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55화 〉소꿉친구한테 따먹힘 (55/201)



〈 55화 〉소꿉친구한테 따먹힘

<윤지 - Go Back>

[오늘 아침에 유난히 네 얼굴이 밝아보여.]
[십 년 넘게 보아온 네 얼굴이 오늘 따라 멋져 보이는 거야.]
[여태 숨겨왔던 내 마음을 주체할 수 없게 돼버린  같아.]

김하늘은 사랑 고백하듯 노래를 불렀고, 신재준은 그것에 흡족한 표정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정수린은 일부러 또각또각 소리를 내며 노래방 문을 열고 나왔다.


오빠가 어디 가냐고 붙잡아줄 것을 기대했지만, 오빠는 김하늘한테 정신이 팔렸는지 그러질 않았다.


'아니면... 오빠도 내가 꺼져주길 바래서, 내가 나가는 것을 알면서도 안 붙잡은 것일 지도.'


김하늘처럼 말이다.


'누가 우위에 있는지 모르나 보지?'


노래방 화장실에 들어갔다.

세면대, 소변기 한 개와 좌변기  개가 있는 좁은 화장실이었다. 내부에선 문을 잠글 수 있었다.


오빠한테 전화를 걸었다.

한참 있다가 전화를 받았다.

[왜?]


복도로 나왔는지, 주위 노래 소리가 작게 들려왔다.

"화장실로 와."
[뭐?]
"노래방 화장실로 오라고."

전화를 끊었다.


그러자 잠시  오빠가 화장실에 들어왔다.

"문 잠가."


오빠는 쭈벗거리면서, 눈치를 살폈다.


그리고 문고리의 가운데 버튼을 눌러 문을 잠갔다.

'그래, 이거지. 오빠는 내 눈치를 봐야 돼. 이 모습이 어울려.'


"내 입술 빨아."
"수린아... 화, 화났어? 왜, 왜 그래?"
"화  났으니까, 시키는 대로 좀 해, 시발놈아."


오빠가 두려움에 떨었다.

강하게 명령하니 결국 따랐다.


입술을 물고 빠는 흡입이 느껴졌다. 좋아하는 남자가 입술로 입술을 빨아주다니. 기분 좋았다.

'어제는 내가 너무 미적지근 했어. 그러니까 오빠도 날 우습게 보잖아. 강하게 나오니까 지금처럼  따르고.'

오빠가 입술을 떼고 화장실 바닥에 침을 뱉었다.

"맛이 어때?"
"약맛 나..."
"다음에는  좋은 걸로 사야겠더라고."


정수린은 거울을 쳐다봤다.

오빠한테 빨린 입술 부위에 틴트가 지워져있었다.

"야. 새로 바르게  빨아, 시발."
"수린아..."
"어서. 아니면 따먹힐래?"


오빠의 눈이 촉촉해졌다. 울려고 시동을 거는 것이었다.

'역시 오빠는 울어야 꼴려.'

"바지 벗어."
"아, 아니야. 빨아줄게..."

눈물  방울, 오빠의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오빠는 서둘러 입술을 다시 들이댔다.


입술 구석구석을 입술로 물어 빨고, 입술 떼어 틴트가  벗겨졌나 확인하고.

안 벗겨지자 다시 입술을 물어 빨고. 떼어 확인하고. 그러다가 입가쪽 틴트가 잘 안 벗겨지는지 혀를 내밀어 핥짝이기까지 했다.


시골에서 사는 할머니 집에 개가 떠올랐다.

 녀석은 정수린이 마루에 누워있노라면, 그 마루에 뛰어올라와 정수린의 뺨을 핥다가 입술에까지 혀를 핥기도 했다.

'생각해보면 내 첫키스 상대는 인절미인가...'

 이름이 인절미였다.


퉤.


틴트가 맛이 없었는지 오빠는 다시 침을 뱉었다.


"돼, 됐지? 나 이제 갈 거야."
"누구 맘대로요. 기다려요."


정수린은 숄더백에서 틴트를 꺼냈다. 세면대 거울을 보며 발랐다.


살색처럼 연했던 입술이 분홍빛이 돌며 생기가 더해졌다.


거울을 통해 고개를 떨구고 눈물을 한 방울 한 방울 떨구는 오빠를 쳐다봤다.


실제로 보는 것과 거울을 통해서 보는 것은 느낌이 묘하게 달랐다.

"오빠, 김하늘이 그렇게 좋아요?"
"..."
"대답하라고, 시발아. 진짜 여기서 따먹어버린다?"
"으, 응... 좋아..."
"하아... 그럼 김하늘하고 키스하는 것까지는 봐줄게."

'어차피 김하늘한테 첫키스 빼앗겨버린 거.'


"대신 오빠가  보지 사용해서 사정한 수만큼 키스 허용이에요."
"그, 그게 뭐야..."

'이럼 나랑 더 많은 섹스하는 걸 원하겠지? 나랑 많이 하다보면 결국 나한테 빠질 거고.'

살을 주고, 뼈를 취한다.

그런 종류의 수법이라고 내놓은 것이었다.


"오빠, 기억해요? 제 보지로 몇 번이나 쌌는지?"
"몰라..."
"하긴. 나한테 엉망진창으로 따먹혔으니. 제정신이었겠어? 모르면 어쩔 수 없지. 그럼 이 다음부터 사정한 걸로 카운팅할게요."
"하, 하늘이 방문 앞에서 2번..."
"네?"
"하늘이네 손님방에서 6번..."
"히힣... 그걸  새고 계셨어요?"
"어제 우리집에서 3번..."


그 숫자를 다 기억하는 거보면, 오빠가 섹스하는 순간순간을 다 기억한다는 거 아닌가.

정수린은 마음에 들었다.

"11번? 이야. 우리 떡 진짜 많이 쳤다, 그쵸?"
"흐흑..."
"김하늘하고 키스 11번, 허락해준다. 시발.  기분 더러운데, 오빠를 위해서라면 이 정도 허락해줄게요. 대신 내 눈 앞에서만 키스해야 돼요. 당연히 김하늘하고 섹스는 안 돼고. 사귀는 것도 안 돼고. 절대."


오빠가 흐른 눈물을 손으로 닦으려고 했다.

정수린은 오빠의 손목을 잡아당겼다.


"물로 씻어요. 손으로 문질렀다간 눈가 붓겠다."


오빠 쓰라고 세면대 앞을 비워주었다.

고개를 숙인채 세수를 시작한 오빠.

뒤로 내빼진 엉덩이가 탐스러워보여 주물렀다.


오빠가 흠칫했다. 하지만 거부감 보이지 않고 세수를 이어나갔다.


세수를 마친 오빠의 얼굴은 물기로 번들거렸고, 물기 먹은 입술은 뭐라도 바른 것처럼 새빨개졌다.

"오빠도 틴트 발라줄까요?"
"뭐? 내가  발라?"
"비유해서 말한 거야. 저 보고 똑바로 서봐요."


오빠는 눈치보듯 쳐다봤다가 얼른 시선을 내려까렸다.


정수린은 혀를 내밀어 오빠의 입술 주름 하나하나를 느꼈다.

그러고 확인해보니 별로 티가 안 났다.


'뭔가 싱거운데.'

정수린은 원피스 스커트 안에서 팬티를 끄집어내리고, 스커트를 끌어올렸다.

그리고 좌변기에 앉아 다리를 벌렸다.


일직선으로 아물린 대음순이 슬쩍 벌려지면서 소녀의 분홍빛 속살을 드러냈다.

애액으로 번들거리고 있었다.

"빨래요? 바를래요?"
"뭐?"
"나야 오빠가 빨아주는 게 더 좋은데."


지이이잉. 그때 오빠의 바지주머니에서 핸드폰이 진동했다.

"김하늘인가 보네? 맞죠?"

오빠는 발신자를 확인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받아봐요."
"...여보세요?"
[뭐하냐? 큰 거냐?]
"어."

스피커 모드는 아니었지만, 바로 옆에서 엿들을 정도의 소리였다.

정수린은 오빠의 빈 손을 가져와서 자신의 보지를 더듬게 했다.


손으로 자위할 때는 이렇지 않은데, 오빠의 손을 이용하면 굉장히 기분 좋았다.

[수린이도 간  같더라.]
"말 없이?"

찔꺽찔꺽.

[응. 빨리 와. 혼자 버려진 것 같다고.]
"알았어."
[즐똥!]


전화가 끊겼다.

"오빠를 애타게 찾고 있나 보네요. 빨리 돌아가야죠? 어서 발라요."


오빠가 두 무릎을 더러운 화장실 바닥에 대었다.


허벅지 위로 손을 올려놓더니, 그 입술을 보지에 비볐다.


"하아... 시발."

오빠의 입술이 보지에 닿자마자 온몸에 전류가 흐르는 듯했다.

오빠는 자리에서 일어나 입술에 묻은 애액을 손등으로 훔쳤다.

"에헤이. 아깝게."
"나 간다..."
"네. 저는  있다가 들어갈게요. 그때부터 김하늘하고 키스해도 돼."
"지금은 안 할 거야..."
"그래요? 하지만 내 눈앞에서만 하셔야 되는데? 이번처럼 제 눈앞에서 키스할 기회, 별로 없을 텐데요?"
"나 숫자 제대로  테니까... 11번만 키스할 테니까... 봐 줘...  없는 곳에서 하늘이랑 키스하면 안 돼..?"

'생각해보면 오빠가 김하늘하고 키스하는  보기 싫기도 하고.'


"...쩝. 알았어요."


그래도 혹시 몰라 안정장치를 설치해두기로 했다.

오빠의 대물 자지를 바지 위로 매만지면서 속삭였다.


"오빠, 김하늘을 정말 좋아하면요. 이 더러운 걸레 자지로 김하늘 보지 쑤시면 안 되는 거... 알죠?"
"뭐...?"
"복창해봐요."
"뭐...?"
"'더러운 걸레 자지라서 김하늘 보지에 쑤실 자격이 없어졌습니다.'"
"더, 더러운 걸레자지라서 하늘이 보지에 쑤시면  됩니다..."

진심으로 오빠의 마음에 새겨진 걸까.

오빠가 흐느껴 울기 시작했다.

"흐흑..."
"뭐... 좀 다르게 했긴 한데 인정해드릴게요. 그럼 전 집에 갑니다."

오빠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  붙잡아봐요."
"조, 좀만 더 같이 놀다 가... 흐흑..."
"아니, 됐어요. 재미없어. 오빠랑  둘이 놀아야 재밌을 텐데, 김하늘 시발년이 눈치 없이 안 빠지네. 제가 먼저 나갈 테니까, 오빠는 세수하고 나가요."

정수린은 화장실에서 나와 복도를 지나쳤다.


노래방 유리문을 통해 김하늘이 노래를  부르고,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는 모습이 보였다.

'븅신.'


자신을 무시한 김하늘한테 한 방 먹이자 속이 후련해졌다.



/ / /





'웃긴 애라니까.'

나는 세수해서 눈물을 닦았다. 이래도 눈가가 빨개진 건 어쩔 수 없었다.


입술에 묻은 애액을 핥았다. 짭짤했다.


'별 걸 다 시켜.'

오늘 정수린이 보여준 '변신'은 꽤나 먹음직스러웠다.


헤어스타일이며, 코디며, 화장이며.

'스스로 예뻐지려고 노력하는 건 좋은데... 자기랑 섹스한 만큼 김하늘과의 키스 허용? 그리고 '복창'시킨 것도 좀... 오글거려서 힘들었네. '더러운 걸레자지라 김하늘 보지  쑤십니다'? 진심인가? 그걸 하면 내가 김하늘하고 섹스  할  아는 건가?'

어제도 나보고 섹스를 막 즐기라고 그랬었고. 애가 망상이 심했다.

'실컷 따먹었는데 버릴까. 그래도 오늘 꾸민 걸 보니까 버리긴 아까운데... 재희처럼 고쳐쓸 수는 없을까.'

지금 당장은 고쳐  방법이 떠오르질 않았다.


천천히 생각해보기로 했다.


'슬슬 하늘이한테 돌아가야지.'

노래방으로 돌아갔다.


김하늘은 내 얼굴을 보더니 눈이 커졌다.


'역시 운 거  났나 보네.'

"울었어? 이야. 내 노래 듣다가 중간에 나가더니... 감동해서 그런 거였구나?"
"뭔 개소리야. 노래나 불러."
"재준아, 드디어 우리 단 둘이 됐네?"
"뭐라는 겨."

<킵합 듀오 - 동전 두  (Remix Ver.)>


노래방 조명이 어두워지고, 미러볼이 어지럽게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김하늘은 템포를 잔뜩 낮추었다. 본래는 빨랐어야할 비트와 멜로디가 잔뜩 늘어졌다.


그녀는 마이크를 꺼두고 내려놨다.


정수린까지 3명이 앉아도 넉넉한 좌석이었는데, 김하늘이 엉덩이를 바짝 붙어와 답답해졌다.


내가 엉덩이를 떼어 옆으로 옮기자, 김하늘도 덩달아 옮겨서 엉덩이를 붙여왔다.


"왜 울었어?"
"야. 떨어져라. 수린이 오면 어쩌려고?"
"걔 집에 갔을 걸? 그리고 우리가 키스하는 것도 빤히 보던 앤데, 이렇게 우리가 붙어있는 거. 들켜도 상관없잖아? 그런데 진짜 궁금하고, 걱정되고, 기대되고 그래... 어째서  거야?"


 이유라.


대충 그럴 듯한 것으로 둘러댔다.

"앞으로 너랑 인사도 안 하는 사이 될 줄 알았는데, 다시 친해졌잖아. 안심돼서..."
"우쭈쭈. 나랑 헤어질까봐 걱정이 했어요?"
"말투  그지 같네."
"크흠. 너 맘고생 시킨 거 미안했고. 얌마. 그래도 너도 이젠 알았겠지? 너한테 내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말이야."
"하아... 그래, 새끼야."
"우리 화해의 키스나 할까?"
"하지 마라. 그리고 좀 떨어져, 새끼야."

난 엉덩이를 옮기다가 결국 벽에 막히고 말았다.

김하늘은 엉덩이를 붙여 내 하반신을 봉인하고, 팔로 벽쿵해서  상방신을 봉인했다.


"야. 하지 말랬다..."

이런 상황도 좋았다.

달달한 관계인데 억지로 당하는 상황.


"우리가 아직 친구지만, 키스 정도는 할만큼 깊은 친구 사이 아니냐?"
"그런  어딨어?"

그런 건 여기 있다는 듯, 김하늘이 입술을 덮쳐왔다.

상냥하게  윗입술과 아랫입술을 입술로 물더니, 혀를 밀어넣었다.


'정수린 침이랑 애액 묻었던 입술인데...'

모르는 게 약이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었다.

내가 좀처럼 치아를 벌려주지 않자 입술을 떼고 말했다.

"우리 첫 키스 때처럼 하자."

첫 키스 때라. 그때는 서로 혀를 비비고, 서로 침을 주고 받고. 제대로 키스했었다. 그래놓고는 내가 말했다. '해보니까, 나는  안 좋아하는 것 같아.' 이러고.

"안 돼."
"왜?"


나는 그때에도 사용했던 대사를 써먹었다.


"누나가 하면 안 된다고 했어..."


내가 말해 놓고 두 주먹과 어금니를 꽉 쥐었다. 오글거렸다.


"그거 참... 재연 언니가 과보호가 심하네... 벌려 봐. 기분 좋을 거야."
"아니, 야... 웁..."


김하늘이 다시 키스했다. 내가 말하는 동안 벌려진 입 안으로 혀를 집어넣었다.


가만히 있는  혀를 휘감고 다시 철수했다.

김하늘은 내 뺨을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속삭였다.

"벌린 건 잘 했는데. 혀도 움직여봐. 더 기분 좋을 걸."
"그만해라. 이젠 안 봐줄 거야."
"자."

김하늘은 내 손을 잡아다가 자신의 가슴에 올렸다.

"싫으면 쥐어 짜. 내가 아파서 나가떨어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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