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데일리 히어로-117화 (117/153)

데일리 히어로 117화

이름 : 유지웅

소속 : 지구, 대한민국

성별 : 남

나이 : 20

영력 : 25/25

영매 : 26

아티팩트 소켓 4/4

보유 링크 : 38,760

숫자가 하나 늘어난 영매를 터치했다.

팅―

영매

패시브 소울 : 14

―강인한 육신[소라스]

―뛰어난 청력[파펠]

―뛰어난 자가 치유력[라모나]

―남성을 유혹[아르마](침묵)

―완벽한 절대미각[리조네]

―뛰어난 요리 실력[마르펭]

―뛰어난 민첩성, 근력[바레지나트]

―아이언 스킨[지그문트]

―굉장한 창술[블랑]

―굉장한 궁술[쟈비아]

―굉장한 리더십[길버트]

―포이즌[루카스]

―애니멀 링크[카인]

―완벽한 민첩성[벨로아]

액티브 소울 : 12

―낭아권[무타진/소모 영력 1/재충전 5초]

―화 속성 초급 마법 번(Burn)[마르카스/소모 영력 5초당 1]

―수 속성 초급 마법 아쿠아(Aqua)[레퓌른/소모 영력 5초당 1]

―천상의 목소리[로레인/소모 영력 5초당 1]

―뇌 속성 중급 마법 라이트(Light)[포포리/소모 영력 3초당 1]

―화 속성 중급 마법 파이어(Fire)[파멜라지나/소모 영력 3초당 1]

―지 속성 중급 마법 더트(Dirt)[제피엘/소모 영력 3초장 1]

―투시[잘루스/소모 영력 1초당 1]

―타임 리와인드[샹체/소모 영력 10/1일 3회 제한]

―섀도우 워커[크라임/소모 영력 3초당 1]

―투명화[루/소모 영력 3초당 1]

―검기[제서스/소모 영력 1초당 1]

패시브 스킬이 아니라 액티브 스킬이네.

“액티브 스킬이고 검기야.”

“검기? 대단한 걸 얻었군.”

검기는 소드 마스터들이 사용할 수 있는 무형의 기운이다.

마법과는 다른 개념으로 체내의 축적된 기운을 끌어내 검에 주입시켜 사용하는 것이다.

검기는 꼭 검을 들고 있어야만 사용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나뭇가지를 들고 있어도 충분히 구현할 수 있다.

다만 나뭇가지 같은 경우 내구도가 워낙 약해 몇 번 휘두르면 검기의 힘을 견디지 못하고 박살 나 버린다.

때문에 검기를 제대로 사용하려면 철제 무기를 들고 있는 게 좋다.

검기는 쇳덩어리도 두부처럼 썰어 버릴 만큼 강력한 힘이다.

세상에 검기로 자르지 못하는 물체는 없다.

그만큼 검기라는 건 상당히 괜찮은 기술이다.

“근데 현대 사회를 살아가면서 검기 같은 게 필요할 일이 있을까?”

“여태껏 네가 얻은 능력 중 필요치 않은 게 있었나?”

“어떻게든 사용하기는 했지.”

“검기도 어떻게든 사용하면 되겠군.”

따지고 보면 뭐든 없는 것보단 낫다.

가지고 있다 보면 언젠가는 사용하게 될 날이 올 수도 있다.

아무튼 이제 남은 영혼의 수는 24.

그것을 다 모으면 레이브란데의 인과율은 끝난다.

“이제 그만 집에 들어가 봐라.”

카시아스는 내가 집으로 향하던 골목길에서 나타나 줄곧 내 어깨에 올라타고 있었다.

그녀가 어깨에서 폴짝 뛰어내렸다.

난 어둠 속으로 사라지려는 그녀를 불러 세웠다.

“카시아스.”

카시아스가 말없이 날 슥 돌아봤다.

“다음번엔 집에 초대해 줘.”

“왜?”

“한번 가보고 싶어서. 어떻게 해놓고 사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카시아스는 잠시 고민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지.”

“언제 초대할 건데? 사람들이 가장 나쁜 게 그거야. 언제 한번 보자 해놓고 기약 없이 시간만 흘려보내다가 잊어버리는 거.”

“지금 난 고양이다.”

“……싸우자는 거냐.”

카시아스가 다시 고개를 돌려 걸어가며 말을 이었다.

“내일 오든가.”

그러고서는 순식간에 모습을 감춰 버렸다.

뭘까, 이 츤데레 같은 반응은.

어쨌든 나 초대받은 거 맞지?

그것도 당장 내일.

카시아스는 보이지 않았지만 어디선가 내 얘기를 듣고 있을 것이라 믿으며 말했다.

“알았다. 그럼 내일 데리러 와.”

* * *

다음 날도 난 하교하자마자 백설우를 만나러 갔다.

백설우가 사는 저택엔 늘 경호원들이 정원을 지키고 있기에 투명화와 섀도우 워커는 필수였다.

난 아무도 모르게 백설우의 방까지 진입했다.

내가 투명화를 풀고 모습을 드러내자 백설우가 활짝 웃으며 날 반겼다.

“형, 왔어요?”

“그래, 왔다. 기분은 좀 어때?”

“좋아요. 형을 만나고 나서부터는 늘 좋았어요.”

“다행이네.”

설우는 이제 일반인과 별다를 것 없는 말투를 사용한다.

예전처럼 딱딱하게 말하지 않는다.

설우의 이런 변화는 내 가슴을 벅차게 만들었다.

“설우 너 진짜 이제는 자폐증 가지고 있던 사람이라 그러면 안 믿겠다.”

“그런데 다른 사람들 만날 때는 예전처럼 말해요.”

“왜?”

“나중에 크게 한 방 먹여주려구요. 저를 여전히 자폐아라고 아는 사람들한테.”

“그래서 연기를 하고 있는 거다?”

“그렇죠.”

“그것도 나쁘지 않네.”

현재 로열 그룹의 사장은 설우의 아버지인 백천호다.

그리고 백천호에게는 부사장직을 맡고 있는 친동생 백중호가 있다.

백천호와 백중호는 불편한 관계다.

로열 그룹의 차기 사장 자리를 놓고 알력 다툼이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백천호는 자폐아인 설우 말고 멀쩡한 차남 백진우에게 사장 자리를 물려주고 싶어 한다.

그러한 사실은 백중호도 알고 있다.

해서 백중호는 사장 자리에 어떻게든 설우를 앉히려는 중이다.

그래서 차기 사장으로 설우를 지지하고 있다.

설우가 사장 자리에 오른 뒤, 자격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경질되어야 백천호의 입지가 약해지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기회는 백중호에게 온다.

그때에 가서 백중호는 자신의 아들들을 사장 자리에 추천할 수 있게 된다.

백천호 역시 이러한 백중호의 의중을 알고 있다.

그래서 백천호에겐 설우가 계륵 같은 존재다.

자신의 피를 받아 태어난 자식이지만 잘못하면 설우 때문에 모든 일을 그르치게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때문에 백천호는 백설우가 조용히 죽어주길 바라고 있다.

되도록 불의의 사고로 죽어야 한다.

그러면 죽은 장남 대신 어쩔 수 없이 차남인 백진우를 사장 자리에 추천할 수밖에 없다는 명분이 생긴다.

‘권력은 가족끼리 칼을 겨누게 한다더니.’

이런 일이 조선 시대에만 일어났던 게 아니다.

현실에서도 권력에 의한 동족상잔은 계속 벌어지고 있다.

아무튼 그런 관계로 백설우는 오히려 보호받아야 할 가족들에게 목숨을 위협받는 이상한 입장에 놓여 버렸다.

물론 지금 당장 백설우가 자폐증을 다 벗어 버린 모습을 보여주면 가족들에게서 위협을 받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즉시 백중호 무리에게 경계의 대상이 되고, 전력을 다해 제거하려 들 것이다.

게다가 백설우가 하루아침에 달라졌다고 한들, 여태껏 설우를 탐탁잖게 생각했던 백천호의 마음이 갑자기 돌아설지도 의문이다.

까딱 잘못했다간 이도 저도 아닌 상황에 놓여 버린다.

차라리 모든 이가 보는 공식적인 자리에 나서서 한 방에 터뜨리는 게 낫다.

그럼 아무런 문제도 없는 멀쩡한 후계자인 백설우의 입지가 확고히 굳어질 것이다.

“언제 터뜨릴 거야?”

내가 물으니 백설우는 이미 생각해 둔 것이 있는 듯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로열 그룹에서 주최하는 자선 행사에 참석할 거예요.”

“자선 행사?”

“네.”

좋은 생각이다.

로열 그룹은 기업의 이미지 관리 차원에서 수시로 자원 행사를 연다.

자원 행사의 대부분은 노숙자들을 상대로 무료 급식을 제공하는 것이다.

사랑의 밥차를 끌고 와 노숙자들에게 소중한 한 끼를 제공해 주는데, 그런 자선 행사엔 로열 그룹의 높은 사람들이 참여해서 직접 배식 봉사를 해준다.

물론 이건 국민들에게 보여줘야 하는 행사이기에 취재진도 많이 끌고 온다.

거기에서 백설우가 나타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

“괜찮네, 그거.”

“그렇죠?”

“그 행사가 언제쯤 열리는데?”

“이번 주 토요일이요. 종로에서 열릴 거예요.”

“그래? 구경 가야겠다.”

“네, 형. 꼭 오세요. 오셔서 제가 어떻게 하는지 봐주세요.”

“당연히 그래야지.”

오지 말라고 해도 반드시 갈 생각이다.

백설우는 지금 아군이 한 명도 없다.

행사에서 확 달라진 백설우의 모습에 누가 어떤 생각을 품고 돌발 행동을 할지 알 수 없는 일이다.

예전에 그런 사건이 있었다.

어느 거대한 기업에서 자선 행사를 열었는데, 배급을 받던 노숙자 한 명이 품에 숨기고 있던 칼을 꺼내 행사를 주최한 의원의 복부를 찔렀다.

다행히 의원은 목숨을 건졌지만 그 일로 트라우마가 생겨 의원직을 내놓게 되었다.

그건 단순히 노숙자에게 불의의 피습을 받은 것이 충격이었기 때문은 아닐 것이다.

노숙자가 아무 이유 없이 의원을 찌를 리가 없다.

누군가에게 사주를 받은 것이 분명하다.

노숙자는 사주 받은 적이 없다고 딱 잡아뗐지만 그 말을 누가 믿을 수 있겠는가.

언제 어디서 누군가가 다른 이의 사주를 받고 자신의 목숨을 노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스스로 은퇴의 길을 밟게 한 것이리라.

아무튼 그 일로 한동안 세상이 시끄러웠다.

피습을 당한 의원이 당시 조금 핫할 때여서 그 사건은 모든 신문과 인터넷 매체에 헤드라인으로 자리 잡곤 했다.

그런 상황이니 내가 안심할 수가 없는 거다.

물론 설우가 자폐증을 이겨냈다는 사실은 그 전까지 비밀로 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당일 날 모두가 알게 될 테니 당장 무슨 일이 일어날 확률은 낮다.

그래도 만에 하나라는 것이 있다.

난 기꺼이 그 만에 하나를 대비할 설우의 보험이 되어주려 한다.

“어쨌든 오늘도 마술을 시작해 보자.”

설우는 내가 자신을 마술로 치료한다고 믿는다.

설우에게 난 세상에 몇 존재하지 않는 진짜 마술사였다.

처음부터 내 존재를 그렇게 알리며 접근했다.

그게 아니고서는 현대의 과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이 마법이란 현상을 이해시키기 힘들 테니.

“네, 형.”

설우가 손을 내밀었다.

난 그 손을 잡았다.

“시작할게.”

비욘드 텅의 힘을 설우에게 흘려보냈다.

설우의 몸 안엔 내가 레이븐 링으로 전이시킨 라모나의 자가 치유 능력이 있다.

이 자가 치유 능력은 비욘드 텅으로 인해 강화되고, 그로 인해 설우의 뇌세포가 균형을 맞추기 시작하여 자폐증이 치료되는 것이다.

“됐다.”

비욘드 텅의 힘이 전달된 것을 확인하고서 손을 놓았다.

“진짜 신기한 것 같아요. 딱히 하는 것도 없는 것 같은데 제가 이렇게 좋아지다니요.”

“뭐? 너 지금 형한테 아부하는 거지?”

“헤헤, 눈치챘어요?”

자식이, 많이 컸다.

그런 농담도 할 줄 알고.

“아무튼 내일 보자. 형 그만 가볼 테니까.”

“네? 벌써 가려구요?”

“응.”

“오늘도 늦게까지 있다 가세요, 형.”

사실 전에는 설우와 늦도록 이야기를 하다가 돌아오곤 했다.

그것도 자폐증을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하지만 요즘에 나아지는 속도를 보니, 굳이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을 듯했다.

게다가 오늘은 중요한 약속이 있었다.

“미안하다, 설우야. 나 만나기로 한 사람이 있어서.”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