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3화 〉소꿉친구한테 따먹힘
신재희의 어감이 이상했다.
'김하늘네서 잤냐?'도 아니고 '김하늘 하고 잤냐?'라니.
전자는 그냥 그 집에 머물러 잤냐는 물음이고, 후자는 섹스했냐는 물음이지 않나.
돌솥은 여전히 뜨거웠다. 지글지글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재희야. 기껏 만든 비빔밥 타겠다. 얼른 비벼."
내 말에 신재희는 숟가락을 움직이긴 했다.
"예성이네서 잤어. 진짜."
"시발. 진짜지?"
"야... 내가 김하늘네서 자면, 그냥 김하늘네서 잤다고 너랑 누나한테 말하지 왜 속이냐?"
"흠."
생각해보니 굳이 예성이네서 잔다고 속일 필요가 있었나 싶었다. 김하늘네서 잔 것을 그대로 말하되, 김하늘의 부모님이 여행 떠났다는 사실만 교묘히 거짓으로 꾸몄으면 됐을 텐데.
"근데 내가 너한테 왜 그런 말 들어야하는지 모르겠는데."
"여동생이 오빠 걱정하는 건데, 하면 안 되냐?"
"걱정하는 건 고마워. 그런데 하늘이랑 내가 자든 말든, 네가 무슨 상관이냐고."
"아, 시발. 볼라 밥맛 떨어지게 하네."
신재희는 숟가락을 던지듯 놓았다.
"너 지금 뭐하는 거야."
"너야말로 뭔데? 김하늘하고 떡칠 거야? 아니, 이미 쳤냐?"
"하아... 떡 안 쳤고...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자. 내가 누구랑 섹스하든 말든, 네가 왜 신경 써."
"아니, 오빠는 남자잖아. 그러니까 걱정되는 거지. 시발, 내가 여동생으로서 오빠가 이상한 여자한테 코 꿰일까봐 걱정하면 안 되냐?"
"하늘이가 이상한 여자야?"
"어, 그년 충분히 이상해. 걔 어렸을 때 어땠는지 알아? 나한테 돈주면서 네가 쓴 일기장 엿보고 오라고 시켰던 년이야."
'김하늘, 그런 짓을 했었냐...'
"그건... 어릴 때, 철이 없을 때 그런 거겠지."
"아, 시발 답답해."
신재희는 가슴이 답답했는지 자신의 가슴 위를 때렸다. 박스티 밑에 노브라였던 폭유가 요동쳤다.
"재희야. 이제 그만하자. 알았어. 내가 이상한 여자한테 홀라당 넘어갈까봐 걱정된다는 거지? 걱정 마. 지금은 믿음직한 분 좋아하니까."
"하, 시발... 그건 또 뭔 개소리야?"
"아란 누나라고, 아까 말한 캠핑 같이 가게된 누나 친구야. 누나가 아무하고나 사귀겠어? 또 집에 데려오겠어? 그런 믿음직한 분 좋아하니까, 이제 걱정하지마. 떡을 쳐도 제대로 된 분과 떡칠 거니까 네가 걱정할 필요없어."
"아니... 하아... 씨."
신재희는 뭐라고 말을 하려다가 입을 다물었다.
"그래, 너 좋을 대로 떡쳐, 시발."
그렇게 말하더니 잘 비빈 비빔밥을 크게 떠서 작은 입에 집어넣었다.
햄스터처럼 볼을 부풀려서 우물거리는 게 자기 언니랑 똑닮았다.
'음. 내가 잘못한 건가?'
신재희는 겉으론 툴툴대지만 '신재준'을 신경 써주고 있었다.
'너 잘못했지? 날 때려.'가 먹힌 것도 신재희가 자기 오빠를 생각하는 마음이 있었기에 먹혔던 것일 터였다.
그런 신재희가 단 하나뿐인 오빠가 이상한 여자한테 빠지진 않을까 걱정하는 건 당연했다.
또한 이 세계는 남자가 조신해야하는 세상이니, 내가 몸을 함부로 굴릴까 걱정하는 것도 이해가 됐다. 신재희가 표현을 너무 적나라했던 거지, 날 걱정해서 한 소리일 거였다.
나는 미안함을 담아서 여동생의 어깨를 주물러주었다.
"재희야. 걱정해주는 건 고마웠어... 그런데 하늘이가 그렇게 싫어?"
신재희가 김하늘한테 자격지심을 갖고 있다는 건 예전부터 알고 있었다.
신재희는 입안 가득 밥을 먹은 상태이기에 말소리를 낼 수 없었다. 고개를 끄덕였다.
밥을 꿀꺽 삼키더니, 자기 어깨를 안마해주던 내 손을 자신의 유방 위로 잡아내렸다.
"새벽에 퇴근해서 마사지 못 받았잖아. 풀어줘."
"너 밥 먹잖아."
"괜찮아. 오빠 나가야 된다며."
"아니, 나갈 때까지 시간은 있는데... 그냥 지금 해줄게."
생리 때문에 웅얼 진 여동생의 가슴을 주물러주었다.
'아. 여동생하고 누나의 가슴 마사지 해주는 게 당연한 게 됐네... 이것도 버릇 잘 못 들인 것 같은데...'
이것도 그냥 내가 나중에 별거하게 될 때까지만 해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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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너무 성급했어. 재준이가 나 말고 다른 여자랑 사귀겠냐고.'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다른 여자친구가 생기지 않으면 재준이가 사귀어줄 거라고 했다.
'그래도 빨리 사귀고 싶은데. 지금부터라도 추억 안 만들면 나중에 아까울 게 분명하잖아.'
학창시절은 지금 이 순간 뿐이었다. 학창시절에만 할 수 있는 연애는 지금 밖에 하지 못했다.
김하늘은 시간에 맞춰 데이트 복장을 차려입었다. 치마가 짧은 스웨터 원피스. 다리는 커피색 스타킹.
화장을 연하게 한 뒤, 향수도 손목과 목에 뿌렸다.
위에 재킷을 걸치고 전신거울을 보니 스스로가 봐도 예뻤다.
예뻤던 김하늘의 표정이 찌푸려졌다.
'정수린하고는 왜 놀아?'
정수린에게 위기감을 느낀 적이 없었다.
정수린은 소심했고, 믿음직한 구석이 하나도 없었다.
반반하게 생기긴 했지만, 삐적 말랐다.신재준이 정수린에게 반할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혹시 몰라서 신재준에게 종종 '과외 외 시간에 정수린하고 놀기도 하냐?'하고 떠보았다. 그때마다 신재준은 그렇지 않다고 대답했다.
예외적인 상황이라면 지난 토요일 새벽 때. 자신이 만든 치맥 먹는 자리였다.
'과외가 이번 주가 3주일차잖아. 친해져서 따로 만나 놀만도 하지.'
그런데 자꾸만 의심이 드는 것이다.
공교롭게 자신과 트러블이 있었던 바로 그 다음날인 오늘 정수린과 놀기로 해서 그랬다...
'설마 나 말고 정수린한테 갈아타려는 건 아니겠지?'
그런 일은 있어선 안 됐다. 그리고 말도 안 됐다.
'나랑 재준이랑 보내온 세월이 얼마나 되는데...'
어렸을 때, 딱 한 번 만났던 정수린하고는 비교가 안 됐다.
슬슬 나가야 약속시간보다 일찍 도착할 수 있을 거였다.
정수린에게 개인톡을 보냈다.
(나) [수린쓰]
(나) [나랑 같이 가쉴?]
정수린 [넵]
정수린 [103동 현관으로 갈게요]
(나) [오냐]
(나) [거의 다 오면 연락 좀]
정수린 [넵]
얼굴을 살피며 어색해보이는 화장을 조금씩 고쳤다.
핸드폰이 진동했다.
정수린 [언니 이젠 내려오심 될 듯 ㅎ]
김하늘이 방 밖으로 나오자, 거실에서 드라마를 보고 있던 부친이 쳐다봤다.
그는 딸이 힘줘서 꾸민 모습에 박수를 쳤다.
"재준이랑 데이트 가니?"
"데이트는 무슨. 그냥 시내에서 놀려고."
"뭐야? 아직도 안 사겨?"
"사귀긴 뭘 사겨. 그냥 친한 친구야."
사실이 이미 고백했다가 실연당한 상태였다. 그걸 말해봤자 아빠한테 놀림만 당할 게 뻔했기에 알려주지 않았다.
또한 분명 친한 사이인 정수린네 아저씨한테 말할 것이고, 그 아저씨는 또 자기 딸인 정수린한테 알려줄 가능성이 컸다.
'정수린한테 내가 실연당한 거 알려지면 자살해야지.'
"너 그러다가 다른 여자가 재준이 채가면 땅치고 후회한다?"
"그럴 리 없을 걸."
"후회할 것 같은데."
"아, 뭐라는 거야. 놀다올게요."
"올 때 베라. 늘 먹던 맛으로 사다줘요, 딸."
"아, 네."
드레스룸에 들려 신발장에서 구두를 꺼냈다.
'아씨. 발 춥고, 아플 건데... 됐어. 신자.'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갔다.
'으, 개추워.'
꾸밈을 중시하다보니 기능이 떨어졌다. 스타킹을 신은 아래는 괜찮은데, 위는 추웠다.
김하늘이 내려올 타이밍에 맞게 103동 현관 앞에 도착한 정수린이었다.
"오, 수린이. 머리 예쁘게 했는데?"
"히힣... 그, 그래요?"
정수린은 앞머리에 펌을 줘서 옆으로 정리했다. 허리까지 닿았던 긴머리는 롤링펌을 준 상태였다.
평소 대충 걸쳐입던 외투나 바지차림이 아니라, 봄에나 입을 법한 땡땡이 원피스에 분홍색 가디건을 걸치고 있었다. 다리는 무려 맨다리였다.
심지어 분홍색 굽 높은 구두를 신었는데, 굽 입는 구두를 처음 신은 건지 걷는 꼴이 마치 만취한 사람 같았다.
화장도 연하게 한 얼굴. 평소의 창백한 얼굴이 붉은 볼터치가 더해져 생기가 도는 듯해, 이전보다 배는 예뻐보였다.
'이 새끼... 화장은 잘 했는데, 나머지가 심하네...'
정수린의 꼴은 신재준에게 잘 보이려고 꾸민 티가 적나라했다.
너무도 노골적인 게 도리어, 둘의 관계가 아무런 관계도 아닐 것이란 걸 입증했기에 김하늘은 안심이 되었다.
잠깐이나마 정수린 따위한테 경계심을 느낀 스스로가 우스웠다.
그리고 자신보다 더 적극적으로 꾸민 정수린에게 동정심이 들었다.
"인마. 지금이 봄이냐? 안 추워?"
"으으... 괘, 괜찮아요..."
정수린은 턱을 와드드드 부딪치고 있었다. 근육을 움직여 체온이 오르길 몸이 바라고 있는 것이었다.
"너 힐 처음 신어본 거냐?"
"네..."
"너 그 꼬라지로 돌아다니면 감기 확정에, 발에 까지고, 물집 잡히고 지랄 날 걸?"
"언니도 마찬가지 아니에요? 으으..."
김하늘도 춥긴 했다. 높은 굽의 구두를 신었고.
'이 녀석, 날 경계하네.'
정수린의 시선을 보고 김하늘은 피식 웃었다.
"네가 원하면 그렇게 해라."
'재준이, 애는 과외하라니까, 애 하나를 꼬셔버렸네. 정수린, 애는 재준이한테 동정표 얻을 작정인가? 그럴 작정이었다면 대성공하겠네.'
"그럼 가자."
김하늘은 또각또각 당당하게 걸었다. 그 뒤를 따르는 정수린은 이를 악물고, 어색한 발걸음으로 뒤따랐다.
"어, 언니. 천천히 좀 가요."
"여자랑 발 속도 맞추고 싶은 생각은 없는데."
"그럼 먼저 가세요."
'어쭈? 삐졌나?'
김하늘은 걷던 속도를 늦췄다.
걸음을 처음해보는 사람처럼 조심스럽게 걷던 정수린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수린아. 과외하는 동안 재준이가 내 얘기 안 하디?"
"음... 딱히 안 하시던데요..."
"흐음... 그래?"
'지금 이 녀석 상태를 보면, 절대 내 부탁을 안 들어줄 테지만...'
"과외하면서 나 좋은 사람이라고 좀 말해줘."
"네? 제가요?"
"어, 네가요."
"그, 그냥 수업 받기도 바빠서요. 새, 생각나면 언니 칭찬할게요."
'퍽이나 네가 내 칭찬해주겠다.'
성연CGV 정문에 들어갔다. 약속시간보다 20분은 일찍 나올 생각이었는데, 정수린의 걸음 속도 때문에 10분은 더 걸렸다.
신재준은 약속시간이 10분 전인데도 나와있었다. 후드 달린 점퍼와 깔끔한 옷차림이었다. 얼굴이 되니까 옷을 대충 입어도 10대 모델이 화보를 찍던 도중 나온 것 같았다.
"야. 가봐."
"아니, 가긴 뭘 가. 분명 여친 있게 생겼고만."
"찔러는 보라고, 병신년아. 킥킥킥."
신재준은 핸드폰을 들여다보고 있었는데, 멀지 않은 곳에서 3명의 여자 무리가 신재준을 바라보며 아웅다웅하고 있었다.
모두 고등학생 같아 보였다. 꼴을 보아하니 신재준에게 전화를 따고 싶어하는 친구 하나를 나머지 둘이 등 떠미는 분위기였다.
김하늘은 걸음을 빨리 해 그들을 지나쳐 신재준에게 다가갔다.
안 그래도 남자치고 작은 키의 신재준보다 5cm는 더 컸던 김하늘이었다. 구두까지 신으니 신재준의 정수리가 다 보였다.
신재준의 머리를 품 속으로 끌어안으며 말했다.
"요. 재준쓰."
"아, 뭐하냐."
신재준이 가슴 사이에 파묻힌 상태로 말하자, 그의 입김이 스웨터를 뚫고 들어왔다. 속살을 간질간질하게 만드는 입김이 기분 좋았다.
"뭐야. 여친인가?"
"휴. 안 물어보길 잘 했네."
신재준한테서 번호를 따려던 3인방은 지나쳐 에스컬레이트를 이용했다.
품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이 없자, 김하늘은 신재준의 뒤통수를 쓰다듬었다. 부드러운 머릿결이었다.
평생 독점하고 싶었다. 이 머리카락도, 신재준의 호흡도. 그의 미래도. 전부.
"저기, 떨어지시죠. 보, 보는 사람도 많은데..."
정수린의 목소리에 신재준은 품에서 벗어났다.
'아, 정수린, 시발년.'
품 속에 가득차던 신재준이 빠져나가자 허무감이 뒤따랐다.
'좋았는데...'
"수린이랑 같이 왔나보네? 근데 너희 둘 다 안 춥냐?"
"나 추위 잘 안 타."
"으으으... 저, 저도요."
김하늘은 걷다 보니 몸에서 열이나 추위를 참을만 했다.
하지만 정수린은 봄철에나 어울리는 데이트 복장이라 많이 추울 거였다.
화장에 가려져있지만, 정수린의 본래 얼굴은 창백할 것이고, 입술도 새파래져있지 않을까 싶었다.
"카페부터 가자. 히터 틀어져있겠지."
1층에 입점한 카페에 가보니 사람들로 꽉 차있었다.
음료가 맛있다고 소문난 곳이라 그랬다. 김하늘은 설명하지 않았다. 신재준과도 자주 찾아왔던 곳이라 그도 알고 있을 테니.
"2층 가자."
에스컬레이터에 몸을 실었다. 2층 카페는 밑층보다 한산했다. 뷰가 좋은 창가도 자리가 여럿 비어있었다.
창가 테이블 하나를 차지했다.
"수린아, 발 아프진 않아?"
"히힣... 괘, 괜찮아요."
"머리 예쁘게 했네. 보기 좋다."
"그, 그래요? 히힣..."
"근데 너무 가볍게 입은 거 아니야? 감기 걸리겠다."
"괘, 괜찮아요..."
"그래도 예쁘게 입었네."
"네, 넵... 히힣..."
'내가 꾸민 건 안 보이나?'
김하늘은 신재준을 신경 안 쓰는 척, 일부러 노메이크업에 간편복을 입고 그동안 시내에서 같이 놀았다.
하지만 이젠 적극적으로 그를 꼬실 생각이었다. 그래서 예쁘게 보이려고 잔뜩 꾸몄는데, 정수린한테만 칭찬하고 자기한테는 아무런 칭찬이 없으니 섭섭했다.
그렇다고 가만히 칭찬을 기다리는 건 김하늘의 심성에 맞지 않았다.
"야. 나는 달라진 거 없냐?"
"김하늘, 너도 예쁘게 입었네."
"데이트잖아."
"아, 예. 데이트."
그때 끼어드는 불순분자가 있었다.
"저, 저도 데이트요."
정수린이었다.
'이 새끼, 왜 자꾸 끼어들지?'
영화관 정문에서부터 분위기 파악 못하고 자꾸 방해하는 정수린이 거슬렸다.
"뭐 마실래? 내가 사줄게."
"나는 땡큐. 아메리카노."
"저는 바닐라 라떼요."
'정수린... 얘는 얻어마시면서 비싼 거 먹냐.'
아메리카노가 가장 저렴한 커피였고, 바닐라 라떼는 그보다 1000원 더 비쌌다.
김하늘은 잘 사는 집안이다보니 또래들보다 용돈을 많이 받기는 했지만, 성인이 되면 바로 독립하고 싶어 용돈 대부분을 저축하고 있었다.
저축하지 않은 돈으론 신재준하고 놀 때 사용했다.
'성인되자 마자 재준이랑 같이 살아야지.'
오래전부터 신재준과 최대한 늦게 사귀고, 사귄 뒤 몇 개월 만에 결혼할 생각을 갖고 있었다. 사귀지 않은 상태로 도와줘야, 신재준이 더 감사함을 느낄 테니까.
하지만 지금은 그 생각이 정반대로 바뀌어 신재준과 얼른 사귀고 싶었다. 그러자니 동거하고 싶은 시기도 앞당겨졌다. 독립한 뒤에는 동거까지 하고 싶었다.
결제하기 위해 기다리는데 뒤통수가 싸해졌다.
괜히 고개를 돌려, 일행이 있던 테이블을 바라봤다. 어째서인지 신재준이 자신의 입술을 문지르고 있었다.
'입술이라도 텄나?'
"카드 결제 완료됐습니다."
"네."
별 거 아니라고 생각해 고개를 다시 앞으로 돌리고, 직원이 내민 체크 카드를 돌려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