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83화 〉누나 친구한테 따먹힘 * (83/201)



〈 83화 〉누나 친구한테 따먹힘 *

[세상에반상회 || 나도 자각몽 해봤는데 세이브로드 가능함. 근데 야한 거 하려고 하면 자꾸 튕김 ㅡㅡ]
[다옹 || (흐흫... 콘)]
[식객누렁이 || 꿈 삽니다. 나도 대물 쥬지 먹어볼래]
[...음미 || 자각몽은 아닌데 군대에서  때마다 남군 장교 개따먹음]
[WaguWagu || 조루남 좋지]
 Iden || 현실은 아님. 세워야 박는데 금방 쭈그라들어서 못하게 됨.  감질 남]
[Macaron || 쿠퍼액 사정 하는 남자가 진짜 있긴 함?]
[  ㄴ 사막에서우산... || 내 남친이 함]
[시곗소리 || 이 새끼 아침에 팬티 빨았겠네 ㅋㅋㅋ]
[121.140 || 이년 남동생 도촬사진 올리는 년인데... 실제로 남동생한테 저질러버린 거 아님?]
[  에이요 || 쿠퍼액 사정 얘기하는 거 보니까  망상일 듯]
[야생무시ㄴ || 흑형 사먹어봤는데 확실히 대물이 아프긴 했음. 자궁 두드려대는  볼라 아픔;;; 이년 꿈 리얼하게 꿨네]
[  무핀 || 사먹충;;]


'꿈'이라고 해서 그럴까. 반응이 시원치 않았고 무엇보다 신재연이 듣고 싶은 '대답'이 없었다.

신재연은 궁금했다. 이들이 남동생의 심중을 어떻게 헤아릴지.


그리고 듣고 싶었다. 남동생이 실은 '괜찮을 것이다'란 '대답'을.






[남동생이랑 싸웠는데 남동생 기분 어떨  같음? || 사축누렁이]


남동생한테 못된  저질러버림
어느 정도냐면 징역 살 정도
그래도 남동생은 괜찮다고 없었던 일로 하자고 그럼
방금 전에도 아무렇지 않게 통화함
내 남동생 괜찮은 거 맞을까?


[Qwe23 || 레즈야... ㄹㅇㄱㄱ 저질렀누]
[야설마스터 || 아까 자각몽 어쩌구 한  진짜였냐구 ㅋㅋㅋ]
[ㄹ첩 || 마니똘래즈가]
[EUroPa4 || ㅋㅋㅋㅋㅋ 결국 저질러버린 거시야?]
[모하비배달부 || 장붕이쉑 뉴스에 나와겠누]
[ASANAGI || 남동생과 진심 임신 파워 야스... 퍄퍄]
[파란누렁이 || 오우섬]
[여름이용돈 || 먼데? 남동생 주먹으로 피스팅이라도 함?]
[끼요오옷 || ㅋㅋㅋ 괜찮겠냐 상식적으로]
[유니콘 || 남동생쟝 좋아했는데... 이젠 동정 아니야... 사랑했다 남동생쟝... 넌 이제 '탈락'이야]
  enlwutlqkf || ㄹㅇㅋㅋ]
[오로라 || 남동생한테도 똑같이 하라고 하셈. 그럼 서로 주고 받은 거니까 쌤쌤임]
[   Vergil || 마갤의 솔로몬 ㄷㄷ]
[마리여친 || 레즈야... 드디어 저질렀누 ㅅㅂ ㅋㅋ]
[헨젤과그라탕 || "진짜 광기"]
[Qwer1234m || 역겹네;;]
[우효임 || 한강물 온도 재자]
[전설의승부사명구 || 5]





하지만 이번도 듣고 싶은 '대답'을 듣지 못했다.




* * *




'아, 오빠 보고 싶다...'

신재희는 오늘 하루 종일 일에 집중이 안 됐다.


[후. 후. 재희야. 상영관 청소 들어갔어?]

허리에 꽂고 있던 무전기로 정수린의 바람 부는 소리와 목소리가 들려왔다.

"후. 후. 들어갈 거."


신재희는 무전기로 답변해줬다.


상영관 입구에서 대기하던 그녀는 얼른 상영관으로 들어갔다.


마지막 손님이 상영관 출구로 나가는 게 보였다.


영화 엔딩크레딧이 올라가면 딤머등이 켜지고, 손님이 다른 스태프의 안내를 받아 퇴장했다. 청소도 그와 동시에 시작했기에, 보통 청소하기 위해 들어서면 많은 손님이 퇴실하려는 모습이 보이기 마련이었다.

이번에는 좀 멍 때리느라 투입한 시간이 늦었다.


그래도 야간이라서 손님도 적었고, 마찬가지로 쓰레기도 적었다. 다른 손님이 입장하기 전에 청소를 완료할 수 있을 거였다. 빗자루와 쓰레받이를 들고 청소를 시작. 손님이 버리고간 음료수컵과 팝콘컵을 치웠다.


청소를  마친 신재희는 쉬는 시간이라 휴게실로 향했다.


정수린도 쉬는 시간이라 휴게실에 들어왔다.

정수린은 의자에 앉아서 롤 영상을 보기 시작했다.

'저 녀석, 많이 변했지. 남친이라도 생긴 건가?'

처음 정수린은 비호감이었다.

말도 소심하게 작게 하고, 자신을 꾸미지도 않았다. 심지어 신재준과 단둘이 같은 공간에서 과외를 받기까지 했다.


그런데 지금은 나름 호감이 갔다.

외견부터 달라졌다. 음침하게 길기만 했던 머리카락의 스타일부터 싹 바꿨다. 예쁘게 웨이브를  헤어스타일. 창백한 얼굴에는 생기를 돌게 하는 옅은 화장을 더했다.

이전에는 괜히 세상 만사가 싫은 찌푸린 얼굴을 하고 다니곤 했는데, 요즘엔 좋은 일이 많은지 웃고 다니는 일이 많아졌다.


신재준과 과외를 하는 게 괘씸하긴 한데, 이제 신재준은 자신의 남자였다. 시험에서 좋은 점수를 따야하는 조건이 있지만, 키스와 섹스를 할 수 있는 사이가 됐다. 신재준에게 과외를 받는 정수린이 부럽지가 않게 됐다.

예전에 정수린은 신재희와 대화할  눈치를 살피고 소심하게 말했지만, 지금은 그러지 않았다.

지금은 정수린과 대화할 때, 답답함을 느끼지 않아도 됐다.


'개학하고 당분간 기미정 때문에 같이 다녀야하는데 다행이네. 예전 정수린이었으면 기미정이 아니라 내가 정수린 두들겨 팼겠지.'

신재희가 말했다.


"야. 너 남친이라도 생겼냐?"
"어? 아니."

정수린은 핸드폰에서 시선을 떼고 신재희를 쳐다봤다.


분명, 부정을했는데 뭔가 기분 나쁘게 히죽 웃었다.


"비슷해."
"비슷한  또 뭐야? 썸이라도 타는 거?"
"그렇지."
"누군데? 알바생이냐?"

정수린은 본판이 좋았고, 또 영화관 주인의 딸이라는  공공연한 사실로 알려져있었다.

요즘 자기관리를 하고 다니고 소심함도 대폭 사라지니, 다른 남자 알바생한테 번호도 따이고 데이트 신청도 받곤 했다. 신재희가 목격한 것만 몇 번이니, 자신이 안 보는 사이에 더 많이 받았을  같았다.


"아니,  모르는 사람."
"그러냐?"

정수린은 다시  영상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다리를 꼬았다.

신재희가 다시 물었다.

"근데 잘 생겼냐?"

정수린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엄청 귀여워."
"올. 사진 없냐?"
"사진 찍어둔 거 많았는데, 자기 사진 갖고 있지 말라면서 지우라고 하더라고. 그래서 다 삭제했어."
"그래?"

'엄청 귀여워도 우리 오빠만 하겠어?'

신재희는 정수린의 '그'가 자신의 오빠일 것이란 상상은 하지 못했다.

정수린이 '넌 모르는 사람'과 썸을 탄다고 말했던 것도 있었고, 신재준이라면 최아란 정도의 능력자와 사귀지 저런 예비 고1과 사귀진 않을 거란 생각때문이었다.

신재희는 최아란을 높게 치고 있었다.


'김하늘보단 최아란인가 하는 여자가  낫겠지. 오빠 말대로, 언니가 친구로 데려온 사람이기도 하고. 직장도 좋으니까.'

신재희도 다리를 꼬았다.


보지가 간질간질하고, 아랫배가 두근두근뛰었다.

'하아, 시발. 빨리 집가서 오빠 보고 싶다.'


신재준이 보고 싶었다. 이제는 건드릴 수도 있고, 키스도 가능하고, 섹스도 가능해진 오빠를.

입술이 두근거렸다.


신재준과 키스하고 싶었다. 오늘 아침, 입술에 닿았던 오빠의 입술이 닿은 곳이 아직도 열상처럼 옅게 남아있었다.

'시험에서 70점 받아야 키스해준댔지만... 오빠가  때 몰래 할  있어.'


신재연이 있을 새벽에는 하지 못했다. 그녀가 아침에 출근을 하면 가능했다.


그때부터 자고 있는 오빠를 독점할  있었다.


'오빠한테 미안하지만...'


내일 아침이 기대되어, 알바하는 동안 계속 멍을 때리게 됐다.






/ / /


나예성, 허현주 커플과 식사를 마치고 성연시로 돌아갔다. 언덕 위에 위치한 타운하우스에 방문했다.


"여기가 신혼집...이  누나의 집이지."
"오..."


3층짜리 집이었다.


'3층까지 청소하기 개빡세겠다.'

1층 거실 앞은 마당이 있는데, 그 너머로는 성연시 야경이 내려다보였다.


주변에 지어진 집들보다 이 집이 조망권이 좋아서 유독 비싸지 않을까 예상이 갔다.

"예성아. 누나는 담배 좀 피고 올게."
"임신했는데 좀 끊어라고."
"아, 응... 끊을게. 그래도 한 대만. 응?"
"하아... 피고 와."

허현주는 20살 어린 남자한테 잡혀사는 모양이었다.

 단둘이 남게 된 나예성에게 말했다.

"완전 팔자 폈네."
"누나 친구 중에 아직 짝 없는 누나들 좀 있던데. 소개시켜줘?"
"아줌마는 좀."
"큭큭, 그게 보통이긴 하지."
"1층은 거실 겸 부엌이고. 2, 3층이 생활 공간인가? 노인이 살기는 불편하겠는데? 어린아이들도 계단 때문에 위험할 것 같고."
"나도 그 생각함."
"위  좀 구경해도 되냐?"
"물론 되지. 가자."

2층에는 서재와 침실이 있었다.


서재에는 많은 책과 영화 디스크가 꽂혀져있었고, 한쪽 벽면에는 빔스크린이 내려와있었다. 천장에 빔프로젝터가 매달려있었다.

서재  한 쪽에 이동식 소파와 쿠션이 있는 걸 보면, 자주 영화를 보는 것 같았다.


서재를 나와 침실로 갔다.


"여긴 손님방인데. 나 여기서 살게 되모,  놀러오게 되면 자고 가고 그래라."
"그래. 오, 여기도 다 내려다보이네."
"위에 침실도 그래."

2층 침실에 남향으로  창문으로도 성연시 야경이 보였다.

'경치 하나는 기가 막히네.'


부감풍경이 좋은 만큼 시내로 내려가고 올라오기 번거로울 것이었다. 걸어서 이동하는  거의 동네 뒷산 등산하는 수준이었다. 여기 살려면 차량이나 전동자전거, 전동퀵보드 등이 필수일  같았다.


"3층도 가볼래? 일본식 욕탕도 있어."

3층에 마스터룸과 욕실, 발코니가 있었다.


마스터룸과 발코니 사이에는 턱이 높아 계단이 마련돼있었다.


발코니의 벽과 바닥에 타일이 붙어있고, 수도와 배수구가 있는  보면 소소하게 수영장으로도   있는 모양이었다.

'그냥 최아란하고 결혼할까.'

막내손녀라고 해도 CY그룹의 핏줄이니까, 이 집에 가깝거나 혹은 더 좋은 집을 얻을 수 있을지 몰랐다.

'좋은 집'에 대한 욕심이 하나도 없었는데, 막상 허현주의 집을 보니까 욕심이 슬그머니 생겨났다.

"재준아, 술 먹을래?"
"있어?"
"있지."
"이 새끼. 나랑 하늘이 빼고 술 먹어왔던 거냐?"
"너도 술 먹게 해주는 여친 사귀던지. 네 여친분, 재연 누나랑 동갑이라며. 그분한테  사달라고 하든가. 분명 너 따먹고 싶어서 좋다고 술 먹일 걸."
"그러려나."
"나도 그렇게 따먹혔고. 아, 물론 강간 당했다는  아니고."


나는 순간 허현주한테 따먹히는 상상을 해버렸다.

뚱뚱하고 나이 많은 여자가 내 위에서 몸을 흔드는 장면... 끔찍했다.

난 나예성의 성벽을 존경하게 됐다. 내가 할 수 없는 것을 해버리는 그가 대단했다.


나예성은 2층 서재에 있던 와인 셀러에서 레드와인 한 병을 꺼냈다.

"막 먹어도 돼? 비싼 거 아님?"
"여기 있는 건 안 비싸. 1병에 1만 원, 2만 원? 그리고 누나 꺼가 다  꺼라서 멋대로 마셔도 돼."
"허... 그러냐."


나예성은 오프너로 능숙하게 코르크 마개를 오픈했다.

그는 와인 라벨이 내게 보이도록 쥐고는, 와인 잔의 볼록한 부분까지만 채워주었다.


나예성은 자신의 잔에도 따르고, 잔을 돌려 와인을 회오리치게 만들었다.

"지금 내가 하는  스월링이란 건데. 공기에 접촉시키면 향이 풍부해진다고 함."
"그래?"

난 그가 하는 대로 따라했다.


그리고 잔의 몸통끼리 짠 부딪쳤다.


레드와인을 마셨다. 과일향과 나무향, 약간 고무 탄 냄새와 혀에 붙는 약간의 끈적임. 맛있었다.


허현주가 1층에서 부르는 소리가 났다.

"예성아?"
"누나, 우리 와인 먹는 중. 누나도 먹을래?"
"난 너희 집에 바래다줘야지."
"알았어. 음주운전하면 안 되지."
"아니, 한 모금만 마실까?"
"안 돼."

놀러왔는데 바로 떠나보내기 뭐했는지, 나예성이 영화를 보자고 했다. 서재에서 영화 한 편을 보았다. <기생충>이란 영화였다.

'오늘은 영화를 두 편이나 보네.'


나예성의 집에서 김하늘 껴서  번.

나예성의 곧 살게 될 집에서 허현주 껴서 또 한 번.


<기생충>의 하층민 가족은 꼭 '오석준 때의 삶'과 '신재준네 가족'을 떠올리게 했다.

부잣집 가족은 최아란을 떠올리게 했다.

가난한 주인공 가족 중 아들은 부잣집의 딸과  돼서 일원으로 편입될 뻔했다. 하지만 일이 어그러졌고, 망쳐버렸다.


'그래, 내 주제에 맞게 살아야지. 최아란이랑 결혼은 무슨.'


최아란은 역시 분에 넘친다. 저 영화처럼 배드엔딩이 기다리고 있을 듯했다.

나는 영화를 보면서 신재연에게 늦는다고 톡을 보내뒀다. 그녀가 걱정할까봐.


영화가 끝난 시각은 밤 12시였다.


"누나, 우리 슬슬 가야 될  같은데."
"바래다줄게."

허현주는 아줌마였지만 착한 듯했다. 음주운전하지 않기 위해 우리처럼 술도  마셨고.

"마지막에는 뭐였던 거지? 결국 해피엔딩이야? 아니면 배드엔딩이야?"
"그냥 망상 아닌가? 주인공 가족들, 나이가 그대로던데. 몇  만에 그  살 돈을 모을 수는 없었을 것 같은데."
"아,  또 해피엔딩인 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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