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0화 〉 대동력 9.994년 5월 43일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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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0시, 대월국 은허 서쪽 반란군 주둔지
흑영단이 보내온 보고는 정확했다.
명천백 피호석을 중심으로 한 반란군들은 대월국 왕성 은허에 대한 포위를 풀긴 했지만 군을 완전히 해산하고 각자의 번으로 돌아간 건 아니었다.
그저 군을 뒤로 물린 채 여전히 율도와 대월국 중 어디와 손을 잡아야할지, 또 어떤 선택이 자신들의 목숨을 부지해 줄 지는 물론 조금이나마 더 이익이 될지를 놓고 열띤 격론을 이어가고 있었던 것이다.
이날 밤도 모든 번주들이 지휘부 천막 안에 모여 자정이 넘도록 끝날 것 같지 않은 입씨름을 벌이고 있었다.
“최소한 천제국과 손을 잡으면 매 년마다 율도에게 내줘야 할 전쟁 보상금은 모두 없애준다고 하지 않았소?”
“천제의 말을 어찌 다 믿을 수 있단 말이오? 대월국을 도와주겠다며 군을 끌고 들어와서는 도리어 국왕의 목숨을 거두어 버리지 않았소?”
“그건 국왕이 먼저 환강산성 안에 있던 천제국군들을 공격했기 때문이라고 하지 않소?”
“아니, 그건 천제국에서 한 말인데 그 말을 어찌 곧이 곧대로 믿을 수 있단 말이오?”
“맞소! 지금까지 전례로 보아 천제나 천제국놈들의 말은 절대 믿을 수가 없소! 순순히 천제국과 손을 잡았다가 그들이 국왕에게 그랬던 것처럼 우리의 뒤통수를 치지 말라는 법이 어디 있겠소?”
“그럼 율도의 손을 잡았는데도 우리가 내야 할 전쟁 보상금을 앞으로도 계속 내라고 하면? 그땐 또 어떻게 할거요? 가뜩이나 이번 대업을 위해 군을 일으키느라 재정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는 판인데, 이제 우리 번은 율도에 보상금으로 줄 돈이라고는 한 폰도 안 남은 상황이란 말이외다!”
천막 안은 흥분한 번주들의 목소리로 몹시 소란스러웠다.
그 와중, 심각한 표정으로 턱을 괴고 앉아 번주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명천백 피호석이 마침내 입을 열었다.
“성산백은 어찌하고 있다고 합니까?”
곁에 있던 번주 하나가 대답했다.
“성산백 그 자는 여전히 악뢰관에 처박혀 있다고 합니다. 율도군이 대월국으로 들어와 있으니 성산으로 돌아가기도 부담스러웠겠지요.”
“그 자의 진영에도 천제국에서 사람들을 보냈겠지요?”
“물론 그럴 것입니다. 우리에게 한 것처럼 천제국도 굳이 성산번군과 다투고 싶지는 않을테니 말입니다.”
피호석이 양미간을 잔뜩 찌푸리며 말했다.
“성산백이라면 감히 율도와 손을 잡을 엄두도 내지 못할 테고...”
“아무럼요! 작년 마루한과 율도 영애를 납치한 전력이 있는데 무슨 염치로 그럴 수 있겠습니까?”
“성산백 그 자가 율도에 고개를 숙이고 들어가더라도 율도 태상국이 받아줄 리 만무합니다!”
번주들의 아우성에 피호석은 조용히 고개를 가로저었다.
“율도 태상국은 그런 일을 절대 감정적으로 결정하는 인물이 아닙니다. 깊은 원한이 있더라도 이익이 있으면 기꺼이 원한 따위는 잊을 수 있는 사람이라고, 제 부친께서 누누이 말씀하셨었죠.”
피호석이 자리에서 일어나 중앙에 놓인 탁자로 걸어갔다.
그리고 탁자 위에 놓인 전략 지도에서 흥원을 가리켰다.
“듣자하니 태상국이 율도에 인질로 잡아놨던 7왕자를 대월국으로 불러오는 중이라 했습니다.이제 국왕이고 왕자고 모두 다 죽고 7왕자가 서열 1순위 왕위 계승자가 되었으니 그를 다음 왕으로 앉히려는 거겠지요. 율도 태상국과 우리 도깨비들과의 원한 어린 역사라면 여러분들도 잘 아실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7왕자를 후원하는 걸 보면, 제 부친의 말씀대로 그는 진정 국익 앞에서는 과거의 원한도 내려놓을 줄 아는 인물임에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듣고 있던 번주들 사이에서 불만어린 목소리들이 터져 나왔다.
“율도 태상국이 하는 짓을 너무 거창하게 포장해서 말하지 마시오! 7왕자를 왕위에 앉히는게 어찌 호의에서 나온 생각이겠소? 보나마나 힘없는 7왕자를 왕위에 앉히고 자기 마음대로 쥐락 펴락 하려는 속셈인게지! 율도 태상국은 그저 말 잘 듣는 허수아비가 필요했던 것 뿐이오!”
“맞다! 허수아비다!”
“허수아비를 왕으로 앉혀 놓고 대월국을 좌지우지 할 생각인 거야!”
피호석은 번주들의 아우성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말을 이었다.
“그래, 허수아비라고 칩시다. 어쨌든 그 허수아비가 왕위에 올라 왕관을 쓰고 나면... 부왕에 반기를 들고 일어난 우리들을 과연 가만히 놔둘까요? 또 우리가 율도와 손을 잡지 않는다면... 허수아비 왕이 우리의 안위를 보장해 줄 것 같습니까?”
순간, 모든 번주들은 꿀먹은 벙어리 마냥 입을 다물었다.
피호석은 번주들을 일일이 돌아보며 말했다.
“그리고 이 전쟁, 아무리 천제국이 성 하나를 잿더미로 만들어버릴 정도의 위력을 가진 신무기를 가지고 있고 병력들도 10만 이상 데리고 왔다고는 하지만, 우리가 파악한 정보로는 율도군 병력은 그 두 배인 20만을 헤아린다고 했소. 게다가 대동 최강이라는 태상국의 친위군단까지 왔구요. 그런데 이 전쟁... 천제국이 율도를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그 말에 번주들 중 여럿이 고개를 저어 보였다.
“만에 하나 천제국이 이 전쟁에서 승리하고 율도가 대월국에서 철수하게 되었다고 가정해봅시다. 천제국이 우리에게 약속한 건 율도와 국왕파로부터 보호해 주는 것과 더 이상 전쟁 보상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는 것 뿐이었소. 그렇다면 저들이 우리의 지위와 권리를 보장하고 자유롭게 우리의 번을 다스릴 수 있도록 내버려 둘까요? 아마도 우리가 국왕에게 납부하던 것처럼 천제국에 조세를 바치라 요구해오지 않을까요?”
많은 이들이 수긍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여전히 피호석의 의견에 반대하는 이들은 여럿 남아 있었다.
“명천백께서는 율도와 손을 잡기 위해 먼저 사람까지 보냈으니 당연히 그리 말씀하시는 거겠지요! 하지만 율도가 그리 호락호락하게 나오겠소? 7왕자를 허수아비 왕으로 앉혀 놓고는 지난번 전쟁 보상금에 더해 이번 전쟁에 들어간 돈까지 더 내놓으라며 우리 고혈을 쥐어짜지 않겠냔 말입니다!”
피호석이 목에 핏대를 세우며 반대 의견을 내는 번주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럼 천제국은, 우리에게 아무 것도 요구하지 않을 것 같습니까?”
“그, 그래도...!”
피호석은 불만 가득한 표정의 번주들을 손으로 일일이 가리키며 말을 이었다.
“동지 여러분, 애초에 천제국과 율도, 이 두 나라가 전쟁에 개입할 수 밖에 없게끔 원인을 제공한 건 우리들입니다. 그리고 성산백이 우리 동지들을 배신하고 국왕이 천제국에 시해당하면서 모든 상황이 뒤바뀌게 되었습니다. 자, 이제는 좀 더 간단하게 생각해 봅시다. 어차피 우리는 반란을 일으킨 일에 대한 책임을 면할 수 없소. 그런 상황에서 무엇을 더 얻으려 전전긍긍하는 것보다는, 소중한 걸 잃지 않기 위해 애쓰는 편이 좀 더 나은 방향이 아닐까 싶습니다만.”
그는 탁자 위에 펼쳐진 대월국 지도를 손바닥으로 어루만졌다.
“최소한 우리의 땅과 우리 목숨을 부지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해야 맞지 않겠냔 말입니다.”
뒷열에 있던 번주 하나가 자그마한 목소리로 물었다.
“천제국과 손을 잡으면... 우리 목숨을 담보할 수 없게 된답니까?”
“국왕이 어찌 되었는지 이미 듣지 않았습니까?”
피호석의 날카로운 대답에 질문을 한 번주는 얼굴을 붉히며 뒤로 물러섰다.
곁에 서 있던 다른 번주가 조심스레 물었다.
“명천백의 말씀대로 율도와 손을 잡는다고 칩시다. 예상하시는대로 이 전쟁이 율도의 승리로 끝난다고 가정도 하구요. 그렇게 된다면... 과연 왕관을 이어 받은 7왕자가 우리를 가만 내버려 둘까요? 우리는 그의 부왕에게 반기를 들고 반란을 일으킨 자들인데...?”
피호석도 두 손으로 탁자를 짚고 잠시 고민했다.
그리고는 결심한 듯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우리는 새 대월국왕의 자리에 오른 허수아비와 손을 잡는 것이 아니라 율도와 직접 손을 잡는 것입니다. 더 이상 대월국의 신하가 아닌 율도의 신하로서 복속을 맹세한다면, 그가 우리에게 복수하고 싶어도 태상국이 이를 허락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는 마지막으로 번주들에게 확신을 주려는 듯, 탁자 주위를 천천히 돌며 한 사람, 한 사람씩 눈을 맞추며 이야기했다.
“일단, 우리 모두 목숨을 부지할 수 있는 방법을 택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겠습니까?”
그의 말이 끝나자마자 소란스러웠던 지휘부 천막이 고요해졌다.
모두들 피호석의 말에 무언의 동의를 보내는 듯, 이 어색한 정적 속에서 조용히 고개만 끄덕이고 있었다.
그 때,
전령 하나가 천막 안으로 들어왔다.
“악뢰관 방향으로 정찰을 나갔던 무사들의 보고입니다.”
피호석은 전령이 건네준 두루말이를 펼쳐 보았다.
“무슨 내용입니까? 설마 성산백 그 자가 군을 움직인 겁니까?”
곁에 있던 번주들이 근심어린 표정으로 그를 재촉했다.
“악뢰관의 성산번군이, 천제국군이 있는 남쪽을 향해 이동했다고 하는데... 그 수가 불과 수십 여명 정도였다고 합니다.”
“수십 여명이라구요? 성산백 그 자가 천제에게 사절을 보낸 것이 아닐까요?”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그거 외에는 달리 짚이는 바가 없으니.”
번주들이 다시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우리가 갈팡질팡하는 사이 성산백은 벌써 천제국과 손을 잡은 모양이군!”
“그럴 수 밖에! 어차피 성산백 그 놈이 율도에 굽히고 들어갈 수도 없을 테니 말이야!”
“개골령에서 천제국군에 대패를 당한 게 얼마 전 인데, 참으로 한심한 작자가 아닌가!”
“그 역시 어떻게든 제 살 길을 열심히 모색했던 것이겠지요. 자존심 따위는 모두 다 내려놓고 말입니다.”
천막 안의 사람들이 다소 격앙된 표정으로 목소리를 높이는 와중,
피호석만이 불길한 표정으로 지도에 표기된 악뢰관 남쪽 일대를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었다.
오전 1시, 대월국 서래번 천제국군 숙영지 북쪽 일대
밤이 되자 어김없이 율도군의 야습이 시작되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원거리에서 총과 활로 저격하고 달아나기를 반복하는데,
경계를 서는 천제국 병사들이 철조망 뒤에 참호를 파고 바싹 엎드려 있는 바람에 어제보다 많은 적을 사살하기는 어려웠다.
그래도 밤하늘 가득 메아리치는 율도군의 총성은, 힘겨운 행군에 참호 작업으로 녹초가 된 천제국 병사들의 단잠을 방해하기에 충분했다.
어제와는 달리 숙영지 주변을 순찰하는 천제국 기병들은 보이지 않았다. 연대 하나가 율도군에게 전멸당한 후 이에 대응하기 위해 기병들이 행군로 우익을 종횡무진 뛰어다니며 수색을 펼쳤기 때문에 기병들은 물론 군마들 모두 휴식이 절실히 필요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덕분에 율도군 기병들은 철조망 울타리가 들러쳐진 천제국군 숙영지 밖을 마음껏 활보하며 야습의 기회를 엿볼 수 있었다.
영록과 용마로 소장이 이끄는 무사들 역시 어제처럼 숙영지 100보 밖에서 경계 중인 천제국 병사들 몇 명을 저격하고 후방으로 빠지는 중이었다.
오늘도 탄환 몇 발, 화살 몇 대만을 날리고 미련 없이 말머리를 돌리려는데,
흥원공녀 진미령이 답답해 미치겠다는 표정으로 용마로 소장에게 다가오며 말했다.
“도대체 천제국 놈들에 대한 진짜 공격은 언제 시작하는 겁니까? 아까 낮에 율도군 대부대가 놈들을 들이쳤다고 하던데, 그런데 언제까지 이렇게 감질나게 활이나 쏘고 도망다니는 짓을 반복해야 한단 말입니까?”
진미령도 흥원에서 챙겨 온 쇠뇌로 율도군과 함께 원거리 저격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원래 궁술이나 쇠뇌를 다루는 솜씨가 썩 뛰어난 편은 아닌데다가 깊고 어두운 밤에 달빛 별빛에만 의지해 쇠뇌를 쏘다보니, 수십 발을 쏘았지만 적을 제대로 명중시키지 못해 분기만 더 쌓이는 중이었다.
용마로 소장는 그녀의 심정을 이해한다는 듯 조용한 목소리로 달래며 말했다.
“아무래도 공녀께서는 지금이라도 당장 적진에 뛰어들어 천제국놈들을 마음껏 휩쓸어버리고 싶으시겠지요?”
“당연하지요! 제가 흥원으로 돌아가지 않고 장군의 부대를 따라온 이유가 무엇이겠습니까? 장군께서도 잘 아시지 않습니까?”
복수,
그녀의 목적은 용마로 소장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율도군이 펼치고 있는 작전은 그녀의 개인적 복수를 위한 것이 아니니만큼, 그녀의 독단적인 행동을 결코 용인해줄 생각은 없었다.
“저번에도 말씀드렸지만 우리 군은 결정적 전투를 치를 곳까지 지금과 같은 야습을 계속 이어나갈 예정입니다.”
“그 결정적 전투가 치뤄질 곳 말입니다, 거기다 대체 어디란 말입니까? 얼마나 더 가야, 이런 감질나는 활쏘기를 며칠이나 더 해야 천제국 놈들을 짓밟으러 갈 수 있단 말입니까?”
“하하, 이는 우리 군 고위 무관들만이 알고 있는 군사 비밀이니 말씀드리기 곤란합니다. 하지만 제가 확실히 약속드릴 수 있는 건, 그리 멀지 않은 곳, 그리 멀지 않은 시일 내에 결정적 전투를 치르게 될 것입니다. 그러니 저희 무사들과 동행하며 침착하게 기다려 주시지요.”
진미령은 입술을 지긋이 깨물었다.
용마로 소장은 일단 천제국 숙영지로부터 약 5리(약 2km) 가량 떨어졌다가 다시 두 번째 기습을 가하기 위해 이동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후미에서 따라오며 정찰하던 철기병 무사들이 급한 전갈을 보내왔다.
“1개 중대 규모 두억시니들이 뒤에서 우리를 추격해오고 있다고 합니다.”
용마로 소장의 무사들에게 손짓을 했다.
“모두 북쪽을 향해 속도를 내서 말을 달려라!”
지시가 떨어지자 마자, 모든 무사들이 말을 달리기 시작했다.
영록도 성시우 대위와 군경여단 무사들과 함께 북쪽을 향해 내달리기 시작했다.
“누가 뒤에서 따라 오는 건가요?”
영록이 말 위에서 불안한 얼굴로 물었다.
“천제국 두억시니들이 따라오고 있다고 합니다.”
성시우 대위의 말에 영록은 지난 번 자신과 군경여단 무사들이 총을 수십발 쏴서 잡은 커다란 몸집의 두억시니를 떠올렸다.
“놈들이 우리를 발견한 건가요?”
“아무래도 그런 것 같습니다. 그래도 걱정마십시오, 마루한. 두억시니들은 워낙 덩치가 커서 말을 타지 못하죠. 모두 보병들일테니 말 탄 우리들을 따라잡을 순 없을 겁니다.”
성시우 대위의 말대로, 뒤에서 따라오는 두억시니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후미를 맡고 있는 철기병 무사들이 앞으로 보내오는 전갈들은 무언가 심상치 않았다.
“두억시니들과의 거리는 계속 벌어지고 있는데, 놈들이 포기하지 않고 계속 따라오고 있는 중이라고 합니다.”
용마로 소장도 그제서야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정도 거리가 벌어졌으면 포기하고 갈 법 한데, 아직도 따라오고 있단 말이지...?”
용마로 소장이 말 위에서 지형을 둘러보왔다.
마침 밤하늘 너머로 작은 계곡 사이로 뚫린 길이 달빛 별칠 아래 드러났다.
“죽고 싶어서 따라오겠다는데 우리가 마다할 필요는 없겠지! 모두 저기 계곡에 매복해서 놈들을 기다린다!”
용마로 소장의 지시에 율도군 무사들은 물론 진미령과 흥원번 무사들 모두 크게 상기된 표정으로 계곡을 향해 말을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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