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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4화 〉누나 친구한테 따먹힘 (104/201)



〈 104화 〉누나 친구한테 따먹힘

세번째 방은 화실이었다. 옷걸이에 미술용 앞치마가 걸려있었고, 선반에는 물감과 붓, 색연필, 파레트, 물통, 조각상 등 미술 재료들이 채워져있었다. 거실처럼 한 벽이 통유리로 되어있어 태연시의 전경이 내려다보였다.

이젤에 올려진 캔버스 위에는 이미 하나의 작품이 완성된 것처럼 보였다.

강을 바라보는 시점이었다. 그리고 깊을 듯한 강물 중앙에 머리가 짧은 아이 하나가 얼굴만 내밀고 웃고 있었다.


"으, 이거 기분 나쁘겠다."

캔버스를 뒤집어버리려는 건지 최아란이 팔을 뻗었다. 난 그녀의 팔을 붙잡았다.

"캠핑장의 그 강인가?"
"으음... 맞아."
"저 아이는 나인가?"
"일단 그렇긴 한데..."
"물귀신 같네."


강물 중앙이라서 수심이 깊어 함부로 놀만한 곳일 텐데 웃고 있었다.

마치 여기서 나랑 놀자고, 유혹하는 물귀신 느낌이었다.


'최아란이 잘 꿰뚫어봤다고 해야 하나.'

 유혹에 당해서 날 따먹게 되면, 최아란의 무언가는 죽을 게 분명했다.


"역시 기분 나쁘지? 치울게."
"아니, 됐어. 언제 그린 거야?"
"저번주 일요일에 너희 집에서 잤던  날, 장박지에 들려서 캠핑장을 확인했었거든? 그곳이 캠핑할만한 곳인가 살펴보려고. 마음에 들어서 계약했지. 그리고 며칠 뒤, 네가 캠핑장 가자고 했잖아. 그날, 꿈을 꿨어."
"꿈에서 본 게 이거야?"
"맞아."
"그래서 어떻게 했어?"
"응?"
"내가 깊은 물속에 놀자고 하는 것 같은데? 누나는 어떻게 반응했어?  속에서?"
"물 속에 들어갔어."
"그리고?"
"같이 놀았어."
"무서운 일은 없었고?"
"...꿈속에서 네가  강의 밑바닥까지 끌고 내려가더라. 근데 난 무서운 줄도 모르고, 그냥 너랑 놀 수 있어서 행복했고 즐거웠어. 그러자 꿈속의 네가 깜짝 놀라더라. '왜 이 년은 위험한 상황인데 웃고만 있지?'하는 얼굴로. 흐흫..."
"개꿈이네."
"응, 개꿈이었지."
"꿈속에서 나랑 야한 짓은 안 했고?"
"뭐, 뭐?"


최아란은 깜짝 놀라서 고개와 두 손을 저었다. 그녀의 거유도 그러한 부정에 함께 좌우로 흔들거렸다.


"그냥 꿈은 거기서 끝이었어."
"크게 부정하는 거 보니까 뭔가 찔리는 게 있는  같은데?"

그녀를 자극할 생각으로 손하나를 세워 그녀의 자주색 브래지어를 콕콕 찔렀다.


브래지어 속 거유가 눌리는 감촉이 전해졌다.


"윽, 준아. 이런 장난 함부로 하면  써."
"왜?"
"위험하다고..."
"뭐가?"
"하아..."

최아란이 자신의 거유를 희롱하던 내 손을 잡아 내렸다.

"내가 아니면 널 덮쳤을 거야."
"뭐...?"

 놀란 연기에 자신없기에, 그저 싫은 연기를 해보았다.

미간을 좁히고, 그녀에게서 뒷걸음을 두 걸음 정도 쳤다.

"'강예진'은  그랬는데..."

가상의 인물을 팔아먹었다. 난 여성에 성욕에 대해 방심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 친구도... 나처럼 인내심이 강했나보네."
"하늘이도 내가 자기 가슴 만져도 아무렇지 않아하던데."
"소꿉친구라며... 하지만 걔도 여자라서, 네가 그럴 때마다 자꾸 이상한 생각이 들고 그럴 걸?"
"가슴  만질게, 됐지?"
"잘 생각했어..."
"누나, 방 4개라며. 마지막 방도 보여줘."
"아...  방은 내 침실인데."
"흐흫... 왜? 이상한 물건 같은 거라도 있어?"
"후우... 아니거든. 구경시켜줄 테니까 따라와."

화실에서 나왔다.

넓은 거실을 지나쳐 침실에 들어섰다. 문철봉이 설치돼있었고, 10kg 아령이 구석에 세워져있었다. 침대에 누워   있도록 벽걸이 TV가 있었다.


침대는 퀸사이즈로 혼자 자기에 쓸데없이 컸다. 베개가 달랑 하나였다.

"누워봐도 돼?"
"하아... 잠깐만 눕고 나올 거면, 그래도 돼."


파묻히는 드는 소프트 계열의 매트리스였다. 물침대 같은 느낌. 그리고 최아란이 평소에 쓰는 향수가 배겨있었다.

하나 뿐이던 베개에 고개를 묻고 냄새를 맡자, 향긋한 샴푸 냄새가 났다.

'잠깐만 눕고 나와'라던 최아란의 말을 무시한채, 침대 위에 똑바로 누워 두 눈을 감았다.

최아란이 움직이는 기척에 고개를 들어보니, 그녀는 아령을 들어올리고 내리기를 시작했다. 불끈 알통이 솟아오르고, 핏줄도 도드라졌다.

그녀는 10kg 아령을 어렵지 않게 다루었다.

내가 아닌 아령만 죽어라 노려봤다.

'날 덮치고 싶은 욕망을 참고 있나?'

그녀가 잘 참고 있다고 생각했다. 아직  '피날레'도 날리지 않았는데 벌써부터 덮치면 재미없었다.

난 침대에서 내려왔다.

"엄청 푹신하네."


그녀도 아령을 바닥에 내려놓았다.


"준아, 방어 사러 나가자."
"응."


태연시의 재래시장이 바로 앞인데도 차를 타고 이동했다. 아직 해는 떨어지지 않았지만, 곧 6시라 캄캄해질 것이었다.

시장의 공용주차장에 주차시킨 뒤, 거리를 걸었다.

남녀역전된 세계에 떨어져서 들리는 태연시의 재래시장은, 괜스레 내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만들었다. 초등학교를 등하교할 때,  재래시장 오고 갔기 때문이었다.


거리에서 피자 붕어빵을 팔았다. 피자 붕어빵을 먹어본 적이 없어서 호기심에 쳐다보고 있자니 최아란이 5개 사가지고 와서, 1개를 종이봉투에서 꺼내 내 손에 들려주었다.

"잘 먹을게."
"너무 먹진 말고. 회도 먹어야하니까."
"알았어."

붕어빵 속에서 느껴지는 햄과 치즈와 피자 소스 맛이 꽤나 괜찮았다.

수산물 가게에서 최아란이 1kg 정도 되는 새끼 방어를 선별했다.


"머리랑 내장만 제거 해주시겠어요?"
"넵."
"아, 그리고 머리는 챙겨주세요. 매운탕 해먹게."

수산물 가게의 아줌마가 사시미를 들었다. 머리와 몸통 사이부터 칼로 찍어버리고, 배를 갈라 내장을 끄집어냈다. 배 안쪽을 흐르는 물로 씻어냈다. 꼬리 지느러미를 절단냈다.

그렇게 손질한 방어를 스티로폼 박스에 담아주었다.

차로 이동해 아파트에 도착했다.

최아란은 손을 씻은 뒤, 도마 위에 손질된 새끼 방어를 올려놓고, 칼꽂이에서 사시마를 꺼냈다.

'아. 뭔데 갑자기 무섭지.'

사시미를 들고 있는 최아란을 보자니 자지와 고환이 움찔했다.


"야매로 배운 거지만, 그래도 궁금하면 봐."

그녀는 손이 생선 비늘에 미끄러지지 않게 왼손에 목장갑을 꼈다.


척추를 따라서 등을 갈랐다. 여러차례 척추뼈 위를 갈랐다. 생선이 반으로 잘렸다.


척추뼈가 남아있는 쪽을 뒤집어서 마찬가지로 척추뼈 위를 갈랐다. 척추뼈 부위는 치워뒀다. 아마 방어 대가리랑 함께 매운탕 해먹을 듯했다.


피가 묻어난 도마를 물로 깨끗이 씻어냈다.

살에 남아있는 뼈와 필요없는 부분을 절단낸 뒤, 비늘을 벗겨내는 작업을 했다.

그런 뒤에 다시 필요없는 부분을 잘라내고, 회를 뜨기 시작했다.


큰 접시에다가 회를 한 점, 한 점 올리기 시작했다.

"전문가 같은데?"
"흐흫... 그 정도는 아닌데."

뜬 회를 부엌 테이블에 올려뒀다. 최아란은 간장에 생와사비, 초장에 생와사비, 고추와 마늘을 썰어서 그릇에 담아두었고, 김치냉장고에선 신김치를 꺼내 썰어 그릇에 담았다.

그리고 우리끼리만 캠핑장 주차장에서 마시다가 남았던 레드와인을 꺼냈다.


저거 말고 1병 더 있었는데 어젯밤에 신재연과 최아란 둘이서 다 마셨다.


최아란이  잔에 와인을 따라주려고 하길래  손으로 들려고 했다.


"그러지 않아도 돼. 와인은 서양에서 왔잖아? 그냥 잔의 받침대를 살짝 대고만 있어도 매너 지킨 거야."
"응. 그런데 방어회에, 와인에, 신김치야?"
"흐흫... 의외로 이 조합이 맛있어."

경험자의 말이니 믿기로 했다.

"짠."
"짠."


와인끼리 건배를 하고 와인을 입에 머금었다.

최아란이 호로록 소리를 내며 공기를 빨아들여 와인을 혀에서 굴렸다.

"뭐하는 거?"
"스월링 알지? 그것처럼 향미를 살리게 하는 거."
"아하."
"강예진이란 친구가 제대로 안 알려줬고만?  받는 법도 그렇고."
"지금 내 친구 욕하냐?"
"아, 아니..."
"잘 먹을게, 누나."
"응! 한 번 먹고, 와인도 마셔보고. 신김치에 회를 싸서도 먹어보고 그래 봐."


회를  점 젓가락으로 들고 입에 넣었다. 방금까지 활어였기에 미지근했다. 새끼 방어회가 씹을수록 입에 녹는 듯했다. 지방 기름이 입안에 남아 살짝 느끼했다.

꿀꺽 삼켜 넘기고, 레드와인을 마셨다. 지방 기름을 싹 밀어냈다. 그러고서 입안에서 도는 산미 있는 과일향에 개운함이 느껴졌다.

"오."
"괜찮지?"

최아란의 말에 신뢰를 갖고서, 신김치와 소방어회 조합을 기대했다.

회를 신김치에 싸매고 가려고 하자, 최아란이 고추냉이를 살짝 신김치 위로 올려주었다.

코를 맵게하는 고추냉이와 상큼하게 발효된 신기치의 맛, 그리고 지방 기름과 생선의 살점이 어우러졌다.


난 채썬 마늘과 고추도 입 안에 첨가했다. 알싸한 생마늘과 매운 고추의 향이 더해졌다. 입안에서 다양한 맛이 도는 경험은 성교와는 다른 면모로, 황홀함을 선사했다.


꿀꺽 넘기고, 마무리로 레드와인을 머금었다. 호로록 공기를 빨아들여 와인을 입안에서 회오리치게 만들었다. 그렇게 과일향까지 즐겼다.

"짠."
"짠."


1kg짜리 소방어에 머리와 내장, 뼈, 껍질를 떼내버리면,  600g 정도로 확 줄어버린다.

그래도 보통 회는 1인분의 200~250g 정도했다. 지금 최아란이 뜬 회는 2~3인분은 되었다.

'다 먹으면 배 부르겠네.'


회를 한 점 먹고, 와인으로 한모금을 마시고 하다 보니 캠핑장에서 가져온 레드와인이 바닥 났다.

아직 회가 절반은 남아있는데.


"한 병  꺼내올까?"
"응."


생각해보니 최아란은 나 집에 어떻게 데려다주려고 술을 먹고 있는 걸까?


그런 의문이 들었지만 태클은 걸지 않았다.

오늘 밤에 나 집에 안데려줄 기특한 생각을 하고 있는가 보지.

최아란은 집에 있던 레드와인을 가져왔다.

와인 오프너로 코르크마개를  그녀가 내 잔에 따라주었다.

"그냥 잔 받침대 대고 있으면 되는데."
"아. 흐흫, 그랬지."


그녀가 알려준 서양의 주도를 까먹고, 동양의 주도를 사용해버렸다. 잔을 두 손으로 올려 그녀가 따라주는 와인을 받아버린 것이었다.

'술 취한 척 좀 해볼까.'


아직 '피날레'를 날리지 않았지만, 술 취한 날 보고 꼴려서 따먹어줘도 괜찮았다. 술이 들어오니 성욕이 강해져서 최아란이 얼른 따먹어줬으면 하는 조급증이 일어나고 있었다.


최아란이 너무 맛있어보였다.

"나 다른 술안주 먹을래."
"응? 다른 거 꺼내줄까? 잠깐만."
"어디 가."
"응?"

 최아란의 왼손을 잡아챘다. 그녀는 오른손잡이인지 젓가락을 오른손으로 사용했고, 왼손은 놀리고 있었다.


나는 그녀의 검지를 하나 피게 만들고,  입 안에 집어넣어 쪽쪽 빨았다.

그랬다가 바로 빼냈다.

"아씨, 생선 냄새..."

생선을 손질했던 그녀의 손에선 생선 비늘에서나 날 것 같은 비린내가 났다. 물로 씻어냈어도 금방 씻겨져나가지 못한 냄새였다.


"흐흫... 준아, 취했어?"
"아닌데."
"원래 취한 사람들은 자기가 안 취했대."
"아니라니까. 누나."
"응?"
"아란이 누나."
"왜?"
"누나, 젖꼭지 빨아도 돼?"
"...되겠니?"
"흐흫...  되면 말고."

젓가락으로 신김치를 집고, 회를 신김치로 감싼  고추냉이를 조금 위에 올렸다.

입에 넣어서 씹고 있자니, 최아란이 빨개진 얼굴로  입술을 노려보는  보였다.

'오, 스위치 들어간 눈.'


그 눈을 보니  손과 발 끝이 오싹거리고, 자지는 쿠퍼액을 흘리기 시작했다.

"오늘 누나, 나 집에  데려다주겠네?"
"택시 불러줄게."
"택시 무서워."
"왜?"
"기사가 나 귀엽게 생겨가지고, 이상한 짓하려고 하면 어떻게 해."


나는 내가 말해놓고 이를 악물었다. 소름이 오른 팔과 다리를 문지르고 싶었다.


"재연이 보고 데려오라고 해야겠네. 렌트카 반납했으려나."


내 정신을 자해해가면서까지 저지른 애교 공격에도, 최아란은 끄덕없었다.

"차려줘도 못 먹냐. 병신."


아, 실수했다.

와인에 취한 건지 속마음이 튀어버렸다.

"주, 준아? 지금 뭐라고..."
"응? 나 아무 말도  했는데."
"..."

 내 말실수를 '하지 않은 것'으로 넘어가려고 했지만, 최아란은 확실히 내 말을 들었는지 욕정으로 그득한 눈을 내게 쏘아보냈다.


그녀의 눈동자는 불타고 있었다.


오싹오싹.

'드디어 따먹힌다?'

하지만 최아란은 이를 악물더니 접시를 내려다봤다.

'어? 이걸 참아?'

그녀는 방어회를 세 점을 동시에 집더니 입에 넣어 우물거렸다.

최아란은 꿀꺽 삼키더니 자신의 핸드폰으로 어딘가에 전화를 걸었다.

"어, 재연아."

신재연한테 건 것이었다.


'대단하다, 진짜... 그래, 어디  번 내가 작별 선언해도 이러는지 보자.'


"준이? 내 앞에 있어. 여기가 어디냐면... 우리집. 아, 이상한 짓 안 해, 인마. 그건 그렇고 준이 좀 데려가. 렌트카 반납 아직 안 했지? 뭐 벌써 했냐? 일처리 겁나 빨라요, 하여튼."

'아, 아란이 젖꼭지 구경은  하고 가야겠다.'

오늘 보지까지 보는 건 오버일 테지만, 그녀의 젖가슴을 생으로 보는 건 아슬아슬하게 세이프일 것 같았다.

보고 가야 다음에 그녀를  만나기 전까지 속이 타지 않을 것 같았다.


 집에 온 뒤로 하루 종일  앞에서 야시시한 자주색 브래지어가 다 비치는 셔츠를 입고 있는데... 나는 마음만 먹으면 저 브래지어를 쉽게 까서 속살을 볼 수 있는데... 이런 상황에 생가슴을 보는 걸 참는  남자로서 하기 힘들었다.

술이라도  들어갔다면 모를까. 지금은 참기가 불가능했다.


의자에서 일어나 그녀의 뒤로 다가갔다.


"나 와인 마셨어. 그래서 음주운전이라 못 데려다줘."


그녀의 뒤에서 셔츠 밑단을 잡고 위로 끌어올렸다.

"준이? 준이도 살짝 와인 마셨는데... 아니, 취하진 않았어."

11자의 복근이 드러났다. 단련된 근육과 다르게, 귀여움을 간직하고 있는 배꼽도 보였다.

자주색 브래지어가 생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브래지어를 위로 들추자 거유가 출렁이며 튀어나왔다. 그녀의 유두는 빨간색으로, 레드와인의 안주로 제격인 듯했다.


"왕복 택시비 줄테니까 빨리 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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