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1화 〉 유민의 지난 이야기 2027년 8월 31일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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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10시, 경기도 우성시 효경동 에덴 모텔
“어때, 씨발년아? 내가 성모보다 더 잘 하지? 그치?”
선욱이 유민의 엉덩이를 주물럭거리며 킬킬거렸다.
그녀는 아무런 대답 없이 가슴을 침대에 대고 엎드린 채 위로 한껏 들어 올려져 있는 엉덩이를 실룩거리며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을 뿐이었다.
“야, 이제 성모 같은 새끼 잊어 버려. 걔 진짜 너 버리고 필리핀으로 토꼈다고.”
“...”
“삼촌들한테 너가 성모 여자친구라고, 건들면 안 된다고 그랬다며? 병신, 걔 지금쯤이면 필리핀 도착해서 다른 년들하고 졸라 떡치고 있을걸? 거기 사는 한국년들이랑 할 수도 있고 외국 년 백마 하나 꼬셔서 따먹고 있을지도 모르지. 넌 이미 걔한테 아웃 오브 안중이야. 크크크~”
“...”
“걔가 얼마나 플레이보이인 줄 아냐? 교회 여자애들이나 성부학교 다니던 애들 중에서 걔가 먹고 버린 애가 몇 명인 줄 아냐고? 걔, 너도 처음부터 잠깐 먹고 버릴 생각으로 만났던 거야, 등신 같은 년아~! 넌 그것도 모르고 걔 보고 좋다고 다리 벌리고 보지 대주면서 헥헥 거렸지?”
유민은 말없이 침대에 얼굴을 파묻고 엎드렸다.
얼굴 아래 시트가 조금씩 젖어들고 있었다.
방금 전까지 선욱이 거칠게 뒷치기만 한 터라 가뜩이나 시퍼렇게 부어 있는 엉덩이가 더 욱신거려왔다.
하지만,
엉덩이보다 가슴이 더 아파왔다.
며칠간 계속되는 고문과 폭행으로 정상적인 생각조차 할 겨를이 없었지만,
조폭들이나 마선욱이 하는 말 대로,
자신이 분명 성모에게 버려진 것만은 분명한 것 같았다.
‘성모 오빠...’
침대에 엎드려 있는 그녀의 몸이 부르르 떨렸다.
들릴 듯 말 듯 흐느껴 우는 소리도 들려왔다.
옆에 있는 침대에서 전도한과 조폭들에게 범해지고 있는 운용 엄마가 내지르는 신음 소리가 아니었다면 다들 그녀가 울고 있다는 걸 눈치챘을지도 모른다.
그녀가 울든 말든,
선욱이 정액이 잔뜩 들어있는 콘돔을 빼어 그녀의 허리 위에 올려놓으며 말했다.
“저 다 했어요. 다음 누가 하실래요?”
에어컨 앞에 서 있던 박광이 살짝 불쾌한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여기가 무슨 동물의 왕국도 아니고... 날 뜨거워 죽겠는데 양쪽에서 떡치느라 더 찜통으로 만드네, 씨발.”
그는 담배와 라이터를 집어 들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옷을 홀딱 벗은 채 침을 질질 흘리며 자기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 조폭들을 밀치고는 밖으로 나가버렸다.
도망치기 바쁜 마당에 다들 계집질이나 하고 있는 게 영 못마땅한 모양이었다.
“조카 다 했으면 이제 내가 할게! 우리 딸래미~ 오빠 자지 많이 그리웠지~? 크크크큭~! 참, 우리 딸래미 이름 뭐라고 그랬지?”
“거유민이요, 거유민. 킥킥.”
“진짜 이름이 거유민이야? 이야~ 이름 하나 끝내주게 지었네! 얘 부모들이 지 딸래미 빨통 이렇게 커질 줄 알고 그렇게 지은 건가? 얘 엄마 빨통도 졸라 커서?”
“킥킥, 원래 이름은 기유민인데요, 쟤 가슴 보고 나서부터 거유민이라고 부르고 있어요. 그게 더 입에 짝짝 달라 붙잖아요~!”
“그러네~ 기유민보다 거유민이라고 하는 게 뭔가 느낌이 팍 꽂히네~! 자, 그럼 우리 예쁜 거유민이, 오빠랑 침대에서 하는 건 처음이지? 이제 우리 연애 한 번 제대로 해보자구~!”
조폭은 그녀의 허리 위에 놓인 냄새나는 선욱의 콘돔을 침대 밑으로 휙 던져버리고
혀로 음문을 몇 번 슥슥 핥은 후,
곧바로 콘돔 끼운 성기를 그녀의 몸 안으로 거칠게 집어넣었다.
“흐윽...!”
그녀는 작은 비명을 지르며 수갑이 채워진 두 손으로 침대 시트를 찢어져라 움켜 잡았다.
조폭들이나 마선욱이나,
삽입하기 전 전희나 애무 같은 건 완전히 생략해 버리고 제 욕구만 빨리 채우기 위해 그녀에게 달려들고 있었다.
처음 관계를 맺을 때부터 혀와 손으로 능숙하게 그녀의 클리토리스와 유두를 애무하며 충분히 젖게 만들었던 성모와는 완전히 달랐다.
유민은 성모가 삽입해 준 상태에서 섹스를 나누는 것도 무척 좋았지만,
성감대를 부드럽게 터치해주던 그의 애무에 더 흥분하곤 했었다.
그의 손길이 자신을 어루만지고 나면,
그곳이 교실이든 창고든, 지금이 낮이든 밤이든,
부끄러움 따위는 잊어버리고 스스로 옷을 내리고 그에게 안길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그와 섹스를 나눌 때면 존중받는다는 기분에 더욱 그를 사랑하는 마음이 들곤 했다.
학생들 모두 성부학교에 갇혀 있다 보니 콘돔 같은 걸 사러 나갈 수 없는 상태.
두 사람은 그 안에서 계속 생으로 정사를 벌였는데,
성모는 절정에 다다르더라도 절대 그녀의 안에 사정하지 않고 꼭 그녀의 몸 위에 정액을 뿌리곤 했다.
그리고 그녀와 달콤한 키스를 나누고,
미리 준비해온 티슈나 물티슈로 그녀의 몸을 정성스럽게 닦아주었다.
그런 후 다시 그녀의 벗은 몸을 꼭 끌어안고 입을 맞추며,
“사랑해, 유민아.”
하고 속삭여 주었다.
어린 그녀는 그가 정말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다고 믿어버릴 수밖에 없었다.
‘그럼 성모 오빠가 나 사랑했다는 말... 그 말도 다 거짓말이었을까...?’
조폭이 그녀의 유방을 움켜잡은 채 거세게 허리를 흔드는 동안,
유민은 이를 악물고 흐느꼈다.
문득 그녀의 눈앞에,
얼마 전 우성결찰서 앞에서 영록이 했던 말이 다시 떠올랐다.
[너, 정말 성모 형이 좋은 사람인 줄 알아? 정말 너 좋아해서 너한테 잘해주는 건지 아냐고!]
그녀의 뺨으로 굵은 눈물방울이 흘러내렸다.
‘영록이는 알고 있었던 걸까...? 영록이는... 영록이는 지금 어디에 있지...? 아직 경찰서에 있는 건가...? 아님 다시 성부 학교에...?’
영록에 대한 미안한 감정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음문에 가해지는 고통 때문일까.
그녀의 얼굴은 눈물로 범벅이 되어 있었다.
하지만 온몸은 물론 이마에서부터 흘러내리는 송글송글한 땀방울들 때문에,
침대 시트가 젖어 있는 것이 그녀의 땀인지 눈물인지 아무도 알 수 없었다.
“으, 으윽! 자, 이제 입 벌려, 이 년아!”
조폭이 그녀의 몸 위로 올라타 콘돔을 잡아 빼었다.
그가 한 손으로 그녀의 젖가슴을 난폭하게 주무르며 자신의 성기를 마구 흔들자,
찍!
하얀 정액이 그녀의 얼굴을 향해 뿜어져 나왔다.
“으으~ 역시 우리 예쁜 거유민이랑 하면 다른 년들이랑 할 때보다 좆물이 배로 나오는 거 같아. 우리 사랑하는 유민이 수고 많았어~! 자, 그럼 난 씻고 와야겠다~!”
조폭이 그녀의 젖가슴을 손으로 툭툭 치고 화장실로 들어가자,
“흐흐, 이제 내 차례인가?”
다음 녀석이 건들건들 웃으며 유민이 누워 있는 침대 위로 올라왔다.
그녀는 수갑 채워진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계속 울고만 있을 수밖에 없었다.
오후 1시, 경기도 우성시 효경동 에덴 모텔
조폭들이 돌아가며 유민과 운용 엄마와 섹스를 하는 동안,
나머지들은 밖에서 사온 컵라면과 주먹밥으로 끼니를 해결하고 있었다.
“아, 씨발. 컵라면 물 끓이니까 방 더 더워지는 거 같네. 그런데 컵라면 말고 그냥 짱개 같은 거 시켜 먹으면 안 되나? 이제 빨치산들도 다 사라져서 다시 배달하는 데 많다고 하드만.”
“야, 이 미친 새끼야. 짱개 배달하러 온 놈이 우리보고 신고하면 어떡할 거야?”
“짱개 배달하는 새끼들이 우리가 군인들한테 쫓기고 있는지 어떤지 어떻게 알어? 불안하면 한 명이 밑에 내려가서 받아오면 되지~!”
“잠수 탈 땐 안전이 제일일 거 모르냐? 그냥 아가리 닥치고 전자레인지에 주먹밥이나 돌리고 있어~!”
조폭들은 툴툴거리며 컵라면에 물을 부었다.
운용 엄마와 유민의 배 위에 번갈아 한 번씩 올라탄 전도한은 땀투성이가 된 몸으로 아랫도리에 팬티 한 장만 걸치고 담배를 뻐끔거리는 중이었다.
그는 여전히 조폭들에게 윤간당하고 있는 두 여자를 느끼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우리 딸래미, 거유민이는 역시 예쁘고 몸매도 죽여줘서 할 때마다 좋긴 한디, 아직 어려서 그런지 한두 번만 해주면 금세 헥헥대면서 뻗어버린단 말이여? 근디 저 아줌마는 피지컬이 있어서 그런가 지금 몇 명째 하는데 지치지를 않는 거 같네. 아주 그냥 일당백이여, 일당백. 히히히.”
그가 선욱을 돌아보며 말했다.
“조카, 근디 이 아줌마는 어떻게 여기서 데리고 살게 된겨? 암만 곱게 생기긴 했어도 학교 다니는 애 딸린 여편네일거 같은데?”
선욱은 킬킬거리며 그녀를 자신의 노예로 만든 이야기를 자랑스럽게 늘어놓았다.
“...암만 교회 다니면서 홀리한 척 해도 남편 없이 산 세월이 몇 년인데 사내 자지가 안 그리웠겠어요? 교회 집사니 뭐니 하는 신분에 애 딸린 아줌마가 다른 사람 만나기도 쫌 그랬을 거고. 그러다가 저한테 따먹히고 싱싱한 젊은 자지 맛을 보고 나니까 그때부터 숨겨왔던 본능이 막 폭발한거죠, 크크크~!”
“으잉, 그려. 원래 남자나 여자나 배고픔하고 성욕은 오래 못 참는 법이여. 그동안 혼자서 얼마나 외로웠겄어? 이제부터 우리 딸래미랑 같이 사랑을 듬뿍 듬뿍 주어야 겠구먼? 킬킬킬킬~!”
두 사람이 맞담배를 피며 키득거리고 있을 때,
똑똑
노크 소리와 함께 방문이 열렸다.
다들 놀란 표정으로 문이 있는 곳을 돌아보았다.
“다녀왔습니다, 형님.”
아까 일월촌으로 보냈던 조폭 두 명이 안으로 들어왔다.
다들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표정이었다.
“어따, 도망다니는 중이라 그런가 노크 소리에도 애 떨어질 뻔 했어야?”
“죄송합니다, 형님. 앞으로 조심하겠습니다.”
“응, 그냥 한 말이니까 신경쓰지 말고. 어떻게, 일월촌 거기는 다녀와 봤어? 어뗘? 들어가 살만 혀?”
“네, 형님. 진짜 그 안에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리고 저희들 모두 들어가 살만한 집도 하나 보고 왔습니다.”
“그려? 어뗘? 크고 좋아?”
“거기 있는 집들이 거의 다 단칸방에 좁아 터진 판잣집들인데, 방 두 개에 주방 화장실 다 딸린 꽤 괜찮은 집이 하나 있었습니다. 또 되게 깊숙이 박혀 있고 거기까지 가는 길도 졸라 복잡해서 다른 사람들이 쉽게 찾아오지도 못할 거 같습니다.”
“오, 그려? 그럼 이따 우리 거기 까지 어떻게 찾아간댜?”
“핸드폰 지도 앱 길찾기로 다 찍어놨지 말입니다.”
“이야~ 넌 역시 우리들의 브레인이여~! 좋아~! 그럼 이따가 한 번 가보자고~! 광이 생각은 어뗘?”
창문 쪽에 등을 기대고 컵라면을 후르륵 거리던 박광이 이마의 땀을 훔치며 말했다.
“그래, 이따가 밤 되면 다 같이 이동하자. 낮에 한꺼번에 이동하면 군인들한테 걸릴 수도 있으니까. 그런데.”
그가 손가락으로 침대 위의 두 여자를 가리켰다.
“저년들, 꼭 거기까지 데리고 가야겠냐?”
“왜? 데려가면 안 되냐?”
“숨어 살아야 할 판에 굳이 먹을 입을 늘릴 필요 있겠느냔 말이야. 가뜩이나 앞으로 무슨 돈으로 살아야 하나 걱정인데.”
그러자 선욱이 다급한 목소리로 외쳤다.
“그, 그래도! 이년들 두고 갔다가 나중에 군인들이 이년들 찾아내면요? 이년들도 우리가 일월촌 간다는 거 다 들어서 알고 있잖아요?”
“뭐, 그럼... 가기 전에 두 년 다 묻어버리고 입막음하고 가는 방법도 있지.”
그가 소름 끼치는 목소리로 대꾸했다.
박광이 마두원에게 신뢰받았던 이유 중 하나는 마두원이 내리는 청부 살인 지시를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게 감쪽같이 해내곤 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마두원은 정치인들에게 정적들이나 자신의 치부를 알고 있는 이들을 조용히 없애달라는 요청을 많이 받곤 했는데, 그 의뢰를 주로 수행하던 게 바로 박광이었다.
그리고 마두원에게 그런 의뢰를 가장 많이 했던 인물은
전 대통령 이정만이었다.
선욱이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아니, 아니, 삼촌~! 묻긴 뭘 묻어요~! 거기 일월촌 들어가면 몇 달은 거기 박혀 살아야 할 텐데 우리 남자들끼리 심심해서 어떻게 살아요? 이런 깔쌈한 년들이라도 데리고 있어야 그런 곳에서 버틸 희망이 생기는 거지. 안 그래요, 도한이 삼촌?”
그가 도와달라는 듯 전도한을 간절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응, 그려. 조카 말이 맞어. 형님하고 연락만 닿으면 생활하는 돈은 어떻게든 해결될 수 있을겨. 원래 사내들끼리만 있다 보면 여자 생각에 발정나서 뛰쳐나가고 싶어 하는 새끼 생길 수도 있는 거 아니겄냐? 그러다 경찰이나 군인들한테 걸려서 우리 있는데 뽀록나는 거 보다는 아예 공동변소로 쓸 년들 데리고 가서 똘마니들이 씹질하고 싶을 때 안에서 자체적으로 해결하고 밖으로 안 새게 하는 게 훨씬 좋은 방법 같은디, 안 그러냐?”
두 사람 이야기에 박광은 언짢은 표정으로 대답했다.
“그럼 무슨 일 생기면 네가 책임져라. 씨발, 여자 보지에 환장한 새끼들.”
박광은 먹다 만 컵라면을 바닥에 툭 내던지고 다시 담배와 라이터를 들고 밖으로 나가버렸다.
유민과 운용 엄마를 일월촌으로 데려갈 수 있게 된 것이 기뻤던지, 선욱과 전도한은 서로 하이파이브를 나누며 킬킬거렸다.
오후 11시, 경기도 우성시 일월촌
밤이 되자 조폭들은 세네 명씩 흩어져서 모텔을 출발했다.
선욱은 전도한, 박광, 그리고 다른 조폭 한 명과 함께 유민과 운용 엄마를 데리고 길을 나섰다.
유민은 아까 입고 온 커다란 검은 야상을 몸에 걸치고 있었다. 손에는 여전히 수갑을 채워 놓은 듯, 비어있는 소매가 바람에 흐느적 거리고 있었다.
모텔을 나서기 전까지 조폭들과 섹스를 나누었기 때문일까, 팬티를 입지 않은 그녀의 다리 사이로 계속 투명한 액체가 줄줄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녀는 그게 부끄러웠는지 야상으로 어떻게든 다리 사이를 닦아보려 했지만 액체는 허벅지 안쪽을 타고 쉼 없이 흘러내렸다.
운용 엄마는 그래도 얇은 치마와 브라우스를 입고 있었는데 안에 팬티와 브래지어는 입고 있지 않았다.
모텔에서 양아치들에게 돌려가며 범해지는 동안 땀과 정액으로 너무 더러워져 버렸던 것이다.
그녀의 봉긋 솟아 있는 어두운 빛의 유두가 브라우스 밖으로 살짝 돌출되어 있었다. 만일 해가 떠 있는 낮이었다면 옷 안의 몸매가 고스란히 보였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조폭들은 거리마다 검문을 펼치고 있는 군인들을 요리조리 피해 간신히 일월촌에 도착했다.
“빨치산들이 이용하던 비밀 통로가 있는 델 알아요. 전에 아빠랑 왔을 때 군인들이 보여줬거든요. 거기로 다니면 사람들 눈을 피해 들어갈 수 있을 거예요.”
선욱은 조폭들을 데리고 갈대숲이 있는 언덕으로 이동했다.
그곳을 올라가니 반지하 건물의 깨진 창문이 있었다.
“여기로 들어가면 밖에서 안 보이게 일월촌을 드나들 수 있을 거예요. 앞으로 물건 사러 다녀와야 할 때 이 길로 다니면 될 거 같아요.”
조폭들은 두 여자를 데리고 반지하 건물 안으로 조심스럽게 들어갔다.
밤이라 모두 핸드폰 플래시를 켜고 이동해야만 했다.
미로 같은 골목들과 끝없이 오르락 내리락 거리는 계단들을 따라 걷다 보니 여기저기 폭발로 부서진 집들과 피로 붉게 물든 담벼락과 길바닥이 계속 눈에 들어왔다.
지난 전투 때의 흔적이었다.
“씨벌... 진짜 귀신 나올 것 같네...”
전도한도 불안한 지 계속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무섭기는 유민도 마찬가지였다.
그녀는 어깨를 잔뜩 움츠린 채 자신도 모르게 옆에 있는 선욱의 몸에 달라붙어 함께 걷고 있었다.
자신의 팔뚝에 유민의 탱글한 가슴이 느껴지자 선욱이 능글맞게 웃으며 말했다.
“무섭냐? 오빠가 옆에 있잖아? 아무 걱정하지 마. 흐흐흐.”
그 말에 유민은 자신도 모르게 그와 몸이 붙어 있다는 걸 깨닫고 그에게서 떨어지려 했다.
“어디 가려고?”
하지만 선욱은 그녀의 허리를 꽉 끌어 안으며 자신의 몸에 더 밀착시켰다.
유민은 아무 말도 못하고 그저 고개를 돌려버렸다.
30분 정도 걸어들어왔을 때,
“여깁니다!”
일월촌을 둘러보고 온 두 조폭이 어느 집을 가리키며 말했다.
지금까지 지나쳐온 집들 중 가장 커 보이는 시멘트로 된 단층집이 그들 앞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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