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2화 〉겨울방학 (2/201)



〈 2화 〉겨울방학

"추웠겠네. 보일러 틀고 있지."
"아, 전기장판으로 괜찮아."

이 집은 도시가스 보일러가 아닌 석유 보일러를 돌렸는데, 집안 형편에 비해 석유값이 비싸서 웬만하면 보일러를 돌리지 않았다. 전기장판으로 버텼다.


"누나, 밥은 먹었어?"
"먹었지. 너는?"
"나도 먹었어."

누나는 야근하고 돌아온 참이었다. 대기업에 입사했는데 워라밸은 어디갔는지, 매일 같이 새벽 출근과 야근을 반복하고 있었다.


신재연은 싱크대와 근처 쓰레기통을 보았다. 싱크대에는 내가 설거지를 해놔서 아무것도 없었다. 그런데 쓰레기통 위에는 라면 봉지가 제일 위에 있었다.

"라면 먹었어?"
"응."


냉장고를 뒤져보니 맛있는 반찬이 없었다. 한식조리기능사 자격도 있는 신재준이 만든 것이었는데, 모조리 풀 뿐이었다. 나는 입맛이 돌지 않아 그냥 라면으로 저녁을 떼웠다.


"밥 먹지. 라면은 몸에 나빠."
"갑자기 땡겨서."
"재희는?"
"몰라. 연락 없이 늦게 들어오는 게 하루이틀인가. 전화해볼까?"
"그래, 전화라도 해봐."

신재연은  머리를 난잡하게 헝클어버리며 지나쳤다.

"아, 하지 마. 머리 망가져."


기억  '신재준'을 따라서 칭얼거려보았다. 그리고 제비집처럼 되어버린 머리카락은 손갈퀴로 빗었다.


역시 신재연은 신재준 몸속의 내용물이 바뀌었음을 눈치채지 못했다. 나라도 그러했을 것이다. 한지붕 아래 살던 사람의 영혼, 혹은 인격이 교체되었을 것이라곤 감히 추측이 가능할까?

나도 양심이 존재하던 사람인지라, 신재연으로부터 남동생을 빼앗아간 것 같은 상황에 죄책감을 살짝 느꼈다.

그래도 내 안에 여전히 신재준이 남아있지 않은가, 기억이라는 형태로.


앞으로  섹스 판타지를 위해 이 몸을 함부로 굴릴 것이긴 하지만, 그래도 신재연 앞에서는 철든 남동생 역할을 할 생각이었다.


부엌 옆 방으로 가보니 신재연이 전자담배를 풀고, 탈의를 시작했다. 자켓을 옷걸이에 걸고, 블라우스의 단추를 풀어나갔다.

블라우스의 가슴께는  늘어난 상태였다. 처음 블라우스를 샀을 때는 저렇게 늘어난 상태는 아니었으리라, 그런 짐작이 되었다.


블라우스 속에 하얀 브래지어를 입고 있었다.  짝이  얼굴도 덮을 만큼 컸다. 심미성보다 기능성만 중시했는지 무늬없이 덮개 역할만 했다.

프론트  브래지어였는데, 후크를 풀자 포동포동 의태어가 들리는 것처럼 신재연의 폭유가 출렁거렸다. 살색에 가까운 유륜은 꽤 컸고, 그 가운데 첨단은 분홍색을 띄었는데 역시 컸다. 색상 때문인지 징그럽기는커녕 예쁘기만 했다.


유방의 하얀 피부 밑에 거미줄처럼 퍼진 새파란 핏줄은 약간 혐오스러우면서도, 퇴폐적으로 아름다웠다.

난 풀발기해버린 남근을 숨기려고 몸은 부엌에 둔채, 고개만 빼곰 내밀고 엿보았다.


신재연은 정장 치마의 지퍼를 내리고, 쉽게 벗기 위하여 옆으로 돌렸다.

"뭘 보냐?"


그녀가 내 시선을 눈치챘는지 날 보았다. 그러다가 감흥없다는   시선을 떼고 스커트를 내렸다.

팬티스타킹에 감싸인 팬티는 흰색이었다. 밋밋한 브래지어와는 다르게, 양쪽 팬티끈에 앙증맞게도 리본이 달려있었다. 그 리본은 커피색 스타킹이 짓눌려 괴로워보였다.

"누나, 커피라도 끓여줄까?"
"괜찮아. 금방 잘 거라서."

신재연은 평소 집안에서 팬티바람으로 활동했다. 어렸을 적에 한약을 잘못 먹어서 열이 많은 몸이 되어버린 까닭에, 이 추운 집에서도 팬티바람으로 지냈다.

신재준이 어린 마음에 민망해서 인터넷에 고민글을 올린 적이 있었다. [친누나가 집안에서 팬티바람을 다녀요. 다른 분들도 그러시나요? ㅠㅠ] 그 글에는 자신들도 친누나가 있는데, 친누나가 팬티바람으로 다닌다는 공감 댓글이 많이 달렸다. 민망하지만, 가족이니까 봐준다는 뉘앙스의 댓글이었다.

신재연은 팬티스타킹 양옆에 손을 집어넣고, 올이 나가지 않게 아래로 내렸다. 팬티 바깥으로 드러난, 솜털이 보이는 엉덩이는 새하얬다.

돌돌 말려지며 스타킹이 내려갔다. 고개를 숙이자 그녀의 긴 머리카락과 폭유가 바닥으로 중력을 받아 아래로 쏟아졌다. 그녀의 탄탄한 허벅지에도 파란 핏줄이 엿보였다.

신재연은 다리 하나씩 들면서 스타킹을 발 바깥으로 빼냈다.

그녀의 발가락은 작아서 귀여웠다.

"누나, 빨래감 줘. 세탁기에 넣을게."
"팬티도 갈아입을 거야."
"아."
"빨래는 내가 알아서 넣을게.  쉬어."
"응."


 신재연을 지나쳐 큰 방으로 갔다. 팬티 벗는 것까지 지켜보는 건 선 넘는 거니까.

나는 발기한 성기를 감추려고 그녀의 눈치를 보며 얼른 지나쳤다.

전기장판이 틀어진 이불 속에 들어갔다. 그리고 가랑이 사이로 손을 뻗었다.

'미친. 대물이네...'

풀발기한 신재준의 성기는 바지춤을 뚫고 나와 배꼽까지 지나쳤다. 신재연의 스트립쇼에 흥분해 쿠퍼액을 잔뜩 흘리고 있는 상태였다.


'와... 이런 대물을 가지고, 평생 자위를  번도  했어?'

신재준의 기억에 의하면 그랬다. 호기심에 야동을 본 적이 있었지만, 여자 보지를 보고 징그러워하며, 그 보지가 자지를 집어삼켰을 때에는 역겨워했다. 자위도 안했고, 그 다음부턴 야동도 안 봤다.


생리적인 성욕이 있는지라, 아침마다 발기되어있는 것을 여자 형제들한테 들키기 싫어했다.


쌓이고 쌓인 정액이 몽정으로 배출되는 날에는 현탐이 온 얼굴로 새벽에, 누이들 몰래 팬티를 손세탁하곤 했다.


빨간색 팬티로 갈아입은 신재연이  방으로 들어왔다. 목에는 전자담배를 차고 있는데 폭유 사이에 끼어져있었다. 걸을 때마다 크게 파동을 일으키며 출렁이는 유방과 다르게, 전자담배는 계곡 깊은 곳에서 끼어있어 제법 얌전했다.


그 유방과 유두,

가느다란 허리 가운데 있는 앙증맞은 배꼽,

살짝 끼는 팬티라서 비치는 도끼자국, 음모 때문에 팬티가 약간 튀어나온 모습...

코가 아파왔다. 흥분 때문에 코피라도 터질 기세였다.

자지는 열심히 쿠퍼액을 터뜨리고 있었다. 복부에 쏟아지는 쿠퍼액을 맞는 기분... 원래 몸으론   수 없는 신선한 경험이었다.


좀 더러운 기분이었다... 낯선 자지에서 나오는 낯선 쿠퍼액이 내 복부에 흩뿌려지는 것처럼 착각이 들어서 그랬다. 애써 이건 내 자지고, 이건 내 쿠퍼액이라며 마인드컨트롤을 했다.


"재준아.  끌까?"
"응, 꺼."

어두워졌다. 그러나 집 바로 앞에 있는 주황색 가로등이 있기에, 윤곽은 확인할 수 있었다.


신재연은 엉덩이를 흔들며 컴퓨터로 다가갔다.


"재희한테 연락은 했어?"
"아니. 지금 할게."

신재연은 발가락으로 컴퓨터 파워 버튼을 누른 뒤, 책상 앞에 앉았다.

신재연은 밀린 업무라도 있는지 회사 홈페이지에 접속해 메일함을 뒤져보고, 업무 파일을 다운 받아 그것을 살펴보기도 했다.

곧 자겠다며, 커피를 거부했음에도.

"누나, 커피 타줄까?"
"아니. 금방 끝나. 확인만 하면 돼서. 금방 잘 거야."
"씻고 자야지. 화장은 지워야할 거 아니야."
"그래."

남녀역전세계지만, 다행히 화장도 여자가 하고, 치마도 여자가 입었다.


화장한 남자와 치마를 입은 남자를 보고 안구테러를 받을 일은 없을 것이었다.

신재연은 전자담배에 담배잎 스틱을 꽂더니, 입에 물어 연기를 뿜기 시작했다.

습관인지 구부정하게 허리를 구부렸고, 목도 거북이처럼 했다.

'신재준'은 평소 그런 누나가 하는 좋지 못한 습관을 지적하곤 했다.


"누나, 허리."


신재연은 허리를 똑바로 하고 목도 똑바로 피는 것으로 대답했다.


미쳤다. 신재연 같은 미녀가  앞에서 팬티바람으로 돌아다니고, 내 잔소리에 척척 따르기까지 했다.

원래 세계였다면 이런 상황은 평생 갖기도 힘들 것이었다. 신재준에게 감사의 말을 보냈다. 내 감사가 닿으려나 의심스럽긴 했지만...


슬그머니 궐련형 전자담배 특유의 찐내가 내 코로 들어왔다. '신재준'도 그랬고 나도 비흡연자였다. 그래서인지 찐내가 강하게 느껴졌다.

신재준은  냄새를 싫어했다. 그러나 피곤한 누나한테 담배피울 때마다 집밖으로 나가서 피라고 하기엔 미안해서 싫어도 참았다.


나도 전자담배 냄새가 싫었지만 못 참을 것 없었다.

캄캄한 방 안. 컴퓨터 모니터 불빛을 받는 팬티바람의 폭유를 지닌 미녀. 그런 미녀가 나른하게 전자담배를 피우는 모습은 보는 것만으로도 감격스러웠다.


나는 이불 속에서 몰래 자위를 했다. 대물이 낯설었기에  남자의 자지를 만지는  같은 착각도  들었다. 그러나 익숙해져야겠지. 그리고 익숙하게 될 것이었다. 자주  생각이니까.


신재연 때문에 자지가 간지러워서 미치겠다. 한 발 빼고 싶었다.


신재연은 모를 것이었다. 자기 남동생이 자신의 팬티바람 차림을 보고 자위할 줄은...

잠깐만 확인할 거라던 신재연의 작업은 오래 걸렸다.

신재연은 자신의 허벅지를 긁기도 했다.

팬티 라인도 간지러웠는지, 팬티 속에 슬쩍 손톱을 넣어서 치골 부분 긁었다. 덕분에 대음순을 따라 자란 음모가 슬쩍 보였다.


나는 그 타이밍에 절정을 느꼈다. 이불에 뿌리면 처치가 곤란하니, 얼른 손바닥으로 요도 앞을 가렸다. 울컥울컥. 끈쩍한 정액이 내 손을 적셨다.


현자타임이 찾아오자 자괴감이 찾아왔다. 그랬다가 다시 신재연의 반라를 쳐다보니 성욕이 슬그머니 차올랐다.

발기가 풀리려던 자지에 다시 피가 쏠렸다.


처음처럼 자위하고 싶은 욕구가 강렬하진 않지만, 그래도 연속으로 자위를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나 손바닥에 묻은 정액이 찝찝해 화장실로 가서 손을 씻었다.

'아. 신재희한테 전화나 걸어보자.'


다시 방으로 돌아온 나는 신재연의 반라를 구경하며, 한 손으론 자지를 주물럭거리고,  한 손으론 신재희의 전화번호를 찾아냈다.

전화를 거니까  받았다.

신재희의 톡방에 들어가봤다.



(나) [언제 오니]
..
신재희 [준비물 사야 돼  줘]
(나) [무슨 준비물]
신재희 [아, 도화지 같은 거. 미술 준비물]
(나) [얼만데]
신재희 [5만원]
(나) [지랄하지마. 무슨 미술 준비물이 5만원이나 해]
...
(나) [언제 와?]
...
신재희 [친구랑 피시방 가게 돈 좀]
(나) [용돈 타갔잖아]
신재희 [아, 다 썼어. 니 용돈 빌려줘]
(나) [그렇게 빌려가서  갚은  얼만줄 알아?]
신재희 [아씨]
신재희 [갚을 거라고]
...
(나) [재희야. 집에 언제 올 거야?]
...
신재희 [오늘 집에 빨리 들어간다. 오늘 니 월급날이지? 치킨 사놔]
(나) [레드 콤보?]
신재희 [ㅇㅋㅇㅋ]



신재희, 이 년은 오빠가 걱정해서 언제 오냐고 물으면 읽씹했다.

신재희가 정해진 용돈 이상을 달라고 하면 신재준은 주지 않으려고 했다. 그러나 빌려달라고 하면 마지못해 줘버렸다. 물론, 신재희는 그 돈을 갚은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신재준이 알바라도 하고 있으면, 신재희는 신재준의 월급날마다 치킨이나 피자 따위를 사줄 것을 명령하기도 했다. 신재준도 마침 먹고 싶었던 터라 사주긴 했는데, 속으로 신재희의 철 없음에 짜증을 느꼈다.



(나) [재희야. 언제  거야?]




난 신재준이 평소 그랬던 것처럼 신재희한테 톡을 남겼다. 읽씹할 게 뻔한 걸 알았지만, 평소의 신재준을 연기하기 위함이었다.

장농과  틈에 회초리 손잡이가 튀어나와있었다. 신재준은 신재희가 사고칠 때마다 회초리로 때렸다.

의외로 신재희는 그 회초리 맞는 것에 도망가지 않고, 신재준의 분이 다 풀릴 때까지 맞았다.


* * *




나는 부엌 옆 방에 전기장판과 이불을 깔고 누웠다.


신재연이 샤워를 하고, 내가 누운 방을 지나쳤다. 여전히 팬티바람. 젖은 머리는 수건으로 돌돌 말아둔 상태였다. 저러고 자려는 모양이었다.

"누나, 잘 자."
"너도."

신재준은 혼자 부엌 옆방에서 자고,  자매는 큰 방에서 함께 잤다.


어렸을 때, 겨울에는 다 함께, 추위에 몸을 떨며 살결을 부딪치고 잠을 잤다.


한약을 잘못 먹은 신재연의 몸이 천연 난로였기 때문에 꽤나 따뜻했다.


방문이 닫히고 적막해졌다.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주황색 가로등빛... 앞으로 계속 보게  것이었다.

'신재희는 새벽 늦게 들어오거나 아예 외박하는 경우가 많지.'

신재희는 집에 머무는 것을 싫어했다. 또한 부모님과 화목하던 시절, 가정이 부유했던 시절을 그리워하는 말을 쉽게 내뱉곤 했다.

그때마다 신재연은 입을 다물고, 신재준은 신재희를 혼냈다.

'춥네. '누나'한테 같이 자달라고 해볼까. 분명 부드럽겠지...'


반쯤 음흉한 생각,

'신재연도 가족이 끌어안아주면 힘내지 않을까.'

반쯤 신재연한테 가족의 온기를 전해주고 싶은 생각으로,

전기장판을    베개를 들고 큰 방에 들어갔다.

"재준아?"
"누나, 같이 자도 돼?"
"...그래."

원래 세계로 치면 여동생이 오빠한테 같이 자달라는 꼴이었다.


신재준과 신재연의 나이차는 7살이나 났다. 신재연은 원래 나와 동갑인 25살이었다.

신재연은 신재준을 원수 같은 남동생으로 여기는 게 아닌, 책임지고 돌봐야할 남동생으로 여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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