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22화 〉과외 학생한테 따먹힘 (22/201)



〈 22화 〉과외 학생한테 따먹힘

20대 중반 남자 바이저가 장난식으로 존대를 해왔다.

그는 훈남 수준의 외모였는데... 그가 존대를 해줘도 오싹오싹한 무언가가 올라오지 않았다.

'역시 재준이 오빠가 존댓말을 해줘야 느껴지나 보네.'

신재희 옆으로 다가갔다.


'안 무섭네.'

정수린의 찐따 레이더는 신재희가 S급 일진이라고 경보를 울렸다. 평소 같았다면 최대한 존재감을 감추거나 다른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겼을 거였다.


하지만 이곳이 학교가 아닌 사업장이며, 자신이 절대적 갑의 위치였다. 또한 자신은 신재희의 친오빠한테 사랑을 받는 존재였다. 그리고 신재희는 자신 덕분에 이곳에 취직할 수 있었다.

신재희가 자신한테 함부러 할  없을 거란 확신이 있었다.


신재희가 인기척을 느꼈는지 돌아봤다.

신재희는 '뭐냐.'라는 듯 눈썹을 치켜떴다.


정수린은 순간 뭔가 아닌데, 싶었지만 마침 '검표'를 하고 있던 여자 알바생들이 이쪽 주목하고 있자 강하게 나가기로 했다.

S급 일진인 신재희의 어깨에 친한 척 팔을 둘렀다.

"재희야. 오랜만이다?"
"하... 시팔. 이젠 별 찐따 같은 년이 다 달라붙네.  끝나고 보자. 뒈졌다, 너."


일이 뭔가 잘못됐다.

두려움이 덜컥 밀려왔다.

일진한테 위협당할 때의 바로  두려움이었다.

"나, 나 정수린인데..."
"정수린이고, 정수리고. 아놔. 개 시발."

신재희는 정수린의 팔을 거칠게 풀더니 청소기를 끌면서 자리를 떴다.


검표 자리에 있던 알바생들이 대화나누는 게 들려왔다.

"신재희도 성격 많이 죽이긴 하네. 여기가 알바장이라고."
"저 찐따년은 뭐냐? 같은 알바한다고 맞먹으려고 하다가 실패하네."


일진이라는 두려운 존재가 떨어지자, 두려움이 사라졌다.

그 상태에서 부모를 잘못 만나 방학 동안에 알바나 하고 있는 것들한테 비웃음을 사니 분노와 수치심이 치솟았다.


얼굴에 피가 쏠렸다.

화장실로 향했다. 도망치는 것이었다.


한차례 손님이 몰아친 뒤, 손님이 뜸해져 심심한 검표 알바생 둘이었다.


"아씨. 근데  년들이  믿네?"
"뭘?"

직영관이었으면 핸드폰을 수거했을 테지만, 성연CGV는 위탁관이어서 알바생들의 품행 관리를 널널하게 했다. 핸드폰 수거를  했고, 알바 중에 여유로우면 핸드폰 사용도 가능했다.

알바생은 핸드폰의 단톡방을 바라보며 말했다.

"신재희가 영화관에서 알바한다니까 안 믿네."
"킥킥, 나라도 안 믿겠다."
"사진이라도 찍어서 올릴까?"
"그러다가 걸리면 어쩌려고? 아까 그 찐따년처럼 알바 끝나고 두들겨 맞는  아님?"
"야. 그럼 너도 어서 내 말이 맞다고 맞장구 쳐."
"킥킥, 오키. 근데 나까지 말한다고 해도 안 믿어줄 것 같은데."



* * *



신재희는 로비 청소를 마치고 비상계단으로 들어왔다. 치마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 입에 물었다. 그리고 불을 붙였다.


계단에는 십여 개의 담배 꽁초들이 버려져있었다.

담배꽁초가 수십, 수백 개씩 쌓여있지 않고 깨끗한 편인  보면, 청소 아저씨가 매일 청소를 하긴 하는 모양이었다.

신재희는 오늘 미들 근무조로 배정되었다. 오후 1시부터 10시까지 근무해야 했다.

자신에게 업무를 알려줄 선임 알바생은 성인 여성이었다. 신재희는 그녀한테 가장 먼저 물어본 게 있었다.

담배를 펴도 되는 장소.


담배필 수 있는 곳이 여러 곳이 있기는 한데, 가장 접근성이 편한 곳이 바로  비상계단이었다.


이곳에서 담배 펴도 바이저나 매니저가 아무 말하지 않는다고 했다. 알바생 뿐만 아니라 손님도 피는 장소였다.

'봊까, 시발.'


"카악! 퉤."


가래가 껴서 목 위로 끌어올리고 뱉었다. 그랬다가 자신이 신고 있는 농구화를 보았다.

처음부터 갖게 됐을 때부터 사용감이 있었던 농구화였다.


지금은 부분부분 찢겨지거나 실밥이 터지거나, 진흙으로 더러워졌거나 상태가 많이 나빠졌했다.


'아, 시발. 이거 주인이 정수린이었구나.'

몇  전, 어떤 찐따년이 학교 운동장에서 폴짝폴짝 농구하던  봤다. 그년이 신고 있는 농구화가 좋아보여서 한 번 '빌렸다'.

정말로  신어보고 돌려줄 생각이었다.


하지만 깜빡하고 신고 집으로 돌아와버렸다.

이왕 이렇게 강탈해버린 거, 이 농구화 때문에 오빠한테 혼나자고 생각해 계속 신고 다녔다.


하지만 여태껏 오빠는 이 농구화에 이상함을 느끼지 못했고, 결국 오빠한테 맞지 못했다.


하여튼 이 농구화의 주인은 정수린처럼 머리카락이 허리에 올 정도로 길었고, 저런 해리포터 안경을 썼으며, 눈을 찌를 정도로 앞머리를 내린 음침한 녀석이었다.




'얼굴 보니 생각났다. 어렸을 때, 오빠 좋다고 계속 끌어안았던 그 정박아 새끼.'

어렸을 때, 김하늘과 신재준, 신재희 셋이서 자주 놀았다.


그런데 언제 한 번은 하얀 원피스의 여자애가 껴서 논 적 있었다. 벙어리처럼 입을 다물고 자꾸만 오빠를 안아 붙으려고 굴어서 짜증나는 년이었다.

그래서 때렸다. 그러자 정수린은 울음을 터뜨렸다.


오빠는 '친구'끼리 그러면 안 된다며  아이를 껴안고 울지 말라고 다독여주었다.

어렸던 신재희는 정수린을 되게 싫어했다. 얄미웠다.


여자 주제에 쉽게 우는 것도 마음에 안 들고, 오빠가 정수린의 편을 드는 것도 마음에 안 들었다.


'어렸을 때 찐따년이, 지금도 찐따년이네. 어디서 친한 척이야, 시발.'

신재희는 다시 침을 뱉었다.


'시발... 오빠가 정수린하고 친하게 지내랬는데, 그건 죽어도 못하겠다.'


정수린이 오빠와 단둘이 과외를 하는 것도 마음에 안 들었다.


오빠가  찐따년의 과외에 앞서서 깔끔한 옷을 선별하는 꼴도 보기 싫었다. 마치 그 찐따년하고 데이트 준비를 하는 느낌이 들어서 그랬다.

심지어 이 알바 자리도 오빠가 정수린한테 부탁해서 얻은 거였다. 자신 때문에 오빠가 정수린 따위한테 고개 숙인 것도 마음에  들었다.


알바 자리 따위, 음식배달 알바라도 하면 됐는데.


그래도 오빠의 얼굴을 봐서, 정수린과 웬만하면 서로 얼굴 안 붉히고 지낼 생각이었다.

하지만 정수린의  인상이 최악이라, 벌써 얼굴 붉히고 말았다.

'내가 지 빽으로 들어왔으니, 내가  밑이다 이거지?'


만나자 마자 대뜸 어깨를 감싸고, 이랬다.


찐따년 주제에 감히.


학교에서는 제대로 눈도  마주쳤을 거면서, 어깨에 손을 올려?


그리고 친한 척 이름으로 불러?

얼마나 우습게 봤으면 그런 걸까.

"하...  같은 년, 진짜."


필터 바로 앞까지 태웠다. 담배 꽁초를 바닥에 버리고, 농구화로 비벼 불을 껐다.

"후..."

 같은 알바였다.


아니, 그냥 알바 자체가  같았다.

일은 하나도 힘들지 않았고, 딱히 진상을 상대한 것도 아니었다.


그냥 일을 해야 한다는 게 싫었다.


'언니는 대단하네. 언니는 중딩 때부터 일했는데... 오빠도 집안 일하면서 틈틈이 알바했고...'


신재희는 자신의 양볼을 찰싹 때렸다.

'나도 일해야지. 시발. 정수린, 그 찐따년도 하는 거. 포기하면 그 찐따년보다 내가 더 븅신이란 거잖아.'


그리고 기대되었다.


"흐흫..."

오늘 알바 끝나고 돌아가면 오빠가 가슴 마사지 해줄 것이었다.

이까짓 노동을 해서 오빠한테 가슴 마사지를 받을  있다면, 얼마든지 해줄 수 있었다.


* * *


"바이저님하고 매니저님한테 인사했어?"
"예."
"그럼 가봐. 수고했다."
"수고하셨습니다."


신재희는 사복으로 환복한 상태였다. 오늘 자신한테 업무를 알려주고, 일거리를 주었던 선임 알바생한테 고개 숙여 인사했다.


고개를 숙이자 가슴에 붙은 무거운 지방덩어리가 아래로 쏟아져, 누군가가 아래로 잡아끄는 듯한 느낌이 났다.

폭유를 지녔기에 늘 겪는 일이었다.

선임 알바생은 박스티 속에서 출렁이는 폭유에  질린 목소리로 말했다.


"와... 너 진짜 가슴 크다."
"블라우스요. 큰 거 빨리 좀 왔으면 좋겠습니다."
"매니점 님이 내일까지 구해오시겠대."
"넵."


신재희는 하루 종일 블라우스의 단추를 풀고 다니고 싶었다. 가슴이 너무 꽉 끼었기 때문이었다.


신재희는 엘리베이터 앞에서 기다리는데 뭔가를 까먹은 기분이 들었다.

'아. 내가 정수린한테 일 끝나자고 보자고 했었지. 보긴, 뭘 봐. 시발.'

어서 빨리 집에 돌아가 오빠한테 가슴 마사지 받고 싶었다.


일이 끝난 건 10시지만, 인사다 뭐다 해서 10분이 훌쩍 지나 지금은 10시 10분이었다.


겨울 밤길의 추위는 외투가 잘 막아주질 못했다.

그래도 집으로 돌아오는 발걸음은 설렘과 기대감으로 가득찼다.


오빠가 유방을 만져줄 거다. 그 맨손으로...

"흐흫..."


다 무너져가는 집에 도착했다.

딱 봐도 흙수저가 살 법한 집.


그 집이 살면서 처음으로 반가웠다.

난생 처음으로 돈을 벌기 위한 정당한 노동을 해서 그런  같았다.


고작 몇 만 원 벌었을 뿐이지만, 나중에 제대로 된 직장을 구하면 오빠와 언니, 자신까지 세 남매가 '제대로 된 집'을 구할 수 있지 않을까 희망이 들었다.


이 집은 못 생겼지만, 그렇게 될 때까지 보금자리가 되어줄 것이었다.


집은 불이 켜져있었다.

방음이  되는 집이라, 언니와 오빠가 큰방에서 대화를 나누는 게 들렸다.

"재희가 늦네."

언니의 말이었다.


"첫 알바했다고 뭐 사오려는 거 아니야?"


오빠의 말에 신재희는 미간을 찌푸렸다. 알바가 월급제였기에 돈이 들어오려면 다음달 10일까지 기다려야했다.


'알바 날에 쏠 테니까 기대하라고. 오늘 말고.'


신재희는 그만 엿듣고 집에 들어가려고 했다.


"누나... 슬슬 하자."

''그거'? 그게 뭔데?'


"재, 재준아?  해야겠어?"
"응. 누나, 근육. 며칠 하니까  풀린 것 같더라. 어서 대."
"재준아. 흐윽...! 하아악! 아, 아파!"


"시발?"

근육이라니? 질 근육... 말한 건가?


뭐지? 언니가 야릇한 암컷의 신음소리를 내고 있었다.


아프다고?


확실히 잠결에 발기한 오빠의 자지는 어마무시한 크기였다. 아시아 인종의 것이 아님을 야동만 봐도 알 수 있었다.


그 거대한 자지가 보지 속으로 들어닥친다면 분명 아프긴  것 같았다. 기분도 좋겠지만 말이다.

"누나. 힘 빼."
"하윽...! 빼, 빼고 싶은데... 아악! 재, 재준아, 살살...!"

'둘이 그렇고 그런 관계가 된 거였어...? 도대체 언제부터?'


신재희는 차라리 오빠가 언니랑 이어졌으면 하고 바란 적이 있었다.

하지만 역시 오빠는 자신이 차지하고 싶었다.


근친이었기에 감히 오빠의 마음을 가져보려고 시도조차 못해봤다.


'그런데 이미 둘이 떡치는 사이였다고? 하, 시발...'


오빠의 처음을 가지려는 시도를 해보지도 않은 자신이 병신 같았다.

"누나. 그래도 처음보단 많이 풀렸다."
"흐으윽...! 그, 그래...? 하읏...!"
"힘 빼라니까."
"나, 나도 빼려고 하는데 아파서... 끄으그윽...!"


신재희는 이를 갈았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호흡이 거칠어졌다.


'더러운 년놈들.'


신재희는 담벼락을 넘었다. 허리까지 밖에 안 오는 낮은 담벼락이었다.  너머로 바로 창문이 있는데, 바로 큰방에 달린 창문이었다.

이 창문만 연다면 지금 큰방에서 벌어지고 있는 패륜적인 현장을 덮칠 수 있을 거였다.

'나도 같이 더러워질 거야.'


현관문을 통해 들어갔다간 두 연놈이 몸을 떨어뜨리고 모르쇠 작전으로 나올 수 있었다.

그렇기에 신재희는 도둑처럼 담벼락을 넘고, 큰방 창문을 열어재꼈다.

"어...?"

신재희의 두 눈이 커졌다.


신재연과 신재준도 마찬가지로, 갑자기 창문이 열리며 여동생이 나타나자 놀랐다.


"어깨... 안마 중이었구나?"

신재연과 신재준은  다 이불을 하반신을 덮은 상태였다.

신재연은 상반신에 아무것도 걸치지 않고 있었는데, 평상시에도 팬티바람이니 그러려니 싶었다.

오빠 신재준은 옷을 모두 입은채로, 자신 앞에 등을 보인채 앉은 누이의 어깨를 주물러주고 있었다.


신재연이 내뱉었던 야릇한 신음은...

뭉친 근육을 마사지 당하자 났던 것이었다.


"재희야. 현관문 들어와. 집을 들어오는데 창문으로 들어오려는 건 또 뭐야? 애도 아니고."
"그, 그래..."


신재희는 창문을 닫았다. 그리고 담벼락을 도로 넘었다.

'하... 시발. 좋아해야 되는 거야, 말아야 하는 거야.'


언니한테 오빠의 처음을 빼앗긴 게 아니었다.


그렇다고 신재준이 근친이라는 패륜을 범하고 만 것도 아니었다.


"아... 골 때리네."

현관문을 통해 집으로 들어왔다.


"아악...!"
"누나, 진짜 근육 많이 풀렸다. 아직도 뭉친 데가 많지만."
"하으..."


큰방에 들어왔다. 언니는 큰 유방을 출렁거리며 몸을 비틀고 있었다.


오빠의 손놀림에 신음하며 말이다.

신재희는 자신의 서랍장에서 속옷과 갈아입을 옷을 꺼냈다.

오빠가 물었다.

"씻게?"
"어."
"알바는 어땠어?"
"별 거 아니던데?"
"다행이네. 야식 같은 건 안 사왔냐?"
"월급 받으면 사줄게. 외식하자. 언니는 쉬는 날에."
"올."
"재희야. 수고했다."
"응, 언니도 오늘 수고 많았어."
"생각해보니 우리 남매 다 일하네. 빨리 부자되겠다."

오빠의 말에 신재희는 웃었다. 등을 보인 상태니 미소가 들통나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그래, 빨리 이 집에서 벗어나자고."
"재희, 너도 안마 해줘?"
"어. 씻고 나오면 해줘."


신재희는 어깨와 유방을 때밀이로 빡빡 문질렀다. 오빠한테 안마 받다가 때라도 나오면 쪽 팔릴 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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