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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이 내게 집착한다-10화 (10/96)

〈 10화 〉 수현. (6) ­ Remake

* * *

방음부스 때문인지 뭐 때문인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우리 사이에 알 수 없는 열의 기류가 흐르기 시작한 건 확실했다.

수현씨의 귀는 새빨개져 있었고, 내 표정도 어떤진 모르겠지만 후끈후끈거렸다.

‘가까워! 가깝다고!’

업소에 가 본 건 아니지만, 왠지 모르게 이 나이쯤 되는 아저씨들이 업소에 가는 이유를 알 것 같다.

자신과의 나이 차가 엄청나는 젊은 아가씨, 그리고 아가씨가 S급 미녀라면, 누구나 마다하지 않고 안을 것이다.

지금 내 심정이 그렇다.

수현씨의 젖꼭지가 살짝씩 보인다. 수현씨는 일부러 이런 자세를 취하고 있다. 덕분에 풍만한 가슴이 밑으로 쳐져서 천해 보이면서도 손으로 받치면 부드럽게 눌릴 거 같은 부드러운 가슴이 꾹 닫혀있는 보지 마냥 서로 딱 달라붙어 있었다.

저기에 박으면 얼마나 기분 좋을까.

“그… 너무 가슴만 보시면 곤란한데요….”

“죄송합니다….”

“가슴 말고 저를 봐주세요…….”

“윽….”

가슴보다 더 볼 부분이 많은 얼굴. 잡티하나 없으며 코가 오똑한 게 조금만 내밀어도 내 코와 닿을 것 같다.

코스프레를 해서 그런지, 입술에는 여전히 립스틱이 발려 있어 새빨간색에 광이 났다. 핥으면 딸기 맛이 날 거 같다.

일 할 때 보여준 날카로운 고양이 눈은 어디 가고, 순종적인 아기고양이 눈으로 바뀌었다. 만약 길가에 그런 고양이가 있다면 꼭 쓰다듬어 주도록 하자.

라고 잠시라도 정신을 다른 곳에 두면 나아질까 싶었지만 소용없었다.

“츕.”

“허읍…!”

뭐라고 말할려 했는데 까먹었다.

수현씨는 상관없다는 듯이 그대로 양손으로 내 머리를 잡고 자기쪽으로 끌어당겼다.

정말로 오랜만에 해 보는 키스. 서로의 침이 섞여서 입 안으로 들어오는 바람에 숨을 고르며 침을 삼킬 때마다 화장품 맛이 입 안을 지나가면서 조금 썼다.

“츄읍…. 흐읍….”

부하직원에게 이래도 되는 걸까.

몸은 이미 수현씨의 허리를 감싸 잡아당기고 있으면서도 아직 이성은 살아 있었다. 아니, 이 정도면 죽었다고 봐도 될 거 같다.

혀와 혀가 얽히는 감각은 의외로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다. ‘그냥 말랑말랑한 게 닿는구나’ 같은 1차원적인 생각이 든다.

물론 타액이 섞이면 얘기가 다르다. 일단 상대방의 체액을 받아들인다는 묘한 느낌과, 혀 속에 들어 있는 효소들이 얽히며 끈적하게 늘어진다. 그 침과 같이 혀를 핥으면 미끄러지면서 자연스레 윗입술 아랫입술을 물고빨며 오묘한 느낌이 드는 것이다.

“츄르릅… 후웁…”

“……!”

수현씨가 경험이 많은 건지 혀 놀림이 장난 아니다. 방송을 많이 해서 그런가, 혀가 움직이는 속도도 굉장히 빨랐다. 특히 입천장을 긁는 느낌이 칫솔로 간질간질 긁는 느낌이라 신경을타고 뇌까지 전해졌다.

“파하……. 하아….”

“허억…. 허억….”

겨우 떼진 우리의 입술. 누구 건지 모를 타액이 쭈욱 늘어나 내 셔츠 위에 묻었다.

“아… 죄송합니다….”

“아뇨. 괜찮아요.”

셔츠라면 집에 몇 벌 더 있으니 빨래하면 될 일이다. 유희 몰래 세탁기에 넣어놔야겠다.

“꺅!”

“죄, 죄송해요….”

“아뇨… 괜찮아요….”

몸에 힘을 줘서 수현씨를 밀쳤다. 저항하지 않는 거 보니 정말로 허락하는 것 같다.

회사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다. 신고하라면 신고하고 짤리면 짤리라지. 지금 내 속엔 눈앞에 여자를 따먹고 싶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이게 다 반차 때문이다. 만약 반차가 아니었다면 유희가 자위하는 모습을 상상일 일도 없고, 내 성욕이 증가하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했지만, 때는 이미 늦었다.

“부장님 여기도 괴로워 보여요….”

“…!”

수현씨가 부풀어 오른 내 고간을 뚫어져라 쳐다보더니, 능숙하게 밸트를 풀고 지퍼를 열었다.

“와아….”

팬티 사이로 열려져 있는 구멍에 손을 넣고 뒤적거리더니, 딱딱해져 있는 자지만 쏙 빼냈다. 수현씨의 숨결이 닿으며 내 자제력은 점점 더 없어져만 갔다.

먹잇감을 노리는 맹수처럼, 수현씨가 내 자지를 잡아먹을 듯이 쳐다보며 말했다.

“부장님꺼 엄청 크다….”

“수현씨, 윽…!”

츄읍츄읍, 수현씨가 내 자지를 입으로 빨기 시작했다. 혀에 달려 있는 미뢰들이 자지의 기둥과 귀두를 자극하며, 나를 점점 잠식해간다.

수현씨는 지금 나를 먹고 있다. 천천히 내 자지의 맛을 음미하며 삼켜가고 있다. 내가 할 일은 그저 수현씨에게 몸을 맡기는 수밖에 없는 것이다.

“츄읍… 우웁….”

자지부터 시작해서 하반신 전체가 마비될 정도로 오랫동안 느끼지 못했던 감각이 타고 흐른다. 나영이와 이혼하고 십 년도 더 됐으니, 실질적으로 섹스하지 않은지 정말 오래됐다.

손과 입을 같이 써가며 나를 기쁘게 하는 모습을 보니 흥분하지 않을 수가 없다.

“좋으신가요 부장님…?”

“…….”

수현씨가 혀로 입술을 훔치며 요염한 표정으로 말한다. 언제 풀었는지 레오타드가 내려가며 가슴을 가리고 있던 부분이 드러나 탄력있고 부드러운 가슴 끝에 작은 유두가 모습을 드러냈다.

“우웁!?”

저절로 가슴에 향하는 손을 멈출 수 없었다. 풍만하고 새하얀 가슴에 작은 돌기가 손바닥에 걸린다.

수현씨에게 펠라를 받고 있는 지금, 내가 해 줄 수 있는 건 수현씨의 가슴을 만지는 것뿐이다.

가슴을 살짝 움켜쥐자, 수현씨가 약간 몸을 움질 거렸다.

“훙웁…. 후우웁…!”

전체적으로 밸런스가 아주 잘맜다. 위에서부터 시작해서 물방울 처럼 늘어지는 가슴. 세게 쥐면 손가락이 파묻히는 것이 보일 정도로 그 탄력은 엄청났다.

하지만 강제로 덮쳐버리면 수현씨에게 실례기에, 일단은 적당적당히 괴롭히기로 했다.

“푸하… 부장니임 너무 잘하셔….”

“…….”

그저 살짝 올렸다 놨다를 반복했을 뿐인데 칭찬을 받아버렸다. 가슴의 ㄱ자도 손대본 적이 없는데 칭찬 받다니 내심 기뻤다.

“윽…!”

수현씨가 다시 내 자지를 물더니 빠르게 위아래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아마 수현씨의 어떤 경쟁심 같은 것을 건들였나보다.

“쮸웁… 우웁….”

찔걱찔걱하고 맛있게 빠는 소리가 귓가에 분명히 들린다. 섹스는 시각, 청각, 촉각으로 이루어지는데, 수현씨는 이 세 가지를 모두 만족했다.

‘잠깐 이건…!’

이번엔 입으로는 귀두쪽만 할짝 거리고, 손으로는 기둥을 잡아 빠르게 아래로 움직인다. 덕분에 필?거으로 참고 있던 사정감이 점점 올라오기 시작했다.

“수현, 씨이…!”

“쏘도… 좋오요…!(싸도 좋아요)”

하지만 벌써 이 쾌락을 끝내 버릴 순 없다. 최대한 참으며 마지막 스퍼트를 준비한다.

“훙웁!”

수현씨의 고개 양옆을 잡고 빠르게 움직였다. 끝까지 놓치지 않으려고 하는 수현씨와 내 움직임이 공명해서 자극에 더욱더 시너지를 일으켰다.

“크윽…!”

“후우웁!!”

수현씨 머리를 눌러 움직이지 못하게 막는다. 그리고 정액을 막고 있던 입구의 힘이 풀려버린다.

부하 직원에게 사정. 그것도 입싸라니, 왠지 모르게 부하직원을 범한다는 배덕감이 든다. 그동안 쌓여서 그런 걸까, 사정은 멈추지 않았다.

“웁, 우욱! 쿠웁!”

수현씨가 못다마신 정액을 입에 머금고 삼키며 내 자지에서 입을 뗐다. 아직 멈출 줄 모르는 정액이 찍찍 뿜어 나가며 수현씨의 스타킹에 묻었다.

“하아… 너무 많이 싸셨어요….”

“……죄송합니다.”

민감해져서 그런가, 내 성욕은 꺼질 줄 몰랐다. 그건 수현씨도 마찬가지였는지, 서로 옷을 벗고 준비를 했다.

‘오….’

레오타드를 벗은 수현씨 아래에 보이는 팬티스타킹. 그 안에는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있었다. 당황해서 계속 쳐다보고 있자, 수현씨가 손으로 가리며 부끄러운 듯 말했다.

“저… 그게 입으면 불편해서요….”

“아…….”

다음 말이 떠오르지 않아 고개를 돌릴 수밖에 없었다. 너무 요염해서 그대로 덮쳐버리고 싶은 마음과 친해지긴 했지만 그래도 부하직원과 원나잇을 가지면 안 된다는 마음이 충돌하기 시작했다.

“부장님….”

수현씨가 스스로 다리를 벌려 스타킹에 손가락을 넣어 찢었다. 질 입구에 살작 맺힌 애액이 흐르며 구멍이 벌렁 거리는 것이 눈에 보인다.

그 광경이 부하직원이든 뭐든 당장따먹으라고 뇌 속에서 말하고 있었다.

─우우웅.

중요한 순간에 전화가 울린다. 업무 외에 시간은 연락을 받지 않는다고 공인했을 텐데, 어지간히 급한 전환가 해서 스마트폰을 꺼냈다.

「유희」

“부장님 누구….”

“쉿.”

수현씨한테는 미안하지만, 딸의 첫 전화는 받아야 한다는 생각이 내 결론이었다.

이것마저 받지 않으면 평생 유희의 전화를 못 받을지도 모른다.

떨리는 마음으로 통화버튼에 손을 얹고 밀었다.

“여보세요?”

“…….”

아무 답이 없다. 혹시 못 들었나 해서 다시 한 번 물었다.

“유희야?”

「어디야.」

차분한 목소리 속에는 분명 ‘분노’라는 감정이 실려 있다. 엄청 화난 거 같다. 핸드폰 시계를 보니 벌써 막차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지금 갈게.”

「어디냐고.」

“그게…….”

어떻게든 넘겨보려 했지만, 유희는 그냥 넘어가려 하지 않았다.

이제 와서 거짓말을 할 수도 없다. 여기서 만약 거짓말을 해버린다면, 그나마 얇게 이어진 신뢰 관계도 완전히 무너지고 말 것이다.

“오늘 신입으로 온 사람 집이야. 부탁 좀 들어 주러 왔어.”

「무슨 부탁?」

“방송을 하거든. 그래서 출연해 줬을 뿐이야.”

“부, 부장님…!”

수현씨가 말하려는 것을 검지손가락으로 입을 대서 조용히 하라는 신호를 보냈다. 나에게 이 순간 만큼 소중한 시간은 없다.

「……언제 와?」

“이제 출발해. 시간 늦었으니까 먼저 자고 있어.”

「빨리 와.」

뚝.

그대로 연락이 끊겨버렸다. 그래도 마지막 그 한마디는 확실히 화가 많이 누그러진 듯 보였다.

“수현씨. 미안해요. 돌아가 볼게요.”

“네에…?”

“꼭 가 봐야 해서요.”

“아, 네…….”

“내일 봬요 수현씨.”

“아… 조심히 들어가세요….”

수현씨도 내 굳은 표정을 보고 이해해줬는지, 순순히 보내 줬다.

간신히 막차를 타고 집에 왔다. 다행히 같은 2호선이라 집까지 한 번에 올 수 있었다.

오늘 있었던 일이 꿈만 같이 느껴진다.

‘안 돼.’

이 위험한 관계는 여기서 끝내야 한다. 내가 미쳐서 그렇지, 원래라면 방송만 끝나고 돌아갔어야 했다.

하지만 나는 눈앞에 젊은 여사원의 유혹에 못 이겨 결국 사정해버리고 말았다.

내일 제대로 사과하고, 앞으로 이런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하아….”

자괴감과 약간 아쉬운 마음이 섞여서 한숨이 나왔다. 그러고 보니 하다 말아서 내 그곳은 충분히 불끈해질 수 있는 상태였다.

그래도 별수 있나. 참아야지.

띡띡띡띡. 띠리릭.

혹여나 수연이가 자고 있을까 봐 문을 살짝 열었다. 역시 모든 곳의 불이 꺼져 있었고, 그 야릇한 신음도 들리지 않았다.

바로 옷을 벗고 샤워실로 들어가 몸을 씻었다.

“윽….”

정신없이 키스하느라 전혀 눈치채지 못했지만, 대놓고 보이는 목선부터 시작해서, 쇄골이나 가슴 근육등, 여러 가지 부분에 키스마크가 새겨져 있어서 뭔가 부끄러워졌다.

‘하아….’

신입 사원과 이런 관계를 가진 것이 약간 후회된다. 수현씨가 이렇게 헤픈 여자였나 생각하게 되고, 내가 이렇게 자제력이 없었나도 생각하게 된다.

‘…이 마크도 사라졌으면 더 좋았을 텐데.’

아무리 비누칠을 해도 이 부분들 만큼은 지워지지 않았다. 피가 피부로 쏠려나온 거라서 그렇다고 하지만… 반창고라도 붙여야 하나….

이런 생각을 하니 최 과장이 가끔씩 목 옆이나 쇄골에 반창고를 붙이고 왔던 게 생각났다. 이래서 붙였었던 거구만….

일단 내일도 출근이니 나머지는 일어나서 생각하기로 했다.

~~~

‘으차거.’

몸에 갑자기 차가운 느낌이 나서 정신이 들었다. 하지만 몸이 움직여지지는 않았다.

‘가위라도 눌린 건가….’

어렸을 때 이틀에 한 번 꼴에 가위에 눌려서, 이제는 익숙하기만 하다.

그때는 여러 개의 손이 나를 속박하는 느낌이라 손을 치워도 치워도 계속 새로운 손이 내 옆구리나 민감한 근육들을 계속 찔러대서 다음날 멍이 들었던 적도 있다.

하지만 이렇게 생생하도록 차가운 느낌이 든 적은 없었다.

“……?”

저게 귀신이라는 건가.

오른쪽 한구석에서 나를 빤히 쳐다보고 있는 여성이 보인다. 의외로 흰 소복 같은 건 아니었지만, 검은 머리카락을 길게 늘어뜨린 건 귀신이라고 해도 될 것 같았다.

‘윽.’

귀신이 뭔가를 내 몸에 얹을 때마다 차가운 느낌이 난다. 영체가 현세의 물건을 만질 수 있던가? 아니면 염력?

그보다 정말 귀신인건가? 가위의 나오는 귀신은 두려움의 대상이 뇌 속으로 구현 되는 거 아니었나? 상상치고는 너무 생생한데.

‘…!’

잠깐 지금 어딜 만지는 거야…! 귀신이라도 정도가 있지.

차가운 손이 내 기둥을 만지면서 위아래로 왔다 갔다 거린다. 수현씨 집에서 하다가 가라앉아 고였던 정액이 다시 올라오는 느낌이 들었다.

‘윽!’

허리를 움찔대고 싶지만, 몸이 움직이질 않아서 근육통이 오듯이 아프다. 게다가 자지도 너무 땡긴다. 이런 착정해가는 귀신이라니, 설마 서큐버스라는 건 진짜로 존재하는 건가…?

쓱쓱, 귀신의 차갑고 부드러운 피부가 내 기둥에 쓸릴 때마다 펌프로 퍼올려지듯 올려져서, 귀두 끝에 뭔가 맺히는 느낌까지 들었다. 이대로 가다간 정말 사정해버릴지도 모른다.

귀신의 손놀림이 점점 빨라지더니, 쥐어짜듯 잡는 세기도 세졌다. 이제는 손도 따뜻하다고 느껴버릴 정도로 그만큼 마찰열이 발생했다.

‘크윽….’

복근과 허리의 근육통이 동시에 가해지면서, 쌓여 있던 정자가 위로 퓩퓩하고 싸지는 느낌이 났다. 한편으로는 후련했지만, 움직이지 말아야 할 근육들이 움직여서 아프다는 느낌이 더 강했다.

이런걸 누구한테 말하면 몽정이라도 한 거 아니냐며 웃을 거 같다. 특히 최 과장이.

“헉!”

일어나보니 창밖에서 해가 뜨고 있다. 아직 이른 시간이지만, 그대로 자기도 애매해서 몸을 일으켰다.

…….

여전한 아침 발기가 나를 맞아줬다. 이 나이대면 성기능이 떨어진다더니 아직 나는 아니라서 다행이다. 사실 더 발달한 느낌까지 든다. 유희 때문인가….

아니 그건 그렇고….

‘왜 난 발가벗고 있는 거지…?’

평소 잘 때, 분명 어젯밤에도 반팔과 트렁크 팬티를 입고 누웠다. 그런데 지금은 발가벗고 있다라는 말이 딱 맞을 정도로,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았다. 그리고 몸 구석구석이 차가우면서도 끈적한 느낌이든다.

설마…. 가위 눌렸다 생각한 게 진짜 귀신이었던 건가….

괜히 오슬오슬 떨려서 샤워라도 해야 할 것 같다.

“어라….”

사라졌다. 말끔히 사라졌다.

분명히 군데군데 나 있어야 할 키스마크가 보이지 않는다. 어젯밤 귀신이 없애준 건가…? 거 참 신기하네. 가끔은 가위가 도움도 되는구나.

오늘은 상쾌하게 나갈 수 있겠다.

“이건….”

내가 샤워할 때마다, 그 사이에 유희가 아침을 차려 놓는다. 아마 내가 샤워하는 소리를 듣고 유희도 일어나는 것 같다.

평소에는 토스트와 후라이, 그리고 가끔씩 샹추와 얇은 슬라이스 햄이들어간 샌드위치를 만들어 주지만, 오늘은 지금까지와 달랐다.

‘오이?’

샌드위치에 오이가 들어갔던가? 햄버거에 피클 들어간 건 많이 봤는데.

딱히 맛이 이상한 건 아니지만, 이질적인 식감이 들어서 나도 모르게 확인해버렸다. 그래도 햄이 오이 특유의 맛을 가려줘서, 이것도 나름대로 먹을 만 했다.

“아빠 먼저 갈게.”

그리고 그날따라 음식물 쓰레기통에 잘린 오이가 많다는 것을, 나는 눈치채지 못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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