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전 05
※이 외전에는 약간의 공포 요소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꺄아아!”
영인이 머리가 더 큰 몸을 뒤뚱거리며 빠르게 뛰어갔다. 유온은 그 뒤를 바쁘게 따라가며 뛰지 말라고 말했지만, 새로운 곳에 와서 잔뜩 신이 난 아기에게 그 말이 들릴 리 만무했다.
유온의 가족은 여름휴가를 맞아 스페인의 고성을 찾았다. 원래는 세 가족이 같이 도착할 예정이었으나, 윤서경에게 급한 일이 생기는 바람에 유온과 영인만 먼저 오고 그는 내일 도착하는 일정이 되었다.
영인은 넓은 성 안을 지치지도 않고 뛰어다녔다. 넘쳐 나는 아기의 에너지를 소모하기에 성은 충분한 넓이였다. 유온과 도우미들은 번갈아 가며 영인을 따라다니는 것만으로 지칠 만큼.
거의 세 시간을 이것저것 탐색하며 뛰어다닌 후에야 영인은 유온의 품에 안겼다.
“아빠, 이제 힘들어요.”
“그렇게 뛰어다니니까 그렇지. 넘어지면 아야 해.”
“조심해서 뛰었어요!”
조심해서 뛰는 게 어디 있어……. 싶었지만 원래 아기들의 논리라는 게 그렇다. 영인을 안아 올린 유온은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이 고성에 오는 건 벌써 몇 번째지만, 여기는 처음 들어온다.
성이 워낙 넓다 보니 아직까지도 정비가 덜 된 구역이 있는데, 여기가 그랬다. 다른 곳에 비해서 더 썰렁하고 어두운 게 분위기가 음산했다. 괜히 목덜미가 섬찟해질 정도로.
주거 구역이야 익숙해져서 괜찮지만, 낯선 곳에 가면 오래된 성이라 어딘가 모르게 선뜩한 건 어쩔 수 없다. 유온은 영인을 꼭 끌어안고 후다닥 복도를 걸었다.
익숙한 침실로 돌아오자 그제야 맘이 놓이는 기분이다. 영인은 벌써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침대에 영인을 눕히고 자신도 옆에 누워 볼록한 아기의 배를 토닥토닥해 주고 있는데, 잠들려던 영인이 눈을 반짝 뜨더니 물었다.
“아빠, 근데 아까 거기 있던 아저씨는 누구예요?”
“…….”
그러곤 픽 잠들어 버렸다.
“영인아……. 무, 무슨 아저씨……? 잠깐만 일어나서 말해 봐……. 무슨 아저씨 말하는 거야……?”
그러나 한번 잠든 아이는 깨어나지 않았다. 유온은 비명을 지르고 싶은 걸 겨우 참으며 영인에게 더욱 바짝 달라붙었다. 잠꼬대겠지? 잠꼬대일 거야. 아이들은 원래 잠꼬대나 이상한 소리를 잘 하지 않나. 애써 그렇게 생각했지만 무서움은 가시지 않았다.
“…….”
벌떡 일어난 유온은 침실 밖의 켤 수 있는 조명을 모조리 다 켰다. 마음 같아선 침실 커튼도 열고 불을 켜고 싶었으나, 영인이 자고 있어서 그럴 수 없었다.
서경 씨한테 전화를 할까?
……아니, 아무리 그래도 바쁜 사람한테 귀신이 나온 것 같다고 전화를 걸 순 없다. 으스스 도는 한기에 유온은 팔을 쓰다듬으며 밝은 곳으로 나갔다.
거실을 빠져나가 햇빛이 잘 드는 복도로 나가자 성한영이 서 있는 게 보였다. 사막에서 물을 본 것만큼 반가워져서 커다란 사내를 향해 다가갔다.
“한영 씨.”
“아, 나오셨습니까. 간단히 드실 것 준비할까요?”
“아니요……. 그건 괜찮은데, 한영 씨, 역시 이런 고성엔…… 있을까요?”
“뭐가 말씀이십니까?”
“그, 그러니까, 귀신 같은…….”
“아……. 아무래도 있지 않을까요.”
“…….”
너무 선선한 대답에 유온은 할 말을 잃고 말았다. 게다가 성한영은 유온을 겁주거나 하려는 목적이 아니라, 정말 그저 자기 생각을 말했을 뿐인 듯했다. 그렇구나……. 있겠지, 아무래도. 매사 무뚝뚝하고 귀신 따위 믿지도 않을 것 같은 성한영이 말하니 더 무서웠다.
이정윤에게도 물을까 하다가 그만두었다. 그녀 쪽에선 괜한 답까지 고구마 줄기처럼 줄줄이 딸려 나올 거란 생각이 들었다. 예를 들면 유명한 괴담이라든지.
“한영 씨, 오늘 저녁엔 제일 가까운 방에서 쉬어 주세요.”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이번에도 선선히 대답한다. 다행히 유온이 무엇 때문에 이러는지는 짐작하지 못한 것 같았다.
방으로 돌아가 침대로 향하자, 영인은 누운 자세 그대로 눈만 뜬 채 빤히 유온을 쳐다보고 있었다. 저절로 웃음이 나와 침대에 몸을 기대며 영인에게 몸을 기울였다. 잠을 실컷 잔 아기는 기분이 좋은지 사르르 녹을 듯한 웃음을 지었다.
“영인이 다 잤어요.”
“그랬어? 배고프지 않아?”
“배고파요.”
유온은 영인을 안아 들고 간이 주방으로 향했다.
“영인이 뭐 먹을까. 바나나 먹을까?”
“우……. 초코 아이스.”
“바나나 먹고 초코 아이스 먹자.”
“우우……. 네.”
차가운 것부터 먹이는 게 꺼려져서 그렇게 말하자 아이는 어쩔 수 없이 수긍했다. 작은 크기의 바나나 하나를 까서 주니 영인은 전투적으로 먹기 시작했다. 바나나가 맛있어서라기보단 이걸 다 먹은 후 얼른 아이스크림을 먹기 위해서였다. 과연 마지막 한 입까지 입에 욱여넣은 영인이 말했다.
“쵸코 아이스…….”
입안에 바나나가 가득 차서 발음도 불분명했다. 유온은 웃음을 터뜨리곤 알겠다고 고개를 끄덕인 뒤, 영인의 그릇에 초콜릿 아이스크림을 한 스쿱 가득 떠서 내주었다.
“입에 있는 거 다 삼키고.”
“네에.”
햄스터처럼 튀어나온 뽀얀 볼이 부지런히 들썩였다. 간신히 바나나를 다 먹은 영인은 신이 난 얼굴로 초콜릿 아이스크림을 먹기 시작했다. 유온은 맞은편에 앉아 턱을 괸 채 아이가 부지런히 스푼을 움직이는 모습을 구경했다.
순식간에 아이스크림을 다 먹은 영인이 아쉬운 눈으로 유온을 보았다. 조금 더 먹고 싶다는 기색이었다. 유온은 아빠다운 단호한 얼굴로 그를 거절했다.
“안 돼요. 배 아야 해요.”
“아야 안 하는데……. 영인이 튼튼해요. 아야 안 해요.”
“아니에요, 영인이는 아빠를 닮아서 금방 배 아야 해요.”
“아빠 아프지 마!”
“지금은 안 아파. 영인이, 아직 배고파? 쌀과자 먹을까?”
자연스럽게 말을 돌리자 영인은 잠시 생각하다 고개를 젓곤 다른 걸 제안했다.
“펭귄 과자 먹어도 돼요?”
펭귄 캐릭터가 그려진 비타민 캔디였다.
“두 개만이야.”
“세 개…….”
“펭귄 과자는 하루에 몇 개라고 했지요?”
“다섯 개!”
영인이 손가락을 쫙 펼치며 자신만만하게 대답했다.
“그런데 영인이 비행기 타고 오면서 몇 개 먹었지?”
자신감이 조금 수그러든다. 영인의 손가락이 하나씩 구부러졌다.
“세 개애…….”
“그럼 남은 건 몇 개?”
유온은 두 개 펼쳐진, 아이의 자그마한 손가락을 손끝으로 톡톡 두드렸다. 영인은 금세 시무룩해졌다. 그 모습에 몰래 웃으며 유온은 비타민 캔디 두 개를 꺼내 영인의 앞에 놓아 주었다. 캔디를 보자 언제 시무룩했냐는 듯 영인이 밝아진다. 특별히 영인이 좋아하는 분홍색과 노란색으로 고른 덕이었다.
“아껴 먹어야지.”
“큽.”
겨우 웃음을 참았다. 아껴 먹는다는 말은 어디서 배웠는지.
“까 주세요.”
캔디 포장을 벗겨서 입에 넣어 주자 영인은 아껴 먹겠다는 다짐 그대로 아주 천천히 캔디를 빨아먹었다. 나머지 하나는 입에 넣는 대신 천천히 먹겠다며 포장째 손에 꽉 쥐기까지 했다. 굉장한 의지력이었다.
이제 한 시간쯤 후에 저녁을 먹이면 될 듯했다. 유온은 바나나 껍질이며 그릇, 캔디 포장을 정리한 뒤 영인의 손을 잡고 침실로 돌아왔다.
“아빠, 장난감 꺼내 주세요.”
“뭐 꺼내 줄까요?”
“토토~”
영인이 좋아하는 강아지 인형이었다. 주인공이 강아지고, 강아지가 경찰이라 경찰차를 운전한다. 그의 친구 구급차, 소방차와 중장비들도 있었다.―왜인지 친구 자동차들은 운전하는 사람도 없이 스스로 움직였다.―유온은 ‘강아지 경찰 토토’의 장난감 세트를 빠짐없이 챙겨 영인의 앞에 놓아주었다.
“토토~ 과자 트럭 구해 주러 가자. 포크레인이가 구해 준대. 지게차랑 삐뽀차도 가자.”
창문 쪽으로 향하던 유온이 걸음을 삐끗했다. 비행기를 타고 오며 뉴스에서 과자 회사 트럭 사고 소식을 들었는데―다행히 큰 사고는 아니었다―영인이 그걸 기억하고 친히 구하러 가려는 모양이다.
“영인아, 과자 트럭 구하면 뭐 할 거야?”
“용감한 시민상 받아요. 그리고 상으로 펭귄 과자 90개 받아.”
영인은 경찰차와 구급차를 내려놓고 손가락 9개를 힘들게 펼쳤다. 결국 참지 못하고 큰소리로 웃고 말았다. 영인은 숫자를 다 셀 수 있지만, 왜인지 가장 큰 숫자가 9이라고 느끼는 것 같았다. 용감한 시민상은 또 어디서 배운 건지.
“100개 아니고 90개 받아?”
“아……. 아니야! 100개 받아!”
어쨌든 숫자 개념은 짬짬이 고쳐 줘야 했다. 실수를 깨달은 영인이 얼른 90개를 100개로 정정했다. 그렇게 웃으며 창가로 가서 커튼을 하나씩 열던 유온이었으나, 마지막 창문 앞에서 웃음이 사라졌다.
창틀에 희미하게 손자국 같은 게 있었다.
* * *
유온은 저녁을 배불리 먹고, 거품 목욕을 한참 하다 잠든 영인을 바로 곁에 둔 채 침대에 앉아 노트북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아이가 자고 있어서 차마 환하게 해 두진 못했지만, 침대 곁과 밑의 미등과 욕실, 침실 복도는 불을 다 켜 둔 상태였다.
화면에는 스페인어로 된 웹 페이지가 떠올라 있었다. 유온이 아까부터 영어와 스페인어를 번갈아가며 검색한 결과 중 하나였다. 검색어는 이랬다. ‘고성 괴담’, ‘스페인 고성 괴담’, ‘세비야 고성 실화’……. 원래 애매하게 무서운 게 있는 사람일수록 실체를 확인하고 싶어서 불구덩이로 뛰어드는 법이었다.
아까 창틀의 손자국은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결국 말하지 못했다. 계속 들여다보니 그냥 커튼이 쓸린 자국 같기도 하고, 이 높이에 사람이 와서 매달릴 리는 없고. 사실 경호팀과 비서실도 단체 휴가를 겸해 온 것이기 때문에 괜한 일을 늘려주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곳은 성에서 한참 먼 위치부터 사유지였다. 호수와 숲으로 둘러싸여 있고, 그나마 사람이 걸을 만한 길은 특히 넓어서 알파의 걸음으로도 하루 이상 꼬박 걸릴 것이다. 베타나 오메가는 말할 것도 없고.
사유지라고 철망으로 울타리도 쳐져 있으니 조난이라도 된 게 아닌 이상 여기에 다른 사람이 있을 리는 없다.
‘목을 매 죽은 영주의 딸이 유령이 되어 나오는…….’
‘사랑의 도피를 하려다 죽은 원혼이 성 사람들을 원망하며 떠도는…….’
‘지하 감옥에서 억울하게 죽은 소작농들의 유령이…….’
검색 결과는 대부분 그렇게 무섭다고 할 수 없는 것들이었으나 지금의 유온을 겁에 질리게 하기엔 충분했다. 어떡하지, 서경 씨가 도착하려면 내일은 되어야 하는데. 유온은 부르르 떨며 노트북을 치우고 새근새근 잠든 영인을 끌어안았다. 우유 냄새처럼 포근한 아기의 향을 맡자 조금은 마음이 진정되는 것 같았다. 그래, 이대로 잠들면…….
―위이잉…….
“…….”
등줄기가 주뼛 서는 것 같았다. 이게 무슨 소리지? 유온이 귀를 세웠다. 위잉……. 윙……. 뭔가의 날갯짓 소리 같기도 하고, 기계음 같기도 했다.
‘으아아…….’
유온은 울 것 같은 기분으로 영인을 꽉 끌어안고 이불을 머리끝까지 뒤집어썼다. 그때였다. 쾅! 요란한 소리와 함께 침실 문이 열리고 주위가 확 밝아지더니, 여러 개의 발소리가 우르르 뛰어 들어왔다. 이어 소란과 함께 낯선 사람의 비명이 들렸다.
“……!”
이불에서 빼꼼 눈만 내밀어 보자 윤서경이 창틀에서 끌어 올린 한 남자를 바닥에 내던지고 있었다. 남자의 손에 들렸던 물건도 내동댕이쳐지면서 퍽 소리와 함께 깨졌다.
“뭐…….”
곧바로 경호팀이 달려들어 남자를 제압했고, 윤서경은 침대로 빠르게 다가왔다.
“괜찮아요, 유온 씨? 영인이는요.”
“자, 자고 있어요.”
“우웅…….”
이 소란 속에서도 영인은 인상을 찌푸리며 한 번 버둥거릴 뿐 깨지 않았다. 윤서경이 유온과 영인을 한꺼번에 껴안았다.
“별일 없어서 다행입니다.”
“아우……, 아빠!”
그제야 깨어난 영인이 윤서경의 목에 팔을 감았다. 그는 영인을 한 팔로 안고, 유온의 허리를 안아 침대에서 일으켜 앉혔다. 소란을 깨달은 영인이 어리둥절하게 주위를 두리번거리더니, 경호원에게 제압당한 남자를 보며 외쳤다.
“아, 아까 그 아저씨!”
“그 아저씨? 영인이, 저 사람 봤어?”
“아까아……. 어두운 데 갔었는데, 저 아저씨가 창문 밖에 있었어요.”
“…….”
전말은 이랬다. 가십 전문지의 기자가, 부경호텔 가족이 여기로 여름휴가를 온다는 말을 듣고 만반의 준비를 했다.
트래킹 장비와 로프 따위까지 챙겨선, 성 주인이 도착하기도 전에 도보로 이곳에 와 숲속을 돌아다니며 숨어 있을 곳을 찾았다. 하지만 여의치 않자 로프를 사용해 성벽에 매달려선 카메라와 비디오카메라를 들고 가족의 모습을 찍을 기회만 호시탐탐 노리고 있었다.
아주 목숨을 건 파파라치였다.
유온이 본 손자국은 기자가 침실 창문에 매달리려다 미끄러진 흔적이었고, 위잉 소리는 비디오카메라의 기동음이었다.
“말도 안 돼요…….”
“말도 안 되는 짓을 하는 게 저런 기자들이죠.”
멍하니 있던 유온이 퍼뜩 정신을 차렸다.
“어, 어떻게 이렇게 빨리 오셨어요?”
전용기가 한국으로 돌아가 정비를 마치고 돌아오려면 내일 오후는 되어야 했다.
“정비가 생각보다 오래 걸린다고 하고, 일은 일찍 끝나서 비행기로 왔습니다.”
“직항도 없는데…….”
“그 정도야 뭐.”
윤서경이 어깨를 으쓱했다. 그래도 피곤할 것이다. 유온은 영인을 받아 안으며 말했다.
“얼른 씻고 오세요. 저녁은 드신 거예요?”
“비행기에서 이 비서랑 먹었습니다.”
윤서경이 몸을 씻고 온 후, 곧 다시 잠들 듯 멍한 영인과 함께 가족이 이야기를 나누었다.
“하하, 그래서 귀신이라도 나온 줄 알았습니까?”
“웃지 마세요. 진지했어요.”
“설마 그런 소문이 있는 곳을 골랐을까요.”
유온은 그 말에 웃음을 지었다. 결혼 선물로 받은 성이다. 윤서경이 얼마나 신중하게 골랐을지, 자세히 묻지 않아도 알 수 있다. 온화한 분위기가 되어 영인을 가운데에 두고 자려 하는데 문득 영인이 물었다.
“아빠, 근데 아까 그 아저씨가 업고 있던 누나는 어디 갔어요?”
“…….”
“…….”
“……누나?”
“네. 외국 사람 누나. 아저씨 따라갔어요?”
세 가족 위로 침묵이 내려앉았다.
“잘못……, 잘못 본 거야. 영인아.”
“아닌데에……. 영인이는 눈 좋아…….”
“음, 잘못 본 거야. 자자. ……걱정 말아요. 기자를 따라갔다지 않습니까?”
“…….”
어째 그게 더 오싹하다. 유온은 영인을 사이에 둔 채로 최대한 윤서경에게 바짝 붙었다.
신기하게도 윤서경이 오자 영인이 한 이야기까지 그렇게 무섭지 않게 느껴졌다. 그는 귀신 이야기에 겁먹지도 않은 듯했다. 지금까지 공포 영화를 같이 볼 때도 항상 그랬지만. 지금도 윤서경은 자신에게 달라붙는 유온을 보며 엷게 웃고는 팔을 뻗어 등을 토닥여 주었다.
“내일은 어디에 가고 싶습니까?”
“음……. 자고 일어나서 생각해요.”
“그래요. 잘 자요.”
“잘 자요, 서경 씨.”
“아빠 잘 자요!”
“영인이도.”
영인이의 이마에 입을 맞추고, 윤서경과 유온도 짧은 키스를 나눴다.
고성의 밤이 평온하게 저물어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