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2화 〉 유희. (5)
* * *
눈이 천천히 떠지고, 뿌옇게 흐린 시야가 점점 선명해진다.
소리는 들리진 않지만, 창밖으로 바다가 푸른 수평선을 그리며 그 뒤로 그보다 더 밝은 푸른 하늘이 궁창을 이뤘다.
“하아….”
피곤섞인 한숨이 나오며 눈을 비볐다. 유희는 아직 자고 있었고, 새근새근 코를 골며 손을 이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슬슬 깨워야겠다.’
너무 자면 또 밤에 못 자기 때문에, 유희를 살짝 흔들어 깨우자 부스스 눈을 떴다. 그러다 놀랐는지, 스마트폰을 꺼내 시간을 확인했다.
“벌써 이렇게 됐어!?”
“잘 잤어?”
“내 완벽한 계획이…. 아빠 미안해….”
“괜찮아. 아빠도 조금 피곤했었거든.”
“우으….”
침울해하는 유희를 쓰다듬어 주자, 유희가 내 품으로 더 파고들어왔다. 서로의 맞닿은 몸이 쌀쌀한 날씨 때문에 떨어진 기온을 다시 따뜻하게 해주는 기분이 든다.
처음으로 유희의 아랫배 쪽을 어루만지며 말했다.
“이쪽을 따뜻하게 해 줘야 한대.”
“…알아.”
“아하하… 하긴.”
“가자!”
“어딜?”
“경치 보러!”
가볍게 세안을 한 후 차에 앉자, 유희가 네비를 찍어줬다. 생각해 보니 밤바다도 유명했지. 오죽하면 노래로도 있을 정도니까.
네비게이션이 안내해 준 길을 따라 돌산 공원에 오자, 벌써 저녁 먹을 시간이 되었다. 하지가 지난지라 해가 지며 하늘이 점점 짙게 물들어가는 것이 보이고, 불이 켜져 있는 건물들이 슬슬 보이기 시작한다.
사람들이 몰려 있는 곳에 가자, 케이블카가 보였다.
“케이블카다!”
“그러네.”
“와아….”
케이블카에 타기 전에 전망대에 올라가 경치를 구경했다.
위에서 내려다보는 돌산 대교와 여수 시내 불빛이 조화를 이루어서 아름답게 보이고, 짙청색 수면 위에 반사되는 불빛이 일렁이며 감수성에 젖게 만든다. 도쿄의 도시 야경도 대단했지만, 여수의 바다의 풍경도 만만치 않았다.
‘좀 더 빨리 왔으면 좋았을 텐데….’
이제 응어리진 것은 풀렸을 텐데도, 아직도 내 마음에 죄책감은 사라지지 않는다. 유희와 좀 더 일찍, 많이 놀러 다녔으면 좋았을걸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아빠?”
“아, 응. 케이블카 탈까?”
“응!”
이 아쉬움은 나중에 태어날 아이에게 갚아주기로, 마음속으로 깊이 다짐했다.
~~~
“와아….”
케이블카에 탑승을 하자 유희의 눈이 어린아이처럼 초롱초롱하다. 돌산공원에서 자산공원까지 가는 케이블카. 공원의 숲을 거쳐 거북선대교 방향으로 바다위를 지난다.
“오….”
약간 보랏빛이 도는 밤하늘이 하늘을 덮고, 건물의 불빛들이 수면 위에 비친다. 우리가 차를 타고 건너 온 거북선대교에도 점등이 되어 무지갯빛 선들이 규칙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감탄할 수밖에 없는 경치였다.
“아빠는 케이블카 타 봤어?”
“그럼. 옛날에.”
“그 사람이랑?”
“뭐… 그렇지.”
“우우….”
유희가 괜히 나영이를 질투하는 것 같아 쓴웃음이 나온다. 이미 지나간 일이라 그렇게 질투하지 않아도 될 텐데, 그래도 괜히 볼을 부풀리는 모습이 귀여워 손가락으로 찔러 주니, 유희가 키득, 하고 웃었다.
“엄마 저거 봐 저거!”
한 꼬마아이가 소리치며 가리키는 곳을 보자, 여객선으로 보이는 배에서도 은은한 빛의 조명이 감싸고 있었다. 왜 유명한지 납득할 만큼 그 경치는 입을 벌리고 있는 것도 자각하지 못한 정도로 아름다웠다.
“유희도 이제 엄마 소리 듣겠네.”
“…응.”
사랑으로 키울 거지만, 숨기고 숨겨도 언젠가 우리의 진실은 드러나게 된다. 그때가 오면 아이가 우리를 엄마라고, 아빠라고 불러줄까. 아니면….
“아빠. 다 왔어.”
“아, 응.”
“피곤해?”
“…….”
좋은 것만 생각하자고 말해 놓고서 정작 나는 그런 안 좋은 생각을 하다니… 나도 참 쓸데없는 걱정이 많은 사람이라니까.
걱정하는 듯한 유희의 얼굴에,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니. 가을 타나 봐.”
“뭐야 그게… 내가 있으면서.”
“하하….”
유희를 따라 자산공원에 내려, 전망대로 올라왔다. 아까 본 돌산공원과는 다르게, 건물이 거의 없는 탁 트인 야경이 눈에 들어온다.
“으….”
“추워?”
“조금….”
“자.”
혹시 몰라 차에서 가디건을 꺼내오길 정말 잘한 것 같다. 유희에게 건네주자, 몸에 걸치며 옷깃에 얼굴을 파뭍었지만, 만족해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그래두 추워.”
“으음….”
유희가 슬금슬금 내 앞쪽으로 걸어와 뒤통수를 콩, 박는다. 이제는 무슨 뜻인지 알기에, 살포시 안아주었다.
“이제 됐어?”
“응….”
고요함을 느끼라는 듯 또 한 번의 쌀쌀한 해풍이 분다. 파도가 철썩이는 소리가 사람들이 일으키는 다른 소음을 차단시킨다.
해풍은 추웠지만, 유희와 닿은 부분만큼은 따뜻했다.
내 손가락을 만지작거리던 유희가 나를 올려다보며 말했다.
“아빠 무슨 일 있어?”
“왜?”
“계속 골똘히 생각하잖아.”
“아…. 그냥 유희랑 더 많이 놀았으면 어떨까 해서.”
“……난 아무렇지도 않은데.”
“그냥 아저씨가 아저씨했다고 생각해.”
“알았어. 아저씨.”
“윽….”
내가 말해 놓고서, 막상 아저씨라는 말을 들으니 엄청 가슴에 찔렸다.
~~~
해가 질 대로 졌지만, 다행히 케이블카가 밤늦게까지 운영하는 덕분에 다시 돌산공원으로 올 수 있었다.
“돌아가면 면허 딸래.”
“웬 면허?”
“아빠 혼자 운전하면 피곤하잖아. 번갈아 가면서 해야지.”
“기특해라.”
호텔로 돌아오고, 밖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피로감이 확 몰려 오며 침대에 쓰러지듯 눕자, 유희가 잔소리 하듯이 나를 흔들었다.
“잘 거면 씻고 자야지!”
“안 잘 거야….”
“일어나아~”
“끄응….”
유희에게 억지로 끌려가듯 욕실에 들어와서 한숨을 쉬었다. 가끔은 좀 늘어지고 싶다만, 앞으로를 생각하면 지금부터 이렇게 연습해 두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
샤워물을 머리부터 끼얹으며 잠을 깼다.
“들어가도 돼?”
“…응.”
슬슬 적응될 때도 되었는데, 여전히 같이 샤워하는 것이 익숙지 않다. 괜히 부끄러워 벽을 보고 있자, 유희가 내 엉덩이를 찰싹 때리며 뒤돌아보게 만들었다.
“이럴 때일수록 더 신경 써야 한다구.”
“응….”
유희가 샤워를 하고, 자연스럽게 타올에 비누를 묻혀 내 등을 밀어줬다. 모두 씻은 다음에, 나도 유희의 등을 밀어──
“아빠.”
“미안….”
유희의 임신사실을 알고 나선 서로 안 하게 되었다. 아무래도 안정기에 들 때까지는 위험하다는 말을 많이 들었으니까.
게다가 유희가 자퇴한 덕분에 집이 비는 일이 없어 빼지도 못했으니, 내 성욕은 쌓일대로 쌓인 상태다. 유희의 엉덩이에 닿는 것도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다.
“뭐야~ 진작에 말하지.”
“응…?”
“아직 넣는 건 안 되지만 빼 주는 건 된다구.”
“……윽.”
그런 말을 하면서 자연스레 내 기둥을 잡고 문지른다. 오랜만에 자극을 받으니 문질러지는 감각이 색다르게 느껴졌다.
“좋아?”
“…엄청.”
계속해서 유희가 기둥을 잡고 이렇게 저렇게 움직이며 내 반응을 살폈다. 단순히 문지르기만 했던 옛날과는 다르게 테크닉이 더 늘어난 느낌이었다.
“윽…!”
최대한 참아보려 노력했지만, 귀두가 열리며 쿠퍼액이 줄줄 흐르다가, 결국 멈추지 못하고 사정해버렸다. 유희는 멈추지 않고 계속 왔다 갔다거리며 사정을 재촉했다.
“엄청 나왔다.”
“허억….”
다리에 힘이 빠져나가는 감각이 들면서 힘이 빠졌다. 유희가 샤워기로 내 자지를 씻겨 준 후, 침대에 와서 누웠다.
“오늘은 아빠 잔뜩 기분 좋게 해 줄게.”
“…….”
이전보다 더 커져 보이는 가슴 사이에 내 자지를 끼우고, 양쪽에서 누르기 시작했다. 누르면서 발생하는 압박감 때문에 전신에 묘한 전류가 흘렀다.
“하웁.”
유희의 입안이 따뜻하다. 귀두의 닿는 입김이 그것을 증명해주고 있었다. 고개를 위아래로 움직이면서 혀로 정성스럽게 애무하는 모습이 엄청 야해 보인다.
정말 맛있다는 듯이 빠는 광경을 보니 손이 절로 유희의 머리로 향했다.
“웁!?”
유희의 펠라치오, 그리고 배덕감. 이 두 가지만으로 엄청 흥분되는데다가 거기에 뿌리까지 삼켜서, 엄청난 만족감이 또 한 번의 사정을 재촉했다.
“윽…!”
조루인가 싶을 정도로 다시 한번 입안에서 정액이 나오는 게 느껴진다. 허리가 빠질 것 같은 감각이 들며 절로 고개가 위로 향하면서 황홀한 기분이 들었다.
정액을 다 삼킨 유희가 기침을 하며 말했다.
“하아…. 아빠 갑자기 세….”
“미안….”
“하고 싶어?”
“으음….”
솔직히 이 정도로 나는 만족했지만, 유희는 찝찝한 표정을 지으며 아직 서 있는 내 자지를 응시했다. 그러더니 나를 또 쳐다봤다.
“아빠는 만족했으니까──”
“나는 못했어.”
“…?”
“나도 흥분해서 여기가 젖었다구….”
“…….”
유희가 일어나 뒤를 돌며 엎드렸다. 다리 사이로 약간 나온 언덕이 보이고, 유희의 말대로 둔턱한 보지는 이미 입을 벌리고 있었다.
“하지만 아직 안정기가….”
“우우….”
임신의 안정기는 대략 12주 정도, 유희는 6주 정도 지났으니, 아직 반이나 남았다. 하지만 이대로 내버려 두면 안 그래도 예민해졌는데 더 스트레스가 쌓여서 역효과일지도 모른다.
‘조금만이라면….’
그렇다면 최대한 짧게, 그리고 부드럽게. 자극을 가하지 않으면서 움직이는 방법밖에는 없다.
“그럼 조금만 넣을게….”
“응….”
귀두를 입구에서 음순에 문지르다가, 천천히 반만 밀어넣었다. 유희가 조금씩 움찔거리며 옅은 신음을 내쉬었다. 몸을 내빼면서 움직이려 하자, 유희가 빼지 못하게 자기 엉덩이를 이쪽으로 들이댔다.
“역시 전부 넣어줘.”
“……응.”
아마도 유희도 많이 참아왔던 것 같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