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딸이 내게 집착한다-42화 (42/96)

〈 42화 〉 지희. (10)

* * *

서늘한 한기가 등줄기를 타고 흐른다.

‘어떻게 눈치챈 거지…?’

분명 가족이라고는 1도 언급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런 의심을 받을 짓은 1도 하지 않았다. 지희씨에게도 어색한 상황이 1도 없었다.

“에이 무슨 소리야….”

너무 당황해서 그런지 말 끝에 목이 메였다. 그래도 이대로 인정해버리면 그대로 낙인 찍히는 것이기에, 어떻게든 상황을 넘겨야 한다.

“하지만…. 두 분 너무 닮으셨다고요.”

“……닮아?”

“저번에 사진 보여 주셨을 때, 너무 닮았거든요.”

“…….”

사진을 보여 준 것이 설마 꼬투리를 잡힐 줄은 상상도 못 했다. 가족이라 닮은 건 당연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그것만을 가지고 추측을 하기엔 너무 억지다.

‘떠보는 건가…?’

하지만 그렇다고 지희씨가 나를 떠 볼 이유는 없다. 보통 그냥 넘어가지, 이렇게까지 파고들 이유가 없는 것이다.

도대체 왜….

“지희씨.”

그렇다고 이 주제에 대해 부정만 하면 끈질기게 늘어질 것이 뻔하기 때문에, 다른 주제로 돌릴 필요가 있었다.

“혹시나 해서 하는 말인데.”

지희씨가 우리의 관계에 집착하는 것, 그리고 급작스럽게 최 과장과 사귄다는 사실을 밝힌 것이 좀 이상하다. 나와 유희를 갈라놓으려는 듯한 느낌이 든다.

“그…. 나 좋아해?”

“네!?”

“저희 왔어요.”

“아, 응. 같이 왔구나.”

“네. 가자 지희씨.”

“네, 네에….”

“우리도 갈까?”

“응.”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최 과장과 유희가 와서 상황은 일단락됐다..

─’가족’ 아니신가요?

그 말에 다시 한 번 소름이 돋는다. 잠시나마 잊고 있던 사실을, 지희씨가 다시 한 번 깨닫게 해 줬다.

나와 유희는 가족이다. 가족이 사랑할 수는 있지만, 맺어질 수는 없다. 하지만 우리는 그것을 무시했고, 강제로 맺어졌다.

“자기야?”

“아…. 미안.”

“왜? 저 여자가 무슨 말이라도 했어?”

“…아니야. 아무것도. 좀 피곤한가 봐.”

“그럼 조금 쉬고 있자.”

“응….”

적당한 벤치를 찾아 앉았다. 생각이 복잡해지니 뇌에 산소가 부족해진 건지 잠이 오기 시작했다.

“…!”

내가 꾸벅꾸벅 조는 것을 눈치챘는지 유희가 내 머리를 가져다가 자기 어깨에 기댔다. 괜히 부끄러웠다.

“졸리면 자도 돼~”

“아니… 그럴 순…….”

나영이가 이렇게 해준적은 없었던 것 같다. 굳이 덧대어 보자면 나영이가 나에게 기댄 것밖에 생각이 나지 않는다. 살이 별로 없어서 사실은 약간 불편하지만 그래도 유희가 이런 귀여운 짓을 해준다는 것 자체가 고마웠다.

“…….”

유희의 손이 내 머리를 감쌌다. 작지만 따뜻한 열기가 느껴졌다. 그때문일까, 고민으로 점철된 내 머릿속은, 다시 한 번 평화를 맞이했다.

~~~

“부장님?”

“아, 아아…?”

“하하하! 아직 잠 덜깨셨어요?”

눈을 뜨니 최 과장이 나를 놀리고 있었다. 설마 했는데 정말 잠들어버리다니, 고개를 옆으로 꺾고자서 그런가 왼쪽 목이 땡겼다. 유희도 쿡쿡 웃고선 1회용 티슈를 꺼내 내 입주 변을 닦아줬다.

“어우… 지금 몇 시야?”

“4시 다 되어가요.”

“뭐?”

1시간이나 잤다는 사실에 모두에게 미안한 감정이 들었다. 머리를 흔들어 정신을 차리고 약간의 스트레칭을 했다.

“이제 가죠 뭐. 볼 것도 다 봤고.”

“아… 응.”

전혀 관람하지 못했는데, 유희를 쳐다보자 유희가 신경 쓰지 말라는 듯이 고개를 저었다. 밖을 나오자 금방이라도 비가 올 것처럼 우중충한 날씨가 되어 있었다.

“와… 지금 나오길 잘했네.”

“그러게.”

“그럼 저희 들어갈게요 부장님!”

“그래. 낼 봐.”

갈아 타는 곳에서 최 과장과 지희씨를 떠나 보냈다. 둘은 좀 더 있다간다나 뭐라나. 나와 유희는 비가 내리기 전에 서둘러 신림역까지 왔다.

“비 엄청오네.”

“응….”

다행히 지하로 이어진 쇼핑몰이 있던터라, 쇼핑몰을 통해 우산을 사기로 했다. 조금 비싸긴 했지만 그래도 쫄딱 젖지 않으려면 어쩔 수 없다.

우산 두 개를 고르려 하자 유희가 둘 다 내려 놓더니, 큰 장우산 하나를 쥐어줬다.

“비, 비싸니까, 같이 써….”

“……응.”

결코 부담되는 가격이 아니었지만, 유희가 말하려는 게 그게 아니라는 것은 잘 알고 있었다.

─쏴아아아.

자동차들이 지나가며 도로에 물이 튀기는 소리와, 내리는 장마비가 땅에 맞으면서 나는 우레와 같은 소음에 사람들의 소리가 묻힌다.

그 거리에 우리는 꼭 붙어서 걸어간다. 서로의 어깨가 우산의 날개를 넘지 않은 것을 유희도 알고 있었는데도, 비에 맞기 싫다며 더 나에게 붙었다.

“후아….”

“답답했어?”

“응.”

올 때부터 계속 마스크를 찼으니, 답답할 만 했다. 주변 기온이 낮아서 그런가 붉게 상기된 얼굴과 함께 김이 나오니 뭔가 야한 기분이 들기 시작했다.

“맞다 유희야.”

“응?”

“그… 미안해. 나 때문에 관람 못해서……. 유희가 그렇게 과학에 흥미가 많을 줄은 몰랐어..”

“아니야. 그런 건 이미 인터넷으로 많이 봤으니까.”

“그럼….”

“자기 얼굴이 너무 귀여워서.”

“…!”

유희도 부끄러웠는지, 서로가 다른 방향을 바라봤다. 내가 그렇게 귀여운 표정을 지었었나…?

민망한 분위기를 깨기 위해 유희가 헛기침을 하더니, 나를 불렀다.

“자기야.”

“응?”

“집에 가서 뭐 할래?”

“음 집에가서?──”

“목욕? 밥? 아님 나.부.터?”

“…….”

어디서 많이 들어 본 애니메이션에서나 나올 법한 대사. 분명 내 안에서는 요망한 대사 1위로 꼽힌다. 이런 건 도대체 어디서 배워 온 걸까….

물론 내 대답은 당연히….

“밥 빼고 다.”

“야해.”

“…….”

꼭 대답이 하나여야 할 필요는 없었다.

~~~

“맞아. 나 배운 거 있다?”

“배운 거…?”

집에 들어가자마자 현관에서 달콤한 키스를 나눈 후에, 바로 옷을 벗고 욕실에 들어 왔다. 이미 내 자지는 발기 될 대로 발기된 상태였다.

그 후 유희가 쪽 하고 귀두에 키스를 하더니, 가슴을 양손으로 들었다.

“파이… 즈리였었나? 무슨 뜻인지 알아?”

“음… 그게 잘….”

사실은 아주 잘 안다. 옵빠이(おっぱい)의 파이와, 비비다라는 뜻의 즈리(?り)가 합쳐져 가슴에 자지를 끼우는 것. 야동으로 몇 번이나 봐서 익숙한 단어다.

“에이… 아는 거 다 보이는데?”

“…그래?”

“지금 와서 모르는 척하는 거야?”

“아하하….”

역시 유희를 속일 수는 없었다….

유희가 양손으로 든 가슴 사이로 자지를 끼워 양옆에서 가슴을 눌렀다.

“츄읍….”

“윽….”

처음 느껴보는 엄청난 압박감. 혈압을 재는 기계에 넣은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게다가 혀로 귀두도 괴롭히고 있어서 벌써 쌀 것 같았다.

“이, 이거였나…?”

유희가 가슴을 움직일려고 몸을 이리저리 움직이지만, 좀 불편했는지 고민하는 표정을 지었다. 사실 가장쉬운 방법이 있긴 했다.

“유희야 누워볼래?”

“누워…?”

수건으로 베개를 만들고 유희를 눕혔다. 그리고 마찰시의 통증을 줄이기 위해 바디워시를 유희의 가슴골과 내 자지에 충분히 바르고 내가 그 위로 올라타 다시 가슴 사이에 끼웠다.

“이렇게…?”

“응. 유희는 가만히 있으면 돼.”

야동에서 본대로, 천천히 압뒤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자지와 가슴이 서로 마찰하며 발생하는 찌걱거리는 소리가 욕실에 울렸다.

귀두가 가슴에 들어 갔다 나왔다 할 때마다 유희도 느끼는지 약간씩 신음을 냈다.

“으윽….”

귀두가 긁히는 감각이 최고다. 게다가 유희도 가만히 있지 않고 가슴을 이리저리 누르는 운동을 하고 있어서 지그재그로 자지의 기둥이 압박되고, 고개를 들어서 키스도 해주는 바람에 쾌감이 배가 됐다.

“유희야 슬슬….”

“응… 싸줘….”

“윽!”

속도가 점점 빨라지며 사정 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유희가 일어나 내 자지를 입속에 삼켰다. 순간적으로 뜨거운 김이 귀두에 닿아서 참지 못하고 사정해버렸다.

“우웁…!”

“흐, 으윽…!”

허리가 움찔거리며 정액이 새어 나온다. 유희도 이제 요령을 알았는지 혀로 귀두 밑을 계속 핥으면서 쏘옥하고 입을 빠졌다.

한 번 사정을 했지만 발기된 자지는 여전히 움찔움찔거리고 있었다.

“이제 목욕 할까….”

“응….”

그 후 정액을 다 씻어 내고 나올 때까지, 우리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이 이상 누군가라도 말해버렸다가는, 당장이라도 덮쳐버렸을 테니까.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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