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화 〉 실수. (3)
* * *
지금 벌어지고 있는 상황을 내 머릿속은 따라가지 못했다.
무언가 부드러운 게 내 입술에 포개졌고, 따뜻한 손이 내 양 볼에 닿는다. 눈앞에는 유희가 있다. 사고력이 1차원적으로 퇴화한 느낌이다.
그러니까 이게…… 두 글자로 뭐였더라. 키스였나?
“츄읍….”
혀가 빨리다가 떼지면서 달콤한 소리가 귓가에 스친다. 분명 나는 가만히 있는데도, 상대방쪽에서 움직여서 멈출래야 멈출 수 없었다.
혀가 간질이는 감각이 신경을 타고 뇌에 전해졌다. 뇌가 녹는다는 기분이 이런 기분일까, 정말 아무 생각도 할 수 없다.
땀이 줄줄 흐르면서 온몸이 끈적끈적해지는 느낌이 들지만, 흐를 대로 흐르라지 라며 넘겨버렸다.
“읍!?”
뇌에서는 멈추라고 온 힘을 다해 외치고 있지만, 몸은 말을 듣지 않았다. 그대로 유희를 끌어안고, 머리를 당겨서 최대한 밀착했다.
이번엔 내가 혀를 밀어 넣는다. 따뜻하면서도 미끌거리는 유희의 혀와 입천장을 훑고, 고개를 돌려 혀를 빨아냈다. 혀에 돋아난 미뢰를 느끼며 빠는 행위는 흡사 겉에 크런키가 묻어 있는 아이스크림을 빠는 것 같았다.
“우웁… 츄읍…!”
에어컨이 고장나서 그런지 유희의 허리도 끈적한 것이 느껴진다. 수현씨와는 수컷의 성욕 밖에 느끼지 못했다면, 유희와 하는 키스는 달달함을 넘어 로맨틱함 마저 느껴졌다.
“푸하… 하아….”
“허억…….”
입을 떼자 누구 건지 모를 타액이 늘어진다. 끊어지지 않아서 손으로 받칠 정도였다.
더워서 평소보다 숨을 쉬기가 더 힘들다. 딱 봐도 알 만큼 유희의 얼굴은 엄청 빨개져 있었고, 옷도 흐트러져서 옷 너머의 부분이 보일 정도였다.
“샤워….”
“응…?”
“샤워… 할 거야….”
유희의 말을 듣고 보니 엄청 더웠다. 키스할 때는 몰랐는데, 갑자기 더위가 확 몰려오는 기분이다.
“…….”
분명 나는 유희에게 사과하려고 마음먹고, 혼날 각오를 하고 들어 왔는데, 오히려 키스당해버렸다. 유희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다.
아무리 아빠와 딸 사이라도, 뽀뽀는 어렸을 때, 아무리 늦어도 초등학생 때까지 하는 것을 많이 봤다. 아기가 아빠 볼에, 혹은 입술에 뽀뽀하는 광경은 많이 봐 왔다.
하지만 지금 나와 유희가 한 것은 보통의 입맛춤이 아니다. 혀와 혀가, 서로의 체액이 왔다 갔다 하는 키스다. 그것도 다 큰 딸과 낼 모래 40인 아재가 하는 키스다.
‘그렇다고 그대로 받아주면 어쩌자는 거야…….’
아빠로서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뿌리쳐야 하는데, 오히려 더 끌어안아 혀를 밀어 넣어 버렸다. 아마도 더워서 이성을 놓아버린 것 같다.
고개를 흔들며 정신을 차렸다. 유희가 나에게 무슨 생각으로 키스했는 지는 알 수 없지만, 잘못된 행동인 것을 잊으면 안 된──
“아빠도 같이 할래…?”
“…….”
“싫으면 말고.”
“아니, 할게.”
“…….”
유희가 들어갈 듯 말 듯, 나를 부르고 있다. 뭔가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고 있는 여우인 것처럼도 보인다.
그리고 지금 들어가지 않으면, 나 자신에게 솔직해질 수 있는 기회를 영영 놓쳐버릴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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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명이 들어섰지만 조금 공간이 남을 정도로 우리 집 욕실은 넓다. 무리해서라도 조금 좋은 집을 산 건 참 잘했다고 생각한다. 유희에게 조금이라도 좋은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면 그걸로 족했다.
아니… 조금만 더 비좁았으면, 서로의 살결이 닿지 않았을까라는 어처구니없는 생각을 하게 된다. 최악이다.
“…….”
유희가 먼저 물을 뿌리고, 샤워기를 넘겨 주었다. 넘겨 주는 순간 서로의 손이 닿으며 화들짝 놀라서 샤워기를 떨어뜨렸다.
“미, 미ㅇ──”
“주울ㄱ──”
또다시 서로의 손등이 닿고, 내 시선은 유희의 얼굴이 아니라 유희가 허리를 숙이며 덜렁이는 곳에 향했다. 새하얗고 봉긋한 가슴이 눈에 들어온다.
‘만지고 싶다.’
둥그런 언덕 사이에 해돋이하듯 작게 솟아난 돌기를 빨고 싶다. 얼굴을 파뭍고 손으로 주물럭 거리며 야릇한 신음을 듣고 싶다.
유희를 범하고 싶──
‘미친놈.’
마음속으로 나를 때렸다. 죽을 만큼 때렸다. 어떤 미친놈이 딸에게 손을 대냐고. 젠장.
눈을 질끈 감고, 나는 샤워기를 주웠다.
“후우….”
잘 참았다라는 안도의 한숨이 나온다.
그래, 서로 키스한 것은 ‘실수’다. 정신이 없어서, 더워서, 성욕이 증가돼서, 인간의 본능에 의해 하게 된 것이다. 이렇게라도 얼버무리지 않으면 나는 정신병자인 게 된다.
‘없던 일로 만들면 되는 거야.’
샤워타올에 거품을 묻히고 온몸에 발랐다. 이제 자연스레 씻고, 바디워시만 묻히고 다시 나가면 된다. 모든 것을 없던 일로 만들면 된다.
코인이 떡상했는데 사실 꿈이었거나, 좋아하는 사람과 섹스했는데 그것도 꿈이었거나, 본인이 올린 소설의 조회수가 떡상했는데 구라였다라는 걸로 끝내면 된다.
하지만 유희는 그러고 싶지 않은 거 같았다.
“…!”
서로 뒤돌고 있는 자세에서, 유희의 뭔가가 등에 닿았다. 손이아니다. 말랑하면서도 압박하는 무언가. 끝에는 펜촉처럼 뭔가 달린 듯, 내 등에 점이 찍히는 거 같다.
“유희…야…?”
“기분 좋아?”
유희가 위아래로 왔다 갔다거리며 둥글둥글한 펜촉으로 내 등에 그림을 그리는 행위는 점점 내 이성을 마비 시켜 갔다.
‘유혹 하는 건가…?’
이런 생각을 하면 안 되지만 만약 내 생각이 맞다면 유희는 나를 유혹하고 있다는 것이 된다.
키스한 것도 그렇고, 같이 샤워하자는 것도 그렇고, 완전히 모텔에서 남녀가 들어가면 하는 행동과 똑같다.
그렇다면 샤워 후에 할 행동은 한 가지 밖에 없다.
그렇게 둘 순 없다.
“유희야.”
낮은 목소리를 내서 그런지 욕실 안이 울려서 뭔가 뻘줌했다. 하지만 말해야 한다. 마지막 이성을 잃기 전에, 나는 말해야 한다.
“그만 됐어.”
유희의 움직임이 멈췄다. 어깨에 얹었던 손이 떼지고, 붙어 있던 가슴도 떨어지는 게 느껴졌다.
옳지 않다. 하다못해 유희가 입양아였으면, 나는 그대로 선을 넘어버렸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유희는 입양아도 아니고, 내 친딸이다.
여기서 선을 넘어버리면, 우리 사이는 끝이다. 가족이란 관계는 무너져버린다. 더 이상 가족이 아니게 된다.
“아빠는 내가 싫은 거야…?”
유희의 말하는 목소리가 떨렸다.
“저번에 말했잖아. 사랑한다고.”
“그런 게 아니라──”
“아빠는 유희를 가족으로서 사랑해.”
“……!”
나는 유희를 사랑한다.
유희의 얼굴도, 몸도, 성격도, 모두 사랑한다.
나를 매몰차게 대하던 유희도, 나를 상상하며 자위한 유희도, 같이 놀이동산에 가서 보여 준 츤데레 같은 유희도, 모두 사랑한다.
모두 가족으로서 사랑한다.
“그러니까 이런 건 이제 그만하자.”
“싫어.”
“…….”
“말했잖아. 나도 아빠를 사랑한다고.”
“그건 가족으로서──”
“아니야.”
그 목소리에 뒤돌아 볼 수밖에 없었다.
한층 붉게 상기되어 있는 얼굴, 예쁘게 자라나서 물방울 같이 커진 가슴. 젖어서 붙어 있는 머리카락 사이로 보이는 분홍색 젖꼭지와 적당히 잡히는 뱃살. 그 뱃살 밑을 따라가서 나오는 정리되어 있는 숲 아래에는, 작은 선이 약간 입을 벌리고 있었다.
“나는 아빠를 가족으로서 좋아한 적이 한 번도 없어.”
“…….”
“사고쳐서 날 낳고, 보육원에 날 버린 사람을 어떻게 사랑할 수 있어.”
유희의 말이 백 번 맞았다. 한 번 자신을 버린 사람을, 그것도 다른 사람도 아니고 부모가 자신을 버렸는데, 어떻게 사랑할 수 있겠는가. 애초에 잘못된 전제다. 유희는 날 가족으로서 사랑할 수 없다.
그렇다면 유희가 사랑한다는 말은, 애(?)가 아니라 연(?)인 것이다. 나를 가족으로서, 아빠로서가 아니라 이성으로서 사랑한다는 말이 된다.
그 말에 반박할 수 없었다.
“미안해. 유희야.”
지금까지 유희를 오해했다. 유희와 친해지는 것이 가족으로서 좀 더 가까워지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니었다.
유희는 나와 이성으로서 가까워지고 있었다. 관심 있는 남녀가 서로 썸을 타는 것처럼, 유희도 나와 썸을 타고 있었다. 그런 유희의 마음을 나는 일부러 무시했다.
이미 알고 있었으면서, 유희와 처음 말을 튼 그날부터 이미 눈치채고 있었으면서, 상처 받을 거라는 이유로 계속 부정해 왔다.
지금까지 수현씨를 거절한 것도, 신 팀장을 거절한 것도, 모두 사실은 유희를 좋아했기 때문이라는 것을, 나는 모른 척했다.
“읍…!”
그렇지만 이제는 부정할 필요가 없다. 유희도 나도, 서로 이성적으로 사랑하고 있다. 아빠라는, 내가 어른이라는 자존심을 버리고, 나도 유희에게 다가서야 한다. 그게 남자로서 도리니까.
현관에서의 정신없는 키스와는 달리 이번엔 부드럽게 유희를 끌어안고 혀를 넣었다. 아까보다 더 달달해진 유희의 신음이 욕실에 울려 퍼졌다.
“푸하아….”
“아빠… 아니 나도, 유희를 사랑해. 여자로서.”
“으읏…!”
처음으로 만지는 유희의 가슴, 그 어떤 여성보다 사랑스러웠다. AV 배우보다도, 수연씨보다도, 나영이보다도, 더 사랑스러웠다.
부드럽게 어루만질 때마다 빳빳해진 젖꼭지가 쓸리면서 이미 빳빳해진 내 자지가 움찔거리며 유희를 터치하고 있었다.
“흐응!”
한 손에 딱 맞는 가슴 크기, 결코 작지 않고 나를 만족시켜줬다. 혀로 유두를 건들건들 할 때마다 유희가 내는 소리가 더 나를 흥분시켰다.
“아, 빠아…!”
중지와 약지를 모아 유희의 순결을 지키는 문에 가져다 댔다. 이미 질척거리고 있는 상태라 더 풀어 주지 않아도 될 거 같다.
“계소옥… 이렇게 되고 싶었어……. 중학교 때부터 계속…♥”
“…….”
최소 5년. 그동안 참느라 얼마나 힘들었을까, 유희에게 미안한 표시로 한 번 더 키스하려니, 유희가 고개를 돌렸다.
“이쪽 말고… 여기다가….”
유희가 뒤로 돌아 손가락으로 양쪽문을 열었다. 오렌지 색의 조명 때문인가 보지가 더 농익어 보인다.
이미 준비만반인 내 자지도, 유희의 보지를 보고 움찔움찔 흔들리고 있었다. 저 좁은 구멍에, 내 자지가 들어간다. 부녀간에 절대로 하면 안되는 행동이지만, 이미 내 본능은 상식따윈 무시했다.
“내 처음… 가져 가 줘….”
“응.”
유희의 부탁에 따라 양쪽 허리를 잡고, 내 자지를 있는 힘껏 밀어 넣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