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화 〉과외 학생한테 따먹힘
방한도 잘 안 되고, 방음까지도 잘 안 되는 집이었다. 그래서 현관문 앞에 오빠 목소리가 뚜렷이 들렸다.
"끊는다. 나 문 앞인데. 손 없어서 문 못 열고 있어."
'오빠, 누구랑 전화 중인가?'
"너도. 내 꿈 꿔."
'시발... 뭐야, 저 대사. 누구랑 사귀나?'
어차피 친오빠랑 이어질 수 없음을 알았다. 하지만 오빠가 누군가와 사귀는 것 같자 마음이 아려왔다.
'아, 오빠가 사귀는 게 김하늘, 그 년이면 개빡칠 것 같은데.'
그 다음에 오빠가 또 무슨 말을 했는데, 생각하느라 정신이 팔려있어서 듣지 못했다.
보일러실 문을 여닫는 소리가 들렸다. 오빠는 현관문을 열고 들어왔다. 뭔가를 음식물을 사갖고 왔는지 냉장고에 집어넣는 소리가 들렸다.
외투를 벗고 개는 소리. 그리고 그 외투를 서랍장에 넣는지, 서랍을 여닫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래도 역시 오빠가 아무하고도 안 사귀었으면 좋았을 건데... 아, 시발. 스트레스.'
신재희는 니코틴을 깊게 빨아 들었다. 조금은 기분이 좋아졌다.
큰 방의 문이 열렸다.
"야."
오빠가 불렀다.
"어? 누나?"
'뭐?'
신재희는 어이가 없었다.
방이 어둡고, 이 겨울에 팬티바람으로 다니는 건 언니 뿐이니 오빠가 착각할 만도 하다 생각했다.
그래도 다른 사람으로 착각 당하는 건 기분이 나쁜 일이었다.
"후우..."
신재희는 깊게 마신 만큼, 연기를 길게 뱉고는 말했다.
"시발. 내가 언니로 보이냐?"
"재희였구나. 헷갈렸어."
뭐라고 한 마디해야 오빠의 성질을 긁을까? 고민하는 사이 오빠는 보일러를 꺼버리고 잔소리를 늘어놓았다.
"야. 보일러 왜 이렇게 세게 틀었어? 추우면 옷 입어."
오빠는 방의 불을 켜며, 보일러를 꺼버렸다.
"아놔. 언니가 보일러 펑펑 틀라고 했다면서요."
'어? 그러고 보니 짜증나네.'
"너는 네 여친 찾아올 때 펑펑 틀어도 되고, 나는 안 돼?"
김하늘과 있을 때는 오빠도 보일러를 틀었잖아. 내로남불이다.
"또 반항이야?"
'김하늘하고 안 사귀면 부정해야지, 왜 부정 안 하고 그냥 넘어가? 역시 김하늘하고 사귀는 거야?'
신재희는 화가 났다.
"그리고 시발, 너 학생이잖아. 담배를 펴? 그것도 집에서?"
''집에서'라는 말은 왜 하는데? 내가 성인되어서도 난 집에서 피면 안 돼?'
"시발. 언니가 집에서 담배 필 때는 아무 말 안 하면서."
"하아... 말대답 할래? 내놔."
오빠가 담배를 빼앗아 재떨이에 버렸다.
"아씨. 새삥이었는데."
게다가 오빠는 뜯은지 얼마 안 된 담배 갑도 손으로 쥐어 망가뜨렸다.
"아, 시발! 그게 얼마짜린데! 너한테 갚아야할 돈에서 4000원은 까라?"
"야."
무서운 오빠에게 순종적이고 싶지만, 그런 티를 내면 오빠한테 성벽을 들키고 말 것이었다.
속으로만 대답했다.
'네, 오빠.'
오빠는 유방을 억세게 쥐었다.
"아윽...!"
"왜 그렇게 못 됐어, 너."
"아파아...!"
아침부터 기미정한테 맞아 욱씬거리고, 낮부터 오빠한테 맞고 비틀리고 꼬집혀져 욱씬거렸던 유방이었다.
안 그래도 예민했는데 터뜨릴 듯이 쥐어짜니 미칠 듯이 아팠다.
사람은 자신의 신체 부위 중 '주머니'처럼 튀어나온 신체 부위에 예민했다.
남자는 고환이고, 여자는 유방이었다.
그 예민한 부분을 공격당하니 역시 즐길 수 없었다.
"히이이익!!"
오빠는 더 나아가 반대쪽 유방의 첨단을 꾹 압착했다. 신재희는 고통과 위기감을 느껴 몸을 비틀어댔다.
"자, 잘못해서어...!"
"유두가 약점 중에 약점이었구나?"
오빠는 유방을 쥐어짜던 손으로도 유두를 꼬집었다.
"아팟! 아파아파아파!"
신재희는 너무 아파서 오빠의 손을 강제로 떼어낼 뻔했다. 하지만 이것도 오빠가 내려주는 체벌이었다. 쓰지만 달게 받아야 했다.
오빠는 유두를 유방에서 뽑아낼 작정인 듯 잡아당겼다.
"뽀, 뽑지마아! 뽑혀! 뽑힌다고오! 내, 내가 잘못했다니까아!? 그만해애!"
순간 오빠를 때릴 뻔했다. 하지만 초인적인 인내를 발휘해 참았다.
"넌 맨날 그래. 혼날 때만 잘못했다고 하고. 그만 혼내면 또 사고를 치거나 까불지."
"이, 이젠 안 까불게! 안 까불테니까아!"
"뭘 잘못했어? 그건 아냐?"
"다, 담배! 보일러! 하으윽...!"
오빠가 유두를 놓아주었다.
'아으... 오빠한테 유방을 때리게 한 게 잘못이었어. 혼날 때마다 치사하게 유방을 노리네. 아, 유두 발기했다...'
오빠 손에 의해 발기한 유두...
'그렇게 생각하니 좀 꼴리네. 으, 아파...'
"재희야."
"아우... 어?"
손바닥으로 유두를 어루만지고 있자니, 이불 속에 들어간 오빠가 불렀다.
"보일러는 적당히 틀자. 옷 입으면 되니까. 알았지?"
"싫은데?"
"또 꼬집히고 싶어서 그래?"
"아, 알았다고. 시발. 나도 언니처럼 팬티바람인 게 편한데..."
"누나는 집이 이렇게 뜨거우면, 엄청 힘들어할 거야."
"너는 언니만 생각해."
"우리가 배려를 해줘야지. 누나가 힘들게 일하고 돈 벌어오는데."
'나도 돈 버는데. 상납해야 하는 것만 빼면 내 꺼라고.'
신재희는 삥을 뜯어 모은 지폐를 보여줬다.
"자, 나도 돈 벌어옴."
'물론... 이걸 보면 주면 오빠는 또 날 혼내겠지? 제발, 유방 괴롭히지 말고 회초리로 때려주세요, 오빠...'
"야이씨... 회초리 갖고 와. 역시 넌 말로는 정신을 안 차리는구나."
'아싸.'
"아씨. 나도 돈 번 거 맞잖아."
오빠로부터 등을 돌린 신재희는 궁시렁대는 말과 다르게 히죽히죽 웃었다.
회초리를 가져왔지만 오빠는 받지 않았다.
"뭐해. 안 받고."
대신 두 손을 내밀었다.
"네가 나 때려."
"뭐?"
"아무리 때려도 넌 고쳐지지 않을 것 같더라. 앞으론 네가 잘못할 때마다 날 때리게 시킬 거야."
"그게 뭔... 개소리야."
청천벽력과 같은 말이었다.
'나 맞고 싶어. 오빠한테 맞고 싶다고. 내가 때려야 하다니, 그건 싫다고...'
오빠가 쥐어주길 바라며, 그의 두 손에 회초리를 올렸다.
오빠를 때리다니.
은밀한 성벽을 즐길 수 없기도 한데다가, 사랑하는 오빠를 고통스럽게 하게 만들게 할 것이었다.
오빠는 지금 제대로 된 '체벌'을 내리려고 하고 있었다.
"잡아, 오빠."
'제발. 날 때려줘...'
"회초리를 왜 나한테 줘. 어서 집어. 그리고 내 손바닥 10대 때려. 보일러 강하게 튼 건 딱히 잘못은 아니었는데, 담배 핀 건 잘못했어. 그리고 다른 애들한테 돈 뺏은 것도 잘못했지? 그건 손바닥 30대 때려."
40대면 맞다가 절정을 느낄 수도 있는 체벌이었다.
"아, 시발... 왜 갑자기 안 하던 짓을 하는데. 오빠, 이러지 마. 응?"
'오늘... 오빠는 김하늘, 그 년하고 데이트하러 나갔어.'
"하. 시발."
'시발, 그 년일 거야.'
"설마 김하늘, 그 년이 이렇게 해보라고 했어?"
"하아... 하늘이가 왜 나와."
"그럼 너는 왜 갑자기 이 지랄인데. 그냥 평소처럼 때려. 혼내라고, 시발놈아."
"후우... 오빠한테 욕했으니까 10대 추가야."
체벌이 추가되다니. 평소 오빠한테 혼날 때였다면 속으로 기뻐했을 거였다.
그런데 지금은 정반대로 마음이 무거워지기만 했다.
"아, 시발. 내가 널 왜 때리냐고요."
"또 추가할까?"
"그냥 날 때려. 혼내. 어?"
싫다. 오빠한테 맞으려고 했던 게, 반대로 오빠의 몸에 상처를 입히게 되다니. 그것도 자신의 손으로 말이다.
"때려, 빨리."
"오빠..."
"때리라고, 시발."
두근.
'어...?'
아랫배가 감전이 일어난 듯 신호를 보내왔다.
"명령이야?"
"어? 어."
"나 마음 아프라고 명령하는 거지?"
"그래."
'그래... 본질적으론 오빠한테 맞는 것은 달라지지 않았잖아? 오빠는... 내 마음에 채찍질을 하고 있는 거야.'
어쩌면...
이 또한 즐길 수 있을지도 모른다.
"때, 때린다?"
"때려."
'아... 오빠 두 손 크다... 내가 오빠를 때리게 될 줄이야... 오빠, 미안해... 이런 동생이라...'
짝!
신재희의 두 눈이 커졌다.
오빠의 몸 위로 자신이 새긴 빨간색이 그어졌다.
오빠가 자신이 입힌 색으로 덧칠되는 걸 보자, 낯설면서 익숙한 기묘한 쾌락이 느껴졌다.
그때 신재준은 아픈지 눈썹을 찌푸리는 걸 발견했다.
신재희는 덜컥 겁이 났다.
"오, 오빠? 괜찮아?"
"아프지. 때려. 49대 남았어."
"오빠, 나 숫자 잘 못 셀 것 같애. 오빠가 세 줘."
"알았어."
신재희는 죄책감과 후회, 김하늘에 향한 분노와 알 수 없는 쾌락에 대한 의문으로 머리가 복잡했다.
짝!
"윽. 2대..."
"오빠, 아프지? 그냥 내가 맞을게. 그냥 나 때려. 응?"
아파하는 오빠를 보자 그저 죄책감 만이 머리를 가득 채웠다.
"앞으로 못된 짓하지 않을 거지?"
"그렇대도!"
"그래도 이미 잘못한 건 혼나야지. 계속해."
"아, 씨..."
오빠 손바닥에 그어진 2개의 실선.
안타까우면서도...
'아...'
야릇했다.
'나는 오빠를 때릴 때도 느끼는 미친년이었나.'
손바닥에 실선이 3개, 4개...
늘어날 때마다 신재희는 죄책감이 작아지고, 그 빈 공간어 쾌락이 차는 게 느껴졌다.
팬티가 축축하게 젖은 것도 자각하게 되었다. 팬티바람으로 오빠한테 혼나는 과정에서, 발정한 걸 들킬까봐 젖은 게 티 안 나는 검정 팬티를 입은 것이었다.
오빠한테 맞는 상황이 아닌, 오빠를 때리는 상황에서도 검정 팬티는 그 역할을 똑같이 해냈다.
'그래도 역시 내가 맞는 게 더 느낌이 와닿네... 오빠 손바닥 좀 봐... 부었잖아... 나 때문에...'
신재희는 자신의 손바닥이 대신 그 아픔을 흡수햇으면 싶었다.
"26."
"생각해보니 잘못 됐어."
"뭐가."
"내가 찐따들 삥 뜯는 건 옛날부터 혼났었잖아. 처음 10대랑 또 10대는 내가 담배펴고 욕해서라고 쳐도. 삥 뜯은 것 때문에 오빠 손바닥 30대 더 때리는 건... 그 뭐더라? 이중처벌? 그거라고."
신재희는 오빠를 그만 때리기 위해서 머리를 굴렸다. 제법 그럴 듯하다고 여겼다.
오빠가 뭐라고 하기 전에 얼른 회초리를 없애버렸다.
"야. 다시 회초리 꺼내와. 지금 혼나는 건 내가 아니라 너거든? 누가 네 멋대로 끝내래?"
"나 앞으로 착하게 살 테니까. 이젠 그만 해, 진짜. 아씨, 땀 나. 나 샤워할 거야."
보일러 컨트롤러의 온수 버튼을 누르고 화장실로 들어왔다.
"시발."
팬티를 벗어보니 애액의 실이 치즈처럼 늘어났다. 팬티를 신경질적으로 세탁기에 집어넣어 버렸다.
애액을 쏟던 질구에 손가락을 밀어넣었다. 내부는 흠뻑 젖어있었다.
'시발... 오빠 때리는 것에서도 흥분하면 안 되지...'
얼마큼이나 변태가 되려는 걸까. 신재희는 스스로가 역겨워져서 눈을 질끔 감았다.
질에서 손가락을 뽑고, 샤워기를 틀었다. 적절한 온수가 나오도록 온도조절기를 돌리기 시작했다.
'개 차가워. 지금은 개 뜨겁네, 시발.'
샤워하기 딱 좋은 온수가 나오는 구간은 아주 미세한 손놀림으로 찾아내야 했다. 조금만 어긋나면 찬 물, 혹은 끓는 물이 나왔다.
간신히 찾아내고 보지에 샤워기를 댔다.
물줄기 수압에 자극되자 기분이 좋았다. 손끝으로 음핵을 문지르다가 오빠를 떠올렸다.
오빠의 손바닥을 칠 때, 회초리가 전해주던 손맛.
오빠가 맞을 때마다 일그러지던 귀여운 얼굴.
무서우라고 애써 눈에 힘을 줘도, 그 얼굴이 깜찍하기만 하다는 걸 본인은 모르는 모양이었다.
그 순진함이 너무 사랑스러웠다.
'아... 오빠랑 개처럼 서로 뒤엉켜 치고 받고 하다가, 마지막에는 화해의 빠구리 뜨고 싶다.'
오빠한테 손찌껌을 받을 수 있고, 오빠를 때릴 수도 있으며, 사랑하는 오빠와 성관계를 맺는 것도 다 하게 되는 것이었다.
'불가능하잖아, 그딴 거.'
신재희는 스스로를 비웃었다.
머리 위에다가 샤워기를 들이댔다.
물에 젖은 머리카락이 미역처럼 얼굴이며 목이며, 젖가슴이며 달라붙었다.
'미친 척하고 덮쳐버려?'
오빠는 반항하려고 때려올 테고, 자신도 오빠를 제압하기 위해 때려야할 것이었다. 제압하면 성관계도 성공할 수 있을 거였다.
"지랄. 아오씨."
자꾸 미친 생각만 하게 되었다. 성욕을 빼둬야겠다. 샤워기 소리가 보지를 문지르는 소리를 가려줄 것이었다.
신재희는 자위를 3번한 뒤 나왔다. 물을 잔뜩 먹은 손끝이 쭈글쭈글해져있었다.
'아, 입을 팬티가 안 갖고 왔네.'
오빠한테 가져오는 것을 부탁할까 하다가 그냥 수건으로 하반신을 가린채 큰 방으로 갔다.
오빠 앞에서 반라를 노출하고픈 음흉한 생각 때문이었다.
'으씨. 추워.'
보일러 온도를 대폭 낮췄기에, 전라로 다니긴 추웠다.
추위를 느낀 신재희의 몸은 닭살을 세웠다.
"재희야. 추운데 옷 좀 입어. 감기 걸리겠다."
"어. 입을 거야. 나 수건 치운다? 알아서 고개 돌려."
"어? 어."
신재희는 등 뒤에 있는 오빠의 말을 듣자마자 매듭 지어둔 수건을 벗었다. 알몸이 되었다.
팬티부터 입고 바지와 박스티를 꺼내 입었다. 추웠기에 서둘렀다. 노브라를 선호했기에 브래지어는 차지 않았다.
드라이기로 머리를 말린 뒤, 오빠가 들어가있는 이불 속에 들어갔다. 전기장판에서 올라온 뜨끈뜨끈한 열기에 몸이 녹는 듯했다.
오빠는 아까부터 핸드폰만 만지고 있었다.
'애인하고 톡하나? 시발...'
"야. 김하늘 하고 사귀냐?"
"아니."
"그, 그래? 오빠. 여친 좀 만들어. 학교에서 공부만 하지 말고. 그게 뭐냐."
"모태솔로가 모태솔로한테 잘 한다."
"난 안 사귀는 거야."
"나도 그래, 인마."
'뭐야. 김하늘하고도 안 사귀고, 사귀는 사람도 없다고? 다행이다.'
그렇다면 라고 했던 건 뭐였을까?
'아, 남자애들끼리는 서로 그러기도 하겠네. 남사친한테 한 얘기였나 보네. 휴.'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