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18화 〉과외 학생한테 따먹힘 (18/201)



〈 18화 〉과외 학생한테 따먹힘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실눈을 떠보았다. 언니가 전자담배를 입에 물고  동생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후우..."

담배연기를 뱉더니 집 안쪽 공부방으로 들어갔다. 창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자기 전에 담배 타임을 가질 생각인 모양이었다.

"흐음..."

'으아... 뭐, 뭐야 이거?'


오빠는 또 뒤척이며 몸을 붙여왔다. 오빠의 다리가 허리로 올라왔다.


허벅지로는 단단하고  것이 느껴져왔다.

'발기한 오빠의 고추...'


잠결에 실수인 척 더듬어볼 작정이었는데, 오히려 오빠가 문질러왔다.

'아, 오빠...'


눈을 떠보니 오빠의 얼굴이 바로 옆에 있었다.


꿈에서 뭔가를 먹는지 자꾸 입술을 오물거렸다.


조금만 고개를 내밀면 키스할 수 있었다. 이 상황은 신재희에게 시련이나 다름없었다.

'미안...'

오빠와 입술을 겹쳤다. 그러자 서로의 입술이 꺼슬꺼슬한 표면이라는 게 느껴졌다.


입술만 부딪치고 그만 떨어지려고 했는데 그만 욕심이 나버렸다. 혀까지 집어넣었다.

물컹이는 오빠의 입술 사이를 지나자 치아가 접근을 막았다.

아쉬움을 느끼며 오빠의 치아를 핥고 있자니, 오빠가 무의식 중에 입을 벌렸다.


오빠의 혀를 맛볼 수 있었다.

'미안. 미안. 미안.'

신재희한테 첫 키스였다. 모태솔로였으니까.

오빠도 모태솔로라고 했다. 그렇다면 친여동생한테 자던 중에 빼앗긴 것이 오빠의  키스일 것이었다.


얼른 혀를 빼고, 입술도 떼었다.

언제 언니가 공부방에서 담배타임을 마치고 나올지 몰랐다.

오빠를 향해 돌리고 있던 고개를 반듯이 해서 천장을 바라봤다.

지붕이 제대로 막지 못한 빗물이 새서 검은 지도를 그리고 있는 천장이었다.

오빠는 온기를 쫓듯이 턱을 여동생의 어깨에 올렸다.

그리고 힘없이 젖가슴을 주물렀다가 힘을 아예 풀고 올려두기만 했다.

두근두근.


오빠가 닿아있는 어깨며 가슴이며, 허벅지며, 허리며, 오빠의  키스를 훔쳤던 입술과 혀가 각자 따로 심장을 갖추게   맥박을 뛰기 시작했다.


공부방의 창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렸고, 이어서 문이 열리고 언니가 나왔다.

신재연은 바로 자신의 이불 속에 들어갔다.

'오빠가 근친한다면... 선택하는 건 나일 거야, 언니.'


신재희는 본래 오빠를 언니한테 양보해주고 싶었다. 또한 오빠와 언니가 이어졌으면 하고 바랐다.


하지만 이렇게 꼭 붙들어오는 오빠의 체온을 느끼자니, 오빠를 차지하고야 말겠다는 패륜적인 욕심이 생겼다.





* * *



'으음...'

신재희는 새벽 늦게까지 잠을 설쳤다. 원래 자는 시간도 새벽이었는데다가, 오빠가 밀착한 상태라 성욕이 들끓었기 때문이었다.


어째어째 잠을 청했는데, 또 금방 깨어나버리고 말았다.


창문은 새파란색이었다. 아직도 새벽이었다.


'오빠는...?'


오빠의 체온이  느껴졌다. 고개를 돌리니, 등을 보인채 자고 있는 오빠가 보였다.

슬쩍 오빠 몸을 만져볼까 하다가, 오빠한테 들킬까봐 하지 말기로 했다.


'오빠가 먼저 비벼오는데, 그때 즐기면 돼.'


앞으로도 오빠가 같이 자자고 할까? 굉장히 기쁘면서도, 어떻게 보면 시련 같기도 했다.

'왜 이렇게 귀여워서, 여동생이 덮치고 싶게 만드냐고. 시발놈. 아... 찝찝하네.'

팬티가 축축하게 젖어있었다. 자던 중에 마르지 않고, 축축한 상태인 걸 보면 '아침이슬'을 흘린 모양이었다.

'그러고 보니 오빠도 아침발기 했겠네. 쩝. 이불 때문에 보는 재미가 별로 없네.'

오빠의 물건은 컸다. 이불이 텐트치도록 아침발기한 상태였지만, 이불이 벗겨져 바지 너머로 아침발기한 걸 봤을 때보다 재미가 덜했다.

'서랍장에 뭘 넣었던 거지?'


어젯밤 오빠는 집에 들어오면서 외투를 벗어다가 서랍장에 넣었다. 신재희는 그 소리를 들었다.

'아, 과외하는 학생의 아빠한테 롱패딩 선물 받았는데, 그거 나보고 가져가지 말랬지. 그거 내가 훔쳐갈까봐 나  보게 숨겨둔 건가?'


입맛이 씁쓸해졌다.

'이젠 착하게 살아서 언니처럼 시중 받으며 살 거야.'

오빠가 집에서 언니 말고 자신을 챙겨줬으면 좋겠다. 오래된 소망이었다.


오빠한테 맞고 싶은 성벽 때문에, 또한 일진에서 빠져나오는 게 두려워 일부러 오빠한테 못 되게 굴었지만...


이젠  성벽도 즐기지 못하게 막혔을 뿐더러, 일진에서 빠져나와도 보호 받을  있는 수단을 언니가 마련해준다고 했다.

고등학교 때부턴 바뀔 생각이었다.

'아, 공부는 어쩌지. 오빠가 알려주는 공부도 받고 싶긴 한데... 공부 역시 하기 싫어.'

부엌  방으로 왔다. 옷걸이 옆에 서랍장이 놓여있었다. 이것 역시 집안에 다른 가구처럼 신재연이 어디서 주워온 것이었다.

서랍장을 여니 고급 브랜드의 것으로 보이는 롱패딩이 보였다.

'얼마짜리지?'


호기심이 들어서 검색해보고 깜짝 놀랐다.

'미친. 새삥이 450... 중고가로 팔린 게 180? 짜가 아니야?'

어제 첫 과외를 하고 온 과외 교사한테 선물주기엔 너무 비쌌다.


의심의 싹이 피어올랐다.

'만약 이게 진짜라면... 오빠, 설마 스폰서 같은 거 만나는 거 아니야? 선물로 이런 거 받은 거 아니냐고.'


신재희는 얼른 머리릍 털었다.

'그럴 리가 없어. 김하늘, 그 년하고 같이 과외 면접 갔다고 했잖아. 둘체도 아파트에서 과외생 구했나 보지.'


그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은 대부분 돈이 넘쳐나는 이들이었다.

'정수린인지 정수리인지.  많다고 오빠한테 집적거리기라도 해봐라. 뚝배기 깨부술 테니까.'



/ / /




핸드폰이 진동하는 통에 잠에서 깼다.


발신자를 확인하고 졸린 목소리로 받았다.


"어, 수린아..."
[아, 오빠. 주무셨어요?]
"아니야. 안 잤어. 왜?"
[그게 제가 저희 아빠한테 물어봤거든요? 과외를  말고 카페나 도서관에서 해도 되는지.]


좀 나중에 말하자니까 벌써 물어본 모양이었다. 정수린은 나와 유사 데이트를 하고 싶어 몸이 안달난 상태 같았다.


"뭐라셨어?"


기쁜 목소리인 걸 보니 허락을 받은 모양이지만 물어봤다.

[된다고 했어요.]
"그래? 잘 됐네."
[그쵸? 다음 과외는 카페에서 하는 거 어때요?]
"알았어. 제자님은 숙제 해오세요."
[아, 넵! 히힣... 숙제 거의  했어요. 근데 저 오빠...]
"응?"
[아, 아니에요! 내일 봬요!]
"그래, 쉬어."

정수린이 하려다가 만 말이 무엇일까.

'데이트 신청 비스무리한 거 하려다가, 내가 집안일 핑계로 거절할까봐 만건가.'


그냥 하지. 받아줬을 텐데.


집을 둘러보았다. 신재연은 출근하러 나갔고, 신재희는  놀러나갔는지 안 보였다.


심심해서 톡을 켜봤더니 나예성이 사진을 잔뜩 보내온 걸 발견했다.

지금 프랑스 파리에 있는지 에펠탑, 개선문과 베르사유 궁전 등을 배경으로 찍은 게 많았다.

'나예성은 훤칠한 미남인데...'

신재준이 학교에서 '귀여운 타입'으로 미남이라면, 나예성은 '모델 타입'의 미남이었다. 팔다리도 길고, 얼굴선이 굵은 남성적인 이미지.

 세계에서는 이런 남성적이게 생긴 남자일수록, 소심했고 여자의 짓궂은 장난에 쉽게 울음을 터뜨리는 이미지였다. 그리고 같은 남자들과의 스킨십을 잘 즐겼다.

다행히 나예성은 생긴 것과 다르게 놀았다. 과묵하고 털털한 성격이었으며, 쓸데없는 동성 친구 간의 스킨십도 하지 않았다.

'근데 그 애인이 이런 뚱보 아줌마...'


각국 언어로 '사랑해'가 적힌 사랑해 벽에서 키스하며 찍은 것도 사진도 있었다.


뚱보아줌마가 나예성의 허리를  끌어안았고, 그것에 딸려간 나예성이 입술을 맞추고 있었다.

'윽...'

[올 때, 선물 사와라]


난 대충 답톡을 남기고 어플을 껐다.

'집안일  하고. 잊어먹은 고2, 고3 공부도 하고. 초등학생 과정부터 시작해야할 재희를 위한 커리큘럼도 짜고.'

 게 많았다.

평상시에 집안일을 해뒀기에 금방 끝냈고, 공부방에서 공부를 하여 시간을 보냈다.

신재희는 날이 캄캄해져서야 집으로 기어들어왔다.


신재연일  알고 마중 나왔는데, 신재희더라.


"왔어?"
"뭐야,  표정. 언니인줄 알았는데 나라서 실망했냐?"


신재희가 툴툴거렸다.

"아니야. 잘 놀다 왔어?"
"응..."

신재연도 그렇고, 신재희도 그렇고. 둘 모두에게 마음의 빚을 느끼고 있었다. 둘 다에게 잘 해주고 싶었다.

신재희는 내 훈육을 맛보고 어젯밤에 일진짓 그만두겠다는 예쁜 말을 했다.


"야. 나도 일하고 오면 반겨줄 거냐?"
"뭐?"
"시발. 집에  때마다 '짐짝 덩어리'가 왔네, 이런 반응 받으면 기분  더러운 거 모르냐? 넌 모르겠지."

'신재준'은 신재희를 굉장히 싫어하긴 했다. 제3자인 내 입장에서 봐도 신재희는 밉상 그 자체였다. 신재준은 혈육이니까 싫어도 마지 못해 챙겨줬을 뿐이었다.

"그래, 알바라도 해봐. 그럼 언니한테 해주는 것처럼 해줄게."
"진짜지?"
"네가 힘들게 돈 벌어왔다면 당연히 챙겨주지. 네가 징그럽다고 하지 말라고 해도 어깨 안마 해주고, 가슴마사지도 다 해줄게."
"미, 미친. 무슨 가슴 마사지야..."
"누나한테는 해주는데?"
"뭐...?"


신재희는 친남매끼리 무슨 해괴망측한 짓이냐는  표정을 일그러뜨렸다.

"받기 싫으면 말고."
"싫단 얘기는 아니었는데... 지, 징그럽긴 한데 언니한테 해주는 거, 나한테만 안 해주면 불공평하잖아. 해줘."
"알바부터 구하세요."
"시발, 내가 당장 알바 구하고 온다."


신재희가 점점 철들고 있었다. '날 때려'의 효과가 상당했다.


신재희가 철이 들수록 내 마음 속 죄책감도 점차 줄어들었다.


나는 큰방에 서랍장에서 내일 입고  옷을 고르려고 했다.


"야."

이불 속에 들어간 신재희가 불렀다.

"왜?"
"진짜 과외 알바하는 거지?"
"그럼. 과외 알바를 가짜로 할 수도 있냐?"
"정수리? 걔는 둘체도 아파트 사냐? 김하늘한테 소개받은 거잖아."
"응. 정수리 말고 정수린."
"그래...?"


조금 뜨금하긴 했다. 정수린이 날 어떻게 하고 싶어서 유사 데이트 알바를 요청한 상태였고, 나도 정수린한테 따먹히길 바라고 있었다.


이걸 진짜 과외 알바라고 볼 수 있을까?

'이거 얇네.'


하얀 긴팔 면티였는데, 가을용인  얇았다. 유두가 약간 비칠 것 같았다.


서랍 밖으로 꺼내놓았다. 티를 골랐으니 바지를 고르려는데 신재희가 다가왔다.

"야. 이거 너무 얇잖아."
"뭐?"
"그, 뭐냐. 감기 걸린다고."

신재희가 내 서랍장을 뒤적거리더니 스웨터를 꺼냈다.

"티 위에다가 이거 걸쳐입어."

이젠 자기 오빠가 감기 걸릴까봐 걱정까지 해줄 정도로 철 든 건가?

"알았다. 걱정해줘서 고마워."
"거, 걱정은 무슨."


어차피 과외는 많이 남았으니 내일은 여동생의 걱정을 감사히 받아들여 스웨터를 입기로 했다.





* *





나는 논밭 한가운데 서있었다.

볏짚을 곤포로 싸둔 게 주변에 세워져있었다. 논밭을 지나다니다 보면 보이는 거대한 마시멜로 같은 것들 말이다.


그 마시멜로 같은 것들이 갑자기 쓰러지더니 구르기 시작했다. 내 쪽으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누군가한테 조종을 받는 것처럼, 그것들은 사방팔방으로 날 에워쌌다.

그러곤 날 따먹으려는 듯 뒤덮어왔다.


다행히 곤포 사일리지는 물렁했다. 따뜻하거나 뜨거웠다.

그래도 무게감이 장난이 아니라 난 답답함을 느껴 몸부림쳤다.


* * *






눈을 떠보니 캄캄한 천장이 보였다. 집 앞에 있는 가로등 주황색 덕분에, 천장에 지도 같이 그려진 빗물 샌 흔적이 보였다.


'윽...'


우측으로 신재연, 좌측으로 신재희가 그 폭유로 내 몸을 짓누르고 있었다.

또한 엉뚱한 꿈을 꾸는 중인데도 발기 상태였는데 신재희의 손이  자지의 기둥을, 신재연의 손이 내 고환을 잡고 있었다.


'미친... 아무리 잠결이라지만... 남자 형제의 자지를 만지작거리냐.'


나는 그녀들을 탓할 자격이 있었다.

 손은 잠결에 그녀들의 폭유를 탐하지 않았다. 얌전히 두 누이의 폭유에 짓눌린 상태였다.


피가 통하지 않아 저려왔다.

가슴 마사지를 통해 언제든 누이들의 가슴을 만질 수 있는 상황이라 그런가. 지금 누이들의 가슴에 짓눌린  답답하기만 하지 기분은 별로였다.


나는 힘겹게 밑에 깔린 두 팔을 꺼내고 둘의 가슴을 밀어서 내 몸에서 떨어지게 했다.


자연스럽게 두 누이의 손이 내 자지에서 떨어졌다.


'후우... 두 미녀가 양옆에서 자는데. 친남매라 꼴리면 안 돼. 건들어서도  돼.'

성고문이 따로 없었다. 내일 밤부터는 그냥 부엌 옆방에서 혼자 잘까 생각이 들었다.


* * *


신재희가 입고 가라던 스웨터를 입고, 정수린네 아저씨가  롱패딩을 입었다.

정수린이 과외 장소를 나한테 정해달라고 했기에 점심을 먹고 바로 나왔다. 과외 시작 시간으로 정해준 오후 4시 전까지, 과외하기 적절한 카페를 찾아볼 생각이었다.


마침 김하늘한테서 톡이 왔다. 아침에 내가 보내둔 톡에 대한 답장이었다.


(나) [재희가 할만한 알바 자리 없나?]
김하늘 [엥? ㅋㅋㅋㅋㅋ 재희가 알바한대?]
(나) [ㅇㅇ 일진도 그만두겠다 함]
김하늘 [이야... 이게  유방빵의 위력인가?]
(나) [그게 아니고, 날 때리게 했거든]
김하늘 [선생님... 그걸 정말 실천으로 옮기셨습니까?]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