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화 〉 유민의 지난 이야기 2027년 9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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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11시, 경기도 우성시 일월촌 일대
최근 들어 야심한 밤만 되면 도로가 통제되고 일반 차량들이 국도로 진입하지 못하는 일이 종종 일어나곤 했다.
언론에 보도되지 않고 있었지만 한국군은 마치 전쟁을 준비하듯 병력과 전략 물자들을 분주히 이동시키고 있었는데,
그 목적지는 대부분 전라도와 경상도 방향, 즉 일본과 가까운 남쪽 지역이었다.
그런데 이렇게 움직이고 있는 전략 물자들은 전차나 자주포 같은 재래식 무기들이 아니었다.
전쟁에서 노획한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과 현무 1, 2, 4 등 국내 기술로 만들어진 탄도 미사일 등,
육군 미사일 전략 사령부가 운용하는 일본을 직접 타격할 수 있는 무기들이었다.
특히 북한에서부터 가져오는 미사일의 수는 어마어마했다.
대포동, 은하, 노동 등 노후되고 정밀하지는 않지만 엄청난 파괴력을 가진 북한제 미사일들은 이제 일본을 조준하기 위해 남쪽으로 이송되고 있었다.
이것들은 대부분 민간 수송선으로 위장한 배에 실려 서해 바다를 통해 남쪽으로 내려온 후,
평택, 시흥, 우성 등 항만이 있는 곳에서 하역되어 그곳에서부터 육로로 옮겨졌다.
이곳 우성시에 내린 미사일들은 정부에서 긴급 복구시켜 장항선까지 연결한 서해안 산업단지 인근 폐선 철로를 통해 전라도 지역으로 이동할 예정이었다.
폐허처럼 버려져 있던 간이역 원정역에 모처럼 불이 밝혀져 있었다.
급히 고친 폐선 철로에 이상이 없는지, 또 항만에서부터 ‘무언가를’ 수송하는 화물 열차들이 무사히 통과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코레일 관계자들이 나와 있었던 것.
“여기 통과하는 열차들이 북한에서 가져온 것들 나르는 거라며? 혹시 핵은 아니겠지? 핵이 지나가면 그 주변에 있는 사람들도 방사능에 피해를 입는다는데...”
“원전 터질 때 후쿠시마 살던 사람들 중에서도 아직 건강하게 잘 살고 있는 사람들 많다잖아? 몸 건강하면 방사능이고 나발이고 신경 쓸 거 없다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셔. 크크크.”
코레일 관계자들은 청소가 덜 된 지저분한 간이역 역사 안에 접이식 의자를 펼치고 나란히 앉아 화물 열차들이 지나가기만을 기다렸다.
“거 빨리 끝내고 퇴근하고 싶은데, 열차 지나가는 시간이 맨날 이렇게 달라서야 원.”
“심심하면 밖에 산책이나 다녀와.”
“산책? 저 밖에를? 어우~ 자네는 저 뒤에 있는 일월촌 얘기도 못 들었어?”
원정역 뒤편으로 판잣집들이 빼곡히 모여 있는 일월촌의 음산한 풍경이 아스라이 눈에 들어왔다.
“가끔 저기서 이상한 소리도 들려온다고.”
“이상한 소리?”
“어제 자네 편의점 갔을 때, 진짜 저기서 이상한 소리 나는 거 들었어.”
“어떤 소리길래 그래?”
“여자 우는 소리 같은 소리였어.”
“여자 우는 소리? 이 사람, 고양이 우는 소리 듣고 괜히 쫀거 아냐? 크크크.”
“아니라니까~! 고양이 우는 소리는 애기 울음 소리 같은 거고, 그건 진짜 여자가 흑흑 거리고 우는 소리였다니까~!”
“아, 됐어~! 이제 저기 사람 안 산다며? 근데 저기서 누구 울겠어? 뭐, 귀신이라도 울고 있다는 거야?”
그때,
잠을 쫓기 위해 일부러 열어놓은 창문 너머로,
이상한 소리가 들려오고 시작했다.
아주 작디 작은,
조용한 상태에서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잘 들리지도 않을 것 같은,
흐느끼는 여자의 울음소리...
분명 일월촌 방향에서부터 여자의 울음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순간 두 사람의 몸에 주와악~ 닭살이 돋아났다.
“...지금 들었지...?”
“...자네도...?”
두 사람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비명을 지르며 간이역 밖으로 뛰쳐나가
자신들이 타고 온 차가 있는 곳까지 걸음아 날 살려라 도망쳤다.
그러다 엎어지고 자빠지고를 반복하기도 하고,
진짜 눈앞에서 귀신이라도 본 것 마냥 혼비백산해 달아나고 있었다.
오후 11시, 경기도 우성시 일월촌
유민은 다시 조폭들의 아지트에서 도망 나와 있었다.
지금 있는 곳은 아지트에서 다소 떨어져 있는 어느 빈집,
“흑... 흐흐흑...!”
팬티조차 입지 않고 알몸 상태인 그녀는 정신 나간 표정으로 울먹이며 그 집에 있는 오래된 장롱이며 서랍들을 마구 뒤지고 있었다.
그러다 그녀의 손이 멈추고,
천천히 그 안에 있는 무언가를 꺼내 들었다.
끈처럼 기다란 천 꾸러미,
그녀는 멍한 눈으로 그것을 집어 들고 일어나
매듭을 만들어 천장 위 기둥에 묶었다.
목을 맬 준비가 다 되자,
그녀는 매듭을 목에 걸며 소리 내어 울었다.
“엄마... 아빠...”
마지막이라고 생각하자 가장 먼저 돌아가신 부모님들의 모습이 눈앞을 보이는 듯 했다.
그리고,
어제 있었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치고 지나갔다.
화장실에서 구토를 하고 나온 유민이 월경이 시작되지 않는다고 말하자 박광도 소스라치게 놀란 표정을 지었다.
“...야, 누구 나가서 임신테스트기 하나 사와 봐.”
조폭 막내 둘이 일월촌을 나가 약국에서 임신테스트기를 사 오고,
박광은 이걸 유민의 손에 쥐여주고는 화장실로 들여보냈다.
잠시 후,
유민이 두 눈에서 눈물을 흘리며 밖으로 나왔다.
그녀의 손에 들린 임신테스트기에는
빨간색 두 줄이 선명하게 그어져 있었다.
“씨발, 어떤 새끼야?! 어떤 새끼가 얘 애 배게 했어?!”
박광은 조폭들을 모아 놓고 다그치기 시작했다.
“들키지 않고 몰래 숨어 있어야 할 판에 얘 애를 배게 만들어? 어떤 새끼가 한 짓이야? 엉? 너야? 아님 너야?”
박광이 소리를 지르며 조폭들을 들볶아대자,
전도한과 함께 뒤로 빠져 있던 정배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저, 형님...?”
“뭐야? 네가 한 짓이야?”
“아니, 그게 아니라 말입니다... 사실 저랑 도한이 형님이 유민이 저년 처음 경찰서로 붙잡아 오기 전에 말입니다... 선욱 조카가... 조카가 데리고 있던 똘마니들이랑 같이 저년 꽐라 만들어서 몇 번씩 따먹었다고 했는데 말입니다...”
“...그래서?”
“그때 조카랑 그 똘마나 새끼들이... 콘돔 안 쓰고 저년 안에다가 질싸했다고 들었습니다.”
“뭐야?!”
박광이 선욱을 노려보았다.
선욱도 박광이 그렇게 무서운 표정을 짓는 건 처음 보는 일이었다.
그는 눈치를 살피며 기어 들어가는 목소리로 변명을 늘어놓았다.
“아니, 그때 성모 그 새끼 원룸에 남아 있던 콘돔이 몇 개 없어서... 하다가 싸는 거 조절이 안 되서 안에다 그만...”
“아니, 대체 어쩌려고 그랬던 거야?”
“그때 우리가 이렇게 도망 다니게 될지 알았겠어요? 그리고, 한번 안에다 쌌다고 다 임신하고 그러는건... 여자들 다 그러는 건 아니잖아요? 여자들도 다 배란기인가 뭔가 있어서 안에다 쌌을 때 임신 될 때가 있고 안 될 때가 있다고 하던데... 전에 했던 년은 안에다 싸도 임신 안 하길래 해도 되는 줄 알았죠~!”
박광은 복잡한 표정으로 유민을 돌아보았다.
그녀는 운용 엄마의 품에 안겨 엉엉 울고 있었다.
이제야 자신을 주인님, 주인님 부르기도 하고,
빈말일지는 모르지만 사랑한다고까지 말했던 여자가
이미 다른 남자의 애를 임신하고 있었다니.
그것도 자신이 보호해야 할 보스 아들의 아이를...
주먹을 꽉 쥐고 있는 박광의 두 손이 부르르 떨렸다.
바로 얼마 전 까지만 해도 반드시 자신의 여자로 만들고 싶어 했던 그녀가,
세상에서 둘도 없는 더러운 여자로 보이기 시작했다.
‘어차피... 여기 있는 놈들한테도 다 다리 벌려 준 년이잖아?’
박광은 소파에 힘없이 털썩 주저앉았다.
그리고 담배 하나를 꼬나물고 불을 붙이며, 거실 구석에 앉아 그의 눈치를 힐끔힐끔 보고 있는 선욱에게 말했다.
“그래서... 쟤 이제부터 조카가 책임질 거야?”
선욱이 손사래를 치고 고개까지 도리도리 흔들며 대답했다.
“아, 아니오...! 솔직히 쟤가 임신한 게 저 때문인지 아니면 제 똘마니 중 누구 때문인지 알 수 없는 거잖아요? 그런데 왜 제가 책임을 져요?”
“...그래? 후우~ 그럼 여기 숨어서 애 낳고 키울 수는 없는 일이니까... 내일 나가서 조용히 애 땔 수 있는 병원 찾아보자.”
박광은 허탈한 표정으로 허공에 담배 연기를 뿜어댔다.
애를 지운다는 말에 선욱은 안심한 듯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는 가뜩이나 작은 눈을 더 가늘게 뜨며 박광에게 조심스레 말했다.
“저... 삼촌...?”
“왜?”
“어차피 저년 지금 임신했으니까... 또 임신 하지는 않을 거잖아요?”
“그게 무슨 소리야?”
“그러니까... 지금 저년 따먹을 때 질싸해도 상관없지 않겠냔 말이죠. 이미 임신했으니까. 크크크.”
선욱은 운용 엄마와 함께 있는 유민을 음탕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다른 조폭들도 마찬가지로 짐승 같은 얼굴로 그녀를 보며 침을 흘리는 중이었다.
그 말에 박광은 무어라 들리지 않는 소리로 욕설을 내뱉고는,
입에 물고 있던 담배꽁초를 우악스럽게 재떨이에 비벼 끄고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씨발, 알아서 해.”
박광은 신경질적으로 현관문을 발로 차고는 아지트 밖으로 나가버렸다.
“자, 삼촌이 알아서 하라고 했으니까~ 크크크~ 오랜만에 생으로 할 수 있겠네. 야, 들어가자.”
선욱은 빙글빙글 웃으며 유민의 팔을 잡아 일으켰다.
그리고,
그녀의 발아래 떨어져 있던 임신테스트기를 함께 집어 들었다.
“이거 들고 인증샷도 찍어야지? 너 임신한 거 성모한테도 잘 말해줄게. 크크크~!”
선욱이 그녀의 엉덩이를 추잡하게 주무르며 침대가 있는 큰 방으로 끌고 들어가고,
다른 조폭들도 낄낄거리며 그들 뒤를 따라 들어갔다.
방문 너머로 그녀의 서글픈 울음소리가 계속 들려오고,
운용 엄마는 그저 안타까운 표정으로 고개만 떨구고 있었다.
그렇게 유민은 밤새도록 콘돔도 끼지 않은 조폭들에게 윤간을 당해야만 했다.
세상 모든 것을 잃어버린 것처럼 울고 있는 그녀에게,
그들은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연민도 느끼지 못하는 듯 했다.
오히려,
그녀가 당한 불행과 고통을 즐기는 것 마냥
더욱 그녀를 조롱하고 유린해댔다.
그리고,
“자, 봤냐? 방금 찍은 사진 성모한테도 보내줬다. 크크크크~!”
선욱은 그녀가 침대 위에서 알몸으로 빨간색 임신테스트기를 들고 울고 있는 사진을
성모와의 톡방에 올린 걸 깔깔거리며 그녀의 눈앞에 들이밀었다.
‘성모 오빠가 나 임신한 걸 알게 된다고...?’
그동안 간신히 억누르며 참아내고 참아내던 이성의 끈이
마침내 끊어지고야 마는 기분이 들었다.
“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그녀는 침대 위에 쓰러져
머리를 쥐어뜯으며 미친 듯이 소리를 질렀다.
그녀의 절규는 조폭들이 수건을 가져와 그녀의 입을 틀어막기 전까지 계속 이어졌다.
이제 그녀에게는 더 이상 살아가야 할 희망이 남지 않게 되었다.
‘성모 오빠가 나 임신한 거 알았을 테니까... 난 이제 돌아갈 곳이 없어... 다른 사람 애를 가졌는데... 성모 오빠가 날... 날 어떻게 보겠어...’
그녀는 결국 극단적인 생각을 하고 말았다.
조폭들이 잠시 한눈을 파는 사이,
그녀는 신발도 신지 않고 아지트 밖으로 뛰쳐나갔다.
“야! 거기서!”
“저년 또 달아난다!”
“뭐하고 있어! 다들 따라가!”
어둠 속 일월촌에서 조폭들과 숨바꼭질을 하던 그녀는
어느 빈집으로 들어가 몸을 숨겼다.
그리고,
그곳에서 목을 매고 스스로 생을 끝마치려 했다.
‘나 같은 년... 나 같이 더러운 년 죽는다고 누구 하나 아쉬워해 줄 사람 하나 없어... 난 그냥 죽는 게 나아...’
얼굴이 눈물 범벅이 된 채로 매듭에 목을 걸려고 할 때,
갑자기 생각나는 사람이 있었다.
항상 자그마한 체구로 그녀의 곁을 따라다니던,
소꿉친구 영록이었다.
‘영록아, 넌... 넌... 제발 너만이라도 날 예전 모습으로만 기억해 줘... 전쟁 전에 여기 우리 우성시로 오기 전에... 우리 서울 살았을 때 그때 내 모습으로만... 그렇게 기억해 줘...’
영록의 모습이 떠오르면서,
그와 함께 했던 시간들이 하나씩 눈앞에 떠올랐다.
함께 학교 끝나고 집에 가던 모습부터,
주말에 같이 영화 보러 김포공항 영화관으로 놀러 갔던 일들,
그리고 함께 우성시로 오게 되면서 겪었던 많은 일들...
영록에 대한 생각에,
그녀는 아직 목에 매듭을 건 채로 망설이고 있었다.
그때,
“야!”
갑자기 문이 거칠게 열리며 박광이 안으로 뛰어 들어왔다.
그는 유민이 목에 줄을 걸고 있는 것을 보고는 와다다 달려와 그녀의 목에 걸린 천꾸러미를 빼 멀리 던져버렸다.
“야, 이 씨발년아!”
박광은 그녀의 목을 잡고 매섭게 뺨을 후려쳤다.
어찌나 세게 쳤는지, 그녀의 가녀린 몸이 그대로 바닥에 고꾸라졌다.
박광은 쓰러진 그녀의 머릿채를 휘어잡고는,
빠득빠득 이를 갈며 말했다.
“이게 도망가는 것도 모자라 죽으려고 해? 왜, 애 밴 것 때문에 죽고 싶어? 여기서 그냥 콱 내 손에 죽어 볼래?”
유민이 울먹이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네... 죽여 주세요, 흑흑... 그냥 저... 여기서 죽여 주세요... 더는... 더는 저 못 버티겠어요...”
“뭘 못 버티는데? 뭘 못 버텨서 죽고 싶다는 건데, 응?”
“...몰라서 물어보시는 거예요...? 지금...! 내가 이렇게 쓰레기 같은 여자가 되었는데...! 내가 더 살아야 할 이유가 있어요...?! 맨날 발가벗은 채로 아저씨들 밥이나 해주고 빨래해주고 청소나 해주고...! 그러다 맨날... 맨날 아저씨들한테 몸이나 대주는 더러운 여자가 되었는데... 저보고 그러고 계속 살라구요...? 아저씨... 제가 진짜 암캐인 줄 아세요? 저도 사람이에요, 저도 사람이라구요...! 그래서...! 더는 암캐로 안 살고 사람으로 죽고 싶다구요...! 그러니까 그냥...! 저 여기서 죽여주세요... 차라리 저 지금... 그냥 죽여 달라구요...”
유민은 박광의 손을 잡아
자신의 목에 갖다 댔다.
이대로 목을 졸라 죽여달라는 듯이.
그녀의 손 끝에
박광의 몸이 부르르 떨려오는게 느껴졌다.
박광은 그녀의 머릿채를 잡고 있던 손을 놓고는,
그녀의 등을 받쳐 안으며 말했다.
“...일단, 애부터 지우자.”
“...”
“그러고... 내가 너 성모인가 하는 그 새끼, 통화라도 할 수 있게 해 줄게.”
“이미 늦었어요. 어제 선욱 오빠가 성모 오빠한테...”
“알아, 근데 그 새끼가 그거 보면 어떻게 생각할 거 같애? 뭐, 충격이라도 받았을 거 같애?”
“...”
“전에도 말했잖아. 그 새끼가 너 버린 거라고. 너 괜한 희망 품고 그 새끼한테 계속 매달리는 모양인데, 걔 아마 네 사진 보고 그냥 딸감 정도로 밖에 생각 안 할걸?”
“...”
박광은 그녀를 안아 들고 밖으로 나왔다.
집 밖에는 그를 쫓아온 다른 조폭들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박광은 그녀를 품에 안은 채 아지트로 향했다.
“...이제 도망치지 마라. 죽으려고도 하지 말고.”
“...”
“개 같은 삶이라도 좋은 건 하나쯤 있는 법이잖냐?”
“...암캐로 살기 싫다구요.”
“...그래서 내가 내 여자로 살라고 했잖냐.”
“...”
“애 지우고 몸 나아지면... 넌 그때부터 나하고만 있어, 다른 놈한테 안기지 말고.”
“...”
“지금 네 상황에서 뭐가 최선인지 잘 생각해 보라고.”
그는 유민을 안은 채로
아지트까지 걸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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