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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3화 〉봄개학 (153/201)



〈 153화 〉봄개학

기미정을 컴퓨터 앞에 앉혀뒀다.

그녀는 알아서 컴퓨터 부팅 버튼을 찾아내 켰다.


난 옆방으로 가서 가계부를 정리하다가 세탁기가 다 돌아가자 건조대를 펼쳐 빨래를 널었다.


'아, 바람 불게 하면 더 빨리 마르겠지.'

나는 공부방으로 가서 선풍기 하나를 가져오기로 했다.


큰방을 지나면서 기미정이  하나 구경했는데, 유튜브에서 차량 정비하는 유튜버 동영상을 보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얘네 집이 정비소였지.'


"너도 자동차 정비하고 그래?"
"어? 어."
"오..."

기미정은 벌써 직업훈련을 하고 있었다. 부모님한테 가게도 물려받을 것을 생각하면 평생 직업을 갖고 있는 셈인데다가 초기자본도 다른 사회초년생보다 빵빵한 사회생활 스타트를 할 것 같았다.

'얘도 열심히 살고 있었네.'

난 공부방에 들어가 선풍기 하나를 챙겼다. 쓰지 않는 동안 먼지 앉지 말라고 감싸두었던 보자기를 풀고서.

"선풍기는 왜? 내 바지 말리게?"
"어."

기미정의 물음에 대답하고 지나쳤다. 선풍기 전원코드를 꽂아 기미정의 바지에 바람을 쐬게 만들었다.


선풍기 날이 돌아가며 내는 소리를 들으며 가계부 정리를 해나갔다.


검토를 위해 속셈을 몇 번이나 하느라 피곤해진  눈을 깜빡였다. 그리고 선풍기 바람을 맞고 있는 기미정의 바지에 손을 뻗어 잘 말랐는지 확인했다.


제법 마른 것 같긴 한데 아직 덜 말랐다. 이대로 입고 나갔다간 많이 추울 것이었다.


'얘는 뭐하나.'

나는 방문을 슬쩍 열어서  안을 확인했다.


기미정은 하라는 컴퓨터는 안 하고, 책상 위에 엎드려있었다.


'자나? 졸려워서 저러나.'


막 식사를 해서 식곤증이 올만 했고, 그녀는 많이 다쳤으니 회복을 위해 에너지를 많이 쏟고 있는 터라 피곤하긴 할 것이었다.

"야."
"어...?"

내가 부르자 기미정은 고개를 들어 졸린 눈으로 날 쳐다봤다.

"피곤하냐? 잘래?"
"아니야. 됐어."

난 아직 덜 마른 바지를 떠올렸다. 마르려면 1시간은  있어야할 듯했다.


"그러고 있지 말고 그냥 누워서 자라. 아직 네 바지도 덜 말랐어. 이불 깔아줄게."
"그래, 그럼..."

나는 장농에서 이불을 꺼내 전기장판 위에 깔았다. 그녀를 부축해 일으켜세웠고, 이불로 이동시켰다. 몸을 낮춰 그녀가 이불 위에 앉는 것까지 도와줬다.


덮는 이불도 꺼내서 그녀의 몸에 덮어줬다.

'오늘 진짜 별 걸 다 하네...'

원수 같았던 기미정이 잘 자라고 이부자리까지 챙겨주고, 이불을 덮어주고.

살다 보니 별 일을 다 겪는다.

다시 옆방으로 가있으려는데 그녀가 말했다.

"재희는 언제 오냐?"
"몰라. 지금까지 안 오는 거 보면 친구집에서 놀고 있을 걸."
"아, 엄지혜?"
"응."
"야. 나 신경쓰지 말고 그냥 방에서 해. 할 일."
"할 일 다 했어.  거야."

오늘 따라 달라붙는 여자가 없었다. 김하늘도 그렇고, 정수린도 그렇고, 신재희도 그렇고.


오랜만에 휴게 타임이었다.

'내일부터 주말이라... 최아란이 나 독점하려고 하겠지만.'


오늘 밤에 최아란에게 시달리게 될 것이었다.

나는 베개 하나만 옆방으로 가져가서 방바닥에 누웠다. 유튜브 영상을 보며 시간을 떼었다.

과학 실험 같은 걸 주제로 삼는 채널의 동영상을 보니 시간이 후딱 지나갔다.

난 손을 뻗어 기미정의 바지를 만져봤다. 마른  같았다.


 바지 겉면 뿐만 아니라 속에도 손을 넣어 말랐는지 살폈다.

나도 모르게 흑심이 생겨 그녀의 보지가 닿는 바지 가랑이 부분을 더듬었다.


'흐음.'

물론, 아무런 재미도 없었다... 내가 지금 뭘하는 건가 자괴감만 약하게 느껴졌다.

큰방을 슬쩍 들여다보니 기미정은 자고 있었다. 작지 않은 가슴이 오르락내리락했다.

난 슬슬 그녀를 내보낼 시간이 됐다고 생각했다.

"야, 기미정. 일어나."
"..."

말로 해도  깨워서 다가가 어깨를 흔들었다.

그때 기미정이 내 몸을 강한 팔로 낚아채 자신의 품에 품었다.

'이거 잠버릇이야? 잠버릇이 뭐 이래?'

그녀와 허그하고 있자니 아랫도리가 제멋대로 커지기 시작했다. 나와 그녀 사이에 그녀의 젓가슴이 뭉개졌고,  자지에 살이 눌렸다.

"기미정. 야. 일어나."

기미정은 작게 실눈을 떴다. 자신을 품고 있는 나를 확인하더니 더 강하게 끌어안았다.

"윽... 아놔... 야."

 몸이 답답했다.


그녀의 옆구리를 손가락으로 찔렀다. 그제야 눈을 여러차례 깜빡이며 깨어났다.

 구속하던 그녀의 팔이 풀렸다. 나는 그녀의  위에서 내려왔다.


"잠버릇 고약하네."
"미안."
"바지 다 말랐으니까 이젠 가라."
"알았어."

기미정이 깨어났으니 건조대에 걸린 그녀의 바지를 가지러 갔다.

'후우...'

큰방으로 돌아가기 전에, 발기한 자지를 죽여놓았다.

바지를 건네면서 생각했다.


'이번엔 바지 갈아입는 거 안 도와줘도 되겠지.'

아까는 화상입을지 모르니 서둘러 벗긴 것이었지만, 지금은 여유가 많으니 알아서 갈아입을 수 있을 터였다.

"난 옆방 가있을 거니까 알아서 갈아입어라."

기미정은 고개를 끄덕였다. 옆방에서 기다리고 있자니 주섬주섬 옷을 갈아입는  들렸다.

그러다가 쿵 하는 소리가 들리길래 놀라서 방을 들여다봤다.

기미정은 깁스한 다리쪽에 바지를 입히다가 균형을 잃고 쓰러진 듯했다. 다친 부위에 충격이 왔는지 인상을 찌푸리고 있었다.

"괜찮냐?"


그녀의 팬티가 훤히 보이는 상태였지만 그냥 다가갔다. 꼴을 보아하니 어차피 내 보조가 필요해보였다.

"괜찮아."
"하아, 너 정말 손 많이 간다."
"나 혼자 입을 수 있어."
"가만히 있어봐."


내 말에 기미정은 가만히 내가 바지 입히기 좋게 보조나 맞추었다.

 발기할까봐 애써 그녀의 팬티를 보지 않으려고 했다. 그러나 바지춤을 그녀의 허리까지 올리기 위해선 팬티를 봐야했다.


기미정은 허리를 들어서 바지가 쉽게 들어가게 했고, 난 그녀의 바지춤을 허리까지 끌어올리느라 거의 그녀에게 안기다시피한 상태가 됐다.

음모 관리를 안 한지 좀 됐는지, 팬티 시스루로 보이던 음모의 몇 가닥이 팬티 위로 삐져나와있었다.

난 못 본 척 하고 몸을 떼었다.

기미정은 바지의 지퍼를 올리고 버튼을 고정했다.


'그러고 보니 또 부축해야되네.'

혼자 일어나려고 하는 기미정에게 얼른 다가가 부축했다.


기미정은 그냥 팔을 내 어깨에 걸치기만 하면 될 텐데... 이번엔 왜인지 팔을 한 번 더 꺽어  목을 휘감았다.  내 부축에 불편을 느껴서 그런 거라고 생각해 그러려니 했다.


현관문까지 바래다준 뒤에는, 그녀의 깁스신발 찍찍이를 잘 고정시켜주었다.

"가라. 다신 오지 말고."
"...덕분에  쉬고 간다."

기미정이 목발을 양겨드랑이 낀 채 밖으로 나갔다.


"하아..."

다신 마음에 안 드는 손님은 집에 들이지 말아야겠다. 몇 시간 동안 집에서 쉬지도 못하고 신경만 쓰였다.


/ / /





기미정은 목발을 짚으며 걸어갔다. 정강이뼈가 부러진 다리에 몸무게가 실리지 않도록 하기 위해 목발에 쥔 팔에 힘을 주었다.

신재준의 집에서 멀찍이 떨어지게 됐다. 뒤를 한 번 돌아왔다. 인기척이 없었다. 신재준이 자신을 쫓아올 리도 없을 터였다.

그녀는 여태껏 공중에 들고 있던 깁스한 다리를 바닥에 내려놓았다.

괜히 힘주고 있던 두 팔을 탈탈 털었다.

다시 목발을 짚고 걸어가기 시작했다. 여전히 목발을 쥔 팔에 힘이 들어가긴 하지만, 이전과 다르게 깁스한 다리도 바닥에 대고 있어서 걸음이 더 빨랐고 가벼워보였다.


신재준의 앞에서는 다리가 엄청 아픈 척 엄살을 피운 것이었다.


'하아... 시발, 신재준 개꼴리네... 그래, 이거지. 봊 같이 동성한테 꼴리지 말고, 자지 달린 놈한테 꼴려야 정상이지.'

신재준이 축객령을 내렸을 때는 오늘 추위를 견디고 대기탔던 것이 헛수고가 된 듯했다.


기미정은 그래도 남자들은 마음이 약하다고 생각했다. 부성애? 그런 것을 타고 나서.


신재준도 마찬가지인 모양이었다. 집을 떠나가며 약한 척을 보이니 결국 집에서 몸을 녹였다가 가라고 했으니.


'큭큭, 약한 척하는 것도 은근히 재밌는데?'

목발을 방에서 짚을 수 없다는 핑계로 스킨십도 실컷했다.

바지 탈의, 착의 시중도 유도해냈고.

'신재준의 몸... 개부드러웠지. 시발. 맨살로 만지면 얼마나 더 좋으려고...'

타이밍 좋게 배에서 꼬르륵소리가 나는 바람에 밥도 얻어먹었다.

'만두국... 맛있게 잘 끓이데?'

기미정은 생리대를 가지고 장난은 쳐도, 음식 가지고 장난치는 스타일은 아니었다.


신재준이 식사를 하면서 핸드폰을 하는 걸 보자 장난 칠 생각이 들었다.

'시발놈... 미련하게 착하다니까.'

만두국이 뜨겁긴 했지만 반쯤 먹었을 당시에는, 국물이 상당히 식어있었다.


실수인 척 바지에 엎어뜨리자, 걱정하는 얼굴로 달려오는 모습이 굉장히 재밌었다.


'얼마 전까지는  원수인 나인데... 좀 약한척 했다고 그렇게나 걱정해주다니. 그렇게 착해서 사회생활 어떻게 하려고 그러냐.'


밟지 않으면 올라갈 수 없는 게 사회였다. 경쟁해야지만 됐다.


어머니의 정비소를 물려받을 기미정도, 나중에 성인이 되면 남의 정비소 손님들을 빼앗아야 밥줄이 유지될 것이었다.


'내 남자가 되면 뭐. 내가 알아서 먹여주고, 재워주면 되겠지.'

기미정은 여자가 돈벌고, 남자는 집안일을 해야한다는 사고를 갖고 있었다.


남자들이 일하는 게 당연한 시대지만, 기미정은 자신의 남편이 바깥에서 일하는  싫었다.


여자의 영역을 침범하는 듯해서.

'귀여운 새끼... 팬티 보기 창피하다고 계속 딴데 보고.'

바지를 갈아입혀주면서 여자 팬티 보기 창피해 하며 고개를 다른 곳으로 돌리는 모습에, 그녀는 아찔한 충동을 느꼈다.


신재준의 얼굴을 붙잡아서 자신의 팬티를 똑바로 보게 시킨 다음, 억지로 자신의 보지에 그의 코와 입을 묻게 만들고 싶었다.


그 생각만으로 팬티가 젖었다. 그에게 들키진 않았을 거였다.

기미정의 팬티를 봐도 위쪽에서 바라보던 신재준이었다. 팬티 밑이 젖어가는 건 보지 못했을 것이었다.


'낮잠 자다가 신재준 얼굴 보고 성욕 못 참은  실수였어.'


신재준을 보자마자 잠결에 성욕을 못 참고, 확 끌어안아 스킨십을 즐겼다.

'다행히 신재준이 여자에 대한 가드가 약해서, 큰 미움을 받진 않은  같던데... 아니, 이건 좀 문제인데. 딴년들이 자기 멋대로 껴안아도 그냥 눈만 껌뻑일 거 아니야. 시발, 여자 무서운 줄 몰라. 여자들이랑만 살아서 그런가.'

과거에 신재희에게 듣기론,  남매끼리만 산다고 했다. 부모님은 자식들을 버리고 떠나버렸다고 했고.


'그 집에서 꾼 꿈도 좋았는데...'


좋아하는 남자애의 집이었다.


그런 남자애에게 보살핌을 받다가 잠자리까지 얻게 됐다.


그래서 인지 개꿈을 하나 꿨는데, 그 이불 위에서 신재준과 섹스를 하는 꿈이었다.


'그 꿈에서... 신재준의 복장은 여자 교복이었지...'

나쁘진 않았다.

 생겼거나 어중간한 외모의 남자가 여장하면 각각 '못생 긴 여자', '어중간하게 생긴 여자'가 되기 십상이지만, 신재준은 귀엽게 생겼기에 어울렸다.

여장을 하면 신재희를  닮았고.

여자 교복 치마 밑으로 솟구쳐 오른 대물 자지가 야했다.

'끌어안았을 때... 시발. 개컸지. 발기한 자지...'

남자의 자지는 외부 반응에 쉽게 반응해 발기가 쉽다고 들었다. 그래서 남자가 발기했다고 해서 섹스를 받아들인 게 아니니, 남자가 싫다고 하면 섹스해선  된다고 성교육을 받곤 했다.

신재준이 자신을 좋아하지 않을 것인데도, 자신과의 스킨십에 발기한 걸 보면 그 성교육이 올바른 정보였던 모양이었다.

"하아..."


자신의 아랫배 안을 그의 자지로 가득 채우고 싶었다.


'집에 가면 대물 야동 하나 찾아서 봐야지. 못 참겠다.'


기미정은 집으로 향하며 앞으로의 계획을 떠올렸다.


'오늘 첫 인상은 나름 괜찮게 박아둔 것 같은데... 다음에는 어떤 식으로 접근할까가 문제네.'

오늘은 '사과'하는 걸 핑계로 접근했다.

다음에도 만날 핑계가 필요했는데 무엇으로 하면 좋을까.


'아빠한테 부탁해서 '사과를 위한 식사 초대' 같은 거 마련해볼까? 괜찮은데?'


신재준은 처음에는 질색하며 거절할 테지만... 마음이 약한 녀석이니 좀만 약한 척 연기하면 결국 집까지 와줄 것 같았다.

'신재희도 불러야지. 신재준이 남자라 여자인 내 집에 오는데 부담감이 있을 테니... 아! 내가 그동안 신재희 괴롭힌 거에 대한 사과라고도 하면 더 그럴 듯하겠네.'

기미정은 흐뭇한 미소를 흘렸다.


'신재희도 꼴리긴 한데... 역시 하긴 싫단 말이지. 신재준이 나타나서 다행이야.'

그리고 오늘의 신재준을 보면 쉽게 남의 의견에 휩쓸리는 타입 같았다.

그런 애는 휘몰아쳐서 다루면 결국 시키는 대로 하게 되어있었다.

후배 일진들을 다뤄봐서 잘 알았다.

'놈을 따먹게 될 날이 기대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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