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1화 〉 유민의 지난 이야기 – 2027년 10월 6일 (2)
* * *
오전 3시, 일본 치바현 이치하라시 일대
이제 이자키는 여자들을 가운데에 세워놓고 야한 자세를 요구했다.
“(일본어) 자, 양손에 쟁반 하나씩 들고, 하나는 젖통 가리고 하나는 망꼬 가리고 있으라고. 그러다가 내가 어느 쪽 손 들라고 하면 그 손 머리 위로 들어. 알았지? 케케케케~!”
여자들은 수치스러움에 얼굴을 붉히며 그가 요구하는 데로 자세를 취했다.
이자키는 혀로 입술을 할짝대며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일본어) 크으~ 자세 좋고! 그럼 다른 컨셉도 찍어볼까?”
이자키는 여자들에게 성기가 보이게끔 천박한 자세로 다리를 벌리고 쭈그리고 앉게 한 다음,
머리 위에 손을 올리고 혀를 길게 내밀라고 시키기도 하고,
일명 ‘Jack – O 포즈’라고도 불리는, 바닥에 엎드린 상태로 다리를 들고 엉덩이를 위로 들어 올리는 자세를 취하도록 시키기도 했다.
이를 지켜보는 가네무라 무리들의 바짓춤이 잔뜩 부풀어 있었다.
“(일본어) 잔뜩 달아오르게 만들어 놓고 아무것도 안 해주고 그냥 가면 무척 섭섭하겠지? 자, 사이즈에 자신 있다, 나다 싶은 사람 앞으로 나와봐!”
이자키의 말에 꼬봉 몇이 킬킬거리며 앞으로 나왔다.
“(일본어) 바지 내리고 마음에 드는 여자 앞에 가서 서! 그리고 너희들은 이 녀석들 앞에 무릎 꿇고 앉아 입으로 펠라치오를 해 주라고! 열심히 안 하면 어떻게 되는지 알지?”
여자들은 거의 울기 직전의 표정으로 냄새나는 꼬봉들의 성기를 억지로 입안에 집어넣었다.
“(일본어) 아으, 퍽(Fuck)...!”
흥분한 몇몇 녀석들은 여자들의 머리를 감싸 쥐고 엉덩이를 흔들기도 했다.
“(일본어) 케케케케~! 좋아, 좋아~! 그럼 더 재미있는 거를 찍어볼까? 이번에는 내가 직접...!”
이자키가 카메라를 내려놓고 여자들 있는 곳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여자들 중 가장 예쁘게 생긴 스무 살 초반으로 보이는 노란 머리 염색한 여자를 잡아 일으키려 하는데,
“(일본어) 어이, 켄. 적당히 하고 일어나자. 이제 다음 스테이지로 이동할 시간이야.”
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가네무라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일본어) 아, 하, 하지만... 이제 나도 본게임 시작해야 하는데...?”
이자키가 아쉬운 표정으로 떼를 쓰듯 바라보았다.
“(일본어) 말했잖아, 다음 스테이지로 이동해야 한다고. 여기 놈들 이제 앞으로 이 바닥에 남을 엄두도 못 낼 테니 그만 가자.”
가네무라는 차가운 표정으로 밖으로 나갈 뿐이었다.
“(일본어) 크으~ 뭐가 그리 바쁘다고...”
이자키는 입맛을 쩍쩍 다시며 노란 머리 염색녀의 엉덩이를 추잡스럽게 주물렀다.
“(일본어) 너 아까 보니까 펠라치오 기가 막히게 잘하던데? 와꾸도 상당하고 말이야! 배우하면 꽤 성공할 수 있을 거 같으니까, 생각있으면 치바시에 있는 내 사무실로 찾아오라고, 알았지? 케케케케~!”
그는 식겁한 얼굴의 노란 머리 염색녀 뺨을 혀로 스윽 핥은 뒤, 바짓춤을 주섬거리며 무리를 따라 밖으로 나갔다.
가네무라 무리들이 다 떠났는데도 그들에게 당한 데미지가 너무 컸던지,
하나야마와 남녀 모두는 옷을 입을 생각도 못 하고 정신 나간 사람들처럼 멍하니 바닥에 쓰러져 앉아 있기만 했다.
오전 4시, 일본 치바현 이치하라시 일대
가네무라가 말한 ‘다음 스테이지’는 블랙 코브라의 수장 모치즈키가 사는 빌라였다.
모치즈키는 꽤 관종끼가 다분한 녀석이라 SNS나 유튜브 같은 데에 가라오케에서 음치 실력 뽐내며 노래 부르는 영상이나 술집에서 패거리들과 함께 술을 마시거나 집 주변에서 담배 피며 잡담을 늘어놓는 별 시덥지도 않은 자신의 일상을 자주 업로드하고 있었는데,
그 덕분에 그의 집이 어디인지 그가 주로 어디서 활동하는지 찾아내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게다가 가네무라 무리 중에는 어려서부터 빈집털이범 생활을 하다가 소년원과 교도소를 들락날락했던 녀석도 있었다.
바로 지난번 아이의 집에 침입했던 녀석 중 하나였다.
“(일본어) 다 됐습니다, 총장님.”
아직도 광대뼈에 푸른 멍이 남아있는 녀석은 모치즈키 집 현관문을 10분 만에 열어버렸다.
가네무라와 타미야, 마코토 등 십여 명의 무리들이 집 안으로 우르르 몰려 들어가고,
남은 녀석들은 문을 닫고 밖에 남아 망을 보고 있었다.
잠시 후,
퍽! 퍽! 퍽! 퍽!
“(일본어) 으, 으악~! 누, 누구ㄴ... 으아악~! 대체 왜 이러는 거ㅇ...!”
매 타작하는 소리와 함께
모치즈키의 처절한 비명 소리가 문밖까지 들려왔다.
그렇게 30분이 지나고,
안으로 들어갔던 가네무라가 입에 담배를 물은 채 밖으로 나왔다.
그의 손에는 모치즈키의 피로 붉게 물들어 있었다.
“(일본어) 모두, 치바로 돌아가자. 치바로 가서 먼저 토키오가 입원한 병원부터 들리자고.”
가네무라가 무리를 끌고 빌라 계단을 내려가며 말했다.
“(일본어) 이대로 그냥 가도 될까? 저 녀석, 그냥 두고 갔다가 죽어버리는 거 아냐? 앰뷸런스라도 불러주고 가야 하는 거 아니냐고? 케케케케~!”
싸움에는 잘 끼지 않지만 일방적으로 누군가를 패는 일이라면 가장 적극적으로 달려드는 이자키가 거들먹거리며 말했다.
“(일본어) 저 정도 때렸다고 사람이 죽지는 않아. 물론 앞으로는 팔 다리 제대로 못 쓰는 반병신으로 살아가야 하겠지만. 멍청하게 야마모토구미만 믿고 감히 우리 동료를 건드렸다면 이 정도 결과는 각오했었어야지.”
타미야의 손에는 아까 현관문을 열 때 썼던 굵은 빠루가 들려져 있었다.
마코토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말했다.
“(일본어) 이제 앞으로 야마모토구미와 본격적인 항쟁이 이어지겠군.”
가네무라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
“(일본어) 왜, 겁나나?”
“(일본어) 겁나기는. 그래도 이제부터 다들 정신 똑바로 차리고 있어야겠어. 놈들이 언제 또 누구한테 이런 일 벌일지 모르니까.”
“(일본어) 걱정할 필요 없어. 놈들이 움직이기 전에 우리가 먼저 움직이면 되니까.”
“(일본어) 우리가 먼저 움직인다고? 어이, 유스케. 그럼 먼저 누구를 칠 생각인데?”
“(일본어) ...누구긴 누구겠어?”
가네무라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고는 승합차 조수석에 먼저 올랐다.
“(일본어) 그럼, 너 설마...?”
마코토는 말도 안 된다는 듯, 황당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오후 4시, 경기도 우성시 일월촌
오전까지만 해도 경찰들이 일월촌 여기저기를 뒤지고 다니는 소리가 조폭들 아지트까지 들려왔는데,
12시 이후로는 예전처럼 다시 사방이 고요해지고 아무 소리도 들려오지 않고 있었다.
처음에 조폭들은,
‘경찰들 점심 먹는 시간이 늘어져서 아직 안 돌아온 건가?’
이렇게 생각하고 계속 집 안에 숨어 숨소리도 제대로 못 내고 바싹 긴장하고 있었다.
그런데 2시가 지나고 3시가 지나도
여전히 밖에서는 아무런 인기척도 들리지 않고 있었다.
“뭐여...? 오늘은 짭새들이 일찍 퇴근하는 날이여 뭐여, 시방...?”
전도한은 조폭들 몇 명을 내보내 일월촌 밖의 사정을 확인하고 오게 했다.
잠시 후,
밖에 나갔던 조폭들이 좋아 죽는 표정으로 히히덕거리며 돌아왔다.
“형님! 다 갔습니다!”
“으잉? 참말로? 짭새들 진짜 다 간겨?”
“네, 경찰버스나 경찰차도 하나도 안 보이고, 죄다 철수한 거 맞는 거 같습니다!”
“으따, 사흘 동안 밥도 제대로 못 먹고 똥도 제대로 못 싸고 진짜 죽는지 알았네잉~! 으~! 짭새 새끼들 다시는 안 와야 하는데, 그 썩을 놈의 새끼들~!”
원균이 안도하는 표정으로 말했다.
“여기 일월촌 다 뒤질 것처럼 집집마다 다 들어가보더니 왜 갑자기 수색을 중단한 걸까요? 아직 확인 안 한 집도 많을 텐데요?”
“몰러~ 그걸 내가 어떻게 알겄어? 내가 짭새도 아닌디~!”
“아무튼 경찰 다 갔으니 이제 광이 형님한테 연락해 다시 들어오셔도 된다고 말씀드려야겠군요.”
“아, 맞네잉~! 광이 아직 선욱이 조카 데리고 밖에 있었지? 얼른 전화줘야 쓰겄다~!”
전도한은 오랜만에 창문을 활짝 열어놓고는 기분 좋은 목소리로 박광에게 통화를 넣었다.
잠시 후,
일월촌 인근 여관에 숨어 있던 박광과 선욱이 아지트로 돌아왔다.
“다들 숨어 지내느라 고생 많았지?”
“아으~ 두말하면 잔소리지~! 진짜 밥도 제대로 못 먹고, 첫날은 식은 밥만 먹고 둘째 날은 스팸 굽지도 않고 생으로 먹고, 그러고 간신히 버텼어야, 씨발.”
“진짜 다들 고생 많았다. 형님이 돈도 많이 보내주셨으니까, 오늘은 이따가 고기 좀 많이 사 와서 배불리 먹어보자. 소주도 몇 짝 사 오고 말이야.”
박광이 거실 소파에 털썩 앉으며 말했다.
“경찰들 다 간 거, 역시 형님께서 손 좀 써주신 모양이야.”
“큰형님이?”
“응, 나한테 연락되는 정치인들 통해서 어떻게든 해결해주시겠다고 말씀하셨거든? 진짜 그렇게 하신 모양이야.”
“크으~! 역시 우리 형님~! 아직 끗발 하나는 살아 있다니께~! 크크크크~!”
조폭들이 낄낄거리고 있을 때,
큰방에 있던 유민과 운용 엄마가 조심스레 밖으로 나왔다.
여전히 헐벗고 있는 운용 엄마와는 달리 위아래로 박광이 사준 옷을 입고 있던 유민은
무사히 돌아온 그를 보자마자 두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히기 시작했다.
“아저씨...”
유민을 본 박광은 반가운 마음에 소파에서 벌떡 일어나 그녀에게로 다가가다가,
그녀의 눈에 고인 눈물을 보고는 주변에 서 있던 조폭들을 무섭게 노려보며 말했다.
“설마 너희들, 나 없는 사이 유민이한테 손댄 거 아니지?”
전도한이 깜짝 놀라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우, 우리가 손 대기는 무슨~! 다들 숨어지내느라 밥도 못 먹고 똥 싸고 물도 잘 못 내리는 판에 빠구리 뛸 정신이 어디 있었겄어? 아, 안 그려?”
“내가 저번에 말했지만 얘 애 지우는 수술해서 아직 그거 하면 안 된다고. 그거 하다 잘못되면 또 병원 데리고 갔다가 저번처럼 생난리 칠 수 있으니까, 내가 말할 때까지 아무도 얘한테 손 대지마, 알았어?”
“네, 형님...”
조폭들 다들 시무룩한 얼굴로 대답했다.
다만,
선욱만은 심히 못마땅한 얼굴로 아무런 말 없이 박광과 유민을 번갈아 쏘아보고 있었다.
박광은 유민을 데리고 단 둘이 큰 방으로 들어갔다.
“아저씨... 걱정했어요...”
방에 들어오자마자,
유민은 그를 끌어안고 그의 입술에 키스를 했다.
처음에는 먼저 키스를 해오는 그녀의 모습에 박광도 적잖이 당황했지만,
이내 그녀의 허리를 끌어안고 함께 혀와 입술을 부비며 이 순간을 즐겼다.
“나... 보고 싶었냐...?”
“네... 많이요...”
“왜... 보고 싶었는데...?”
“아저씨가... 제... 주인님이니까요...”
그녀는 수줍게 붉어진 얼굴을 하고는
한 손으로 그의 사타구니를 부드럽게 어루만지고 있었다.
어느새
그녀가 입고 있는 회색 상의에 젖꼭지 있는 부분은
그곳만 유독 조그맣게 어두운 빛으로 젖어들고 있었다.
“너...”
박광이 그녀의 옷을 올려보았다.
역시,
볼록 솟아있는 양쪽 젖꼭지에서 흘러나온 허연 액체가
어둡게 변해가는, 또 점점 더 넓어지는 듯한 유륜을 따라 젖가슴 밑으로 방울방울 흘러내리고 있었다.
유민은 모유가 나오는 자신의 젖가슴을 뚫어져라 바라보는 그의 시선에 부끄러워 고개를 옆으로 돌리고 있으면서도
두 손으로 상의를 잡고 쇄골까지 들어 올리고 있었다.
넋이 나간 표정으로 그녀의 몸을 바라보던 박광은
그녀의 젖꼭지를 입에 물고,
파란색 힘줄이 도드라지게 보이는 터질 듯이 부분 젖가슴을 손으로 쥐어짜기 시작했다.
“흐, 흐음...”
너무나도 강한 그의 악력에
그녀의 입에서 저절로 신음이 터져 나왔다.
박광의 입술과 혀놀림에 달아오를데로 달아로은 유민은,
그의 다리 사이에 무릎 꿇고 앉아
바지를 밑으로 내리기 시작했다.
“저... 아저씨 많이 기다렸어요...”
“너, 하지만...”
“알아요, 하지만... 입으로만 하는 건 괜찮잖아요, 네?”
그의 팬티를 발목까지 내린 유민은
입고 있던 상의를 벗어던진 후,
전보다 더 커다랗게 된 양쪽 젖가슴 사이에
올록볼록 보형물이 잔뜩 솟아나 있는 커다란 그의 성기를 끼우고,
천천히 흔들며 혀끝으로 귀두를 핥기 시작했다.
그녀의 입에서 흐르는 타액이,
그리고 그녀의 젖꼭지에서 흐르는 그녀의 모유가,
그의 성기를 촉촉이 적시고 있었다.
“정말... 정말... 하고 싶었어요, 아저씨랑...”
어느새 그녀의 숨소리는 거칠어져 있었다.
이제 유민은 그의 성기를 두 손으로 잡고,
천천히 아래 달린 낭심부터 귀두까지 정성스레 입으로 핥기 시작했다.
박광도 황홀한 표정으로
위로 올려 묶은 그녀의 포니테일 머리를 손으로 움켜잡고
자신을 올려다보며 무척이나 간절한 표정으로 혀를 움직이고 있는 그녀를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살짝 열린 문틈 사이로
단단히 화가 난 선욱이
둥그런 침대 앞에 있는 두 사람을 죽일 듯이 노려보고 있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