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화 〉 예진. (2)
* * *
부엌에 배치 되어 있는 식탁에는 작은 식기들이 배치되어 있고, 국거리가 다 됐는지 보글보글 끓으면서 기름 섞인 고기향과 고추향이 코를 간질인다.
냄새로 봐서 아마도 육개장. 유희는 내게 해장용 육개장을 끓여주고 있는 중이다.
일단 계속 그 상태로 내놓고 있을 수는 없기에, 얼굴에 철판을 깔고 방으로 가 옷을 갈아입었다.
“…….”
그 저질스러운 꼴을 봤는데도, 유희는 표정하나 변하지 않고, 당연하다는 듯 넘기며 냄비의 국물 맛을 맛봤다. 모르는 척 배려해주는 건지, 아니면 기억에서 지워버렸는 지는 알 수 없다.
“ㅁ……!”
“….”
이쪽을 보진 않은 채, 작은 앞접시에 국물을 떠서 나에게 주었다. 아무래도 날 보는데 거부감이 든 것 같다.
귀가 빨개진 것을 보아 부끄러워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런 꼴을 봤으니 화끈해지는게 당연하긴 하다. 나 같았으면 저질이라고 하며 방문을 걸어잠궜을 텐데, 안 그랬다는 것에 유희에겐 감사하다는 마음밖에 들지 않는다.
후루룩.
별로 안마셔서 그렇게 꼬이지도 않았지만, 과장이 아니라 한 모금을 마시자마자 약간 더부룩했던 속이 확 풀리는 느낌이었다.
맛도 내 입맛에 딱 맞게 적당히 떠오른 고추기름의 감칠맛이 느껴져서 밥이 절로 땡긴다.
“응, 딱 좋아. 엄청 맛있어.”
“흐ㅇ…!”
앞접시를 다시 건내주니 휙 낚아챈다. 그리고는 밥과 여러 반찬들을 떠서 식탁에 올려놓고, 마지막으로 김이 모락모락 나는 국이 나왔다.
“고마워. 잘 먹을……게?”
바로 방으로 들어갈 줄 알았더니, 식탁 앞에 자기 분의 밥을 가지고 착석했다. 그리고는 조용히 수저를 뜨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이런 적이 있었던가?’
내 기억으론 중학교 이후의 자칭 독립 선언 이후, 단 한 번도 이런 적이 없었다.
같이 밥을 먹었을 때도 그리 좋은 기억은 없었는데, 유희와 같은 식탁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격스러워서 눈물이 날 것 같다.
최근에 아버지다운 행동을 한 적은 별로 없는 것 같은데, 아무래도 공유거리가 생겨서 그런가, 점점 신뢰도가 높아지는 기분이 든다.
“아, 그러고 보니…….”
유희가 슬쩍 이쪽을 보다가 바로 고개를 획 돌린다. 머리를 뒤로 묶어서 그런지, 옆에 보이는 턱선도 예뻐보였다.
“주말은 왜 물어본 거니?”
분명 나에게 주말에 시간이 있냐고 물어봤었다. 물론 그 이후로 그것에 대한 얘기는 하지 않았지만, 곧 있으면 주말인데, 괜히 물어본 것 같지는 않았다.
……유희가 답을 하지 않는다면 내가 대화를 이끌어가는 수 밖에 없다.
“어디 갈 곳 있어?”
“ㅇ, 응.”
오랜만에 들은 유희의 목소리는 약간 떨렸다. 사실 대화 자체를 시도한게 문제일지도 모른다. 바로 전에 그런 상황이 있었으니… 차라리 그냥 조용히 넘겨 버리는 게 나았을 수 있다.
그래도 유희와 대화하는 것 자체가 좋다. 하루종일 얘기하고 싶을 정도다.
“어디?”
“용인쪽에….”
용인이라면 갈 곳이… 그곳밖에 없다. 서울 주변 놀이공원 중 가장 인기있는 롤러코스터가 있는 그곳.
“친구랑 가는 거니? 데려다 줄까?”
차는 있다. 남은 기름양이 생각나지 않긴 하지만, 그건 내일이라도 당장 확인할 수 있다. 유희가 원한다면 뭐든지 해주고 싶다. 아빠로서 당연한 거니까.
“아니.”
“응? 그럼 누구──”
“……ㅃ랑….”
작아서 잘 들리지 않는다. 고개까지 숙여서 입모양도 보이지 않는다. 확인 할 수 있는 건 다시 홍조로 새빨개진 귀 뿐이었다.
“ㅇ, 아… 압….”
뭔가 말하려 하는데, 좀처럼 입이 열리지 않는지 버벅거린다. 그렇게까지 부끄러워할 일인가?
일단 끝까지 말하기를 기다리는 수 밖에 없다.
“아빠랑……. 가고 싶어.”
“…….”
나랑…… 남자친구도, 동성친구도 아니고, 나랑…?
유희와 놀러다닌 적은 ……정말로 단 한 번도 없었다. 같이 차를 탄 것도 학원에서 집에 데려다 줄 때말고는 없었다.
그런 유희가, 내가 먼저 권유해도 모자를 판에, 나한테 먼저 권유해왔다.
물론 싫은 건 아니다. 단지, 이 나이대에 아빠랑 어디 놀러간다는게 좀 맥이 안 맞을 뿐이다. 솔직히 조금 쑥쓰럽기도 하고.
“안 돼?”
“아니! 되지! 당연히 되지!”
혹시라도 마음이 바뀔까봐 바로 대답했다.
“토요일… 괜찮아?”
“응. 괜찮아.”
회사에서 갑작스런 연락만 안 온다면야 괜찮다. ……안 오겠지?
어느새 밥을 다 먹은 유희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알았어.”
“유희야 잠깐──”
또 평소처럼 샤샥 하고 자기 방으로 들어갔다. 그나저나 이 육개장 정말 맛있는데. 밥 한 그릇 더 말아도 될 정도야.
그렇게 과식한 나는, 다음날 속이 안좋아져 지각을 했다.
~~~
용기내어 한 아빠와의 식사는 무사히 마쳤다. 아니 무사하지 않았다.
“후윽….”
아빠가 왜 발기하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단순한 생리현상인가, 아니면 술을 먹어서 그런 걸까. 어쨌든 아직도 그 빳빳하게 서있던 그 모습이 잊혀지지가 않는다.
마치 총구가 나를 겨누듯, 그 자지는 나를 향해 사정할 것처럼 끄덕거리고 있었다. 강수현한테서 당한 키스마크를 지워줄 때 보다도 더 큰 크기였다.
저 자지에 박히면 어떻게 될까, 혹여나 부숴지지 않는 걸까하고 약간 과한 상상을 했다.
“읍…!”
거실에선 아직 아빠의 숟가락질 소리가 들린다. 밥 먹을때 만큼은 소리가 세면 안된다.
안되는데….
“끄읍…!”
내 손가락질은 멈출 줄 모르고 팬티 위로 아랫쪽을 휘젓고 있었다. 아빠가 자는 상태에서도, 자각하고 있는 상태도 아닌데, 왜 이렇게 흥분이 되는 건지 모르겠다.
‘데이트 약속… 겨우 잡았는데…엣!’
아빠 얼굴을 볼 때마다 자지 밖에 떠오르지 않아서 먹는 내내 얼굴을 마주치지 못했다. 다행히 아빠가 내가 원하는 말들만 쏙쏙 해준 덕에 데이트 약속을 잡았다.
‘이번 데이트 때에는 반드시….’
가만히 있으면 될 줄 알았지만, 아빠에겐 생각보다 파리가 많이 꼬인다는 것을 알았다. 그런 아빠를 나는 지켜줘야한다. 더 이상 날 버리고간 엄마처럼 그런 썅년을 만나지 않도록.
아빠에게 어울리는 여자는 나 밖에 없으니까.
“흥읍…!”
이미 팬티까지 벗은 지 오래, 내 손가락을 보지 안에 있는 점막들이 조이는 것이 느껴진다.
‘아니야… 부족해….’
아빠자지는 이것보다 훨씬 크다며 넣는 손가락 횟수를 점점 늘린다. 앞쪽의 좋은 곳에는 닿지만, 중요한 안쪽까지는 닿지 않는다.
“후우… 후우….”
최대한 심호흡을 하며 호흡법을 되찾는다. 최대한 소리가 안나는 호흡법으로, 아빠에게 들리지 않게.
“흥!”
역시 무리얏! 아빠가 없으면…… 나는… 나는…!
아빠의 손 만으로 가버렸다. 요즘 들어 아빠는 짓궂다. 계속 손가락으로만 날 가버리게 하다니. 너무한 거 아닌가 싶다.
“흐으응…. 으흥….”
장난감으로는 해결 안된다. 아빠의 실물을 본 이후, 나는 장난감으로 가버릴 수 없게 되었다. 이제는 진짜 아빠가 아니면 안 된다.
언젠가 이 보지에 진짜 아빠의 자지가 들어오게 됐을 때에는…….
“끕!”
최고로 기분 좋을 거 같다.
~~~
딱히 중요한 날은 아니지만, 그래도 오늘만 버티면 주말이 온다는 바람을 가지고, 나를 포함한 직장인 모두가 퇴근시간이 되길 기다린다.
“후우….”
그 와중에 지각한 나는, 배를 어루만지며 컴퓨터 전원이 켜지길 기다리고 있었다.
너무 과식했나… 아직도 속이 더부룩하다.
“안녕하세요 부장님.”
“안녕하세요.”
“지각 하셨나요? 일찍 다니셔야죠.”
“…죄송합니다.
어쩐 일인지 또 신 팀장이 우리 부서로 왔다. 출장가는 건 다음 주 목요일이면서, 설마 굳이 안 들어도 될 설명을 하러 온 건가?
“…….”
“응?”
그리고선 그냥 휙 가버렸다. 분명 영업부는 한 층 위일 텐데, 왜 굳이 이쪽으로 왔다가 다시 올라가는 건지 이해가 안 된다.
최 과장이 뭔가 눈치챘는지, 나보고 옥상에 올라가자는 신호를 주었다.
“속은 괜찮으세요?”
“글쎄다… 앞으로 술도 끊어야 될 거 같아.”
“너무 과식하신 거 아녜요? 따님이 해장국 해주셨다매요.”
“…너무 맛있는 걸 어떡해.”
“역시 딸바보 기질 어디 안간다니까요.”
“그래서, 그 얘길 하자는 건 아닐 거 아니야.”
“네. 신 팀장 얘긴데요.”
“신 팀장?”
“부장님이 너무 따님만 보신 나머지 둔탱이가 되셔서 말씀드리는 거에요.”
“내가 무슨 둔탱이야.”
“그 여자 왜 계속 저희 부서에 오는 지 아세요?”
“모르겠는데.”
“사실 부장님 출근하시기 전에도 이쪽 흘끔 훑고 갔거든요.”
“그래…?”
내가 무슨 자기 부하도 아니고, 나는 왜 찾는담?
“그래서 좌천되기 전에 부장님 사이에 돌던 소문이 저는 확실하다고 믿고 있어요.”
“소문이 돌았어?”
뭐, 여러 안좋은 소문이라기보단 험담이 돌긴 했다. 분명 남자한테 차여서 저런 것일 거라느니, 아니면 결혼할 나이가 지나서 저런 거라느니, 말이 참 많았다.
그래도 나와 소문이 돌고 있다는 건 지금 처음 듣는 이야기이다.
“서로 동기라고 하셨죠?”
“응. 공채 되서 들어왔지.”
“입사 때부터 뭔가 계속 괴롭힘을 받지 않았나요?”
“음… 괴롭히다기 보단 잔소리를 많이하긴 했지. 생각해보니 화나네.”
동기면서 나보고 이건 이렇게 하는 거고 저건 저렇게 하는 거라고, 아얘 사수가 따로 없었다. 그게 또 맞는 말이라 반박 할 수도 없었다.
“저도 들어왔을 때 서로 티격태격 하고 계시는 거보고 분명 그렇게 생각했는데, 이미 돌고 있었더라구요.”
“뭐가?”
“신 팀장이 부장님 좋아하는 거요."
“……뭐?”
……신예진 그 여자가 나를?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