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9화 〉 유희. (2)
* * *
그 사실을 깨달은 건 얼마 전이었다.
‘왜 안하지?’
생리통은 다른 사람들보단 덜한 편이라 그렇게 신경은 쓰지 않는다.
하지만 이번엔 아예 느낌이 들지 않아 혹시라도 확인을 해 봤지만 흰색인 그대로였다.
‘설마….’
의심이 점점 확신이 되어 간다. 피임약을 먹었다고는 해도, 그 가능성이 제로가 되는 건 아니니까. 그리고 무엇보다 약을 먹고 그만둔지 2주는 지났는데도, 생리가 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테스트기를 산 날, T쪽에 붉은선이 생긴 것을 보고 조금 당황했다.
‘언제한 거지…!?’
분명 일본 여행을 갔을 때는 아빠몰래 피임약을 한 알씩 먹었다. 그럼 그전에 임신했거나 그 후에 했다는 건데, 아빠랑 2주일 정도 안한 기간이랑… 또… 아 모르겠어.
거울을 보고 배를 까니 아주 약간 부풀어 오른 게 보인다. 운동 안 해서 살찐 줄 알았었는데, 아무래도 아니었나보다.
“나는 그 사람을 닮은 거 같아. 그런 치밀한 점이.”
나는 그 사람과 같은 동선을 밟고 있다. 서로 결혼도 못하는데, 아이가 생겨버렸으니까. 아빠에겐 어떻게 알릴지가 가장 큰 고민이다.
‘그래도 버리지 않아.’
그 사람은 날 버렸다. 날 버려서, 아빠를 고생시켰다. 그 사람 때문에 이렇게 되었다. 나는 그 사람과는 닮았지만, 그 사람처럼 되지는 않을 것이다.
“난 엄마처럼 버리지 않을게.”
“응? 응….”
절대로, 당신처럼 비극을 만들어내지 않을 테니까.
~~~
최근 유희의 상태가 이상한 것 같다만… 이 아니라, 유희가 색기 있어진 것 같다.
원래부터 그러긴 했었지만, 뭔가 더 성숙미가 넘치면서도 동작하나하나가 내게는 야하게 다가 온다.
“아빠 왔어?”
“응.”
이제는 내가 왔다고 말하기 전에 유희가 먼저 나와 나에게 안긴다. 평소에는 돌핀 팬츠를 입었는데, 이제는 아얘 루즈핏 티셔츠만 입으면서 아래는 속바지도 안 입고 속이 그 속이 훤히 비치는 야한 시스루 팬티를 입었다.
유희는 이걸 즐기고 있는지 계속 동작을 크게 돌면서 팬티를 슬쩍슬쩍 보여주며 나를 유혹하고, 나는 헛기침을 하며 그 행위를 무마시킨다.
“저녁은?”
“응. 먹고왔어. 혹시 차려 줬어?”
“아니? 안 차리길 잘했다.”
내가 늦게 오면서 유희도 할 일이 줄은 것은 다행이다. 매일 저녁을 챙겨 줬으니까. 이제는 개강도 한 터라 점심 도시락도 가끔씩밖에 챙겨 주지 못하는 건 아쉽지만, 유희의 몸에 부담이 적다면 나는 그걸로 만족한다.
“아빠 씻고 나와봐.”
“응.”
유희가 씻으라는 말에 욕실에 들어가니, 장미향이 코를 가득 채웠다. 그 냄새의 근원은 꽤나 가까운 곳에, 욕조 위에 장미꽃잎이 가득 채워져 있었다.
‘이게 뭔….’
유희가 준비한 건가? 하긴, 유희 아니면 이런 거창한 것을 할 사람이 없긴 하지.
간단하게 샤워를 하고 들어가니, 둥둥 떠 있는 꽃잎이 나를 살짝살짝 간지럽히며 제 역할을 다하고 있었다. 이래서 입욕제를 쓰는구나 싶다.
“하아….”
처음엔 솔직히 좀 진한 냄새가 났지만, 그 냄새도 적응하니 은은한 냄새로 바뀌어 간다. 꽃잎을 만지작거리는 느낌도 나름 괜찮고, 몸이 진정되는 느낌이 또 좋다.
첨벙거리는 소리와 함께 일어나니 온몸이 장미 범벅이었다.
‘뭔가 로맨스 소설에 나오는 표지 같아….’
항상 그런 소설은 장미빛 분위기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그림체도 그렇고, 타이포나 주변에 장미가 그려져 있다. 그리고 장미가 가릴 곳만 가려서 그런지, 왠지 좀 웃겼다.
샤워기로 몸을 씻어내고, 떨어진 장미꽃잎들을 모두 모아 비닐봉지에 버렸다. 뭔가 깨끗해진 터라 기분도 뿌듯했다.
“유희야. 이거 목욕제 유희가 한 거…… 야?”
“응! 어땠어?”
“좋았어….”
샤워를 끝내고 나오자 유희가 장미로 된 속옷, 정확히는 장미 꽃잎으로만 이루어져 있는 속옷이라고 부를수도 없는 복장을 하고 있었다. 정말 꽃잎으로 가릴 곳만 가린 수준이었다.
“유희야 옷은…?”
“입고 있는데?”
“그게 입고 있는 거니…?”
“응.”
나날히 유혹하는 수법이 발전해간다. 발전하는 수단이 정말 나영이와 닮았다.
조용히 무릎담요를 가져와 유희에게 씌워주었다.
“아빠?”
“감기 걸려.”
“우우….”
유희가 섹시하고 안 하고를 떠나 추워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이러다 감기라도 걸리면 큰일이니까. 그리고 평소 복장도 섹시하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는 어느 정도 면역이 되었다.
“그럼 추우니까 아빠한테 안길래.”
“…….”
정말 이길 수가 없다니까.
~~~
“읏, 흐읏…!”
유희가 작은 신음소리를 귓가에 흘린다. 최대한 나에게 밀착하면서, 허리를 노련하게 앞뒤로 움직이고 있었다.
“아빠… 좋아…?”
“응….”
최대한 움직임을 절제하고 천천히 움직인다. 유희의 가슴과 배가 닿으며 끈적한 움직임으로 나를 애무했다.
“후아으….”
유희가 안기고 난 후, 그 상태로 나는 유희를 공주님 안기로 들고가 침대에 눕혔다. 반동 때문인지 가리고 있던 장미잎이 떨어져 나가 유희의 나체가 그대로 보였다.
그리고 지금 상태에 이르른 것이다. 요즘은 바빠 주말에만 관계를 맺을 수 있어서, 나를 유혹하는 유희를 딱히 거절하지는 않았다.
작게 절정을 하며 움찔한 유희가 침대에 누웠다.
“아빠… 엄청 천천히 해 줘어….”
“응.”
평소 허리를 강하게 사용해서 그런지 오늘은 부드럽고 끈적한 관계를 요구했다. 유희가 벌린 다리 사이로 질구가 살짝 벌어지면서, 아까의 절정으로 인한 애액이 약간씩 새어 나오고 있었다.
“흐읏!”
유희의 말대로 아주 천천히 귀두를 비비면서 넣었다. 격하게 움직이는 것도 좋지만 질벽의 꾸물거림을 하나하나 느끼면서 움직이는 것도 기분 좋았다.
“우으….”
밀어 넣을 때마다 내 등에 얹혀진 유희의 손이 움직이며 묘한 느낌이 들었다. 사람들 성감대가 아마 어깨죽지 쪽 부근이었던가.
“웁, 웁, 후웁!”
오늘은 속도를 올리는 것조차 허용되지 않아서, 여유롭게 유희의 이곳저곳을 애무할 수 있었다. 날카로운 목덜미나 더 커진 듯한 가슴이 유희를 느끼기엔 충분한 자극이었다.
“가앗… 가아앗…!”
“응.”
유희의 허리가 다시 한번 들썩인다. 아무래도 최대한 천천히하며 하나하나 감각을 다 느끼다 보니 더 가버리기 쉬워진 것 같다.
체위를 바꿔 유희가 엎드리고, 내가 뒤에서 밀어 넣었다. 오늘따라 풍만해 보이는 엉덩이가 내 시각을 더 자극했다.
“오, 옥, 오혹ㄱ…!”
주름이 기둥을 감싸는 것이 느껴진다. 오늘따라 잘 느끼는 유희의 신음 소리가 야해서 속도가 약간 빨라졌다.
“아, 아빳! 천천히…!”
“미안…!”
속도 조절을 하려 했지만 기분이 좋아서 허리가 멈추지 않는다. 철퍽거리는 소리가 점점 커지고, 우리들의 신음 소리도 점점 커져갔다.
“하아, 하아, 흐응…!”
“윽!”
절정에 이른 자지가 열리며 정액이 울컥 쏟아져 나온다. 최소 4일을 자위하지 않으니 쌓였을만 했다.
정액이 다 나오고 유희의 떨림이 멈출 때까지 자지를 빼지 않았다. 유희는 계속 나를 부르며, 안아달라는 듯 이쪽으로 팔을 뻗었다.
“하아… 하아….”
“좋았어 유희야….”
“응….”
유희의 이마에 키스를 해주며 숨을 내쉬었다. 평소와 다르게 느리게 한터라 땀은 별로 나지 않았지만, 그래도 침대는 유희의 애액 범벅이었다.
“아빠 엄청쌌네.”
“크흠….”
유희가 정액이 가득 들어 있는 콘돔을 흔들며 내게 보여 준다. 괜히 부끄러워서 시선을 돌리려 하자, 유희가 콘돔의 꼬투리를 잡으면서 안에서 나오는 정액을 모두 삼켰다.
“괜찮은 거야…?”
“웅.”
“그래….”
뭐… 정액이 인체에 유해한 것도 아니니 말리진 않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먹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다.
“유희 가슴 더 커진 것 같아.”
“……그래?”
“응. 그리고 몸매도—— 아니야.”
눈에 띄는 건 아닌데, 확실히 몸매가 전보다는 육덕지게 변했다. 괜히 유희가 상처받을까 말을 끊었다.
“아빠 말이 맞아.”
“뭐가?”
“나 살쪘어.”
“그래…?”
“응.”
유희가 내 옆에 기대, 자기 배를 어루만지며 말했다.
“아빠. 나 말할 거 있어.”
“뭔데?”
“말 해도 돼?”
“당연하지.”
“…….”
유희의 표정이 조금 진지하게 변했다. 진로에 관한 고민인 걸까, 아니면 설마 다른 남자… 는 아니겠지. 유희니까.
유희는 심호흡을 몇 번 정도 한 후에, 내 손등을 포개어 잡으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우리… 아이 생겼어.”
그 말에, 두근거리던 심장의 고동은, 긴장의 고동으로 바뀌었다.
“……뭐?”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