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9화 〉 유민의 지난 이야기 2027년 8월 31일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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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8시, 경기도 우성시 효경동 에덴 모텔
유민은 뭐가 그리 두려운지 오들오들 떨고 있었다.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그녀 역시 여름 더위 속에서 군인들을 피해 뛰어다니느라 온몸에서 땀이 줄줄 흐르고 있었는데,
몸에 걸치고 있는 최소 3XL 사이즈는 되어 보이는 듯한 커다란 검은색 야상 밑으로
그녀의 길고 날씬한 다리가 훤히 드러나 있었다.
야상으로 무릎 위까지 몸을 간신히 가리고 있을 뿐 아랫도리는 하나도 입지 않은 상태였던 것이다.
그녀의 하얀 허벅지 위로 굵은 땀방울들이 천천히 밑으로 흘러내렸다.
그리고 다리 여기저기, 특히 야상 밑으로 보일 듯 말 듯 나와 있는 허벅지 위쪽에는 심하게 맞은 듯한 시퍼런 멍자국과 생채기들,
마치 입으로 세게 빤 듯한 키스 마크 자국 여러 개가 눈에 들어왔다.
또, 야상을 입은 게 아니라 그냥 위에 걸쳐 놓은 듯 양쪽 소매는 힘없이 나풀거리고 있었다.
조폭들이 그녀가 혹시 허튼짓할까 봐 야상 안에 양손을 앞으로 해서 수갑을 채워 놓았던 것이다.
마선욱은 며칠간 전도한 일당이 경찰서 지하 유치장에서 유민에게 무슨 짓을 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지난날 성모의 오피스텔 원룸에서 본 그녀의 날카로운 눈빛은 더 이상 찾아볼 수 없다는 건 확실히 알 수 있었다.
그녀는 그저 겁에 잔뜩 질려 옆에 있는 조폭들의 눈치를 계속 보느라 초점 없는 눈동자를 이리저리 움직이고 있을 뿐이었다.
“네가 전도한이냐? 나 서울서 형님 모시던 박광이다. 반갑다.”
박광이 침대 옆에 등을 기대고 앉은 채로 전도한에게 손을 내밀었다.
잠시 ‘이건 뭐여?’하는 눈으로 박광을 쳐다보던 전도한은,
“으응~ 형님 모시던 광이가 바로 자네였구먼? 앞으로 잘 부탁혀~”
이내 능글맞게 웃으며 그의 손을 맞잡았다.
나이는 비슷하지만 박광이 조직 서열도 자신보다 위이고, 무엇보다 마두원의 최측근이라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근디 형님은 어떡하구 선욱 조카랑 단둘이 여기 있는겨?”
“아까 새벽에 형님 모시고 배 타러 가다가 군인들한테 딱 걸렸어. 군인들이 형님이랑 형수님 타 계신 차에다 총 갈겨대서 타이어도 다 터지고... 진짜 죽을 뻔 봤다.”
“으잉? 그럼 형님은? 형님 군인들한테 잡히신 건 아니지?”
“응, 형수님 데리고 다른 곳으로 먼저 가셨어. 나중에 연락 주신다면서.”
“그려? 형님이 안 잡히셨다니 천만다행이네. 그러면은...”
전도한이 돌아보니 유민과 10여 명의 조폭들이 모두 다 들어오자 작은 모텔 방은 누구 하나 발 뻗고 편히 앉기도 힘들 만큼 북적이고 있었다.
“일단 다 들어왔으니께 에어컨부터 최대로 틀어 놓고 앞으로 어떡하면 좋을지 100분 토론을 나눠 보자고. 안 그럼 말복도 지나간 마당에 모텔 방에서 죄다 쪄 죽을지도 모르니께.”
전도한이 에어컨 리모컨을 찾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나며 툴툴거렸다.
“일단 여그서 계속 숨어 있을라면 방이라도 몇 개 더 구해야 할 거 같은디? 한 방에 여그 있는 다가 쪼그려 자면서 같이 먹고 잘 순 없는 노릇이니께.”
“그렇지. 근데 너 돈 가진 거 있냐?”
박광의 물음에 전도한이 흠칫 놀라며 말했다.
“응?! 돈?! 현금은 없고 카드 밖에 없는디? 일단 내 카드로 다른 방 일주일치 먼저 결제하지 뭐.”
“야, 너는 건달 밥 먹은 세월이 몇 년인데 아직도 그런 소리를 하고 자빠져 있냐?”
“왜? 내가 뭐?”
“군인들하고 경찰들이 너는 추적 안 하고 있겠냐? 네 카드 긁는 즉시 카드사에서 경찰이나 군대에다 연락해 가지고 네가 여기서 카드 긁었다고 바로 꼰지를걸?”
“어따 시방, 이거 내 카드 아녀, 임마~! 형님 나 여기 올 때 쓰라고 주신 법카여~!”
“흐이그 병신아~! 형님 명의로 된 법카면 그것들이 더 환장해서 이리로 달려올 거 아냐? 잠수탈 땐 카드 말고 현금만 써야 된다는 거, 넌 그런 기본 상식도 안 배웠냐?”
그의 말에 전도한은 ‘아, 그런겨~?’하는 거 마냥 입을 쩍 벌리고 고개를 끄덕거렸다.
박광이 답답하다는 듯 모여 있는 조폭들을 돌아보며 말했다.
“일단 우리 현금이 얼마나 있는지부터 확인해보자. 다들 지폐 가지고 있는 거 숨기지 말고 사실적으로다가 다 내놔봐.”
조폭들이 지갑과 핸드폰에서 가지고 있던 지폐를 꺼내 한데 모았다.
“다섯, 여섯, 일곱... 어떻게 여기 있는 사람들 돈 다 모았는데도 세종대왕하고 신사임당 얼굴 보기가 이렇게 힘이 드냐?”
“요새 누가 현금써~ 다 카드만 쓰지~ 여지껏 배춧잎 들고 다니는 애들이 있다는 게 신기한 일이구만.”
“쳇, 조카, 여기 하루 숙박비 얼마나 돼?”
“하루 4만원 정도 할걸요?”
“젠장, 이 돈이면 방 두 개 하루 이틀밖에 못 잡겠네... 아무래도 여기 말고 다른데 숨을 곳 알아봐야겠는데? 되도록 돈 안 들어가고 사람들 눈에 안 띌 수 있는 곳으로다가... 나 여기 사람 아니라서 잘 모르니까, 우성시 지리 잘 아는 사람들 중에 숨기 괜찮은데 아는 사람 있으면 손들고 얘기 좀 해봐.”
박광의 말에 바로 대답하는 이가 없었다.
전도한이 데리고 온 조폭들 모두 타지에서 온 이들이라 마찬가지로 우성시에 대해 잘 몰랐던 것이다.
그때, 조폭 중 하나가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저... 거기 어떨까요? 일월촌?”
박광이 고개를 돌리며 물었다.
“일월촌? 거기가 어딘데?”
조폭 녀석이 뭐라 대답하기도 전,
전도한이 식겁한 표정으로 냅다 소리를 질렀다.
“뭐, 시발노마? 우리더러 글로 들어가라고? 우리가 무슨 이 늦더위에 단체로 거기 가서 공포체험 할 일 있냐?”
“왜? 일월촌이 어딘데 그래? 뭐, 흉가나 폐가 많은데야?”
전도한이 반짝반짝거리는 소갈머리에 흐르는 땀을 옆에 있던 이불보로 슥 문질러 닦으며 말했다.
“너 서울에 있을 때 뉴스 안 봤냐? 우성시 점령했던 빨치산들이랑 외국인 노동자들이 인질 잡아 놓고 뻐팅기던 동네에 특전사들 들어가서 죄다 몰살시켰다는 뉴스?”
“당연히 봤지. 뭐, 거기가 그 동네냐?”
“응, 그려. 거기가 그 동네여. 빨치산들이랑 외국인 노동자들이랑, 군인들이랑 시민들 좆나게 죽어 나간 데가 바로 거기여. 가면 아직도 안 치운 시체들 거기 그대로 있을겨. 밤 되면 처녀 귀신이랑도 미팅할 수도 있을지 모르겄고.”
그 말에 박광도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침대 위에서 운용 엄마의 커다란 젖가슴을 주무르던 마선욱이 무언가 생각났다는 듯이 말했다.
“아! 거기 그래도 가면 아무도 없어서 안전할지 몰라요! 광복절 전에 군인들이 거기 다 치우고 그 동네 주변으로 출입금지 줄 쳐놓고 아무도 못 들어가게 막았거든요!”
“응? 조카가 본겨?”
“네, 아버지 따라서 거기 답사갔을 때 봤죠! 그때 군인들한테 들었는데 앞으로 여기는 당분간 아무도 들어오지 못하게 막아놓을 거라고 했어요!”
“그럼 원래 거기 살던 사람들은?”
“거기 원래 무허가 판자촌 같은 데였어요. 가난하고 돈 없는 사람들이나 외국인 노동자들이 아무렇게나 막 들어와서 모여 살던 곳이었는데, 어느샌가 너무 커져 버려서 시에서나 정부에서나 손도 못 쓰고 그대로 두고 있었데요.”
마선욱의 말은 사실이었다.
우성시 항만에 대형 공단이 생기고 일자리를 찾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몰려 들어오면서 일월촌 언덕 위에는 토지대장에 등록되지 않은 무허가 건물들이 우후죽순 생겨나기 시작했다.
당시에 그곳은 시내에서도 멀리 떨어져 있고 별다른 개발 계획도 없던 곳이라 우성시에서도 딱히 관리하지 않고 있었는데,
그렇게 그냥 놔두고 지켜보지 않은 사이, 일월촌은 홍콩에 있던 구룡성채를 연상시키는 대형 슬럼으로 무섭게 진화해 버렸다.
2차 한국 전쟁이 발발하기 전 시와 정부에서 나서서 어떻게든 이곳을 철거해보려 시도한 적도 있었지만, 그때마다 그 안에 사는 사람들이 워낙 완강히 버티는 바람에 실패만 거듭했다고 한다.
“그런데 저번에 빨치산들 처치하면서 군인들이 거기 있던 사람들도 싹 다 일월촌 밖으로 내몰았거든요? 아버지한테 들은 건데 나중에 전쟁 끝나면 일월촌 밀어버리고 거기에 신도시 아파트 들어올 거라고 했어요. 그래서 이제는 거기 아무도 못살게 해놨을 거예요.”
“그래? 그럼 우리가 들어가 지낼만한 곳도 있는 거지?”
“당연하죠! 다 쫌 오래 되서 그렇지 거기 집 되게 많이 있어요! 뒤져보면 이불이나 가구 같은 거 그대로 놓여져 있는 집도 많을걸요?”
박광이 무릎을 탁 치며 말했다.
“오케이, 딱 됐네! 처녀 귀신이랑 미팅할 일만 없으면 여기보다 거기 숨어 있는 게 더 나을 거 같네!”
그가 전도한의 어깨를 툭툭 치며 말했다.
“너네 애들 몇 명 보내서 거기 진짜 안전한지, 여기 있는 사람들 다 들어가 지낼만한 곳이 있는지 보고 오라고 해봐.”
전도한은 그의 명령하는 듯한 말투에 조금 기분 나빠하는 표정을 지으려다가,
이내 표정을 바꾸며 굽신거리며 대답했다.
“응, 그려~ 상국이랑 종만이, 너네 둘이 달리기 빠르니께 군인들한테 걸리지 않게 조심해서 다녀와라잉~”
“네, 형님!”
“광이 말대로 진짜 거기 아무도 안 사는 게 맞나, 우리 오랫동안 거기서 잠수 타도 안 걸릴 만한 그런데 있나 잘 살펴보고 오고잉~”
“네, 알겠습니다, 형님!”
조폭 둘이 엉거주춤 일어나 모텔 방 밖으로 나갔다.
두 명은 일월촌으로 정찰 보내고,
또 한 명을 내보내 편의점에서 간단히 요기할 만한 것들을 사 오게 했다.
세 사람이 나갔지만 그래도 사람들로 가득한 모텔 방 안은 여전히 비좁아 보이기만 했다.
일반인들보다 커다란 떡대의 근육돼지 조폭들이 모여 있다 보니 에어컨을 아무리 최대로 틀어놔도 실내 온도는 25도 이하로 내려가지를 않았다.
“형님, 너무 더워서 그런데 옷 좀 벗고 있어도 되겠습니까?”
찜통 같은 더위에 하나 둘씩 웃옷을 벗기 시작했다.
아예 화장실로 들어가 찬물로 샤워를 하는 녀석도 있었다.
옷을 벗으니 조폭들 몸에 가득 그려진 이레즈미 등 울긋불긋한 문신들이 그대로 드러났다.
“아아, 주여...”
운용 엄마는 문신 근육 돼지들이 단체로 모여 있는 걸 처음 봐서 그런지, 두려움에 몸을 떨고 있었다.
“헤헤, 아줌마 무서워? 무서워 하지마~ 앞으로 친하게 지내야 하는 삼촌들이니까. 이제부터는 내 똘마니들 대신 우리 삼촌들이 아줌마 기쁘게 해줄 거야. 기대 많이 하고 있어~”
마선욱은 운용 엄마의 목을 끌어안고 뺨에 꾹 거칠게 입을 맞추고는 침대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조폭들 사이를 지나 유민이 있는 곳으로 다가갔다.
“그럼 이제 거유민 년, 우리 삼촌들이 얼마나 교육 잘 시켰는지 볼까? 크크크.”
두 사람의 눈이 마주쳤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살기 등등하게 금방이라도 죽여버릴 듯한 눈으로 마선욱을 노려보던 유민이었는데,
지금은 완전히 기가 죽은 표정으로 그의 시선을 피하려 애쓰고 있었다.
“더운 데 뭐 이런 걸 입고 있어? 자, 이거부터 벗어봐!”
마선욱이 야상 어깨끈을 홱 잡아 올렸다.
“아, 아아...”
유민이 뭐라 말할 새도 없이,
소매 안으로 팔을 넣지 않고 있던 야상은 마치 원피스처럼 쑥 위로 벗겨졌다.
그와 함께 그녀의 나신이 드러났다.
무릎을 옆으로 꿇고 다소곳이 앉아 있던 그녀,
본능적으로 팔을 들어 젖가슴부터 가리려 했다.
하지만 양손에 수갑이 채워져 있었고,
구속된 손으로 그 커다란 가슴을 모두 가리기엔 부족하기만 했다.
손이 위로 올라가면서,
다리 사이 깨끗하게 면도 된 그녀의 새하얀 치부가 눈에 들어왔다.
“어? 이 년 백보지 됐네? 그때 분명 보지털 있었는데? 헤헤, 삼촌들이 이 년 보지털 밀어주셨어요?”
전도한이 바지 안으로 손을 넣고 긁적이며 능글맞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다 같이 교육을 시키려면 위생 보건이 제일 중요한 거 아니겄어? 저 딸래미 우리 애들이 돌아가면서 사랑으로 어루만져 주다 보니께 깨끗하게 씻겨 주기도 하고 거기까지 깨끗하게 밀어주기도 했나 보지~ 케케케~”
“오, 백보지~! 아직 백보지랑 해본 적 없는데, 완전 기대되는데요! 자, 뭐하고 있어? 빨리 일어나봐! 참, 삼촌! 얘 지금도 물고 때리고 그러지 않죠?”
“교육 제대로 시켜놨다니께~ 그리고 저 딸래미 손 묶어놓으면 진짜 아무것도 못 하고 말 고분고분하게 다 잘 들으니께 걱정하덜 말어~”
“응? 어떻게 하신 거예요?”
“삼촌 노하우여~ 알려고 하지 말어~ 암튼 이제 조카 말도 잘 들을겨. 뭐든 한 번 시켜봐!”
마선욱이 혀를 낼름거리며 유민을 아래위로 훑어보았다.
며칠 사이 많이 야위고 엉덩이와 허벅지는 시퍼렇게 멍들어 부어 있었지만,
여전히 아이돌처럼 예쁜 얼굴에
잘록한 허리와 제법 큰 골반과 탐스러운 엉덩이,
한 손에 다 쥐어지지도 않을 정도로 커다란 탱탱해 보이는 젖가슴,
그냥 보고만 있어도 입안에 침이 머금어졌다.
마선욱이 손으로 그녀의 엉덩이를 감싸 쥐었다.
“아...”
맞아 멍든 자리가 아픈 듯 찡그린 얼굴로 신음 소리를 내고 있었지만,
그녀는 마선욱에게 조금도 저항하지 않고 있었다.
“히히, 진짜 개처럼 조련 잘 되었나 보네? 야, 썅년아! 너 전에 성모네 오피스텔에서 내 자지 빨다가 불알 깨물어 뜯은 거 기억나냐, 씨발?”
“...”
유민은 말없이 고개를 숙였다.
마선욱이 바지를 내리며 말했다.
“자, 내꺼 다시 제대로 빨아봐! 이번에도 깨물라고 하면 망치 갖구 와서 강냉이 다 털어버릴 거니까 알아서 해!”
그가 유민의 어깨를 거칠게 잡아 눌렀다.
그녀는 마선욱의 발 앞에 힘없이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금세 딱딱하게 솟아 있는 그의 성기를 잠시 바라보고는,
“음...”
체념한 표정으로 입술을 벌리고
그의 것을 천천히 입에 넣었다.
그의 성기를 머금은 그녀의 촉촉한 입술이
그의 것을 부드럽게 터치하는 혀의 움직임이
척수를 타고 올라온 자극에 온몸이 찌릿찌릿해지고 부르르 떨릴 지경이었다.
“씨발년... 그동안 삼촌들한테 빠는 거 과외라도 받은 거야 뭐야 씨발...”
마선욱은 우민의 머리채를 잡고서,
그녀의 입안 깊숙이 자신의 성기를 좀 더 거칠게 밀어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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