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하아, 괜찮겠어?”
“응. 얼른….”
어둠 속에서 두 사람은 서둘러 몸을 맞댔다. 마치 아주 오랜만에 재회한 연인처럼 거칠게 입술을 비비며 호흡을 나누고, 누가 먼저라 할 것도 없이 서로의 옷을 벗겼다.
“나 하고 싶어. 괜찮아….”
하진은 차선오의 무릎 위에 엎드려 있었다. 낯이 뜨거워졌다. 스스로의 의지로 그런 말을 하는 게 아직은 좀 어색하고 부끄러웠지만, 한 점 거짓말 없는 사실이었다. 완벽하게 길든 몸은 그의 손만 살짝 닿아도 열이 올라 민감해졌다.
“그래도 조금만 더 만지자. 나 너 다치는 거 싫어.”
괜찮다니까…. 그렇게 말하려는데, 굵고 마디가 도드라진 엄지손가락이 보지에 쑥 밀려 들어왔다.
“아… 흣.”
“아파?”
“아니, 하아, 좋아. 조금만 더….”
아주 살짝만 건드렸는데도 애가 탔다. 등허리며 엉덩이가 죄다 붉게 물들었다. 차선오는 그 보들보들한 살결을 따라 꼼꼼히 입 맞추면서, 조금 밀어 넣은 엄지로 원을 그리듯 보지를 살짝씩 넓혔다.
“보지라서 그런가, 살살 만졌는데도 물이 이렇게 질질 흘러.”
정말이었다. 그가 손을 움직일 때마다 뒤가 불편할 정도로 축축해지는 게 느껴졌다. 넘쳐나온 애액이 아래로 흘러 고환과 기둥 뿌리까지 적실 정도였다.
소파에 길게 엎드린 채 하진은 두 손을 모아 가슴에 꼭 붙이고 있었다. 뒤를 확인할 수 없는 자세 때문에 오로지 보지에 가해지는 자극에만 온 신경을 집중하고 있으려니, 그게 견딜 수 없이 좋으면서도 차츰 민망해졌다.
젖은 소리가 연신 귀를 울렸다. 그걸 들으며 발끝을 움찔대는데, 갑자기 무언가 떠올랐다.
“흐… 혹시 네가, 이렇게 만든 거 아냐?”
“뭐?”
고개 숙여 정성스레 애무하던 차선오가 순간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하필이면 입술이 뒷구멍 쪽을 지나고 있어서, 그 숨결에 하진은 다시 허리를 바르르 떨며 긴장했다.
“그렇잖아. 네가 일부러… 읏, 물 많은 보지로 만들었을 수도….”
“우리 하진이는 상상력도 좋지.”
“아, 응…!”
엄지가 더 깊이 찔러 박혔다. 짜릿한 압박감이 발끝까지 번졌다.
“나 그런 건 못해, 하진아. 그냥 네가 물이 많은 거야.”
그가 엉덩이 위에 쪽, 뽀뽀하면서 반대쪽 손을 하진의 가슴 아래로 밀어 넣었다.
“여기도 이렇게 혼자 축축해졌잖아. 타고나길 물이 많은 건데 그걸 내가 했을 리가.”
“흣… 아… 몰라, 진짜….”
그의 말대로 소파 커버가 물들 정도로 젖이 흘러나온 유두 역시 잔뜩 축축해져 있었다. 온몸이 빠짐없이 달아올랐다. 앞뒤로 가해지는 자극에 금방 사정할 것 같았다. 오줌이 마려운 걸지도 몰랐다.
사실 하진은 그 둘을 구분하는 게 좀 어려워졌다. 무척 민망한 일이어서 차선오에겐 아직 비밀이었지만, 정말 급할 땐 어떻게든 화장실로 도망쳐야겠단 계획도 갖고 있었다. 그가 치졸하게 몇 마디 말로 자신을 묶어두지만 않는다면.
“난 그래서 좋은데.”
손가락만으로 끈질기게 보지와 가슴을 괴롭혀 전부 축축하게 적셔 놓은 차선오가 다시 등허리 위로 입술을 찍어 눌렀다.
“잘 흘려서 더 예쁜 거 알잖아.”
“…그럼 이제 해줘. 응? 넣어줘….”
“어디에 넣어줄까. 말해 봐.”
“하아….”
저도 자지를 터질 듯 세운 주제에, 혼자만 느긋하게 구는 게 얄미웠다. 하진은 예고 없이 몸을 일으켰다. 그러고는 차선오를 제 쪽으로 당기면서 소파에 정자세로 누웠다.
몸이 전부 드러나는 체위였다. 특히나 공중에 띄운 허벅지를 넓게 벌리면, 바로 앞에 붙어 앉은 차선오의 시야에는 다리 사이가 빠짐없이 보일 수밖에 없었다.
납작한 아랫배를 찌를 듯 올라붙은 자지와 그 아래에 애액 범벅이 된 보지, 그리고 발긋하게 부어올라 빠끔대는 구멍까지. 흰 물기로 촉촉하게 젖은 가슴팍은 곁들임에 불과했다. 온통 예쁘게 물이 올라 있었다.
“여기, 앞보지에… 넣어줘….”
하진이 그의 탄탄한 허리에 종아리를 얽었다. 차선오의 얼굴에서 서서히 웃음기가 사라졌다. 그 아래 조각칼로 섬세하게 깎아 놓은 듯 근육이 촘촘하게 들어찬 상체와, 흉기처럼 꼿꼿하게 선 자지가 보였다. 하아…. 하진이 뜨거운 숨을 흘렸다. 보고만 있어도 몸이 달았다.
“보지가 간지러워, 선오야…. 이제 자지 먹여달라고, 안이 막 벌렁거려. 얼른, 나 잘 먹을 수 있, 아… 아응!”
차선오는 눈앞에서 살랑대는 엉덩이를 예고 없이 제 얼굴까지 들어 올렸다. 하진이 비명을 지르기 무섭게 그가 과일 절임처럼 푹 젖은 보지 위를 혀로 문질렀다.
“아, 흐앗, 응…! 흐으응.”
살갗이 뜨겁게 녹아버리는 느낌이었다. 츕, 츄읍, 잘빠진 콧대가 수줍게 감추어진 클리토리스를 짓누를 때마다 포개진 살점 사이로 끈적한 물이 줄줄 새며 흘러내렸다.
그 애액이 전부 차선오의 입속으로 들어갔다. 달아 죽겠다는 듯 죄다 핥고 삼킬 때마다 혀가 게걸스럽게 움직였다. 빨지 못한 애액은 더 아래로 흘러 침과 범벅이 돼 뒷구멍까지 축축하게 적셨다.
“흐, 아흥, 이제 빨리이… 나 진짜, 읏, 아앙!”
“아프면 꼭 얘기해.”
애가 타서 죽을 것 같을 때, 마침내 한 번도 열린 적 없던 보지 안으로 커다란 게 밀려 들어왔다.
“아윽, 흐…!”
너무 컸다. 꼭 첫 경험을 하는 기분이 들어서, 하진은 새삼스레 허리를 휘었다. 분명 당장이라도 안을 긁어줬으면 싶을 정도로 조급했는데, 막상 차선오의 거대한 좆이 작은 보지 구멍을 벌리고 들어오니 찢어질까 봐 무서웠다.
“자, 잠깐만, 너무 커…. 천천히, 흐읏, 아.”
“커서 더 좋아하면서. 그리고 아직 조금밖에 안 들어갔어.”
“그래도… 무서워, 거, 거긴 처음이잖아….”
“알았어. 천천히 할게. 쉬이, 착하지.”
확실히 보지는 아직 비좁은 느낌이었다. 아무에게도 보이지 않도록 작게 만든 탓이었다. 후으…. 짧게 숨을 뱉은 차선오가 손을 아래로 내렸다. 그리고 이미 약간 벌어진 뒷구멍에 손가락 두 개를 푹 찔러 넣었다.
“아…!”
“여긴 잘 받아먹네. 응? 어디가 보지인지 모르겠어.”
“아, 아앙, 흐… 거기. 읏.”
뒤로는 익히 아는 전립선을 문지르면서 빠듯한 보지를 살살 넓혔다. 찔꺽대는 소리와 함께 긴장한 내벽이 차츰 벌어졌다. 하진은 쏟아지는 쾌감 속에서 어쩔 줄 모르고 고개를 마구 꺾었다.
“가슴 좀 만져봐. 안 다치게 살살.”
“으우, 읏….”
뒷구멍 안에 들어간 손가락이 정확히 기분 좋은 부위를 찌름과 동시에 하진이 버릇처럼 젖꼭지를 비비고 꼬집었다. 안 그래도 만지고 싶었기에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묽은 젖물이 공중으로 튀어 오르며 턱과 뺨을 적셨다.
“하아… 예쁘다, 하진아. 이제 더 넣어볼게. 천천히.”
그 말에 하진이 다시 긴장하기도 전에, 커다란 귀두가 안을 뻐근하게 벌렸다.
“아, 하으… 응…!”
굴곡 하나하나가 모두 선명하게 느껴졌다. 터질 듯 뜨겁고 무른 점막이 반으로 쪼개지는 느낌이었다. 안이 스스로 요동치며 자지를 마구 씹고 빨아댔다. 애액이 울컥울컥 샜다. 너무 좋아서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흐으응, 좋아, 앗…. 처음이어서 그런지, 너무… 읏… 흐응!”
“처음이라 좋아?”
대체 몇 번째 처음인지 모르겠지만, 정말로 그랬다. 하진이 울먹이며 턱을 주억거렸다. 손가락도 겨우 삼키던 보지는 어느새 차선오의 거대한 좆을 반도 넘게 집어삼키고 있었다. 아래를 내려다보고 그걸 자각한 하진이 용기를 내어 스스로 허리를 미끄러뜨렸다.
“아, 아흑….”
“하아….”
동시에 신음이 터졌다. 보지로 전부 삼키고 나니 하진의 아랫배가 볼록 튀어나왔다. 차선오는 그 윤곽을 소중히 쓸어 만지면서, 닿는 곳마다 모조리 키스를 퍼부었다. 마침내 입가에 도착했을 땐, 하진이 기다렸단 듯 먼저 혀를 얽어왔다.
연약한 벽이 완전히 무너진 밤. 두 사람은 서로에게 완벽하게 맞물려 비로소 온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