에 양우관이 당황할 때.

스르으윽···.

단목장룡이 어느샌가 검을 들어 올려, 양우관의 검을 받아냈다. 무슨 일인지 검명음이 전혀 들려오지 않았다.

‘뭐지···?’

양우관은 마치 물 속에서 검을 휘두르는 듯한 감각을 느꼈다.

그 순간.

채앵-!

양우관은 손목에 전해지는 막대한 충격에 검을 놓쳐버리고 말았다.

조금 전까지 양우관의 검과 단목장룡의 검은 서로 맞대고 있었다. 그걸 힘으로 밀어붙이려던 양우관. 단목장룡이 손목만 살짝 움직여 검을 움직였을 뿐인데···.

“무슨···?”

순간적으로 검에 담긴 내력을 격발시키는 기술.

단목장룡이 무엇을 한 것인지 정확히 파악한 사람은 사천당문의 독봉 뿐이었다.

‘옥정이의 말대로 정말 잠룡이구나···!’

단목장룡의 검이 천천히 양우관의 목을 향한다. 

결국, 그는 눈물을 머금고 패배를 선언할 수밖에 없었다.

“제가 졌습니다···.”

양우관의 패배 선언에 장내에 기묘한 침묵이 감돈다.

특히 성도지부의 지부장의 표정이 참으로 볼만했다.

‘무, 무슨···? 저런 기예는 나조차도 펼칠 수가 없거늘···!'

지부장과 총관

“역시···!”

단목장룡의 경지가 높다는 건 그녀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그가 보여준 실력은 참으로 경이로웠다. 저 나이대에 내공을 저리 잘 다루는 건 무림오룡이라 불리는 천재들이나 가능하리라.

당용아 또한 고개를 끄덕였다.

저 정도라면 뇌왕의 검을 가질 자격이 있었다.

‘역시 내당으로 초대해야겠어.’

그에겐 은혜를 갚아야 했다. 조카인 당옥정을 구해준 보답. 뭘 선물해야 괜찮을지 생각이 많았지만, 지금 단목장룡을 보니 확실하게 떠오르는 것이 있었다.

‘뭐 장룡 공자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다른 것을 고려해야겠지만··· 그것이라면···.’

어찌 보면 싱거운 비무가 끝나고, 지부 내부에는 기묘한 침묵이 감돌았다.

지부장은 단목장룡이 보여준 실력에 놀라 입을 벌리고 있었으며, 총관은 탄식마저 내뱉고 있었다. 단목세가의 사람이 이겼는데 보이는 반응으로는 이상했지만, 그들에게 눈길을 주는 사람은 없었다.

모두 단목장룡을 바라보고 있다.

‘잠룡이다···. 저 아이가 천룡각에 들어간다면···.’

태천문주는 양우관의 미래를 걱정했고.

‘저렇게 강했다고···? 분명히 망나니라 하지 않았던가···?’

단목장룡이 처음 지부에 온 날 입구에서 시비가 붙었던 문지기는 심장이 터져버릴 것만 같았다. 처음엔 직계에게 그리 무례하게 굴어도 될까? 라는 생각도 했었지만, 단목세가의 가주도 그를 혐오한다는 말을 듣고는 장룡에게 무례를 범했다.

이제는 다 잊어버렸던 그 일이 지금의 비무로 다시금 생각났다.

은근슬쩍 단목장룡에게 제대로 인사도 하지 않았던 지부원들은 모두 입을 다물 수밖에 없다.

무림인은 무공으로 말하는 것.

단목장룡은 한 차례의 비무에서 그의 존재를 증명했다.

‘이제 마무리만 남았군.’

검을 검집에 집어넣은 단목장룡. 그의 시선이 지부장에게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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