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화 〉과외 학생한테 따먹힘
정수린은 휴지를 잔뜩 뽑아 바닥에 떨구었다.
"오빠가 흘린 거 닦아요."
바닥에도 정액이 떨어져있었다.
"오빠가 싼 거잖아. 자기가 싼 거 치우라는데 불만있어요?"
난 눈물을 또르르 흘려내리고, 바닥에 엎드렸다. 휴지로 바닥 군데군데 하얗게 떨어져있는 정액을 닦기 시작했다.
지금 내 꼴은 정수린한테 절을 하는 모양새였다.
정수린의 작은 발이 내 머리에 올려졌다. 난 얼어붙었다.
"뭐해요. 닦아."
난 멈췄던 손을 다시 움직였다.
애완견을 쓰다듬고 싶은데 몸을 낮추긴 귀찮으면 그러듯, 정수린은 내 머리털을 발로 쓰다듬었다.
여자아이에게 인격을 무시당하는 듯한 것에 난 머리가 새하얘지는 아찔함을 느꼈다.
"오빠. 한 번도 자위 안 해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자위한 사람은 없대요. 사실 기분 좋았죠?"
"..."
바닥에 흘린 정액을 다 닦아냈다. 몸을 일으켜 정액을 훔친 휴지를 휴지통에 버렸다.
방을 걷는 동안 흉물스럽게 발기된 내 자지는 덜렁거렸다. 정색된 분위기에서 자지 혼자 우스꽝스럽게 슬랩스틱 코미디를 하는 것 같았다.
"제 앞에 서봐요."
난 '신재준'의 슬픈 기억과 감정을 재차 염탐했다. 볼을 타고 물줄기가 흐르는 게 느껴졌다.
정수린 앞에 섰다.
소녀는 내 자지를 잡고 위아래로 쓰다듬었다.
방금 사정한 까닭에 반쯤 발기가 풀렸던 자지는 다시 피를 공급받아 크기를 세웠다.
정수린은 쥐어짜듯 쥐어서, 자지 기둥 밑에서 아래로 올렸다.
그러자 요도에 남아있던 정액이 요도 밖으로 흘러나왔다.
"얌."
고개 숙인 정수린이 내 귀두를 입으로 물었다. 소녀의 허리까지 자라난 긴 머리카락이 앞으로 쏟아지며, 내 자지도 스치고 지나갔다.
뜨겁고 축축한 소녀의 입 안. 뾰족한 혀끝이 내 요도부를 괴롭혔다.
입술을 내 자지에 압착해, 진공상태로 쭉 빨아들였다. 난 허리로 영혼이 빠져나가려는 위기감 같은 걸 느꼈다.
"크윽..."
"쮸웁... 츄르릅... 후우..."
요도에 남아있던 정액을 빨아먹더니 입을 떼었다.
정수린은 자신의 침으로 번들거리는 귀두를 제 엄지로 매만졌다.
예민한 부위를 자극적 당하자 나는 손과 발 끝을 오므리게 됐다.
"기분 좋았죠?"
물론, 기분 좋았다.
하지만 반항해본다.
"더러워..."
"시발..."
정수린은 내 자지를 놓았다.
"옷 입어요, 수업이나 진행하죠."
'뭐지?'
내가 반항하면 화를 내며 덮칠 줄 알았더니, 오히려 상황이 소강상태에 들어갔다.
팬티와 바지를 차려입고 의자에 앉았다.
쓰윽. 쓰윽.
과외 수업을 진행하는 동안 정수린은 내 자지를 더듬었다.
"이제 연습문제 한 번 풀어볼래...?"
"네, 오빠."
정수린은 한 손으론 샤프로 연습문제를 풀고, 다른 손으론 계속 내 자지를 문질렀다. 바지춤을 뚫고 셔츠 속으로 파고든 자지.
소녀의 손길을 30분이나 연속으로 받으니...
"윽..."
자지가 꿀렁거리면서 정액을 토했다. 셔츠에 정액이 쏟아지는 소리가 퍼졌다.
"히힣... 또 쌌어요?"
난 수치심에 휩싸인 척 고개를 숙이고 이를 악물었다.
"정말 변태 선생님이라니까. 과외 도중에 사정을 두 번씩이나 하고."
정수린은 내 셔츠를 들췄다.
정액으로 흥건하게 젖은 셔츠 안쪽.
"후우... 정액, 은근히 중독성있네요. 향도 좋고... 맛은 별론데."
정수린은 셔츠를 물고 정액을 빨았다.
"쯉... 쯉..."
셔츠를 빨아먹으면서까지 내 정액을 좋아해주는 정수린이 사랑스럽게 느껴졌다.
소녀의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싶었지만, 강제로 당하는 입장에서 하기엔 어울리지 않은 짓이라 참았다.
정수린은 셔츠에 묻은 정액을 빨아먹은 뒤, 내 자지를 물고 요도에 남은 정액 찌꺼기도 모두 빨아마셨다.
내 하반신에서 고개를 든 정수린의 입술은 내 정액으로 번들거렸다.
정수린은 히죽 웃으며 입술을 혀로 핥았다.
그러더니 내 두 볼을 잡고 얼굴을 들이댔다.
아니, 이 여자야. 정액 빤 입으로 키스하려고?
나는 손으로 내 입술을 막았다.
"아, 시발."
키스가 막히자 얼굴을 잔뜩 찌푸리더니, 내 손바닥을 혀로 핥았다.
마치 키스를 하는 것처럼 내 손바닥에 마구 침으로 칠하는 변태 소녀.
싱겁게 물러났다.
나는 소녀가 갑자기 입술 박치기를 해올까 싶어 경계하며, 손바닥에 묻은 침을 바지로 닦았다.
"오늘 새벽, 기대해요."
"뭐...?"
"김하늘, 그 시발년 옆에서 따먹어줄 테니까. 알았어?"
정수린은 내가 김하늘을 좋아한다고 알고 있었다.
그런 김하늘 앞에서 날 유린할 거라니...
사악했다.
난 소녀의 사악함이 마음에 들어, 몸이 부르르 떨렸다.
"하늘이 옆에선 참아줘..."
"싫은데요."
"제발, 부탁해. 응?"
"어차피 닳는 것도 아니잖아, 시발. 그리고 당연히 김하늘 몰래 따먹을 거야. 그럼 됐지?"
"흐흑..."
"고마워해, 시발놈아."
정수린은 대답을 기대했던 게 아닌지, 내가 묵묵부답이어도 넘어갔다.
정해진 과외 시간이 끝났다.
가방을 챙기고 있자니 정수린이 뒤에서 날 끌어안아, 내 머리엔 자신의 볼을 비볐다.
"오빠, 남한테 도움을 청한다거나... 자살이나 자해 같은 거 할 생각이나... 그런 거 하지 마요. 겨울방학이 끝날 때는 풀어드릴 테니까. 그때까지만 참으라고요. 아셨죠?"
아마 겨울방학이 끝나고 새학기가 시작되면, 약속을 저버리고 'xx날까지만 더 참아요, 오빠.'하면서 기한을 늘려댈 것 같지만...
"알았죠, 오빠? 싫으면 평생 내 장난감하든가요."
난 고개를 끄덕였다.
하도 울어대니 눈이 부었다.
'바로 김하늘의 집으로 가자.'
이대로 김하늘의 집에 가서 자극을 주는 것도 괜찮아보였다.
거실로 나갔다. 클래식 음악을 틀어놓고 뜨개질을 하던 아저씨가 내 얼굴을 더듬었다.
만지지 마십시오.
"얼굴이 반쪽이 됐네."
정수린네 아저씨는 동생하고 같이 맛있는 거 먹으라며 과외비와 별도로 5만 원을 용돈으로 주셨다.
"재준이, 너 옷 젖었네? 그러다가 감기 걸리겠다."
정액 냄새 풍길까봐, 정액으로 젖었던 부분을 화장실에서 세제까지 쓰며 세탁했다.
"아, 물 먹다가 좀 흘렸어요."
"옷 빌려줄까?"
"아니, 괜찮아요."
그의 호의를 거부했다.
내가 집을 나가려고 하자 정수린은 신발장까지 마중나왔다.
거실 쪽을 쭉 바라본 정수린은 자신의 아버지가 다가올 기색이 없는 것 같자, 내 엉덩이를 더듬었다.
난 흠칫했다. 타인의 손에 엉덩이를 만져지는 건 자극적인 일이었다. 그것도 그 타인이 귀여운 소녀라면 더더욱.
"오빠, 이젠 김하늘의 집에 갈 거죠?"
"응..."
"김하늘하고 키스하지 마, 섹스도 하지 말고. 알았어?"
"그런 사이 아니야. 알잖아..."
"그년이랑 애인사이도 되지 말고. 시발. 나한테 처음 주기 싫다고, 그년한테 대주지 말라고 시발놈아."
내 동정이 그토록 갖고 싶었다면 과외하는 동안 따먹지 그랬어.
자기 아버지가 갑자기 방에 들어올까봐 참은 것 같았다.
"아, 그리고 나랑 둘이 얘기할 때는 존댓말 해."
"뭐?"
"시발, 하라면 하라고. 싫으면 네 생자지 사진, 학교에 다 뿌려버린다?"
정수린은 소심한 애였다.
내가 얕잡아 보이도록 찐따처럼 구니까 지금처럼 욕도 하고, 성추행도 하는 것이지 본바탕은 소심했다.
정수린은 과감한 행동력이 필요한 짓은 못할 거 같았다.
또한 '나의 동정'과 '나와 김하늘과의 연애'에 깊은 관심을 보이는 걸 보면, 날 독점하고 싶은 마음이 엿보였다. 그런 정수린이 내 알몸 사진을 남한테 배포할 가능성은 적어보였다.
그래도 나는 그 협박에 굴복한 척하기로 했다.
"알았어요... 흑..."
내가 수치스러운 척, 또 울면서 존대를 해주자, 정수린은 흡족했는지 히죽 웃으며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오늘 수고했어. 가봐."
내 엉덩이를 툭치며 내보내는 정수린이었다.
"새벽에 보자고."
1층으로 내려와 아파트 밖으로 나왔다.
추운 겨울바람에 롱패딩 속에서 몸을 움츠리게 되었다. 김하늘한테 전화를 걸었다.
[모시모시.]
"과외 끝남."
[올. 수고했다]
"지금 너희 집 가도 되냐?"
[물론이지.]
"너희 부모님은 여행 떠나셨고?"
[이응. 그래서 나 혼자임.]
"그럼 간다."
[킥킥. 우리집 기억은 하고 있냐? 마중 나가줄까?]
"됐어. 103동 42층 맞지?"
[올. 정확함. 올 때 메로나.]
"진짜 사 가?"
[농담이야. 집에 먹을 거 많으니까 몸만 오셈.]
"알았다."
/ / /
김하늘은 가글로 입을 헹구고 뱉었다.
세면대 거울을 통해 자신을 바라보았다.
"예쁘네."
입술 근육을 위아래로 잡아당기자 치열이 고른 흰 치아가 드러났다.
입을 벌리자 설태 없는 건강한 선홍빛 혀가 드러났다.
손바닥으로 입을 막고 바람을 불었다. 입냄새는 안 났다.
"좋았으."
앞으로 몇 시간 동안 신재준과 떠들고 얘기할 텐데, 입냄새가 나면, 점수가 깎일 수도 있었다. 지금 구강 상태는 만족스러웠다.
어쩌면 오늘 신재준과 키스도 할지 모를 일이었다. 세상 일은 모르는 거니까. 술도... 마실 거고.
신재준은 평소 자신의 과외 생활에 보고를 잘 해왔다. 그는 과외비 뿐만 아니라 정수린네 아저씨한테 상당한 용돈을 받는 모양이었다.
그런 꿀알바를 소개시켜준 게 바로 자신이었다.
겨울날 추운데 보일러 기름이 다 떨어졌을 때, 돈을 빌려줘서 기름을 살 수 있게 도와줬던 것도 자신이었다.
신재준한테 많은 점수를 땄을 거고, 그에게 고백을 받을 확률도 높아졌으리라고 보았다.
'슬슬 나도 조급증이 든단 말이지.'
신재준이 의존해오는 유일한 여자.
그 포지션은 꼴릿하면서도, 기분 좋았다. 신재준이 뭔가 부탁을 해올 때마다 젖어버렸다.
'재준이랑은 결혼 전에나 사귀려고 했는데.'
사귀는 게 된다면 서로의 것이 '우리의 것'이 되었다.
도와주면 고마워할 일이, 연인이니까 당연히 도와줘야하는 일이 되어버려 고마움을 덜 갖게 되어버릴 거였다.
김하늘은 신재준이 자신에게 고마움 마음을 갖기를 바랐다. 그것에 쾌락을 느꼈다.
하지만 사귀면 신재준의 고마움은 적어질 것이며, 김하늘도 본인이 얻는 쾌락이 적어질 것이었다.
그래서 '친구 이상 애인 미만'의 관계에서 만족 중이었다. 얼마 전까지는.
'시발. 그걸 봤는데 어떻게 안 사귀어.'
보일러 기름값 20만 원을 빌려주러 갔을 때, 신재준의 늘어난 셔츠 속을 엿볼 수 있었다. 분홍색 유두를 보았다.
정수린네 집으로 과외 면접을 함께 가주기로 한 날에, 방문 틈으로 신재준이 옷을 갈아입는 걸 엿보았다. 소꿉친구의 가장 소중한 부위인 자지까지 보았다.
가녀린 체구. 새하얀 피부. 그런 주제에 말도 안 되게 커다랬던 자지... 어느새 매력적인 남성이 된 알몸을 보자, 김하늘은 매일 밤 자위를 할 수밖에 없었다.
'시발. 재준이랑 섹스할 거야.'
"아, 섹스하고 싶다! 재준이 자지로 보지 푹푹 쑤시고 싶다!"
어차피 집에 아무도 없으니 소리를 질러보았다.
그런데 그 외침에 마치 대답이라도 하듯, 초인종 울렸다.
김하늘은 머리가 순간 새하얘졌다.
인터폰으로 신재준이 아직 42층 아래, 아파트 현관에 있음을 알고서야 안도했다.
"올라와잉."
[오키.]
초인종 모양을 누르고 말한 뒤, 열쇠 모양 버튼을 눌렀다.
김하늘은 자신의 옷차림을 살폈다. 맨다리에, 돌핀팬츠, 위는 분홍색 브라지어가 다 비치는 얇은 셔츠.
너무나도 일반적인 여자의 일상복 차림이었다.
'좋아하는 남자' 앞에서 꾸민 모습이 전혀 아니었다.
'재준이, 너도 내가 집에 찾아갈 때 안 꾸미지? 나도 그럴 거다.'
김하늘은 복수랍시고 일상복 차림을 고수한 거였다. 오래 대화할지 모른다는 생각에, 키스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입냄새 신경을 잔뜩 신경썼으면서 말이다.
얼마 뒤, 초인종이 한 번 더 울렸다. 인터폰을 이용해 현관문을 열어줬다.
거실로 들어오는 소꿉친구 신재준. 그의 얼굴을 보자, 김하늘은 심장이 덜컹 내려앉는 듯했다.
"야. 너 울었어?"
"울기는."
"운 얼굴인데? 울었잖아. 무슨 일 있었는데?"
김하늘은 방금 신재준이 뭘하고 왔는지 떠올리곤, 분노에 극에 달해 오히려 정신이 청명해졌다.
"정수린이 이상한 짓이라도 했어?"
"하아... 그게 아니라."
신재준은 한숨과 함께 가방을 내려놨다.
그리고 말을 돌리듯 거실을 둘러봤다.
"하나도 안 바뀌었네."
"야. 왜 울었냐고."
"그냥 운 이유가 병신 같아서 말해주기 싫어서 그래, 새끼야. 수린이 때문이 아니야."
"그럼 뭔데. 너 방금까지 과외하고 왔잖아."
"그냥... 갑자기 서러워지더라고. 나도 이 좋은 아파트에서 살았었는데, 하고. 지금처럼 한 겨울에 새로운 집주인한테 쫓겨났던 기억도 나고."
'정수린 때문이 아니었나 보네...'
김하늘은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정수린 때문에 신재준이 울게 됐다고 하면... 뭔가 인격모독을 당했다거나 성추행을 당해서 울었던 것일 텐데, 그게 아니라니까 다행이었다.
"네가 애기냐? 옛날 생각에 울게?"
"몰라, 시발. 맥주는?"
"요놈 보소. 나보다 술을 더 반갑지?"
"당연한 거 아니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