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0화 〉겨울방학
최아란 [싫으면 어쩔 수 없지... ㅠ]
'흐음...'
끝까지 착한 척한다.
지금 생각해보니 이거 원래 남자가 무서워할 일이었다.
일부러 여자한테 강간당하고 싶어하는 내가 아니었다면... 보통의 남자였다면 지금의 착한 척하는 최아란을 무섭게 생각할 여지가 컸다.
'오히려 이 여자가 무슨 꿍꿍이가 있어서 그러나 싶겠지.'
어쩌면 최아란은 날 두렵게 만드려고 일부러 방치해두는 것일 수도 있었다.
매를 맞을 것이 분명한데, 그 매를 언제 때릴지 미정이 되면 불안한 것처럼.
무기징역 사형수인데 사형집행일이 언제일지 모르면 평생 두려움에 떠는 것처럼.
'아닌가? 그냥 일상에선 착한 누나처럼 굴고 싶어서 이러는 것뿐인가.'
최아란 [오늘 재연이가 너희 어머님 만나신다더라]
(나) [응...]
최아란 [준이, 네가 어떻게 되길 모르겠지만]
최아란 [네가 원하는대로 풀렸으면 좋겠다]
(나) [고마워]
'강간했던 주제에 이렇게 자상한 말을 하는 애도 웃기네...'
그러고 보니 최아란은 무슨 변태인 걸까?
신재연은 자신의 분비물을 나한테 칠하는 것에 흥분하는 변태인 걸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
최아란은 이중인격으로 봐야 할까?
'이중인격이라기 보단... 그냥 가면을 잘 쓰는 것 같은데.'
사람은 원래 상황이나 공간, 마주한 상대방이 누구인지에 따라 가면을 바꿔쓴다.
집에서는 옷도 대충 입고, 담배나 피는 여자가. 직장에 나설 땐 예쁘게 차려입고 담배 피는 줄 모르는 척 하기도 하는 것처럼.
집안에서는 딸 팔불출 아빠인 사람이, 사회에서는 냉혈한 조폭일 수 있는 것처럼.
최아란은 강간 전에도 착한 누나, 강간 후에도 착한 누나라는 가면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었다.
'최아란이 날 강간한 뒤, 질척거리는 스토커의 가면을 안 쓴 게 다행이지.'
만약 그랬다면 앞으로 내 성생활이 힘들어질 뻔했다.
'최아란이 나 때렸을 때... 아팠지.'
최아란은 평소엔 '착한 누나' 가면을 썼지만, 날 강간할 때에는 '무서운 누나' 가면을 썼다.
자신의 말에 순순히 따르지 않으면 뺨 때리고, 목 조이고, 배를 때리고, 허벅지를 때리고... 하는 것이다.
'아...'
최아란한테 맞았던 것을 생각하니, 그때 맞았던 부위가 괜히 욱씬거렸다.
그리고 그 당시에는 맞았다고 해서 꼴리지 않았는데...
신재희한테 엉덩이를 맞다가 쿠퍼액 사정을 겪어서 그런지, 최아란한테 맞았던 기억을 떠올리자 몸이 오싹오싹해지며 쿠퍼액이 흘러나왔다.
'미친. 재희한테 옮았어...'
왠지 지금의 나라면... 재희가 풀 파워로 엉덩이를 스팽킹해도 느낄지도?
내 생각대로 신재연은 생각보다 이른 시간에 돌아왔다. 오후 7시도 안 되는 시각.
난 현관문까지 마중 나갔다.
신재연은 손을 뻗어 내 뒤통수 휘감았다.
"누나."
입술을 가까이 가져다대던 그녀가 '꿈'을 깨는 단어에 멈칫했다.
신재연은 현관 안쪽 신발 중에 신재희의 농구화를 발견하곤 내 뒤통수에서 손을 뗐다.
"엄마랑 잘 얘기했어?"
"어."
"뭐래?"
"알았대. 우리 앞에 나타나지 않겠대."
"잘 됐네."
"...정말 괜찮아? 엄마가 안 보고 싶어?"
"어, 나도 엄마가 정말 싫다니까."
신재연은 큰방 문을 열었다.
"언니. 왔어?"
롤을 하던 신재희가 신재연을 보고 말하자, 신재연이 고개를 끄덕였다.
부엌 옆방에서 신재연이 옷을 벗는 걸 옆에서 도왔다.
정장 재킷을 옷걸이에 걸고, 치마도 걸었다. 그녀가 벗은 브래지어와 팬티스타킹을 받았다. 방금까지 그녀를 감싸고 있었던 속옷은 따끈따끈했다. 세탁기에 집어넣었다.
큰방에서 신재연과 신재희가 얘기하는 게 들렸다.
"엄마가 뭐래?"
"같이 살자고 하대. 개소리하지 말라고 했다."
"굿."
"그리고 다시 연락하지 말라고 했고. 알았댄다."
"잘 했어, 언니."
신재연은 큰방에서 내가 못 보는 사이 팬티를 갈아입었다.
화장실에서 나온 나를 지나쳐서, 오늘 하루 종일 입고 있던 팬티를 화장실 세탁기에 집어넣었다. 팬티라이너가 떼어진 걸 보니 생리가 끝난 모양이었다.
"누나, 커피 마실래?"
"어, 타주면 땡큐."
"재희야. 너도 마실래?"
"응? 뭐라고?"
신재희가 헤드셋을 들면서 되물었다.
"커피 타줄까?"
"아니."
"밥은? 아, 누나도 그럼 저녁 안 먹었겠네?"
"대충 편의점에서 먹었어."
"그래? 재희야, 공부부터할래? 아니면 밥부터 먹을래?"
"...밥부터."
"그럼 슬슬 게임 끄자."
"이번 판만 하고."
"언제 끝나는데?"
"...잘 모르겠는데."
"중간에 못 꺼?"
"랭겜이라."
신재연이 한마디 했다.
"재희야. 언니 컴퓨터 좀 하자."
"아, 응..."
신재희는 바로 롤을 강제종료 시켜버렸다.
'와. 재연이가 무섭긴한가 보네. 랭겜을 끄고.'
롤 유저들은 탈주하면 랭크 점수 떨어진다고, 게임을 도중에 끄는 무서워하는 걸로 알고 있었다.
그런데 신재희는 랭크 점수 떨어지는 것보다 신재연이 더 무서웠나 보다.
"오빠, 밥 해줘..."
신재희는 랭크 점수가 떨어진 게 가슴 아픈지 이를 악물었다.
그리고 신재희의 복수인 걸까...
신재희는 엄지혜의 집에 놀러가지 않았다.
그탓에 신재연은 자꾸만 신재희가 언제 집을 나가나 자꾸만 쳐다봤다.
신재희는 그런 제 언니의 시선을 알면서도 무시했다.
그러자 신재연은 또 신재희가 랭겜을 돌릴 때, '비켜봐'를 시전했고, 신재희는 이를 갈며 롤을 강제종료했다.
신재희는 신재연이 괜히 의미없이 회사 이메일을 확인하는 걸 뒤에서 노려봤다.
'저 둘, 뭐하는 겨...'
결국 오랜만에 두 누이와 함께 동침을 하게 됐다.
* * *
다음날, 우리집으로 과외를 하러 찾아온 정수린이었다.
처음부터 알몸으로 하자고 해서 알몸이 되어줬다.
개념을 알려주고, 연습문제를 내줬더니 그녀는 갑자기 무릎을 꿇고 앉아 상체를 바짝 엎드렸다.
그녀는 나보고 올라탄 채 과외를 해달라고 했다.
"이 상태로 하자고?"
"아, 안 될까요?"
"집중은 되겠어?"
"넵, 아마..."
"너 때문에 내가 별 짓을 다 한다."
"히힣..."
나는 그녀의 등 위에 올라탔다.
"윽... 후..."
"왜? 무겁냐?"
"아, 아뇨!"
"그럼 문제 풀어봐. 모르는 거 있으면... 이 자세로는 알려주기 힘들겠네. 모르는 거 있으면 체크해둬. 다 풀면 알려줄게."
"넵... 하아..."
정수린이 떨리는 한숨을 내쉬었다. 힘들어서 그런건지, 흥분해서 그런건지.
나는 살아숨쉬는 사람의 등 위를 의자처럼 앉은 게 처음이었다. 갑자기 정수린이 크게 움직이는 바람에 균형을 잃고 자빠질까봐 걱정이 들었다.
하지만 몇 분 앉아있다 보니 '정수린'의 몸 의자는 안전하다는 걸 알게 됐다. 그냥 편하게 앉았다. 다리를 꼬기도 했다.
"하아... 하아..."
밑에서 거친 호흡이 들려오는데 좀 소름돋았지만 무시했다.
무음 상태였던 핸드폰을 들고 인터넷을 돌아다니는데, '엄마'로부터 메시지가 하나 날아왔다.
엄마 [어제 재연이랑 얘기하고 생각을 많이 했다]
'뭔 생각을 하셨대?'
잠시 뒤, 문자가 또 날아왔다.
엄마 [내가 너무나 이기적인 생각한 것 같아]
엄마 [그런 짓을 하고도 같이 살고 싶어하다니]
엄마 [그래도 재준아. 마지막으로 한 번만 보고 싶구나. 안 되겠니?]
"흐음... 수린아."
"예?"
"널 엄청 크게 배신했던 사람이 있어. 근데 10년 뒤에 만나자네? 마지막으로 얼굴이라도 보고 싶다고. 그럼 넌 만날래?"
"아... 만날 것 같은데요."
"왜?"
"면전에 욕이라도 하려고요."
"흐흫... 네가?"
정수린은 소심한 성격이었다. 그렇게 못할 것 같았다.
"아, 저 좀 성격이 적극적으로 변해서... 지금은 가능할 것 같은데요."
"그래, 그래."
"정말인데..."
'욕이라도 하고 올까.'
설마 신연주가 미쳐서 날 보자마자 강간하진 않겠지.
나는 어느새인가, '신재준의 어머니'와 '오석준의 어머니'를 동일시하고 있었다.
나를 버리고 간 부모를 만난다면, 욕을 쏟아부을 것이라고 평생 생각해왔다.
그런데 지금이 그 기회였다. 꽤나 실제에 가까운 '대리만족'을 느낄 수 있는 기회.
'신재준의 어머니'은 '신재준'을 버렸으면 '신재준'의 관심을 갈구하고 있었다.
그 점이 매우 불쾌했으며, 동시에 유쾌하기도 했다.
이번엔 내가 '어머니'를 버리고 싶었다.
'만나고 오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그래도 혼자는 위험하겠지...?'
신연주를 만난 나는 신재희와 동반해서 갈까 생각이 들었다.
이 세계는 남자가 힘이 약했다.
그리고 신연주가 어린 '신재준'에게 했던 것을 떠올리면 친아들을 따먹으려고 굴만한 여인이었다.
미녀에게 따먹히는 게 내 성벽이지만, 진절머리 나게 싫은 여자인 신연주한테 만큼은 따먹히고 싶지 않았다.
신재희한테 톡을 보냈다.
(나) [엄마가 마지막으로 보자는데]
(나) [같이 보러 갈래?]
신재희는 일하고 있는지 바로 확인하지 못했다.
"오빠, 다 풀었는데요..."
"그래?"
"으아..."
내가 등 위에서 내려가자 정수린은 옆으로 쓰러졌다. 다리가 저렸는지 다리를 반쯤 펼쳐두고 움직이질 못했다.
통통하게 살이오른 종아리살을 톡 건드리자 '히익!'하고 정수린이 비명을 질렀다.
그게 웃겨서 자꾸만 누르자 '하, 하지마요...'이랬다.
"흐즈므요~"
"아으..."
나는 정수린의 정강이 정중앙으로부터 1~4cm 안쪽 부분을 눌러주었다. 양쪽 다리 모두.
"윽? 오빠?"
"여기 누르면 저린 거 쫙 풀려."
"오... 진짜네요."
"혈액순환이 잘 안 돼서 저린 건데, 여길 누르면 혈액 순환이 잘 되거든."
정수린은 쉽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약간 저린 게 남아있긴 한데, 막 노이즈처럼 지지직 거리는 건 없어요. 대단하네요."
자리에 선 정수린의 보지 주변은 애액으로 가득했다. 내가 자신을 깔아뭉개 앉아있던 것에 발정했던 것이었다.
나는 핸드폰을 슬쩍 봤다. 신재희의 답톡이 와있었다.
신재희 [ㅇㅇ]
신재희 [결국 보고 싶었구만?]
난 신재희의 오해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나) [오해하지 마 ㅡㅡ]
(나) [너한테는 안 보냄?]
(나) [마지막으로 얼굴 한 번 보자고 나한테 그러는데?]
(나) [마지막으로 보고 욕이나 하게]
신재희 [나한테는 안 옴 ㅋㅋㅋ]
신재희 [머지...]
신재희 [아랏음 ㅇㅋ]
신재희 [근데 언제 보게?]
정수린이 내 옆으로 와서 내 핸드폰을 훔쳐보려고 했다.
"야."
"히힣... 아, 안 볼게요..."
나랑 엮인 여자들은 내 핸드폰 훔쳐보고 싶어하는 것 같았다. 더욱 조심해야겠다.
(나) [가능하면 오늘 보자]
(나) [시간을 나중으로 잡으면]
(나) [계속 그 여자 신경쓰일 거자나]
(나) [그게 싫음]
신재희 [ㅇㅇㅇ]
신재희 [니가 약속 잡아놔]
(나) [알았어]
신재희 [ㅋㅋㅋ]
신재희 [근데 어이없네]
신재희 [난 보기 싫은감. 왜 너랑 언니한테만 그럼]
신재희 [나도 보고 싶진 않았는데]
신재희 [너한테만 그러니까 볼라]
신재희 [기분 묘함]
(나) [의미 갖지 마]
(나) [어차피 그런 여자가 널 어떻게 생각하든 뭔 생각이야]
신재희 [ㅇㅋ]
신재희 [확실히 그렇긴 함]
"오빠."
"아, 미안. 과외해야지."
"아, 저한테 미안할 건 없고요. 삽입한 상태로... 하면 안 될까요?"
"뭐?"
"허리는 안 움직이고 그냥 삽입한 상태로..."
"해라, 해..."
"히힣... 그, 그럼..."
"아, 잠깐만. 나 약속 좀 잡고."
"하늘이 언니랑요?"
정수린의 목소리가 한 톤 낮아졌다.
그녀의 눈을 보니 내 눈을 피하지 않고 아이컨택을 해왔다.
"아니, 우리 엄마랑."
"아... 그, 그러시구나."
문자를 보냈다.
(나) [오늘 저녁 6시 전후. 성연CGV 근방]
(나) [사람 많은 곳. 정해놔]
난 그녀가 식당을 예약해둘까봐 덧붙였다.
(나) [밥 먹진 않을 거니까 카페, 아무데나]
엄마 [고맙다...]
"오빠, 약속 잡으셨어요?"
"어."
정수린이 내게 등을 보이더니 내 자지를 잡고 자신의 아랫입으로 천천히 집아삼켰다.
"하아악...!"
자궁경부에 막혔는데도 억지로 몸무게로 눌러, 내 자지를 뿌리까지 집어삼켰다. 배면좌위 자세.
그 자세로 과외 수업을 하다가 수업이 끝날 즈음, 콘돔을 착용하고 한 발 뽑았다.
"오빠... 저는 아직 안 갔는데. 5시까지 아직 시간 많고요..."
"과외 끝났고, 섹스도 했잖아. 이젠 집에 가라."
"세, 섹스가 싫으시면 밟아주세요!"
"뭐?"
"발로... 제 보지, 막 거칠게 다뤄주시면 안 될까요? 그럼 저 갈 것 같은데..."
"가지가지한다..."
나는 컴퓨터 책상 의자에 앉았다.
그것을 내가 수락한 것임을 안 정수린이 내 밑에 보지를 까고 누웠다.
발바닥 전체로 그녀의 보지를 문질러댔다.
소중하게 다뤄야할 여성의 음란한 부위를, 나의 더러운 발로 함부로 다루는 것에 배덕감이 느껴졌다.
나의 발바닥은 금방 애액으로 젖었고, 정수린은 오줌처럼 애액을 쏟아냈다.
"너 어쩌다가 이렇게 됐냐."
"하앙...! 오, 오빠 덕분예요...!"
'오빠 때문'도 아니고, '오빠 덕분'이라고 하는 것을 보면... 현재 자신이 갖춘 성벽이 마음에 드는 모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