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3화 〉 유민의 지난 이야기 2027년 10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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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1시, 경기도 우성시 일월촌
그동안 조폭들은 유민을 범할 때는 침대가 있는 큰방에서,
운용 엄마와는 건넌방에서 섹스를 나누곤 했다.
하지만 지금 조폭들이 큰방으로 데리고 들어간 사람은 운용 엄마였고,
반대로 유민은 건넌방에 혼자 누워있었다.
얼마 전 조폭들은 유민을 우성시에 있는 어느 산부인과로 데려가 낙태 수술을 받게 했다.
수술을 하던 병원 사람들은 신분증도 가지고 오지 않고는 돈을 두 배로 줄 테니 무조건 수술해달라고 협박하는 조폭들을 수상하게 여겨 경찰에 신고했다.
이상한 낌새를 눈치 챈 조폭들은 수술 후 병실에서 안정을 취하고 있던 유민을 둘러업고 도망을 쳤고,
간신히 경찰의 추적을 피해 일월촌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그 후, 유민은 한동안 조폭들에게 몸을 대주지 않아도 됐다.
“의사가 2 ~ 3주는 빠구리 뛰면 안된다고 했으니까, 다들 내 허락 있기 전에는 얘한테 손대지 마. 알았어?”
박광은 조폭들에게 엄히 일러두었다.
그는 또 유민이 입을 옷도 사다 주었다.
비싼 건 아니고 잠옷처럼 생긴 따뜻한 면바지와 긴팔티였다.
“배 따뜻이 하고 있으라 했으니까 이거 입고 있어. 이거 입었다고 또 도망갈 생각 말고.”
박광은 츤츤거리며 그녀의 발아래 옷가지를 던져 주었다.
유민은 그가 사다 준 옷을 몸에 걸쳐 보았다.
항상 헐벗고 있다가 오랜만에 옷을 입으려니 오히려 어색하게 느껴졌다.
그렇게 유민은 운용 엄마를 도와 식사 준비를 하는 것 외에는 잡일도 하지 않게 되었다.
박광이 빨래와 청소 같은 일을 모두 조폭들에게 시킨 것.
“빨래는 세탁기 돌려서 널면 끝나니까 이제부터 니들이 좀 해. 청소도 여럿이서 하면 금방 끝나니까 그것도 니들이 하고.”
조폭들은 갑자기 할 일이 늘어난 게 불만이었지만, 감히 박광에게 뭐라 항의도 못하고 그냥 네 형님~ 하고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
“응~ 으응~ 음... 으... 아아~”
큰방에서 나는 운용 엄마의 신음 소리가 건넌방에 누워있는 유민에게까지 들려오고 있었다.
운용 엄마는 저녁 이후로 벌써 6번째 섹스를 나누는 중이었다.
조폭들 중에서도 최고 변태로 꼽히는 홍규는 자신의 차례가 되자마자 그녀를 덮쳐 안았다.
“아줌마, 다리 좀 더 넓게 벌려봐.”
“아... 이렇게요...?”
둥그런 침대 위에 앉아 있던 운용 엄마는 그가 시키는 대로 음부와 수북하게 난 검은색 곱슬 음모가 훤히 다 보이도록 다리를 천박하게 좌우로 넓게 벌렸다.
“응, 그래. 아줌마, 할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왜 이렇게 물이 많이 나와? 이러고도 남편 없이 어떻게 버텼어?”
“아... 몰라요...”
안쪽 허벅지를 쓰다듬던 그의 손이 그녀의 다리 사이까지 올라가고,
중지와 약지 두 손가락이 그녀의 소중한 부위로 쓰윽 밀려 들어갔다.
“크으~ 안쪽도 아직 축축하게 젖어있네?”
홍규는 한 손으로 그녀의 커다란 젖가슴을 주물럭 거리면서,
다른 한 손으로는 클리토리스와 음부를 집요하게 괴롭히고 있었다.
“아... 아...! 거, 거기...! 아, 거기...! 너무 그렇게 쑤시면 안되요오~!”
“걱정하지 마, 아줌마. 적당히 흥분만 시키고 바로 본 게임 들어갈 거니까.”
유민은 두 사람의 목소리를 모두 듣고 있었다.
쑤신다는 말에서,
갑자기 그녀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지난번 병원에서 수술을 받을 때,
마취를 하기는 했지만 자신의 질 안으로 어떤 날카로운 것이 헤집고 들어와
몸속 싶은 곳 어딘가를 마구 긁어내던 소름 끼치던 감각들이 기억났다.
마취 때문인지 처음에는 크게 느껴지지 않았는데,
수술이 끝나고 마취가 풀리면서 찾아오는 말할 수 없는 통증,
금방이라도 소변이 터져 나올 것 같은 참을 수 없는 고통이 마구 몰려오고,
그와 함께,
‘난... 내 안에 있던 내 아기를... 그냥 죽이게 놔둔 거야...’
난생 처음 느껴보는 이겨낼 수 없는 죄책감에 저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다.
이미 깨질 대로 깨져있던 그녀의 멘탈은
여기서 완전히 박살나 버렸다.
‘이미 난 걸레가 되었는데... 어차피 여기서 나가도 갈 데도 없는 쓰레기가 되었는데... 성모 오빠도 나 임신했다가 낙태한 거 알았다니까 날 다시 만나주지 않을 거고... 그럼...’
문득 운용 엄마가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민이 보기에, 그녀는 처음부터 조폭들과 함께 사는 걸 좋아하는 것 같았다.
집 안에 남자들이 많아 든든한 느낌이 든다고 말하기도 했고.
알몸으로 있으면서 그들이 자신의 젖가슴이며 허벅지며 엉덩이며 가리지 않고 마구 만지고 희롱하는 걸 오히려 즐기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그들과 몸을 섞을 때 진심으로 흥분하면서 쾌락을 느끼는 것 같기도 했고.
‘나도 아줌마처럼 살면... 편하지 않을까?’
유민은 바짓춤 안으로 손을 집어 넣었다.
큰방에서 들려오는 흥분한 남녀의 교성 때문일까,
그녀의 그곳은 벌써 흥건히 젖어 있었다.
오후 2시, 일본 치바현 우라야스시 디즈니랜드
아이와 정식으로 사귀기로 한 후,
두 사람이 처음으로 놀러 간 곳은 도쿄 디즈니랜드였다.
이름이 도쿄 디즈니랜드이긴 하지만 실제로는 도쿄가 아니라 치바에 있었고, 그들이 있는 주오구에서 차로 가기도 가까웠다.
두 사람은 함께 놀이기구를 타기도 하고 미키마우스 도날드 덕 등 캐릭터들과도 사진을 찍으며 십대 소년 소녀처럼 즐거워했다.
“(일본어) 오빠, 놀이기구 잘 타시네요? 안 무서우셨어요?”
이제 아이는 민재를 한국말로 오빠, 라고 부르고 있었다.
“(일본어) 별루요. 재미있기는 한데 애들 타는 거라 그런지 무섭지는 않았어요.”
민재는 특수전 교육단에서 H.A.L.O(High AltitudeLow Opening, 고고도에서 강하해 저고도에서 낙하산을 펴고 내려오는 군용 고공 강하를 뜻한다. 한국 특수부대의 경우 특수전 교육단에서 고공기본 교육을 수료하면 HALO 기장을 달 수 있게 해준다.) 교육은 물론 일반 낙하산 강하도 100회 이상 해본 베테랑이었다. 게다가 저번 류광택 차수 참수 작전 때처럼 헬기를 타고 저공 침투한 경험도 있고.
그런 사람이 이런 놀이기구를 무서워할 리가.
주말을 맞아 디즈니랜드는 수많은 인파로 붐비고 있었다.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들도 있었고, 아이와 민재처럼 커플로 온 연인들도 많았다.
모두들 더 없이 행복이 가득한 표정이었다.
“(일본어) 우와~! 솜사탕이다~! 오빠, 우리 같이 솜사탕 먹어요~!”
두 사람은 디즈니랜드 캐릭터 그림이 붙어있는 솜사탕을 하나씩 들고 놀이공원을 거닐었다,
어느새 두 사람은 다정하게 손을 맞잡고 있었다.
“(일본어) 오빠, 한국에 있을 때 놀이공원 많이 놀러 가 보셨어요?”
“(일본어) 이뇨, 어릴 적 가족들과 몇 번 간 후로는 한 번도 못 갔어요. 이런데 온 건 10년만에 처음이에요.”
“(일본어) 헤에~? 놀이공원을 10년씩이나 안 가셨다구요? 그동안 뭐 하시느라 놀이공원도 못 가셨어요?”
군대에서 나라 지키느라 못 갔지,
이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왔지만 차마 입 밖으로 꺼낼 수 없었다.
“(일본어) 그게... 공부하느라 바빠서요.”
“(일본어) 아 참, 변호사 되려면 공부할 게 많으셨겠구나?”
“(일본어) 아이도 놀이공원 자주 못 오지 않았어요? 아무래도 연예인이다 보니 이런데 오기 힘들었을 거 같은데.”
지금도 그녀는 커다란 베레모에 마스크로 얼굴을 꽁꽁 가리고 있었다.
솜사탕 먹을 때만 살짝 마스크를 내리고 얼른 한 입 베어 물고는 다시 마스크 올리고 오물오물거리는 중이었다.
“(일본어) 헤헤, 저도 그렇긴 해요. 몇 년 전에 행사 때문에 오고 난 뒤로는 처음 오는 거예요. 그리고...”
아이가 그의 손을 꼭 잡으며 수줍은 듯이 말했다.
“(일본어) 남친하고 단 둘이 디즈니랜드 온 것도 처음이구요.”
민재도 웃으며 그녀의 뺨에 살짝 입을 맞추었다.
“(일본어) 나두요, 나두 여친이랑 단 둘이 놀이공원 와보는 건 처음이에요.”
“(일본어) 아아, 다행이다!”
아이는 해맑게 웃으며 그의 팔짱을 꼭 붙들었다.
“(일본어) 오빠, 저 요즘 고민거리 생겼어요.”
“(일본어) 이번 고소 건 때문에요?”
“(일본어) 아뇨, 그런 게 아니라... 저 그냥 연예인 하는 거 그만 둘까 해서요.”
“(일본어) 응? 왜요?”
“(일본어) 제 꿈은 원래 모델이 아니라 아이돌이었거든요. 그런데 이미 아이돌 생활도 해 봤고 거기서 나쁜 경험도 많이 해봐서... 그래서 다시 하고 싶지는 않아요. 사실 일본 연예계 같은 곳, 이제 그만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하곤 했어요.”
아이는 그녀의 팔을 꼭 끌어안으며 말을 이었다.
“(일본어) 그래서... 오빠 같이 좋은 사람과 함께... 그냥 평범하고 행복한 삶을 살아가면 어떨까... 하고 생각하고 있어요.”
“(일본어) 아이...”
“(일본어) 오빠, 나... 오빠 따라서 한국 가면 안 되요...?”
아이가 그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며 물었다.
민재는 잠시 생각에 잠긴 듯 아무 말이 없었다.
국정원 및 국군정보사령부의 인사 규정 상,
해외 국적의 사람과 혼인을 하는 이는 2급 이상 기밀을 취급할 수 없게 된다.
민재의 비취인가는 1급.
아이와 결혼하는 건 둘째치고 지금처럼 정식으로 교제하고 있다는 사실이 사령부 관계자들에게 알려질 경우,
국군정보사령부에서 그를 다른 곳으로 전출시킬 가능성이 높았다.
‘아이와 결혼한다면 더 이상 국군정보사에서 근무하지 못하게 되겠지... 그래도 군에서 계속 일할 수는 있을거야...’
한참을 걸었을 때,
그가 그녀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말했다.
“(일본어) 만약... 내가 더 이상 변호사 일을 하지 않는다 해도 나랑 사귈 수 있어요?”
“(일본어) 오빠가 변호사라서 좋아한 거 아니에요. 교제하는데 직업은 큰 문제가 안 된다고 봐요, 나는.”
“(일본어) 그렇게 말해줘서 고마워요...”
두 사람은 걸음을 멈추고,
민재가 아이의 두 손을 꼭 잡았다.
그리고,
그녀 곁으로 한 걸음 앞으로 다가갔다.
아이는 수줍은 얼굴로 눈을 꼭 감고는
마스크를 살짝 아래로 내렸다.
다른 사람들이 그녀의 얼굴을 알아보기 전에,
민재는 두 손으로 그녀의 뺨을 어루만지며,
그녀의 입술에 입을 맞추었다.
오후 10시, 일본 치바현 치바시 일대
가네무라 소유의 비 원은 오픈된 넓은 홀에 바와 테이블들이 모여 있는 형태의 업소였지만,
2층에는 방으로 되어 있는 프라이빗한 VIP룸도 있었다.
지금 그곳에서 가장 넓은 VIP룸에서는
가네무라와 헬스 파이브 멤버들이 양복을 입은 고상한 얼굴의 중년의 남자를 상석에 모시고 술을 마시고 있었다.
그들 주변으로는 어깨와 허벅지를 드러낸 얇은 옷을 젊은 여자들이 앉아 있었는데,
히나를 비롯한 DQgirls 멤버 몇 명과 가네무라의 연예기획사 소속의 아이돌 지망생들이었다.
중년의 남자는 나가시마 도시히로라는 정치인으로, 이곳 치바의 유력인사이기도 했다.
“(일본어) 이보게, 가네무라. 이번 일은 자네가 너무 심했어. 스무 명 넘게 중상을 입은 데다가 한 사람은 영영 다리를 못 쓰는 불구가 되었다며?”
가네무라가 나가시마의 잔에 위스키를 따라주며 비굴하게 웃었다.
“(일본어) 사나다 그 노인네가 보낸 꼬봉들이었습니다. 맞서 싸우지 않았다면 우리가 당했을 겁니다.”
“(일본어) 아무튼 이번 일을 덮느라 내가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고. 이를 어떻게 보상해 줄 텐가?”
“(일본어) 그래서 이렇게 싱싱한 아이들을 데리고 오지 않았습니까? 나가시마 상 취향에 맞는 아이들로 고르고 골라 데리고 왔습니다.”
가네무라가 두 손으로 소파에 앉아 있는 여자들을 주욱 가리키며 말했다.
하지만 나가시마는 성에 안 찬다는 표정으로 얼음 든 위스키 잔을 허공에서 빙빙 돌리기만 했다.
“(일본어) 이 애들이 내 취향이라고? 내가 전에 내 취향이 어떤지 말해 주지 않았나?”
가네무라가 당황하며 대답했다.
“(일본어) 네, 알고 있지요. 하지만 나루사와 아이는 이미 저희 소속사를 나간 지 오래입니다.”
“(일본어) 그래도, 자네 정도면 데리고 올 수 있는 일 아닌가? 내가 이렇게까지 자네를 신경 써 줬는데, 자네는 날 위해 그런 일도 못해?”
아이에 대한 말이 나오자 오른편에 앉아 있던 타미야가 두 눈을 희번덕거리며 나가시마를 쏘아보았다.
나가시마는 마음에 안 든다는 듯 테이블에 잔을 탁, 내려놓고는,
품에서 봉투 하나를 꺼내 가네무라에게 쭉 밀어 던졌다.
가네무라가 봉투에 든 종이 묶음을 꺼내며 물었다.
“(일본어) 이게 무엇입니까, 나가시마 상?”
“(일본어) 지금 당장 나루사와 아이를 내 옆에 앉히지 못 하겠다면 이 일이라도 맡아서 해 줘야겠어.”
“(일본어) 이것은...?”
“(일본어) 그래, 언제 한국과 전쟁이 일어날지 모르는 판인데, 전국에 있는 철없는 대학생, 고등학생 놈들은 매일 같이 징병 반대 시위나 벌이고 있지 않나? 그것 때문에 총리께서도 시름이 많으시네.”
가네무라가 종이에 적힌 글들을 죽 읽어보았다.
“(일본어) 그럼 저희가...?”
“(일본어) 내일 치바 시청 앞에서 대규모 징병 반대 시위가 있을 예정이라 하더군. 늘 내게 자네 밑에 있는 꼬봉들이 1,000명은 족히 된다고 자랑하곤 했었지? 그 꼬봉들 모두 모아서 시청 앞에 대기하고 있게. 거기서 먼저 징병에 찬성하는 가두 시위를 하란 말이야.”
“(일본어) 가두 시위라면... 전 시위 같은 건 해 본 적이 없어서 어떻게 하는지 모릅니다.”
“(일본어) 내일 아침 내가 시위를 도와줄 사람을 보내주지. 앰프하고 마이크, 음향 기기랑 대자보나 현수막 같은 것도 다 준비해 줄 테니 자네는 사람만 모아.”
“(일본어) 나가시마 상...?”
“(일본어) 못 하겠으면 지금이라도 당장 나루사와 아이를 내 앞으로 끌고 오던가.”
봉투를 든 손을 파르르 떨던 가네무라는,
이내 가식적인 웃음을 지으며 나가시마를 바라보았다.
“(일본어) 우리가 그렇게 시위를 해도 경찰에 잡혀가거나 하지 않겠죠?”
“(일본어) 내가 미리 집회 신고 다 해놨으니 걱정하지 마. 자네들은 국가를 생각하는 우국충정에 불타는 젊은이들이 아직 일본에 남아있다는 걸 전국에 보여주기만 하면 돼. 아, 내일 방송국에서고도 나올 거야. 징병 반대 하는 놈들은 안 찍고 자네들만 집중해서 찍을 예정이니까, 자네 꼬봉들 절대 몸에 문신 같은 거 드러나지 않게 옷 잘 입고 오라고 해. 머리 이상하게 염색한 놈 있으면 꼭 모자 같은 거 써서 가리고 오라고 하고.”
가네무라는 우아하게 손을 흔들며 그에게 고개를 조아렸다.
“(일본어) 걱정마십시오, 나가시마 상. 아이들 교육 단단히 해서 준비시켜 놓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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