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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1화 〉봄개학 (171/201)



〈 171화 〉봄개학

'근데 확실히 그러네.'


나도 10살 정도 때 그 시절 때부터 자위를 했던 것 같다. 자위하는 법을 몰랐던  살 더 어렸을 때부터 야한 것을 밝혔고.


지금은 이름도 까먹은 보육원 누나... 지금 생각해보면 그렇게 미녀도 아니었는데. 그 누나가 뭐 그리 꼴리다고, 그 누나를 생각하며 맨날 자위했었다.

'유은이가 그 귀여운 얼굴로 나한테 발정했을 거라고? 와... 그렇게 생각하니까 갭이 장난아닌데?'


우리는 집에 도착했다.

들어오자마자 신재희가 장본 것을 바닥에 내려놓았다. 고기만 산 게 아니라서 무거울 것이었다. 특히 1.8리터짜리 콜라 때문에.

3만 원 이상을 구입했으면 배달이 됐을 텐데, 마땅히 살  없었다. 쓸데없이 과소비는 하기 싫었기에 신재희가 힘을 좀 써야 했다.


'근데 이상하단 말이지.  1.5리터 콜라는 3,400원인데, 1.8리터짜리 콜라는 3,300원일까.'


"수고했어."
"그럼 상 좀 줘."

신재희가 내 허리를 붙잡으며 입술을 들이밀었다.


나는 인상을 찌푸리며 그녀의 입술을 손으로 막았다.


"너 시험도 안 봤는데, 계속 은근슬쩍 요구한다?"

여전히 신재희에게 공부와 시험을 시키고 있었다. 그에 대한 보상으로 키스나 섹스, 신재희가 원하는 이상성욕 플레이를 해주고.


그런데 '보상' 받을 게 없는데도 은근슬쩍 신재희가 성적인 것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나는 처음엔 거절했지만 신재희는 날 설득했다.

지금까지 공부와 시험을 잘 치지 않았냐면서. 앞으로도 잘 할 것이고, 이미 할 거  한 사이인데 그냥 해달라고 했다.

그 설득에 넘어가지 않을 생각이었는데, 신재희가 어리광에 넘어가버리고 말았따.


"아, 한 번만. 응? 오빠아~ 나 힘들게 저거 마트에서부터 들고 왔는데. 내 부탁 하나 안 들어줄 거?"


지금처럼.

신재희는 자기가 애교부려 놓고는 수치스러운지 얼굴이 새빨개졌다.

"윽... 징그러워. 하지 마."
"헤헿... 어쨌든 허락하는 거지?"


나는 질색한 듯이 징그럽다고 말했지만, 입가가 꿈틀거렸다. 신재희의 애교에 웃음이 흘러나올 것 같아 참아야했다.

애교부리는 신재희가 귀엽기도 하면서, 얼마나 나랑 야한 짓하고 싶으면 자괴감을 느끼면서까지 애교를 부리나 싶었다. 그래서 결국 허락해버리고만 것이었다.

신재희가 내 입술을 덮쳤다. 나는 눈을 감고서 내 입에 들어오는 신재희의 혓바닥을 느꼈다.


키스 나누던 중, 내 바지 속으로 들어오는 손이 느껴졌다.

고개를 뒤로 빼 키스를 중단하고, 신재희의 손을 밖으로 빼냈다.

"사온 거 냉장고에 넣어야 돼. 비켜봐."


봉투를 옆방으로 들고가서 삽겹살, 콜라 등을 냉장고에 집어넣었다.

신재희가 등 뒤에서 내 엉덩이를 발가락으로 콕콕 찌르며 말했다.


"기미정한테 연락왔어. 미안하다고 집에 초대하던데."


난 등 뒤로 손을 해서 신재희의 발을 찰싹 때렸다. 그렇게 맞고서야 내 엉덩이를 그만 괴롭히는 발이었다.


나는 신재희의 말에 대꾸했다.

"나한테도 전화해서 그러더라."
"미친년, 그 말을 믿으라고?"
"누나한테 참교육 당하고 정신 차린 것 같던데?"
"과연 그럴까 싶은데."
"어쩔래?"
"어쩌긴 그냥 무시할 건데."
"난 갈 생각이었는데."
"아니, 뭣하러 걔네 집에 가."


뭣하러긴. 따먹히려는 작업의 일환이지.


사실을 말할 순 없기에 대충 둘러댔다.

"걔 때문이겠냐. 걔네 아빠 때문이지. 너도 들었지? 기미정네 아빠가 우릴 초대한 거라고. 딸이 저지른 일 때문에 미안해서."
"아, 그거 듣긴 했는데... 생판 모르는 아저씨는 왜 신경쓰냐."
"..."
"왜 그렇게 마음이 약하냐, 에휴."


신재희에게 이상한 오해를 산  같았다.


나는 이어서 냉장고 정리를 마치고 말했다.

"자, 그럼 공부할까?"


/ / /



"안유은."
"응? 왜?"
"너 아까 일부러 신재준 엉덩이 만졌지?"

신재준이 다음에 같이 놀자고 끌어안았을 때, 안유은도 함께 끌어안았다.

안유리는 그 순간, 눈을 크게 떴다. 부럽기도 했거니와 안유은의 손이 신재준의 엉덩이에 슬쩍 닿은 걸  것이었다.

"흐흫... 아닌데."


음침하게 웃는 걸 보니 분명 일부러였다.


"이 새끼가. 마빡에 피도 안 마른 게."
"악!"


팔을 뻗어 안유은의 머리에 꿀밤을 먹였다. 안유은이 울상을 하며, 맞은 부위를 손으로 빠르게 문질렀다.

"얌마.  벌써부터 그렇게 남자 밝히면 안 돼."


'부러운 새끼... 어린 나이를 이용해서 엉덩이를 만져?'

"근데 언니,  오빠 좋아해?"
"뭐, 뭔 개소리야."
"그 오빠가 언니 남자친구면 좋겠다."
"새끼가... 왜? 어울려보이냐?"
"응."
"보는 눈은 있어가지고."


안유은의 사탕 발린 소리가 달콤하게 들렸다.

"그런데 그 오빠, 엄청 귀엽게 생겼던데. 분명 여친 있을 거야? 그치?"
"아니, 없을 걸?"


안유리는 신재준을 멀리서 종종 지켜봤다. 신재준의 관련된 얘기가 들려오면 귀를 세워 관심있게 들었고.


본 것으로나, 들은 것으로나. 아직 신재준은 여자친구가 없는 듯했다.


그리고 무조건 없어야 했다.

'오늘 재준이하고 얘기해보니까, 여태까지 왜 그렇게 말문이 막혔던 건지 이해가 되질 않네. 이제부터 재준이 꼬셔야지... 아, 근데 시발. 박슬기, 그년이 거슬리네.'


안유리는 사실 두려웠다.


신재준이 누군가와 사귄다면, 그 상대가 자신보단 박슬기가 될  같아서.

외모로 따져보면 자신의 외모가 박슬기에 꿇리지 않는다고 여겼다.


하지만 박슬기는 집안도 좋은데다가 공부까지 잘했다. 어머니가 국회의원이라고 들었다.


'염병...'


그래도 학창시절이니까 몰랐다.


집안 배경 따위를 살피는  성인이 되고난 다음부터라고 들었다.

학창시절 때는 그냥 예쁘고, 잘 생긴  최고이고.


'박슬기, 그년도 문제지만. 김하늘도 반반한데, 재준이는 여태까지 김하늘하고 안 사귀는 거지?'

김하늘만 떠올리면 오른손이 욱씬거렸다.

'김하늘과 너무 붙어지내다 보니, 그년은 여자로 못 느끼는 건가? 너무 친남매 같이 느껴지는 그런 거? 그럴 수 있겠네...'

"안유은,  남친 없냐?"
"있었는데, 지금은 없어."
"...발랑 까져가지고 벌써부터."
"모태솔로인 언니보단 낫지 않을까?"
"이 새끼가... 집 가서 보자."
"맞다. 그 오빠, 나랑 놀고 싶다고 했잖아. 그거 핑계로 우리 집에 초대해. 나 알아서 자리 피해줄게."
"...너 누굴 닮아서 그렇게 똘똘하냐?"
"흐흫..."

'마침 학교에서 재준이와 얘기할 구실이 생겼네. 게다가 집에서 단둘이 될 수 있는 기회까지... 아, 재준이 집에 초대할  번호도 자연스럽게 따야지.'

안유은이 갑자기 복덩어리로 보였다.

안유리는 사랑을 담아서 동생의 머리를 마구 헝클어뜨렸다.





/ / /


다음날.

"기미정네 아버님이 오라고 해서, 가려고."

함께 등교하던 김하늘이 미간을 좁혔다.


"나도 간다."
"넌 왜 가. 기미정네 아버님이 미안하다고, 나랑 재희 초대한 건데."
"재준아? 이것 좀 볼래?"


김하늘이 자신의 관자놀이를 가리켰다. 붓기는 많이 빠졌지만 아직도 시퍼렇게 멍이 들어있었다.

그 멍을 본 신재희가 물었다.


"그러고 보니 언니도 피해자였네. 근데 기미정이 초대  했지?"
"뭔가 기미정한테 꿍꿍이가 있는 거 아니겠냐?  직접 부상을 입힌 난 쏙 빼놓고 너희만 초대하냐고."

나는 김하늘의 멍자국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네. 왜 넌 초대 안 했지?"


 잠깐 생각해보다가 추측한 걸 내놓았다.


"초딩 때 너랑 친구였잖아. 이제와서 다시 친해지기 쑥스러운 거 아닐까?"
"기미정이 쑥스러워한다고? 상상이 안 가는데..."
"뭐, 본인한테 물어보면 알게 되겠지."

내가 그런 결론을 내리자, 김하늘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서 아직도 께름칙한 것이 있는지 중얼거렸다.

"죽을 때가 됐나. 왜 그러지..."


옆에서 그 중얼거림을 들은 신재희가 말했다.

"우리 언니한테 참교육 당하다가 한 번 죽을 뻔해서 고쳐졌을 지도."
"재연이 언니라면... 확실히. 가능할지도 모르겠네."
"야. 도대체 너희들 머릿속에서 울누나는 어떤 존재인 거냐?"

김하늘과 신재희가 동시에 대답했다.


""악마.""

신재연이 악마라고? 이미지 매칭이 잘 안 됐다.


날 따먹기 시작한 이후에,  때리거나 나한테 윽박지르거나 하지 않아서 그런가...

신재연은 내 머릿속에서 좀 '오줌싸개'였다. 화장실에서 씻을 때면 나한테 오줌을 싸갈기는 걸 즐겼으니까.

'아, 근데 원래 세계의 집에 신재연은 '악마' 같긴 했지...'


원래 세계의 신재연에게 감금과 성폭행을 당했던 '그 녀석'에게 들은 썰에 의하면, 신재연은 스캇 기질이 있었다.

'신재준'에게 밥을 먹일 때마다 자기가 씹어준 것만 먹게 한다고 했던가...


똥오줌을 먹일 정도로 심한 스캇은 아니었지만, 씹던 음식물만 먹이다니. 그건 좀... 아무리 신재연의 것이라고 해도 남의 침 섞인 음식은 비위상했다.


'그리고 원래 세계의 신재희는...'

"그럼 난 갈게."

신재희가 성연중으로 가기 위해 우리와 찢어지려고 했다.


"잘 가시게."
"재희야, 공부 열심히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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