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6화 (2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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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부터 3개월이 지났다. 

도쿄는 어느세 늦여름을 맞이하고 있었다. 

하지만 펜트하우스 안에서 밖에 나가는 것을 일절 금지 당하고 있는 마코토는 

그런 더위도 전혀 느끼지 못하는 매일을 보내고 있었다. 

그로부터 토우도우는 매일 이 펜트하우스로 돌아온다. 

해외로 나갈 때 이외에는 설사 규슈나 오키나와에 있어도 반드시 

마코토가 자고 있는 침대로 돌아오는 것이다. 

그리고 마코토가 자고 있는 모습을 충분히 감상한 후 

토우도우는 마코토에게 키스하고 천천히 안아온다. 

마코토는 이 3개월 동안 갖가지 기구를 경험했다. 

애널 바이브는 이미 커다란 것도 삼킬 수 있게 되었고 

애널 스토퍼도 가장 큰 사이즈를 꽂고 있어도 별반 아픔은 느끼지 못했다. 

징그러운 대 위에서 끈에 묶여 두 다리흫 벌리고, 촛농을 민감한 부분에 떨어뜨리거나 

가볍게 채찍으로 맞은 적도 있다. 

하지만 토우도우는 마코토의 진주 같은 아름다운 하얀 피부에 자국을 남기지 않도록 

신경 써주어서 촛농도 채찍도 그리 고통스럽진 않았다. 

지금까지 체험한 갖가지 기구 중에서 마코토가 가장 느낀 것은 역시 유두 클립이었다. 

맨 처음 토우도우가 끼웠던 클립의 감각이 잊혀지지 않았던 것이다. 

아픔과 쾌감이 함께 덮쳐오는 그 감각이 견딜 수 없었다. 

토우도우는 유두 클립을 하면 한층 더 민감해지는 마코토를 보고 

클립부분이 진동하는 최신식 유두 클립을 사 주었다. 

마코토는 최신식 유두 클립을 굉장히 마음에 들어 섹스를 할 때에는 반드시 토우도우에게 

‘클립을 사용해 주세요’하고 애원하게 되었다. 

서로 입밖에 내어 ‘사랑한다’고 말하지 않은 두 사람이었지만 

서로를 필요로 하고 있다는 것만은 분명히 알 수 있었다. 

야쿠자 세계의 정점에 군림하는 남자였지만 토우도우는 마코토에겐 한 명의 남자였다. 

마코토는 토우도우의 명령에는 절대 거역하지 않고 오히려 기뻐하며 더더욱 사랑 받을 수 있도록, 

귀여움 받을 수 있도록 스스로 신경 쓰고 있었다. 

마코토는 단 한 가지, 토우도우의 기분을 살펴 부탁한 것이 있었다. 

미나코를 놓아달라고 애원했었다. 

하지만 토우도우는 그런 마코토이 생각을 알고 있었는지 엷게 웃을 뿐이었다. 

하지만 후일, 마사노리에게서 미나코가 시골로 돌아갔다는 소식을 들은 마코토는 

토우도우라는 남자를 한 사람의 남성으로 보게 되었다. 

몇 달 동안 절대 외출을 허락 받지 못하는, 새장 속의 새 같은 생활이었지만 마코토는 만족했다. 

토우도우의 애정을 분명히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마코토는 토우도우와 피부를 맞댐에 따라 점점 토우도우의 성적 노예가 되어갔다. 

마음도 몸도 토우도우의 색으로 물들어 정부라는 말이 어울리게 되었다. 

토우도우와 우연히 만나고 나서 약 4개월 동안 

마코토는 애벌레에서 나비로 탈피하듯 급속히 성장했다. 

그리고 그건 마코토의 신변을 담당하고 있는 마사노리와 무네노리도 충분히 느끼는 것이었다. 

“이제 아무도..촌티가 난다곤 생각하지 못할 겁니다...” 

“이 부근에서도 이렇게 완벽한 사람은 흔치 않습니다.” 

넓은 워크 인 클로짓에서 몸치장을 돕고 있는 마사노리와 무네노리는 

비싼 턱시도와 나비넥타이로 몸을 감싸고 갈색 머리카락을 헤어 디자이너가 

단정히 정리하고 아르마니의 검은 구두를 신고 마지막으로 불가리시계를 차고 있는 

마코토를 보고 그렇게 말했다. 

브랜드를 지녔기 때문에 그런 생각을 한 것이 아니라 

마코토의 내부에서부터 빛나는 아름다움은 진짜였다. 

마코토는 토우도우라는 남자와 만나 몸도 마음도 갈고 닦여

 원석에서 최고급 보석으로 다시 태어난 것이다. 

“지금..몇 시? 마중은 몇 시에 와요?” 

마코토는 워크 인 클로짓에서 나와 바쁜 듯이 거실을 서성이며 뒤따라 나오는 마사노리에게 물었다. 

“아직, 8시 전입니다. 마중은 8시 30분에 올 예정이니...” 

“하지만 토우도우상은 시간에 엄한 사람이니까..좀 더 빨리 나가요. 운전수에게 그렇게 전해줄래요?” 

“알겠습니다.” 

수트 차림의 무네노리는 곧 안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 운전수에게 그렇게 전했다. 

그 동안에도 마코토는 아무래도 진정이 되지 않는 모습으로 거실에 까려있는 

페르시아 융단위를 서성였다. 

오늘 밤은 그날 밤으로부터 3개월만에 외출을 허락 받은 것이다. 

게다가 토우도우가 고급 프랑스 요리를 사주겠다고 한 것이다. 

흥분하지 말라고 말하는 쪽이 무리였다. 

마코토는 기뻐하며 마치 어린아이처럼 들떠 있었다. 

토우도우는 3달 동안 계속 착한 아이로 참은 상이라고 했지만 마코토로서는 

그 정도로 참았다는 느낌은 없었다. 

그렇다기 보다 호화롭고 불편 없는 펜트하우스에 둘러싸여 지낸 3개월 동안 

점점 다정해진 토우도우의 매력에 빠져들었던 것이다. 

처음엔 그렇게 싫었는데. 

토우도우에게 안기는 것에 기쁨과 애정을 가지게 된 마코토는 

토우도우의 귀가를 기다리며 욕조에 들어가 몸을 깨끗이 씻는 시간을 굉장히 좋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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