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화
[공격대] 월차연차휴가: 와... 가속 증가 버프 유지한 상태로 딜 넣다가 어그로 따라잡힐 때 보석 폭탄 심어서 팍팍 올려 두는구나;
[공격대] 개인주의: 보석 폭탄 어그로가 정말 장난 아니긴 하네요;
[공격대] 카젤: ㅇㅇ 그래서 일반 던전에서 몰이할 때 나만 쫓아왔잖아ㅋ
[공격대] 카젤: 지금은 보석 폭탄 심자마자 바로바로 터져서 어그로 걱정 안 해도 됨
딜도 넣고, 어그로도 꽉 잡고 있으니 딜 미터기엔 여전히 카젤이 1위를 유지하고 있었다. 더구나 SS등급 펫을 뽑은 딜러는 카젤이 유일했기 때문에 누적 딜량에서 당연히 우세할 수밖에 없었다.
딜러들이 열심히 공격을 퍼붓자 드디어 카젤이 붙들고 있던 몬스터가 쓰러졌다. 지구침략이 데리고 있던 놈도 잡고, 여름n모기에게 있는 몬스터를 잡는데 저 멀리서 작은 몬스터가 우르르 나타났다.
[공격대] 여름n모기: ;;;;
[공격대] 리미티드: 여기 딜량 체크 구간인가 본데요
[공격대] 개인주의: ㅇㅅㅇ 늦게 잡으면 쌓이는 거 가틈
[공격대] 바나나: 딜러의 자존심은 몹이 쌓이는 걸 허락하지 않아! 다들 극딜해!
[공격대] 일시불: ㅁㅈㅁㅈ!! 몹 쌓이는 건 자존심 상한다규!
딜러들이 남은 몹을 열심히 공격하는 동안 여름n모기가 큰 몹과 작은 몹 무리를 동시에 탱킹했다. 그 상태로 라흐니스 옆으로 몹을 붙이자 딜러들이 눈을 빛냈다.
[공격대] 월차연차휴가: 역시 모기 형! 굿좝
[공격대] 개인주의: 광역 딜러님들 달려!!! -0-
[공격대] 카젤: 저기에 보석 폭탄 쓰고 싶다 +_+
[공격대] 일시불: 워워 형님 진정욤 ^^;;
[공격대] 개인주의: 카젤 형 ^^;;;
[공격대] 카젤: ㅋㅋㅋㅋㅋ
주하는 어깨를 으쓱이며 평범한 광역 스킬을 사용했다. 여기서 보석 폭탄을 사용하는 순간 죽을 사람은 저 혼자일 테니 당연히 쓸 생각이 없었다. 그저 아쉬움에 입맛을 다시기만 할 뿐.
딜러들이 열심히 딜을 했는지 한 무리의 몹을 모두 잡을 수 있었다. 그 후로 두 번의 몬스터 무리가 나타났지만, 이번엔 몹이 쌓이기도 전에 전부 끝냈다.
그렇게 라흐니스의 피가 30%로 떨어지자 녀석은 들고 있던 검을 바닥으로 내리찍으며 불같이 화를 내기 시작했다.
<판결자 라흐니스: 건방진 것들! 더는 봐줄 수가 없겠구나! 어디 이것도 한번 막아 보아라!>
바닥이 크게 울리며 주변이 붉게 반짝였다. 그 순간 멜로디는 무언가를 감지했는지, 공대원 전원에게 보호막을 둘렀다.
그와 동시에 붉게 반짝이던 바닥에서 거대한 화염 기둥이 솟구쳐 올랐다. 그런데 멜로디가 대비했음에도 불구하고 탱커 둘을 제외하고 모두 죽음에 이르렀다.
어마어마한 대미지였다.
[공격대] 개인주의: 헐? 이게 머람
[공격대] 여름n모기: 탱커 빼고 다 죽었군ㅋㅋㅋ;;;
[공격대] 지구침략: 한 방에 시원하게 녹았네 ㅎㅎㅎ
시체가 된 딜러와 힐러를 보며 탱커들이 웃고 있던 그때였다. 또다시 바닥에서 불기둥이 솟구쳐 올랐다. 빠른 반사신경으로 탱커 둘이 생존기를 사용하자 다행히도 피가 간당간당한 상태로 살아남았다.
[공격대] 여름n모기: 와 놀래라;;;
[공격대] 지구침략: 후... 또 나올 줄이야;
[공격대] 일시불: ㄲㅂ 당했어야 재미있는데 ㅠㅠ
[공격대] 바나나: ㅋㅋㅋㅋㅋㅋ 쓸데없이 반사신경이 좋아!
[공격대] Snow: ㅋㅋㅋ
[공격대] 월차연차휴가: 여윽시 리프 탱커다ㅋㅋㅋㅋ
[공격대] 카젤: ㅋㅋㅋㅋㅋㅋㅋㅋ
[공격대] 개인주의: 어?
[공격대] 일시불: 어라?
[공격대] 카젤: 엥?
두 번째 공격에도 살아남은 탱커를 보며 웃다가 또다시 불기둥이 올라오자 팀원 모두가 당황했다. 연속으로 쏟아지는 광역 공격에 웃고 즐길 때가 아니란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첫 번째 불기둥 후 약간의 시간이 지나고 두 번째 불기둥이 올라왔다. 그리고 또 얼마간 시간이 지나자 세 번째 불기둥이 나왔다. 더는 버티지 못한 탱커들은 팀원들을 따라 바닥에 눕게 되었다.
다시 처음부터 시작이었다.
정비하는 동안 멜로디는 들어온 대미지를 미터기로 확인했다. 첫 불기둥 때 보호막이 있는 상태에서 950 정도가 오버 대미지로 들어와서 딜러와 힐러가 죽었다. 탱커는 살아남았고, 다른 공대원들의 피가 조금 모자랐다는 건 전멸기가 아니라는 뜻. 이는 무조건 힐러 기믹이었다.
부족한 체력은 저항력을 올리거나 공생기27)로 커버할 수 있었다. 그러나 가장 좋은 건 팀원들이 체력을 높이는 것이다. 장비를 2단계 정도 강화하면 가능한 수치지만, 지금도 최대치로 강화해 둔 터라 더 올리기는 무리였다. 어떻게 해서든 버텨야 했다.
—연속 광역 공격은 힐러 기믹이니까 순서 정해서 공생기 쓰자.
[공격대] Snow: ㅇㅇ 근데 몇 번 나오는지 아직 모르잖아
[공격대] 개인주의: 3번 아녜용?
[공격대] 지구침략: 아마 더 나올 것 같아. 우리 죽은 후에도 바닥에 붉은 오라는 안 사라졌거든
[공격대] Snow: ;;; 줴길
[공격대] 바나나: 최대로 버틸 수 있는 게 5번인가?
—단체 보호막은 전원이 개인 생존기 돌려야 버틸 수 있어. 그렇게 하면 다섯 번 가능해.
[공격대] 바나나: 그럼 그 후에도 또 광역 공격 들어오면 어떻게 해? 걍 죽어야 하나?
—일단 횟수를 확인해 봐야지. 공격 계속 들어오면 탱커들이 최대한 버텨 봐. 두 번까지는 할 수 있으니까.
[공격대] 지구침략: ㅇㅇ
[공격대] 여름n모기: ㅇㅋ
[공격대] 개인주의: 설마 7번까지 나오진 않겠지? ㅋㅋㅋ
[공격대] Snow: 개주 이시키야
[공격대] 바나나: ㅡㅡ 설마 하면 꼭 그렇게 되는데... 개주 이놈쉬키가 불길하게
[공격대] 개인주의: ;;;;;;
[공격대] 카젤: 그럴 줄 알았다ㅋㅋ
—정말 그렇게 나오면 개주는 길드 창고에 만 골 넣어라.
[공격대] 개인주의: 아니;;;; 대장님!!!!!!!ㅠㅠㅠㅠㅠ
[공격대] 바나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격대] Snow: ㄱㅐ뷔스콘 ^ㅅ^
[공격대] 일시불: 어디 내놔도 부끄러운 자식... 후...
—아무튼 순서 정할 테니까 확인해. 내가 처음이랑 세 번째. 스노우가 두 번째랑 네 번째에 공생기 넣어. 만약 다섯 번째도 나오면 내가 보호막 감을 테니까 다들 개인 생존기 쓰고, 여섯 번째 나오면…….
멜로디는 잠시 침묵하더니 말했다.
—대정령 소환 쓰면 좋긴 한데, 쿨타임이 너무 기니까 위험할 때를 대비해서 놔둬야 할 거 같아. 일단 이건 없다고 생각하고…….
역시나 생존기를 사용해서 버틸 수 있는 건 최대 다섯 번이었다. 설마 10인 레이드인데 그 이상 나오려고…….
하지만 이번 확장팩에서 뒤통수를 맞은 게 어디 한두 번이던가. 영웅 던전에서도 난도가 높았는데, 토벌전 영웅 레이드가 쉬울 리는 없었다. 개인주의의 저 ‘설마’도 꺼림칙하고.
주하는 방법이 없을까 곰곰이 생각했다. 그러다 이번 3.1 패치 내용 중 하나가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그 순간 멜로디가 대수롭지 않게 툭 내뱉었다.
—남은 건 보호의 깃발인가.
주하는 키보드에 올린 손을 멈추곤 잘게 웃었다. 역시라고 해야 할까. 제가 생각한 것을 선율 형이라고 떠올리지 않을 리 없었다.
[공격대] 카젤: ㅇㅇ 보호의 깃발
[공격대] 바나나: !!!!!
[공격대] Snow: 오! 그러네? 보호의 깃발이 몇 퍼 흡수지?
[공격대] 지구침략: <링크: 보호의 깃발>
지구침략이 링크한 보호의 깃발을 클릭하자 스킬 설명창이 떠올랐다.
[보호의 깃발: 깃발이 꽂힌 40m 범위 내 파티원에게 1분 동안 즉시 보호막을 생성하여 생명력의 40%에 해당하는 피해를 흡수한다. (일회성)]
[공격대] 일시불: 생명력의 40퍼면 딱 아슬아슬하게 남겠네 +_+
[공격대] 개인주의: 와... 그러면 시소 기믹에서 깃발 쓰면 안 되자나; 무조건 살아남아야 한닷!!;
[공격대] 카젤: ㅋㅋㅋ 마니 안 나오길 빌어야지
—말 그대로 시소에서는 사용 못 하니까 이속 증가 스킬 있는 클래스는 최대한 아껴 뒀다가 그때 써.
[공격대] 개인주의 : ㅇㅅㅇ 오키
[공격대] 일시불: ㅇㄷㅇ 도키요
—그리고 광역 공격 들어가는 시점이 전투 시작하고 6분 정도니까 초반에 깃발 한 번 더 쓸 시간이 되거든? 처음에 자리 잡으면 외계인 형이 공격 깃발 바로 써 봐.
[공격대] 지구침략: ㅇㅇ
[공격대] 바나나: 어글 꽉 잡아죠 멘탱님 ㅋㅋㅋ 버프 받은 딜러는 뽕 맞은 것처럼 극딜 박아야 하니까!
[공격대] 개인주의: °ㅇ°)/ 마자요 마자
[공격대] 월차연차휴가: 부릉부릉=3
[공격대] 일시불: 됴아! 이제부터 화살촉에 비싼 독을 발라야겠근
[공격대] 카젤: ??? 궁수가 언제부터 화살에 독을 발랐지? 그런 스킬이 있나?
[공격대] 일시불: 방금 개주 독 훔챠옴
[공격대] 카젤: 아나ㅋㅋㅋㅋㅋㅋㅋ
[공격대] 개인주의: ㅋㅋㅋㅋ 내 스킬 넘보지 마라!! 암살자 전용 스킬이라곳!!!
[공격대] 지구침략: ㅋㅋㅋㅋㅋ
[공격대] 바나나: ㅋㅋㅋㅋㅋㅋㅋㅋ
[공격대] Snow: ㅋㅋㅋㅋㅋ
우스갯소리에 다 같이 웃는 사이 전투가 시작되었다. 지구침략이 자리를 잡고 공격 증가 깃발을 바닥에 꽂자 버프를 받은 캐릭터들이 살짝 커지면서 주변에 붉은 오라를 뿜어냈다. 딜러들의 폭딜이 쏟아졌다.
그런데 갑자기 어디선가 듣도 보도 못한 외침이 들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