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7화 〉봄개학
싸움이 난 장소는 1학년 1반이었다. 학생들이 우글우글 몰려있었다.
'박슬기네 반이네.'
1반은 나쁜 의미로 유명했다. 일진의 리더격인 두 사람이 같은 반이 됐기 때문이었다.
박슬기와 안유리.
'신재준'의 기억에 따르면 두 사람은 '학년장'이란 것을 서로 주거니 받거니 한 모양이었다.
''일진 학년장'은 또 뭐야... 별 게 다 있네.'
지금의 학년장이 박슬기인 걸로 아는데, 혹시 그것에 불만을 품은 안유리가 빡쳐서 시비를 건 게 아닐까? 그래서 싸우는 거고. 나는 한 번 추측해봤다.
'오...'
구경하는 애들의 벽 때문에 안 보이는 가운데, 우당탕 소리가 났다. 책상이 자빠지고, 의자가 넘어지는 소리 같았다.
"개샊!"
'신재준'의 기억에 따르면 '안유리'의 목소리로 짐작되는 목소리가 욕설을 내뱉었다.
나와 김하늘은 구경꾼의 벽을 뚫으며 지나갔다.
'어?'
그런데 실수일까, 아니면 고의일까. 누군가가 내 엉덩이를 만졌다.
난 뒤돌아봤지만 애들이 워낙 많아서 누가 내 엉덩이를 만진 건지 알 수가 없었다.
그중에 예쁜 여학생을 눈여겨 보며, 기왕이면 저런 애가 내 엉덩이를 만진 것였으면 하고 바랐다.
인파를 파고 들어가서 드디어 싸움구경할 수 있게 됐다.
안유리는 귀에 피어싱을 여러개 꽂은 양아치였다. 긴머리카락이 노랗게 물들어져있고, 치마는 걷는 것만으로 팬티가 슬쩍 보이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짧았다.
박슬기나 안유리나. 원래는 깔끔했을 머리카락이 삐죽삐죽 세워져있었다. 터진 입술에 피가 살짝 고여있었고, 박슬기가 신고 있는 스타킹은 군데군데 올이 나가있었다.
박슬기는 교복 조끼를 입고 있었지만, 안유리는 블레이저 안이 바로 블라우스였다.
박슬기가 안유리의 블라우스를 잡아당긴 탓인지 단추가 터져나가 안쪽에 검은 브래지어와 윗가슴이 드러나 보였다.
'기미정이 김하늘을 날려버린 펀치를 봐서 그런가...'
박슬기와 안유리의 싸움은 그냥 고딩들끼리 치고 박는 개싸움으로만 보였다.
기미정의 펀치는 그만큼 인상깊었다.
박슬기가 신고 있던 삼선 슬리퍼가 삐끗해 균형을 잃고 넘어지고 말았다. 안유리 만큼은 아니지만, 박슬기의 치마 역시 짧았기에 커피색 팬티스타킹에 덮인 팬티가 노출됐다.
안유리는 그런 박슬기의 등 위로 올라탔다. 그녀의 팬티 역시 드러났다. 맨다리에 검은 레이스 팬티였다.
안유리는 뒤에서 박슬기의 뒤통수를 주먹으로 때렸으며, 박슬기는 기합소리를 내며 몸을 일으켰다.
안유리는 뒤로 나자빠지기 않기 위해 내려올 수밖에 없게 됐고, 박슬기는 똑바로 기립했다.
박슬기는 안유리를 노려보다가, 안유리의 뒤편에 있던 내 쪽을 쳐다봤다.
그리고 누군가를 찾는 듯 내 양옆을 눈으로 쫓았다.
그렇게 한눈을 판 대가를 받게 됐다.
안유리는 하이킥을 쭉 올려서 박슬기의 안면을 발등으로 강타했다.
박슬기는 눈을 찡그리며 몸이 옆으로 몇 걸음 이동됐다.
안유리는 멈추지 않고 박슬기의 허리에 태클을 걸었다. 안유리의 허리를 잡아 올려 발을 딛지 못하게 만들고, 그대로 교실 바닥에 내팽개쳤다.
쿵 소리가 나며 여자애가 바닥에 내동댕이쳐졌다.
그 위로 안유리가 올라타 박슬기의 얼굴에 주먹질을 날리기 시작했다.
박슬기는 자신의 안면을 두 팔을 들어 막았다. 안유리의 밑에서 벗어나기 위해 두 다리를 허우적거렸다.
치마가 들춰져, 하의가 실종된 다리였다. 박슬기의 스타킹으로 감싸진 긴 다리가 다이나믹하게 허우적거렸다.
바로 그 위에는 안유리의 치마가 마찬가지로 들춰져서 검은색 레이스팬티가 드러난 상태였다.
그 광경에 저절로 코에 피가 쏠렸다.
내 아랫도리에 피가 쏠리기는 것도 마찬가지고.
주먹싸움이란 게 싸우는 당사자 뿐만 아니라, 구경하는 사람의 마음도 흥분케 만드는 힘이 있었다.
그 흥분에 더해 눈요기까지 더해지니 자극이 너무 심했다.
난 계속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발기할까봐 결국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그만 구경할래? 교실로 돌아갈까?"
김하늘이 내 어깨를 잡으며 걱정스럽게 물었다.
지금 내 모습, 김하늘이 보기엔 '싸움 구경도 하기 무서워하는 나약한 남자'처럼 보이려나... 오해였지만 자리를 피할 생각이 있긴 했다.
발기를 억지로 참고 있었는데 더 이상 참기 버거웠다.
김하늘이 내 손을 잡아 이끌었다. 자신이 앞장 서서 인파를 가르며 날 위한 길을 만들어주었다.
'아, 또 만졌어.'
사람이 번잡한 사이에 또 누군가가 내 엉덩이를 슬쩍 만졌다.
그 치한이 미녀인지 추녀인지 모르는 상태고, 혹여 여자가 아닌 '신재준'을 좋아하는 남자일 확률도 있다보니, 꼴리진 않고 불쾌하기만 했다.
'도대체 누구야.'
"왜 그래?"
내가 뒤를 두리번거리니 김하늘이 물었다.
"아무것도 아니야."
난 그냥 교실로 가려다가 화장실이 보여서 멈칫했다.
방금 생라이브로 두 미인 여고생의 팬티를 구경했는데... 한 번 뽑고 갈까?
그런데 마침 쉬는 시간의 끝을 알리는 종이 울렸다.
1학년 1반에 몰려있던 학생들도 흩어지기 시작했다. 자신의 교실로 돌아가려는 움직임이었다.
'에이, 섹스에서 쓸 정력 아껴야지. 무슨 자위야.'
내가 남자화장실을 봤던 것을 봤는지 김하늘이 내 귀에 속삭였다.
"왜 화장실 가고 싶어?"
김하늘의 숨결이 귓구멍에 들어와서 간지러워졌다.
나는 고개를 털며 눈 찌푸린 그녀를 바라봤다.
"됐어. 종도 쳤고."
"아니야. 가자. 나도 마려워."
"잠깐..."
김하늘이 내 손을 잡아당겼다.
난 끌려가지 않으려고 버티려고 했지만, 슬리퍼가 질질 끌려갔다.
다른 때와 다르게 싸움구경하느라 복도에 나와있는 학생들이 많았다. 걔네들이 우리를 이상하다는 듯 쳐다봤다.
난 괜히 구설수에 오르내리는 게 싫었기에 김하늘과 걸음을 맞췄다.
"어디 가려고..."
"화장실."
"나는 왜 데려가는데."
"너도 마려운 것 같아서."
"하늘아... 종 쳤잖아."
"괜찮아. 우리 둘이 땡땡이 친다고 해서, 수업을 못하진 않아."
"아니.... 하아... 맘대로 해라. 손 좀 놔."
"도망가려고?"
"안 가."
김하늘이 내 손을 놓았다.
우리는 모두가 교실로 들어가서 조용해진 복도를 걸었다.
"너희들, 지금 어디 가?"
"교실이요."
"빨리 들어가."
"넵."
수업에 들어가려는 듯 복도를 지나던 선생님을 만나기도 했지만, 김하늘은 태연하게 우리가 지금 교실로 돌아가는 길이라고 속였다.
우리의 얼굴을 모르는 선생님이었기 통하는 수법이었다.
운이 좋다고 해야할지, 나쁘다고 해야할지. 그 이후엔 아무도 마주치지 않았다.
김하늘은 날 식당 겸 기숙사 건물로 데려왔다.
시청각실도 있고, 도서실도 있는 다목적 건물이었다.
또한 다목적 건물은 조용했다. 봄개학이다 보니 이 건물에서 이루어지는 수업이 없었다. 기숙사 학생들도 전부 수업을 받기 위해 교실로 가있을 것이었고.
김하늘은 4층의 여자화장실로 날 데려갔다. 내가 들어가길 망설이자, 그녀는 내 손을 잡아당겼다.
그렇게 나는 난생 처음으로 '여자 화장실'이란 장소에 들어가게 됐다.
남자화장실에서처럼 알싸한 탈취제 냄새가 풍겨왔다.
김하늘은 나를 화장실 변기칸에 집어넣었다. 비좁은 변기칸에 우리 둘이 들어오니 여유공간이 남지 않았다.
"꼭 여기서 해야 돼?"
"요즘 못 해서 미칠 것 같아."
3일 전에는 애들이랑 다 같이 시내에서 놀러다녔고.
엊그제의 나는 소희정의 집에 갔다.
어제의 나는 '데이트'를 한다고 거짓말하고, 오석준을 만나러갔었다.
김하늘이 많이 쌓인 모양이었다.
"학교 끝나고 하면..."
"미안... 도저히 못 참겠어. 학교에서 해보고 싶은 것도 있고..."
나도 저 마음을 이해했다. 나 역시 학교에서의 섹스를 기대하긴 했으니.
'내 학교에서의 섹스 아다는 하늘이가 따가겠네...'
김하늘은 내 바지와 팬티를 서둘러 벗겼다.
그녀는 엄청 흥분된 상태인지 수전증에 걸린 것처럼 손이 막 떨렸다.
내 바지와 팬티를 벗겨내 생자지를 보게 된 그녀의 눈이 벌개졌다.
김하늘은 당장 무릎을 굽히고, 자지를 입에 물었다.
내가 그동안 억지로 발기를 참고 있던 자지가 급격하게 팽창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내 물건을 입으로 물고 빨았고, 두 손으론 내 자지 기둥을 붙잡고 흔들었다.
"츄룹... 쮸웁..."
"하아..."
적막한 화장실이었다. 김하늘이 내 자지를 빨아대는 소리는 크게 울렸다.
사실 소음이 별로 크지 않은데, 남에게 들키면 안 된다고 생각하니 내 귀엔 크게 들리는 것일 지도 모르겠다.
나는 김하늘의 펠라치오를 즐기며, 눈을 감고 방금 보았던 박슬기와 안유리의 격투 장면을 떠올렸다. 좋았다.
안유리의 검은색 브래지어와 팬티. 박슬기의 커피색 팬티스타킹에 감싸인 두 다리가 치던 몸부림.
내 귀두를 괴롭히던 김하늘의 입이 느껴지지 않게 됐다.
"눈 떠."
그녀의 명령에 눈을 뜨자, 김하늘이 날 노려보고 있었다.
"하기 싫어?"
내가 가만히 눈을 감고 있는 게 하기 싫어서라고 생각한 모양이었다.
난 고개를 저었다.
김하늘이 자신의 치마를 들춰서, 앙증맞은 리본이 달린 순백의 팬티를 보였다.
그 리본은 검은색 스타킹에 짓눌려 안타까운 모습이었다.
그녀가 팬티스타킹과 팬티를 동시에 내렸다. 그녀의 팬티는 이미 질척하게 젖어있었고, 보지에서 팬티까지 애액이 치즈처럼 늘어났다.
그녀는 치마를 붙잡고서 좌변기에 앉듯이 내게 등을 보인채 앉으려고 했다.
난 그녀의 두 엉덩이 손을 갖다대 밀면서 삽입을 막았다.
"콘돔은?"
"가방에... 깜빡했는데..."
"그럼 안 돼."
"하아... 재준아, 싸기 전에 말해. 무조건 일어날 테니까."
"그래도 안 돼."
김하늘이 내 발기한 자지를 내려다보며 이를 갈았다.
그러다가 무릎을 굽혀서, 변기에 앉아있던 나와 눈높이를 맞추었다. 그리고 간절한 표정으로 내 자지를 위아래로 흔들며 부탁했다.
"제발. 한 번만 봐줘. 응?"
이번 한 번만 해주면 나중에도 또 노콘돔으로 해달라고 할 것 같았다. 그래서 거절하려는데 갑자기 이상한 '장면'이 내 눈앞에 펼쳐졌다.
<김하늘은 내가 거부하면 결국 자신이 오르가즘에 도달할 때까지 커닐링구스를 해달라고 한다. 난 해준다.>
<어째서인지 나와 김하늘, 최아란이 피시방에 함께 와있다. 두 여자는 롤을 하고 나는 그냥 인터넷 서핑이나 한다.>
<김하늘과 최아란이 피시방에서 주먹질하며 싸우기 시작한다.>
영상은 그것으로 끝이 났다.
'방금 그거 뭐지...?'
너무나도 생동감있는 장면이서, 내가 실제로 경험한 것을 지금 기억으로 되새긴 듯한 느낌이었다.
'설마...'
<"아마 장군님이 널 지켜주실 거다. 어지간한 불운은 피할 수 있을 거야. 네가 단단히 마음에 든 것 같으니...">
설마 이순례 장군님의 도움일까? 만약 지금의 섹스를 거부하면 저런 결말에 이를 것이란?
'둘이 싸우는 걸 보니... '균형' 붕괴에 이른 것 같은데...'
장면만 보였지 목소리는 안 들려서 확실하진 않지만 분위기를 보면 그러했다...
"재준아?"
"아... 그럼 진짜 한 번 만이다..."
"어!"
김하늘은 미소를 지으며 내게 등을 보였다.
변기에 앉듯이 엉덩이를 내게 내렸다. 내 대물자지는 그녀의 작은 구멍을 우악스럽게 넓혀버리며, 질내부로 침입해갔다.
자지가 강하게 조여지는 것에 온몸에 힘이 들어가버렸다.
"아흑...! 하악...!"
김하늘의 질에는 물로 가득 차있었다.
질척이는 소리와 우리 둘의 교복이 스쳐지나가 사각거리는 소리가 화장실에 울리기 시작했다.
"후우...! 후우...! 하웁...!"
김하늘은 신음을 죽이기 위해서 자신의 블레이저 소매를 입으로 물었다.
그녀는 몸의 균형을 지키기 위해서, 남은 한 손은 자신의 무릎을 누르고 있었다.
학교에서 여고생이 선사하는 쾌락에 심장이 터질 것처럼 흥분했다.
김하늘은 몇 번 내 위에서 스쿼트 운동을 하다가, 내 위에 앉고 몸까지 내게 기대었다.
두 팔을 뒤로 뻗어 내 머리를 붙잡고,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그녀가 눈으로 키스를 요구했다.
내가 일부러 가만히 있자, 김하늘이 예쁜 미간을 구겼다.
그녀 쪽이 먼저 내게 입술을 들이밀었고, 나는 입술을 벌려서 그녀의 혀가 들어오는 걸 맞이했다.
그녀는 키스를 하며 허리를 앞뒤로 움직였고, 그러한 동작에 내 자지는 그녀의 질주름에 문질러졌다.
"하아..."
"후우..."
김하늘이 입술을 뗐다. 아직 서로의 호흡이 느껴지는 거리에서 서로 한숨을 내뱉었다.
김하늘이 욕정 가득한 눈으로 내 눈을 지그시 바라봤다.
"어제 '데이트'는 잘 했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