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7화 〉 대동력 9,994년 5월 37일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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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5시, 대월국 호문번 환강산성
흥원공 진대승은 하나 뿐인 팔로 벽을 짚은 채 금방이라도 무너져 내릴 것 같은 몸을 간신히 지탱하고 있었다.
피로 얼룩진 국왕의 침상,
그곳에 누워 있는 국왕은 목이 절단된 채 영원히 잠들어 있었고,
2왕자 진효기의 잘린 머리도 부왕의 시신 위에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밤 사이 벌어진 끔찍한 참극 앞에, 역전의 노장조차 넋을 잃은 표정으로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서 있었다.
‘아아, 이제 이 나라는 어찌된단 말인가...?’
현재 왕위를 이을 왕자는 대월국 내에 단 한 명도 남아있지 않은 상황,
왕성에 왕녀들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대월국의 국법에 따라 여자는 왕이 될 수 없었다.
그래도 만일 왕녀에게 왕위를 잇게 하려면 귀족과 번주들의 합의 하에 국법을 수정해야 하는데, 전쟁 중인 지금 귀족들과 번주들을 한 곳에 모아 놓고 국법에 대해 논하기는 어려운 일이었다.
유일한 희망이라면,
율도에 있는 7왕자 진효명 뿐.
‘이제 율도에 7왕자를 보내 달라 애걸하는 수밖에 없다...!’
내키지 않는 일이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진효명이 돌아오지 못한다면 진씨 왕가가, 더 나아가 대월국이라는 나라 자체가 사라질 수도 있는 일이었다.
그가 국왕의 처소에서 망연자실한 모습으로 머물러 있는 사이,
총소리를 듣고 성밖으로 수색대를 끌고 나갔던 맹약무사가 돌아왔다.
“각하, 보셔야 할 것이 있습니다.”
“무엇을 찾았느냐?”
“그것이... 각하께서 직접 보시는 편이 좋을 것 같습니다.”
진대승은 맹약무사를 따라 건물 밖으로 나가 보았다.
내성의 넓은 뜰 위에 수색 나갔던 군사들이 가지고 온 커다란 무언가가 놓여 있었다.
가까이 다가가 보니 얼굴과 목에 화살을 잔뜩 맞고 죽은 두억시니의 시체였다.
“이건... 천제국군?”
진대승은 휏불에 비친 두억시니의 외관을 보고는 그가 천제국군 두억시니들이 주로 입는 것과 유사한 갑주를 걸치고 있다는 걸 한눈에 알아보았다.
“네, 하옵고 이 시체 옆에 놓인 도끼도 찾았는데 도깨비의 피가 잔뜩 묻어있었습니다.”
진대승도 내성 안에서 살해된 도깨비들의 시신을 모두 돌아보았다.
시신들 모두 장자검 등 도깨비들이 많이 쓰는 예리한 형태의 무기가 아닌, 대부분 몸이 두 동강 이상 절단된 것이 두억시니들이 사용하는 육중한 무기에 당한 모습이었다.
게다가,
내성 입구와 성루에서 사망한 경비병의 시신에는 천제국에서 사용하는 화살들이 박혀 있었다.
진대승의 의심은 점점 확신으로 굳어지고 있었다.
“이 놈은 자네들이 잡은 것인가?”
“아닙니다. 숲속에서 발견한 것입니다.”
진대승은 두억시니 시체의 얼굴에 박혀 있는 대월국의 화살을 눈여겨보았다.
“박혀있는 깊이로 보아 상당히 가까운 곳에서 쏜 것이거나 궁술에 능하고 힘이 좋은 자가 쏜 것임에 틀림없다. 우리 군사들 중 누가 쏘아 잡은 거라 하던가?”
“지금 모두들 경황이 없어서... 누가 쏜 화살인지 알아보라 이르겠습니다.”
진대승이 맹약무사를 만류하며 말했다.
“누가 쏘았는지 찾는 일이 급한 게 아니다... 지금 성 안에 남아 있는 천제국군은 모두 몇이나 되는가? 그리고 어디에 있는가?”
“천제국군이라면 보급을 책임지는 자들과 본국과의 연락을 담당하는 자들, 이렇게 수십 명 정도만이 남아 있습니다. 모두 외성 주변 그들의 거처에 모여 있는 것으로 압니다.”
“그들 모두 아직 자고 있다고 하는가?”
“어제 그들의 거처에서 두억시니들 여럿이 밤늦게까지 진탕 술을 퍼 마셨다고 들었습니다. 아직 자고 있는지는 저도 잘...”
두억시니들이 술을 퍼마셨다는 말에, 진대승의 두 눈에서 불꽃이 일었다.
“당장 놈들의 거처를 포위하고 안에 있는 놈들 모두 밖으로 끌어내라!”
맹약무사가 크게 당황해하며 말했다.
“하오나 각하...! 천제가 곧 이 곳에 당도한다고 했습니다! 그랬다가는 양국 간의 분란이...!”
“지금 국왕 전하와 왕자 전하께서 천제국 두억시니들의 손에 승하하셨는지도 모르는 마당에 그게 무슨 상관인가! 잔소리 말고 당장 그 놈들을 끌어내!”
진대승의 추상같은 명령에, 맹약무사는 급히 근사들을 이끌고 자리를 떠났다.
오전 7시, 대월국 서래번 서쪽 경계 일대 천제국군 전초기지
밤사이 시작된 율도군의 포격은 아침 해가 떠오른 후에도 산발적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율도군이 사용하고 있는 포탄은 이른바 신형포탄이라고도 불리는 착발신관이 달린 고폭탄.
지면이나 물체에 닿는 충격으로 폭발하기에 일반적인 구형포탄과 비교하면 놀라울 정도의 살상력과 파괴력을 보이는 무기였다.
거기에 도화선을 이용해 땅에 닿기 전 공중에서 폭발할 수 있도록 만든 기초적인 형태의 지연신관이 달린 포탄들도 무수히 날아오고 있었는데,
아무리 천제국 두억시니들이 깊숙이 땅을 파 참호와 교통호를 만들어 놓고 그 안에 숨어있다 한들, 머리 위에서 터지는 포탄의 파편들은 피할 길은 없었다.
게다가,
이제 포격이 멈췄겠지, 하고 방심한 천제국군들이 참호 밖으로 기어 나와 부상병들을 옮기고 무너진 진지들을 보수라도 할라치면,
휘이이이이이이익~!
쿠와아아앙~!
마치 이렇게 밖으로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어김없이 참호 밖으로 나온 두억시니들이 있는 곳을 향해 포탄이 날아들었다.
“니미육시럴 율도 개새끼들아~! 도대체 언제까지 쏘아대려는 거냐아~!!! 크아아아악~!!!”
참호 여기저기에서 짐승 울부짖음과 같은 두억시니들의 외침이 울려 퍼졌다.
천제국군 역시 본국에서 가지고 온 산포로 반격을 해보았지만 구경도 작고 포신도 짧은 그들의 무기로는 율도군에게 충분한 위협을 주기 힘들었다.
벌써 전체 병력의 1/10 가까이가 죽거나 부상당한 상황.
피해가 계속 늘어나자 두억시니 지휘관들이 동금이 있는 곳으로 몰려왔다.
“이대로 계속 참호 속에 숨어만 있다가는 모두 개죽음을 당할 뿐이오! 당장 저 율도 개새끼들의 포진을 공격하러 나가야 하오!”
“맞소! 아무것도 하지 않고 이렇게 진지 안에서 죽음을 기다리는 건 전사로서 크나 큰 불명예요! 죽을 때 죽더라도 나가서 전사답게 싸우다 죽는 게 마땅하오!”
몹시 흥분한 두억시니 지휘관들의 항의에도 동금은 조금도 흔들리지 않는 모습이었다.
“모두 아가리 닥쳐라! 천제 성하께서 내린 명은 오직 흥원으로 가는 길목에 전초기지를 점령하고 그분이 오실 때까지 버티고 기다리는 것 뿐이다! 무모하게 밖으로 나갔다가 천제 성하가 오시기 전에 병력들을 잃거나 이 곳 전초기지를 빼앗기게 된다면 그것은 천제 성하의 명을 거역한 대역죄가 될 것이다! 그러니 다들 돌아가 휘하의 전사들이나 똑바로 간수하고 있어!”
동금의 일갈에 모두 입을 다물었다.
그 때, 커다란 뿔이 달린 동물의 해골 장식 있는 투구를 쓴 두억시니 장수 기융이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하지만 율도군의 포들을 이대로 놔두면 우리 군의 희생만 계속 늘어날 것이오. 허락해 준다면 오늘 밤 내 전사들을 이끌고 나가 율도군의 포진을 들이치겠소. 포를 부수든 포를 쏘는 놈들을 요절내든 해야 우리 군의 피해도 줄어들 것이오.”
동금도 그가 얼마나 탁월한 전사인지 잘 알고 있었다.
“좋다, 단 네 휘하의 전사들만 데리고 나가라! 그러면 다들 각자의 진지로 돌아가 허튼짓하지 말고 대기하라!”
기융은 맡겨달라는 듯 주먹으로 쿵쿵, 가슴을 두드려 보이고는 다른 두억시니 지휘관들과 함께 동금의 참호를 나섰다.
오후 11시, 대월국 서래번 서쪽 경계 일대 천제국군 전초기지
해가 지고 어둠 속 밤하늘 가운데 두 개의 달이 높이 떠올랐을 무렵,
최전선에서 대기하고 있던 기융과 그의 휘하 두억시니 1,000여명이 조용히 참호 밖으로 나왔다.
이들은 율도군의 포진지까지 최대한 은밀히 다가가기 위해 덜그럭 덜그럭 소리가 나는 육중한 철갑주와 투구들은 모두 벗어 두고 가벼운 가죽 방어구와 무기만을 휴대한 채 조심스레 어둠을 헤치고 나아가고 있었다.
율도군은 모두 다섯 곳의 언덕 위에 포진지를 점령하고 그 곳에서 천제국군들이 있는 곳을 향해 십자포화를 쏘아댔다.
하지만 아무리 율도가 대동의 패권국이라 할지라도 화약을 무한정 쓸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대동에서의 화약은 보통 비싼 물건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가지고 있는 화약과 포탄의 양도 정해져 있는 법.
율도의 포병들은 오전까지 간간히 포를 쏘아대다가 오후 들어서부터는 한 시간에 한, 두발 정도만을 날리는 중이었다.
기융은 부대를 다섯 개로 나눠 율도군의 포진지를 일시에 공격 할 계획이었다.
다수의 포를 무력화 시키고 포를 다루는 포병들을 최대한 척살한 후 각자 진지로 돌아오는 것이 이번 작전의 목표였다.
기융은 자신이 가장 아끼는 전사들 300여명을 데리고 율도군의 4치 야포가 배치되어 있는 서쪽 언덕을 향해 다가갔다.
언덕의 오르막 능선에 가까이 왔을 무렵,
어두운 밤속 저멀리 무언가가 달빛에 반짝였다.
율도군 진지 앞에 둘러쳐져 있는 윤형 철조망이었다.
보통 철조망에는 칠이 되어 있기 마련인데 오래되어 칠이 벗겨지고 쇠로 된 부분이 노출되어서인지, 미세한 달빛이 반사된 것이 멀리서도 눈에 들어왔다.
‘율도군의 진지가 앞에 있다!’
포가 있는 언덕 아래에 보병들이 배치되어 있을 거란 건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기융은 두억시니 치고는 비교적 체구가 작고 몸이 날랜 전사 한 명을 자신이 있는 곳으로 호출했다.
“가서 언덕 위로 우회할 수 있는 길이 있는지 찾아보라.”
전사는 군례로 답한 후 언덕이 있는 곳으로 재빠르게 다가갔다.
잠시 후, 그가 돌아와 보고 했다.
“이 곳에서 좌측으로 200보 가량 돌아가면 철조망 사이로 언덕을 오를 수 있는 길이 하나 있습니다.”
“그 곳을 지키는 율도군은?”
“이 위에서부터 인기척이 나는 것이 율도군이 깔려있는 것 같았지만, 그 곳에서 적의 낌새는 느끼지 못했습니다. 언덕 위로 오르는 길이 평평하게 잘 다져진 걸로 봐서는 포나 화약, 포탄 등을 운반하려고 일부러 길을 내놓은 것 같은데, 그래서 철조망도 옆으로 걷어 놓은 것 같았습니다.”
기융은 고개를 끄덕이며 전사들에게 명을 내렸다.
“다시 은밀히 이동하다가 언덕 위로 오르는 길에 당도하는 즉시 돌격을 실시할 것이다. 율도군과 마주치면 죽이되, 절대 거기서 시간을 허비해서는 안 된다. 우리가 해야 할 건 놈들의 포를 부수는 것과, 그 포를 쏘는 놈들을 죽이는 것이다.”
두억시니 전사들은 알았다는 듯 주먹으로 가볍게 가슴을 두드렸다.
기융이 선두에 서서 전사들을 이끌었다.
전사의 말대로 200보 정도 이동하자 철조망 사이가 벌어진 틈으로 언덕 위로 오를 수 있는 곧은길이 달빛에 드러났다.
기융이 자신의 몸뚱이만큼이나 거대한 대도를 치켜들며 말했다.
“모두! 단숨에 언덕 위로 뛰어올라간다!”
기융이 앞장서서 어둠을 가르며 언덕 위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300여명의 두억시니 전사들도 일제히 뛰기 시작했다.
그들의 육중한 덩치 때문에 쿵, 쿵, 쿵, 쿵, 지축이 흔들리는 소리가 울려 퍼지고,
“카악~! 카하악~!”
“죽여~! 다 죽여라~!”
거친 숨소리와 짐승 소리 같은 포효소리도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저 멀리 밤하늘 너머 그물로 된 위장망, 나뭇잎으로 덮여진 포진지의 형태가 흐릿하게 보이기 시작할 때 쯤,
갑자기 공기를 찢는 날카로운 소리가 들렸다.
휘이이이이이이익~
파악~!
순간, 어두운 밤하늘에 눈부시도록 빛나는 주황빛의 불꽃이 나타났다.
율도군의 명화시였다.
명화시의 불빛 아래 언덕 위로 올라오던 모든 두억시니들의 모습이 고스란히 노출되고,
“전원, 사격 준비!”
갑자기 30보 정도 떨어진 오른쪽 측면에서
바스락, 바스락 거리는 소리와 함께 무언인가가 벌떡 벌떡 일어나기 시작했다.
율도군의 총병들이었다.
“일렬, 쏴!”
무관의 호령이 떨어지자마자,
탕! 탕! 타당! 탕! 타당! 탕! 탕!
방아쇠를 당길 때 총의 장전 망치가 돌기에 꽂혀 있는 뇌홍을 때리면서 생기는 작은 불꽃에 이어,
총구에서 허연 연기와 시뻘건 화염이 뿜어져 나오고,
귀가 찢어질 듯한 총성이 언덕 전체에 메아리쳤다.
“크악!”
“아악! 보, 복병이다!”
율도군의 일제 사격에 언덕 위로 내달리던 두억시니들은 순식간에 혼란에 빠져 버렸다.
그 사이 사격을 마친 일렬의 총병들이 뒤로 빠지고,
“이열, 쏴!”
뒤에서 대기하고 있던 다음 줄이 앞으로 나와 뇌홍식 강선소총을 들고 두 번째 일제 사격을 퍼부어댔다.
언덕 위에 있는 율도군들이 하늘 위로 명화시를 계속 쏘아 올리는 덕에 충분히 환한 상태에서 총병들 모두 아주 정확하게 적을 조준을 할 수 있었고,
더욱이 일반적인 사람보다 배는 커다란 두억시니들은 너무나도 커다랗고 맞추기 쉬운 표적판 같이 보이기까지 했다.
“삼열, 쏴!”
탕! 탕! 타당! 타당! 탕! 타당! 탕! 탕!
연이은 사격에 수십여 명이 두억시니들이 총에 맞아 쓰러졌다.
갑주를 입었어도 총격을 막기는 힘들었을 것이나,
갑주 대신 가벼운 가죽 방어구 정도만 하고 있는 탓에 모두들 단 한방의 총격에 치명상을 입고 절명하기 일쑤였다.
“여기서 돈좌되면 모두 개죽음이다! 어서 언덕 위로! 놈들의 포진이 있는 곳으로 가야 한다!”
기융은 대도를 휘두르며 다시 전사들을 이끌고 언덕 위로 달리기 시작했다.
“재장전, 재장전! 놈들이 언덕 위로 향하고 있다!”
율도군 총병들도 총구에 다급히 꼬질대를 쑤셔 넣으며 재장전을 서둘렀다.
이전에 대동에서 사용하던 강선이 없는 수석식 소총에 비해 율도의 뇌홍식 강선소총은 기름먹인 천에 쌓인 원추형탄을 총구로 집어넣어 장전하는데 탄이 총열에 꽉 끼는 형태라 신속한 장전이 다소 힘들었다.
기융과 두억시니 전사들은 이 틈을 타 언덕 위로 무섭게 달려들었다.
“죽여라! 모두 죽여라! 크아아아아!”
그들이 언덕 위에 거의 다다랐을 무렵,
그 앞에 수많은 율도군들이 길다란 검은 물체를 앞세우고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발포 준비! 쏴!”
순간, 주변이 적막에 빠져드는가 싶더니,
꽝~! 꽈광~! 꽝! 꽝!
고막을 찢는 굉음과 함께,
소총에서 나오는 것과는 비교할 수도 없는 거대한 화염이 언덕 아래로 쏟아져 나왔다.
율도군이 그 앞에서 3치 평사포를 준비해놓고 달려오는 두억시니들을 향해 작은 쇠구슬탄들이 가득 든 산탄포를 쏘아버린 것이다.
순간, 기융을 비롯해 앞서 달려오던 수십여 명의 두억시니들은 물론,
그 뒤로 10보 안에 서 있던 이들 모두,
쇠구슬탄에 몸이 산산이 찢겨지며 사방으로 나뒹굴었다.
쇠구슬탄에 직접 맞지 않은 자들도 앞서 달려가던 두억시니들의 찢겨진 시체 조각에 맞아 혼비백산하는 사이,
“모두 박살내라!”
“모두 박살내라!”
평사포 뒤에 있던 창, 칼을 든 율도의 군사들이 남아 있는 두억시니들이 있는 언덕 아래를 향해 함성을 지르며 달려오기 시작했다.
이 언덕 뿐 아니라 포진지가 있는 다른 언덕에서도,
매복에 걸린 두억시니들이 율도군에 의해 전멸되어 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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