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돌아온 요리고 고인물-403화 (외전 3) (403/403)

<외전 3. 과거로부터, 미래에게>

그런 생각을 가끔 했다.

만약 자신의 일생에 가장 큰 전환점이 된 날이 언제냐 묻는 사람이 있다면, 어떤 대답을 돌려주어야 할까.

"후우……."

성심조리과학고등학교.

정갈한 서체로 찍힌 대문짝만한 동판이 박힌 정문.

황색 동판 겉에 새겨진 미세한 잔금이 이 학교가 버텨온 세월을 짐작케 하고, 그런 잔금에도 불구하고 새것처럼 반짝반짝 빛을 반사하는 모습은 위명의 굳건함을 상징하는 듯하다.

시각적인 무게를 절로 느끼게끔 만드는 정문.

그 앞에 선 채 돌덩이처럼 굳은 소년이, 크게 심호흡을 한다.

"…… 좋아, 가자."

고대하고 고대했던 성심고 입학.

드디어 인생의 큰 언덕을 하나 넘었다.

그런 실감과 함께, 소년은 입학식이 있을 대강당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

소년의 인생은 뭇 어른들이 보아도 '이야, 거 참 힘들었겠구나.'하는 소리가 절로 나올 만큼 고단했다.

말을 떼고 사리 분별이 가능해질 시기에는 이미 보육원에 있었고, 처음 보육원에서 친해진 친구와는 모종의 이유로 이별했다.

시기가 늦어 입양처도 정해지지 않은 탓에 고학년 전문 보육원으로 이송.

안 그래도 감수성 풍부한 시기에 제대로 발붙일 곳도 찾지 못한 채 살아온 소년의 삶은 누가 보아도 순탄하다고는 말할 수 없는 것이었다.

그런 소년을 국내 굴지의 명문조리고인 성심고로 이끈 것은 어릴 때부터 간직한 하나의 꿈 때문이었다.

파티시에.

프랑스어로 제과제빵 전문 요리사를 뜻하는 이 단어.

그러나 소년에게 파티시에란 단순한 단어 이상의 의미를 가졌다.

좌절 가득한 어린 소년의 기억 속, 몇 안 되는 밝게 빛나는 추억 중 하나.

소년이 자신의 인생에 길을 닦을 이유로는 차고 넘치게 충분하다.

***

'쉽진, 않았지.'

소년의 회상대로, 파티시에라는 꿈을 향한 길은 그리 쉬운 것이 아니었다.

그냥 요리사라면 모를까, 요리사 중에서도 전문직에 가까운 파티시에는 의외로 그냥 요리사보다도 대성하기가 까다로운 분야였으니까.

파티시에 기술에 대해 제대로 된 가르침을 받을 수 있는 곳을 찾는 것도 고난이었지만, 무엇보다 험난했던 건 기술을 배우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었다.

제과제빵 기술을 배우는 데에는 특히나 돈이 많이 들어간다.

한국은 다른 나라보다 제과제빵 등에 사용되는 재료의 값이 유난히 비싼 탓이다.

세월이 지나며 이전보다는 훨씬 값싸졌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힘든 건 변하지 않았다.

그리 여건이 좋다고는 할 수 없는 보육원에서 사는 고아에게 금전적 문제란 만리장성에 버금가는 장벽이다.

잠을 아껴 신문을 배달하는 걸로 학원비를 간신히 충당하고, 키로 당 천 원 안팎의 가격으로 살 수 있는 싸구려 지점토를 이용해 보육원 구석에서 반죽하는 연습을 했다.

불행 중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아니면 소년의 인생을 가득 채운 동산만 한 불행의 무더기 사이에서 간신히 찾아낸 진주라고 해야 할까.

소년은 제과제빵에 상당히 소질이 있었다.

"이, 이건……! 이건 설마 태양의……!?"

"예? 그게 뭐예요?"

"얘, 얘야, 혹시 제대로 제빵을 배워볼 생각 없니?"

그날 우연히 학원을 들른 어느 어른이 호들갑을 떨던 모습은 소년의 기억 속에 몇 없는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남았다.

빛나는 추억이나, 어두운 기억과는 다른 느낌이 드는 장면이었다.

'처음부터 제대로 배울 생각으로 공부하고 있던 건데…….'

아무튼, 그 어른의 눈에 든 덕분에 소년은 거의 공짜나 다름없는 값으로 제과제빵 공부를 할 수 있게 되었고, 그건 어려운 그의 주머니 사정에 아주 커다란 도움이 됐다.

그렇게 남은 돈으로 소년은 여태껏 제과제빵 기술서에 밀려 우선순위 바깥으로 나가 있던 참고서를 샀다.

코피를 흘릴 정도로 공부하고, 아침이면 팔이 저리지 않은 날이 없을 만큼 연습했다.

그렇게 찾아온 성심고의 입학시험 날.

소년은 1년 장학금이라는 수혜와 함께 성심고의 입학증서를 받았다.

한 학기라도 장학금을 받지 못하면 꿈을 접어야 했던 소년에겐 더없이 반가운 소식이었다.

그날, 소년을 가르친 선생은 그 소식을 듣고 눈물을 흘렸다.

정작 본인은 반쯤 무덤덤하게 우는 어른 앞에 서서 그를 멀뚱멀뚱 바라보고 있었지만.

이후, 소년은 보육원 구석, 아무도 들어올 생각을 않는 보일러실 골방을 찾아가 입술을 꾹 다물고 울었다.

부끄럽지만 빛나는 추억이 하나 더 생겼다.

***

"…… 뭔가, 차가 많네."

방송국에서 나온 건가?

접시 안테나가 지붕에 달린 밴이 몇 대나 제 옆을 지나치는 것을 보며, 소년은 생각했다.

아마 명문 학교라는 건 입학식 때도 이런 분위기인가 보다.

본인이 다녔던 중학교의 입학식, 졸업식과는 영 딴판이었다.

부모를 제외하곤 흔하디흔한 중학교의 입학, 졸업을 축하하고자 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다.

부모가 없는 소년은 그마저도 없었지만.

그래도 아무 말썽 없이 성실하게 개근까지 따낸 소년을 보며 보육원의 원장은 기쁨의 눈물을 흘려주었다.

이 또한, 빛나는 추억이다.

그 시절을 생각하며 작게 미소를 짓고 있자니, 옆에서 지나가던 어른 무리-아마 학부형인-의 대화가 문득 귀에 들어왔다.

"이야, 오늘은 왜 이렇게 방송국 차가 많대요?"

"그게요, 오늘 입학 축사를 해주러 되게 유명한 사람이 온다네요."

"유명한 사람이요?"

"예. 왜, 아시잖아요. 10년하고 좀 더 전에 대회에서 우승한……."

"아, 그……."

보폭이 차이가 나는 탓에 어른 무리는 금방 지나가 버렸지만, 그들의 대화는 소년의 뇌리에 남았다.

'유명한 사람?'

무슨 연예인이라도 오는 것일까.

하지만 TV를 보고 핸드폰을 할 시간에 공부와 요리연습을 한 소년으로선 그다지 아는 바가 많지 않은 세계였다.

애당초 TV리모컨은 대부분 그보다 어린 원생들의 차지였기도 하고.

그렇다고 기대가 전혀 안 되느냐면 마냥 그렇지만도 않았다.

유명한 사람을 두 눈으로 직접 본다는 건, 다른 아이들에게 자랑할 만한 이야깃거리가 되어줄 테니까.

"누구려나."

소년은 궁금한 듯, 궁금하지 않은 듯, 덤덤하게 중얼거리며 발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잠시 후, 입학식이 한창인 대강당.

교장인 차운배의 짧고 굵은 훈시가 끝나고, 누군가 교장을 대신하여 단상에 선다.

그 순간 울려 퍼지는 카메라의 셔터 소리.

저 사람이 그 유명한 사람인가보다. 그런 생각에 단상으로 시선을 향한 소년은, 저도 모르게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안녕하세요, 2031년 성심조리과학고등학교 신입생 여러분. 반갑습니다. 오늘 과분하게도 여러분의 입학 축사를 맡게 된 성심고의 졸업생이자 여러분의 선배인 류찬혁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소년의 빛나는 추억이, 그곳에 있었다.

***

"이게 이번 학기 신입생들이에요? 이야, 올해도 많네요."

"10년 전부터 조금씩 증가추세지. 왜, 네 덕분이라고 말하고 싶은 게냐?"

"아니에요?"

"맞지."

"그러실 거면서."

차운배의 농에 찬혁이 마찬가지로 농으로 답했다.

제작년. 안영길이 나이를 이유로 퇴임하고 교감이었던 차운배가 교장이 됐다.

퇴임하는 기념으로 졸업생 축사나 입학생 축사를 맡아달라는 안영길의 부탁을 너무 바쁜 탓에 미뤘지만, 오랜만에 어떻게든 바쁜 일정에 여유가 생겨서 힘들게 자리한 찬혁의 노고를 차운배도 안다.

애당초 어지간한 인물이면 축사를 맡길 생각도 않는다. 대부분의 스타셰프는 보통 성심고의 교사 선에서 컷할 수 있기 때문에.

하지만 찬혁이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바햐흐로 21세기 이후 최고의 스타셰프.

온갖 빛나는 업적과 수많은 실적이 그의 나이 같은 건 단숨에 머릿속에서 지워 버릴 만큼 수북하게 쌓였다. 이렇게 자리를 해준 것만으로도 충분히 고맙고, 영광스런 사람이 됐단 뜻이다.

그 때문에 이런 가벼운 농담도 부드럽게 받아주는 것이고.

"이번에도 제법 재밌는 친구들이 많았는데, 그중에 이런 학생도 있더군. 한 번

보게."

"봐도 돼요? 저 외부인인데."

"자네 정도면 이미 외부인이 아니지."

"그럼, 살짝만 볼게요."

찬혁은 차운배가 건넨 생활기록부를 받아들었다.

"어?"

그것을 보고 깜짝 놀라는 찬혁.

차운배는 예상했다는 듯 작게 웃으며 물었다.

"어때, 대단하지? 이번 입학생 중 유일하게 보육원 출신인 학생이야. 온갖 지원을 받는 학생도 쉽게 못 오는 곳인데, 어지간히 노력한 게 아니라는 증거지."

전액 장학금을 받기에는 성적이 살짝 모자랐지만, 지원정책과 합치니 1년 장학금 정도는 확보할 수 있었다며 차운배가 말했다.

"쭉정이만 수없이 기를 바에, 이런 강인한 들꽃을 꽃피우는 것도 교육자의 일이겠지. 그렇게 생각하지 않나?"

"…… 옳은 말씀입니다."

찬혁이 서류를 돌려주며 웃었다.

하지만, 차운배의 생각과는 다르게 찬혁이 놀란 이유는 소년의 출신 때문이 아니었다.

그보다는 근본적이게도, 너무나 익숙한, 깊게 기억에 박힌 이름과 얼굴이었기 때문이다.

"서현우……."

그래, 그렇게 됐구나.

찬혁은 웃었다.

***

"여러분은 왜 요리사가 될 생각을 하셨나요?"

찬혁의 축사는 그런 질문으로 시작했다.

질문 후의 짧은 침묵.

입학생들은 찬혁의 물음에 잠시 생각에 잠겼다.

서현우 또한 마찬가지였다.

'나는 왜 파티시에가 되고 싶었을까.'

그러나 다른 아이들과는 달리, 서현우의 답은 단숨에 도출됐다.

저 사람 때문이다. 류찬혁.

누군가는 21세기 최고의 스타셰프라고 부르지만, 서현우는 그를 다르게 기억한다.

가장 빛나는 추억을 내게 남겨준 사람.

서산희망원에서 자신의 영혼의 반쪽 같았던 이하늘과의 이별이, 단순히 슬픈 일로만 남지 않게끔 만들어준 사람.

저 사람이 만든 케이크처럼, 자기도 누군가의 빛나는 추억이 될 멋진 케이크를 만들고 싶다.

그게, 서현우의 기원이었다.

'아마 기억 못 하겠지.'

벌써 십 년도 더 전 일이니까. 서현우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기도 전의 일이니까.

그렇게 작게 허탈한 웃음을 뱉는 와중, 찬혁이 말을 이었다.

"그래요. 모두가 이유가 있겠죠. 어떤 학생은 부모님이 요리사여서 자기도 요리사가 되고 싶었을 수도 있습니다."

마이크를 든 채, 단상 반대편으로 이동하며 또 말한다.

"어떤 학생은 그냥 요리하는 게 좋아서 요리사가 되고 싶었을 수도 있어요."

그리고, 이번에는 단상의 중앙으로.

서현우와 마주보는 자리로, 발걸음을 옮긴 찬혁이 마이크에 대고 말했다.

"어떤 학생은, 세상에서 제일 멋있고 맛있는 케이크를 만들고 싶어서 요리사가 됐을 수도 있죠."

"!"

수그렸던 서현우의 고개가, 급격하게 위로 솟구쳤다.

"아."

싱긋.

마주쳤다. 아마 자신의 착각일 수도 있겠지만, 서현우는 그렇게 느꼈다.

'기억하고, 있었어?'

당장이라고 그렇게 외쳐서 묻고 싶은 마음을 꾹 눌러 담느라 진땀을 빼던 그 순간, 찬혁이 다시 한번 말한다.

"하지만 여러분, 이거 하나만 말해둘게요."

그런 그의 얼굴에는, 장난기 가득한 웃음이 가득하다.

소년 같은, 노인 같은, 청년 같은.

수많은 얼굴을 한 천재 요리사의 웃음이 밝게 청중을 비췄다.

이제 막 새싹을 틔우기 시작한 병아리들을 향해, 찬혁은 언젠가 자신이 받았던 미소를 돌려주었다.

"웬만하면, 요리사는 하지 마세요."

돌아온 요리고 고인물.

完.

<후기>

안녕하세요, 독자 여러분. 작가 빨간코트입니다.

즐거운 한가위 되셨나요?

첫 작품을 완결 낸 후기로 이렇게 찾아뵙게 되어 아주 감개가 무량하다는 말씀을 먼저 드리고 싶습니다.

이 마음을 어떻게 표현할까 글을 쓰고 지우고 하다 보니 어느덧 추석이 다 지났네요.

그래도 그 기간 동안 계속해서 감사함을 느끼고 있으니, 독자 여러분의 은혜가 정말 하해와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여러분은 어머니 바다입니다.

이것이 마더 네이쳐……?

…… 아무튼 각설하고.

'돌아온 요리고 고인물'이라는 작품이 400화나 되어 이렇게 잘 완결을 맞이할 수 있던 건 전적으로 독자 여러분 덕분입니다.

사실 '돌아온 요리고 고인물'은 본 작가의 첫 장편 소설입니다.

아니, 솔직히 말하면 작가가 처음 써본 소설이 '돌아온 요리고 고인물'이었습니다.

작가는 중학생 시절부터 '달빛조각사'로 시작해서 소설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그 이후로도 아주 많은 소설을 읽었고, 본디 작가 본인이 오타쿠인지라 일본 쪽 만화나 소설과도 꽤 오랜 세월을 함께했죠.

소설과 관련된 무언가를 처음 직접 해본 건 아마추어 번역가로 잠깐 활동하던 때였습니다.

당시에는 어린 나이도 있고, 제 본인 삶 챙기기도 급급한 나날이었던지라 대단히 실망스러운 모습을 많이 보였었죠.

그리고 사실 이번 소설을 쓰면서도 그 부분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본업이 있다지만, 독자 여러분과 약속한 시간을 지키지 못 한 때가 빈번했고, 제 작품의 편집을 도와주시는 피디님께는 참으로 많은 민폐를 끼쳤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여태껏 제가 저지른 잘못에 대해 사과를 드리고 싶습니다.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또 정말로 감사드립니다.

이런 못난 작가를 오래도록 믿어주신 덕분에 완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돌아온 요리고 고인물'은 작가가 직접 집필해본 최초의 소설입니다.

아마 짧은 뻘글 수준의 소설이라면 몇 번 써본 적이 있긴 하지만, 편당 5000자를 넘는 장편소설을 집필한 건 처음이었죠.

생각보다 대단히 고된 일이었지만, 반대로 고된 만큼의 값어치가 있는 일이었습니다.

덕분에 독자 여러분과 만나게 되어 이 작품을 집필한 데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을 느낍니다.

다시 이야기를 돌려서.

'돌아온 요리고 고인물'은 제 최초의 소설이었던 만큼, 권해드리기도 부끄러울 정도로 미숙한 부분이 참으로 많았습니다.

포인트를 잘못 잡아서 독자 여러분께 내용 전달이 미숙했고.

제대로 강조해야 할 부분과 넘겨도 될 부분을 짐작하지 못해 스토리가 늘어지기도 했죠.

특히 많은 분들이 불만을 표하셨던 것이 마지막 '글로벌 푸드 서바이벌 편'이었습니다.

제 작품은 사실 학원물과 요리만화 등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습니다.

보통 두 가지가 합쳐지면 유명한 만화인 '식극의 소마' 등이 먼저 떠오르시겠지만, 솔직히 그 발끝도 따라잡지 못한 것 같아 서글픈 마음입니다.

'글로벌 푸드 서바이벌 편'의 에피소드가 대단히 늘어진 것 또한, 제 자신이 요리만화에서 영감을 받고 이른바 말하는 '세계대회'라는 무대를 제 작품의 대단원으로 골랐기 때문이었습니다.

사실 다시 봐도 내용 짐작에 필요 없는 편이 상당히 많았고, 이는 독자 여러분의 부담으로 이어졌습니다.

이 점에 대해 사과드리는 바입니다.

그리고 이런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긴 시간 저와, 그리고 제 작품과 함께 해주신 독자 여러분께, 또 버티지 못하고 중간에 이탈하셨지만 한때라도 제게 관심을 주셨던 모든 독자 여러분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

이 작품을 연재하며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픈 분이 아주 많이 계시지만, 독자 여러분 다음으로 그 감사를 돌리고픈 분이 계시다면 다름 아닌 '돌아온 요리고 고인물'의 검수와 편집, 플랫폼 확장 등의 업무를 맡아주신 PD님입니다.

식당과 작가라는 두 힘든 업무를 동시에 소화해낼 수 있도록 정말 많은 도움을 주셨고, 제가 민폐를 끼쳤을 때에도 쓴소리를 하지 않았지만, 작품의 내용적인 면에서는 항상 엄격하게 틀린 길로 가지 않을 수 있도록 독자 여러분의 성원이 미처 닿지 않는 자리에서 크게 힘써주셨습니다.

제가 함부로 이름을 밝힐 수 없기에 PD님이라고 밖에 언급할 수 없지만, 저희 PD님께도 이 자리를 빌어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저와 함께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고생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

이후의 계획에 대한 이야기입니다만.

제 나름대로는 신작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게 어떤 작품이 될지 아직 밝히기엔 어렵습니다만, 이번에도 제 나름의 취향이 들어간 작품이란 건 장담할 수 있겠네요.

두 번째 작품으로 돌아올 때에는 지금보다 더욱 성장한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예. 제 작품인 '돌아온 요리고 고인물'처럼요.

요리고의 고인물은 될 수 없겠지만, 일단 돌아온 청정수 정도의 자리는 노려보겠습니다.

***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감사 말씀드립니다.

여러분 덕분에 본편 400화, 외전 3화에 이르는 대장정을 상처 없이 마무리 지을 수 있었습니다.

여태껏 '돌아온 요리고 고인물'을 사랑해주신 독자 여러분.

감사합니다.

부디 여러분의 앞길에 행운과 행복이 가득하길 기원하겠습니다.

이상, 작가 빨간코트였습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