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159화 〉봄개학 (159/201)



〈 159화 〉봄개학

월요일 아침.

'아, 학교가기 싫다.'

알람 소리에 깨자마자 드는 생각이 그것이었다. 하지만 가기 싫다고 안  수도 없으니 졸린 몸을 일으켜세웠다.


옆에선 신재희가 등을 보인채 자고 있었다.

신재연은 아침에 일찍 출근했는지 보이지 않았다.


나는 신재희의 몸을 흔들어서 깨었다.


"재희야."
"으응... 좀만 더..."
"수린이네 가야지."
"아, 몰라... 그냥 나 안 가려고..."
"뭐?"
"어차피 이젠 안 건들 것 같고..."

신재희는 저번주 내내 아침 일찍 일어나 정수린네 집으로 가야하는 수고를 해야 했다.

'그러네. 다른 일진들도 다 아가리 했고, 기미정도 참교육 받아서 착해졌으니까...'

"네 맘대로 해. 아, 야."

그냥 정수린네 가지 말고 자라고 하니까, 신재희가 내 팔을 잡아당겼다. 그리고  끌어안았다. 아침부터 진한 스킨십을 하자고 한 게 한두 번이 아니었으니 놀라진 않았다.


신재희는 팔다리로  몸을 휘감은채 자신의 폭유를 내 가슴에 짓눌렀고, 잤다.

나는 그런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소녀의 이마 정가운데 나있는 푸른 멍이 안타깝기도 하고, 웃기게도 했다.

'기미정, 이 십... 에휴. 재연이한테 참교육 당하고 사람됐으니 이제 욕하기도 뭐하네. 나도 조금만 더 잘까.'


방금 울린 알람은 신재희를 등교 준비 시키려는 알람이었으므로,  더 늦게 준비해도 시간은 충분했다.

신재희와 체온을 나누며 잠깐 아침잠에 빠졌는데 신재희의 핸드폰이 진동했다.


"재희야, 너 전화 왔어."
"아..."

신재희는 눈을 감은채 손을 머리맡으로 뻗어 핸드폰을 찾아냈다.

실눈 뜬 눈으로 발신자를 확인하곤 받았다.

"여보세요."


소녀는 내게서 슬쩍 몸을 떼었다. 그리고 내 셔츠 속에 손을 넣어, 발기해서 바지춤을 뚫고 올라왔던 생자지를 만지작거렸다.

신재희가 내 자지를 만지작거리는 만큼, 나도 소녀의 폭유를 주무르며 재미를 보았다.


신재희의 핸드폰과 가까우니 스피커 소리가 내게도 또렷이 들렸다.

[안 오냐?]

정수린의 목소리였다.

"아... 어, 그냥  가려고."
[미리 말해주지. 기다렸잖아.]
"미안. 앞으론 나 빼놓고 가라."

'오... 정수린. 많이 컸네. 재희한테 큰 소리도 다 치고, 사과도 받고.'

전화를 끊은 신재희가 비몽사몽한 얼굴로 바지와 팬티를 벗었다.

"재희야... 뭐하냐?"
"하자."
"안 돼."
"아, 왜... 아침에 못 하면 하루 종일 괴롭단 말이야..."


그런 신재희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이해는 하는데... 신재희는 너무 심각한 조루라서 혼자 만족해버릴 게 틀림없었다.

그리고 나는 질내를 드나들었기에 빨리 싸고 싶어서 감질나기 시작할 거였다.


신재희의 조루는 평소엔 휴식처가 됐지만, 아침엔 날 하루 종일 힘들게 하는 발정제가 됐다.

"아... 하지 말라니까..."


신재희는 내 몸을 힘으로 제압한 뒤, 결국 아랫입으로  자지를 물었다.


한창 성욕이 왕성할 때일 것이라, 어차피 따먹히는  피할  없었다. 그냥 힘을 풀고 내 위에서 앙앙 거리는 그녀를 내버려뒀다.


"하읏...! 아아악!"


그리고 역시나 삽입하고 3분도 안 돼서 절정을 느껴 경련하는 신재희였다.


"하아... 시발... 진짜... 왜 조루가 안 고쳐지지."

신재희는 내 몸 위로 누우면서 내 목덜미를 핥짝거렸다.


"병원이라도 가볼래?"
"아니, 그건 좀... 하다보면 나아지겠지...  요즘 5분은 버티지 않아? 점점 느는 것 같은데."
"그러니..."

'5분은 무슨. 3분도 안 지났는데...'


그래도 장족의 발전을 했긴 했다. 신재희는  경험 때, 피스톤질 겨우 딱   하고 가버렸다.

지금은 2분 이상은 버티니 그래도 장족의 발전을 하긴 했다.


씻고 교복으로 갈아입고, 신재희한테 강제로 키스나 당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자니 손님이 찾아왔다.

"재준아~ 학교 가즈아~"


김하늘이었다.

신재희는 내 입에서 혀를 빼내고 입술도 떨어뜨렸다.

그리고 내 교복 위로 내 자지를 더듬었다.

키스하느라 발기한 자지였다. 이 상태로는 밖에 나갈 수 없었다.

난 내 자지를 더듬는 소녀의 손을 떼어내고 부탁했다.

"하늘이 좀 안에 들여보내줄래?"
"귀찮게..."

신재희는 투덜거리면서도 큰방을 나섰다.

"오. 재희야, 안녕? 오늘은 수린이랑 같이 안 가냐?"
"그냥 이젠 같이  가려고. 안전기에 접어든  같으니까. 근데. 언니 얼굴 왜 그래?"
"킥킥, 너야말로 이마 왜 그런데?"

기미정한테 얻어맞은 애들끼리 잘 놀고 있었다.

난 자지 발기 죽이기를 성공하자 가방을 메고서 큰방에서 나갔다.

"오, 재준쓰. 하이."
"갈까?"
"갑시다."
"아, 잠깐. 나도 같이 가."


신재희가 방에서 가방을 메고 나왔다.

문단속을 하고 보일러실에 열쇠를 두었다.

'아... 기미정이 이 열쇠 위치 알고 있지. 복사해두거나 위치 바꿀 생각이었는데... 에이,  그래도 되겠지.'


기미정, 착해졌으니까.

우린 집을 떠나 등교를 시작했다.

우리집에서 성연중은 바로 코앞이었다.


"오빠, 언니. 나 간다."
"공부 잘 해."
"공부 열심히 하시게."
"소꿉친구 아니랄까봐, 하는 얘기가 똑같냐."

신재희는 금방 우리와 갈라졌다.


"재희가 나한테 갖고 있던 앙금 풀렸나?"
"그러게."
"흐음, 좋네. 무슨 계기로 풀린 건진 모르겠는데..."


신재희는  따먹은 것으로, 김하늘에게 품고 있었던 자격지심이나 불쾌감을 접은 게 아닐까 싶었다. 그래서 지금처럼 김하늘한테 가시를 세우지 않게 된 거고.


'그런데 그건 내가 김하늘과도 그렇고 그런 사이란 걸 모르니까 그러는 거지. 만약 알려지면...'

신재희는 또 이전처럼 김하늘을 원망하기 시작할  뻔했다.

"아오."


갑자기 김하늘이 허공에 펀치를 날렸다.

"왜 그래?"
"기대하고 있었는데."
"뭘?"
"너 집에 혼자 있을 거."
"아, 그러세요."
"재준아,  찾아보면 으슥한  있지 않을까?"
"참아."

'나도 참고 있으니까.'


역시 아침에 신재희의 질내를 드나든 것이 내게 발정제로 적용됐다. 나는 얼른 사정해서 현자타임에 접어들고 싶었다.


김하늘이 주위를 두리번 거리더니  엉덩이를 쥐었다.

"손 떼라. 주위에 차들 주차된 거  보여? 블랙박스 녹화 중일지도 모른다고."
"보통 충격 받아야 켜질 걸."
"아,  떼."

아침부터 신재희랑 김하늘이 끈덕지게 달라붙는다.

'밤에는 최아란, 신재연이 달라붙을 거고...'

정수린은 요즘 얌전했다.  보고 싶다고 맨날 톡이나 전화로 징징거리긴 하는데, 대기하라고 명령 내려놓으니 그에 착실히 따르고 있었다.

'아, 그래도 한 번 정수린도  빼줘야 하나...'

그렇게 방치해뒀다가 언제 대형 폭발을 일으킬 지도 모르겠다.


'아. 장군님이 계시지.'


정수린이 위험한 짓을 할 것 같으면 알려주시겠지.

그때까지 정수린은 무한 대기다.

10여 분 걸어서 학교에 도착했다.

"왔냐."

교실에 들어가자 소희정이 우리에게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인사했다.


나예성 쪽을 보니 역시 아침부터 책상에 엎드려 자고 있었다.


'쟤는 매일밤 아줌마랑 열심히 그거 해서 저러는 건가...'

정말 신기했다. 어떻게 그런 아줌마랑 맨날 할 수 있는 걸까.

 가방을  책상 걸이에 걸었다. 나예성은 내가 온 기척에도 계속 엎드려 있었다.


아침조회 때까지 공부할까 하다가, 고미혜가 자기 친구랑 떠드는 얘기에 관심이 갔다.

"미혜야. 미정이 왔다는데?"
"어? 레알?"
"어. 레알. 꼴이 장난 아니라는데? 걔네 엄마 진짜 센 가봐. 보러 갈래?"

'기미정의 참교육... 거의 재연이가 한 건데... 재연이가 참교육한 건 안 알려졌나 보네.'

신재연이 참교육하기 전에, 기미정은 자신의 모친에게 참교육을 한  당했었다. 하지만  참교육을 통하지 않았었다.


통한 건 신재연이 행한 참교육이었다.

일진들 사이에서는 기미정이 그녀의 모친에게 두들겨 맞았다는 것만 소문으로 퍼진 모양이었다.

'기미정이 일진 친구한테  빌렸었겠지. 응급실 치료비 내려고. 그 일진 친구가 기미정이 엄마한테 맞았다는 걸 소문 퍼뜨렸나 보네.'


그때 교실 밖에서 또각또각 거리는 소리가 났다. 나는  소리에 그다지 신경 쓰지 않았다.

고미혜의 목소리가 커졌다.

뚱뚱한 만큼 울림통도 커서, 그녀의 큰 목소리에 귀가 아파왔다.


"너 미쳤냐? 기미정이 어떤 년인데. 자기 만신창이 된  구경하러  거 알면 본나 팰 걸?"
"미혜야... 미혜야."
"아, 왜."
"저기."
"왜? 헉!"

고미혜가 놀란 소리를 냈다. 그녀의 말을 엿듣고 있던 나는 그녀가 뭐 때문에 놀랐나 궁금해서 뒤돌아봤다.

뒷문에 기미정이 서있었다.


얼굴이 멍으로 울긋불긋하고, 아직도 오른손 네 손가락에 깁스, 왼쪽 다리에 깁스한 채였다. 그리고 양겨드랑이에는 목발을 끼고 있었다.


아까부터 들려왔던 또각또각하던 소리는 목발을 짚는 소리였던 것이다.

끼이익!


고미혜가 일어나며 의자 자리가 긁히는 소리가 났다.

"미, 미정아... 우리 반에는 무슨 일..."

기미정은 고미혜를 무시하고 우리반을 두리번 거리다가 날 발견하더니 미소를 지었다.


비오는날 두들겨 쳐 맞고 난 이후 같은 얼굴로 미소를 지으니까... 예쁘긴커녕 좀 불쌍해보였다.

기미정은 우리 교실로 들어와 내 앞으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시장통처럼 시끌벅적하던 교실이 쥐죽은 듯이 조용해졌다.

의자 다리가 교실바닥에 긁히는 소리가 두 개 났다.

 소리를   소희정과 김하늘이었다. 그녀들을 날 보호할 작정인지 빠르게 걸어오기 시작했다.

나예성도 고개를 들었다. 주위가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걸 잠결에 알아챈 듯했다. 그는 졸린 눈으로 주위를 둘러보다가 기미정의 만신창이 상태를 보고 놀란 얼굴이 됐다.

"안녕, 재준아."
"어... 안녕."


기미정이 내게 건넨 인사에 주위에서 속닥거리는 소리들이 연신 들렸다.


'쟤들 뭐야? 왜 갑자기 친해졌어?', '기미정 왜 저래?' 같은 대화를 하고 있지 않을까 싶었다.

고미혜가 뒤에서 중얼거렸다.


"성 안 붙이고 그냥 이름만 불렀어...?"


친하지 않은 상대를 부를 때에는 이름에 성씨를 붙이기 마련이었다.

그러다가 어느 정도 친근한 사이가 되면 성씨를 떼고, 이름으로만 부르고.

교실의 애들 대부분은 깨달았을 거다. '기미정이 신재준을 친근하게 생각하고 있겠구나.'하고.

그리고 상상의 나래를 펼치기 쉬울 거였다. '설마 기미정이 신재준을???' 이러면서.


''신재준'이  생기긴 했지.'

기미정이 '신재준'의 외모에 반해도 아주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너희... 친해졌냐?"


김하늘이 물었다.


어느새 기미정의  뒤까지 온 소희정과 김하늘이었다.

"시발. 기분 나쁘니까  뒤에 서있지 마라?"

기미정은 슬쩍 그 두 사람을 뒤돌아보더니 으르렁거렸다. 신재연의 참교육으로 성질을 완전 죽여버린 건줄 알았는데... 아주 그렇진 못한 모양이었다.

하긴. 사람이 하루 사이에 완전히 변하긴 힘들 것이었다.


그런데 기미정의 위협에 자존심에 스크래치  듯, 김하늘과 소희정이 화난 얼굴이 됐다.


'아오. 쟤들은 싸움도 못하면서  또 기미정하고 싸우려고 해.'


기미정이 아직 성질머리를 다 죽이지 않았다면, 깁스한 상태로 싸울지 몰랐다.


기미정은 무기를 갖고 있었다. 물리적으로는 목발과 단단한 깁스. 비물리적으론 기미정이 '환자'라는 것.


지금 김하늘과 소희정이 기미정과 싸우면 어떻게든 불이이익일 게 뻔했다.


"기미정, 무슨 일이야?"

나는 기미정의 어그로를 나한테 끌게 만들었다.

기미정한테 친근함도 안 느끼는 상황이라, 그녀를 부를 때 이름 앞에 성씨를 빼먹진 않았다.

"아, 그냥. 얘기나  하려고."
"무슨 얘기?"

기미정은  물음에 교실을 둘러보았다.

기미정과 눈이 마주치게 된 애들이 남녀를 가리지 않고 모두 눈을 피했다.

"나가서 얘기하자."
"추운데."


교실은 히터가 빵빵했지만, 교실에서 나간 순간 학교에 복도에서부터 겨울의 온도를 만끽할  있었다.


기미정이 내 귀에 대고 손으로 입을 가려 속삭였다.

"그날 너희 집에서 놀았던 거. 이 자리에서 얘기할까?"


그건 안 되지...


학교를 떠들썩하게 만드는 소문의 주인공이 되고 싶진 않았다.

'아니... 불쌍해서 집에 들여와 몸도 녹여줘, 배에서 꼬르륵 소리내길래 만두국도 끓여줘. 다 해줬더니만  은혜를 이딴 식으로 갚아?'

"하아... 그래, 나가자."
"재준아?"

김하늘이 왜 기미정의 말을 따르냐는 듯한 얼굴로 날 불렀다.


"하늘아, 희정아. 예성아. 너희들도 따라와."

기미정이 교실에서 그날 집에 있었던 얘기를 하든, 나와 기미정이 단둘이 교실에서 나가든. 괜한 소문의 주인공이 될 게 뻔했다.

'그래도 이 정도 해줘야 미봉책이 되겠지. 이미 늦은 것 같긴 하지만...'

기미정이 나한테 지금 한 언행만으로도 학교에 소문이 크게 돌긴 할 것 같았다.


내가 일어나자 나예성도 자리에서 일어났다.


기미정은 마음에 안 드는 얼굴로 날 쳐다보다가, 이내 수긍한 듯 교실 바깥 쪽으로 턱짓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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