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돌아온 요리고 고인물-298화 (298/403)

298. 루프 매치.-7-

'면 요리는 처음부터 없었다.'

김선옥 셰프의 발언에 다른 심사단은 잘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듯 고개를 돌렸으나 나는 도둑이 제 발 저린 심정이었다.

'잘 숨긴 줄 알았는데 말이야.'

하긴, 선입견을 먼저 없앤 다음 먹으면 그렇게 눈치채기 힘든 것도 아니긴 하지.

"맞습니다. 사실, 이번에 저희가 제출한 요리 중에 면 요리는 없습니다."

"면 요리가 없다?"

"그럼 이건?"

심사단은 놀라며 알리오 올리오, 아니. 이제는 정체불명의 요리가 담긴 접시를 가리킨다.

"그건…… 면이라는 요리의 범위가 어디까지냐에 따라서 정의를 내릴 수 있을 것 같네요."

"면이라는 요리의 범위?"

면이란 무엇이냐. 아마 개인의 생각에 따라 정의가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면 요리의 시작은 굉장히 오래전, 메소포타미아 문명이 발달한 시기라고 추측된다.

곡물을 빻은 가루를 반죽하여 길게 뽑아낸 형태로 만들어진 것이 원시적인 면.

거기서 어떤 곡물을 사용하느냐, 어떤 기구를 이용해 만드느냐, 어떤 부재료를 넣느냐, 발효 과정을 거치느냐, 건조 과정을 거치느냐.

온갖 방식에 따라 그 분류가 세분화되어 전 세계로 면이라는 문화가 퍼져 나갔다.

그중 우리나라 쪽. 즉 동아시아 방면으로 전파된 면 요리의 역사는 대략 2천 년 전부터 시작한다.

인류 문명의 발상지, 중앙아시아로부터 중국으로, 그리고 중국에서 온갖 모양으로 변화의 태동기를 거친 면 요리 문명이 한국과 일본으로 전파됐다고 하던가.

"우와…… 면이 그렇게 오래된 요리였구나. 너무 익숙해서 별 생각 없이 먹기만 했는데."

"사실 그런 거에 신경 쓸 사람은 역사가나 요리사 정도니까요."

놀란 얼굴로 감탄하는 MC의 말에 웃으며 답했다. 그러자 그가 다시 내게 되묻는다.

"그렇게 역사가 깊은 요린데 '면 요리는 이거다!'라고 딱 잘라서 정의를 내릴 수 있는 건가요?"

"반대죠. 역사가 기니까 면 요리가 무엇인지 정확히 정의를 내릴 수 있는 거예요."

이탈리아 파스타의 원형인 이트리야.

중국에서 시작된 면.

그 어느 쪽이든 면이라는 요리의 기본 골자는 '곡물'이다.

수십억이나 되는 인간이 지구상에 살면서 그 인구를 유지하다 못해 더더욱 불려나갈 수 있는 원동력은 다름 아닌 농경에 있다.

본격적으로 곡식을 기르기 시작하며 수렵생활을 벗어나고, 이윽고 수렵에 들일 시간과 노력을 다른 곳으로 돌려 문명발전을 이룩할 수 있었다고 할까.

아무튼, 인류의 부흥기를 시작부터 함께한 곡물을 취식하는 방법이 발전한 게 면 요리.

"그 말은 즉……."

"곡물로 만든 길고 가는 반죽. 면을 정의하자면 대충 그렇다고 할 수 있겠네요."

여기서 중국 같은 경우는 밀가루로만 만든 걸 미엔麵, 밀가루 외의 다른 재료로 만든 면을 펀粉이라고 부르는 등 저들끼리 세세한 분류를 나누지만, 지금은 별로 상관없는 이야기다.

"그럼 류찬혁 참가자가 만든 요리는 곡물로 만든 게 아니라는 뜻인가요?"

"정확히는, 곡물로 만들었지만, 반죽은 하지 않은 면과 닮은 무언가죠."

그 말이 끝남과 동시에 심사단을 향해 재료 하나를 손에 들어 보인다.

넓은 판 모양. 두께가 살짝 있음에도 건너편이 비쳐 보이는 반투명한 질감.

그걸 보자, 이제야 심사단은 내 요리에 들어간 면과 닮은 재료가 무엇인지 눈치챈 듯 기함을 지른다.

"건두부!"

"건두부를 면 모양으로 썰어서 만든 건가요?!"

"그렇습니다."

건두부란 콩을 갈아 만든 콩물을 면포 위에 평평하게 펼쳐 압착 하여 익히며 수분기를 완전히 제거해 만드는 두부의 일종이다.

보통은 내 손에 들린 이것처럼 평평한 판 모양으로 나오지만, 나는 그걸 면 모양으로 썰어서 쓴 거고. 건두부를 이용하는 가장 보편적인 방식 중 하나다.

"말도 안 돼! 건두부를 썼다는 걸 우리가 모를 리가 없을 텐데……?"

"건두부는 모양이 면과 비슷할 뿐이지 식감과 맛에서 분명 차이가 있어요."

"하지만 여러분은 눈치채지 못했죠. 그건 요리사의 숨기는 방법이 뛰어났기 때문입니다."

놀란 심사단의 참견에 김선옥 셰프가 말을 잇는다.

"류찬혁 참가자. 이 알리오 올리오…… 아니, 이제는 건두부 볶음이라고 해야겠네요. 이 건두부 볶음은 기름에서 한 차례 튀겨서 익힌 겁니다. 겉에 밀가루 같은 걸 입혀서요. 이 짙은 색은 밀가루가 익으면서 생긴 마이야르 반응이겠죠."

"…… 아하! 알겠다. 면과 건두부 사이에 분명 차이가 있다곤 해도 일반인은 모르면 알기 힘든 미세한 수준이죠. 거기에 밀가루를 입혀 튀겼으니, 밀가루 특유의 향과 맛이 건두부 특유의 향을 숨겨서 더더욱 알기 힘들어졌을 겁니다."

"거기다 이 매운맛 때문에 처음 먹었을 때는 전혀 알 수가 없을 만도 해요."

그 말대로, 나는 이번 요리를 할 때 첫 번째 요리인 건두부 볶음의 정체를 최대한 파악하기 힘든 장치를 구성했다. 뭐, 의도한 것도 있고, 다른 요리와 어울리게 만들기 위한 장치이기도 했지만.

김선옥 셰프가 누구보다 빨리 면의 정체를 알아챈 이유는 가장 먼저 내가 알려준 방식을 따라 시식한 게 그녀이기 때문이리라. 먹어보면 느낌이 확 와 닿으니까.

"하지만 이 매운맛은 대체 어떻게 낸 건가요? 평범한 매운맛이 아니에요. 고춧가루를 들이부어도 이만큼 매운맛이 나오기가 쉽지 않을 텐데, 정작 고춧가루는 빨간색 점 하나 안 보이는군요."

"그건 요리를 할 때 전체적으로 라유를 사용했기 때문입니다. 라유는 만드는 방법에 따라 매운맛을 엄청나게 강조할 수 있게 되니까요."

"라유를 썼다고요? 하지만, 라유를 쓴 흔적이 전혀 안 보이는걸요."

"하지만 분명 질 좋은 고춧가루로 만든 고소하고 매콤한 라유 향기가 느껴지긴 합니다. 눈에는 안 보이는데, 향과 맛은 느껴진다니. 대체 무슨 방법을 쓴 거죠?"

정말 모르겠다는 듯 접시를 두리번거리는 심사단의 질문. 그럴 수 있다. 솔직히 이건 마술사의 트릭 같은 거라서, 방법을 모르면 정말 죽어도 모르는 거거든.

실제로는 그 방식이 의외로 단순하다는 점에서 특히.

"단순한 방법이에요. 제가 쓴 라유는 투명한 라유니까요."

"투명한……."

"라유?"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심사단의 표정. 이해한다.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소리니까.

라유를 만들 때에는 대량의 고춧가루를 비롯한 수많은 향신료가 들어간다. 당연히 고춧가루에서 배어 나온 붉은색이 섞일 수밖에 없으니, 무색의 라유란 있을 수 없었다. 마치 바퀴 없는 자동차나 색이 없는 물감이 있을 수 없듯이.

하지만 마술사의 트릭이란 바로 사람의 상식의 빈틈을 파고드는 것부터 시작하는 법이다.

"사실 의외로 쉬운 방법이에요. 초록색 고춧가루를 사용하면 되거든요."

"?"

고춧가루=빨간색.

이게 바로 사람들의 상식. 그렇다면 고춧가루는 오로지 빨간색만 있을까? 정답은 아니오.

특정한 시기에, 아주 제한적인 방법으로밖에 만들 수 없지만. 빨갛지 않은 고춧가루는 분명히 존재한다. 내가 사용한 물건이 바로 그거거든.

"고춧가루는 햇볕에 내놔서 건조한 고추를 빻아 만들죠. 그 과정에서 고추가 익으며 색이 빨갛게 변하는 거고요. 근데 이 고춧가루를 색이 안 변하게 건조시키는 방법이 있습니다."

이 또한 단순한 방법이다. 아주 춥고 건조한 겨울철에 그늘에서 고추를 말리면 색이 변하지 않고 고추가 건조되는데, 이렇게 색을 유지한 채 건조된 고추를 빻으면 그대로 초록색 고춧가루가 되는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초록 고춧가루로 라유를 만들면 아예 무색은 아닐지언정 기존의 라유보다 훨씬 색감이 덜한, 올리브 오일보다 살짝 더 진한 초록빛 라유가 만들어진다.

"그럼 아까 기름을 끓일 때 넣은 게……."

"예. 그게 초록 고춧가루예요."

내가 직접 만든 거지만, 이 방식으로 고춧가루를 만들면 기존의 고춧가루에 비해 수율이 너무 안 좋아서 단가가 몇 배로 상승한다.

색을 제외하면 기존의 고춧가루랑 똑같은 물건인데 비싸긴 몇 배로 비싸서 만드는 사람도 없고, 간혹 만들더라도 시중에 나오질 않으니 이런 게 있다는 것 자체를 모르는 사람이 훨씬 많다.

'나도 어쩌다 알게 됐었지…….'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에서 일하던 시절, 색감을 잃지 않고 매운맛을 넣고 싶다며 온갖 재료를 찾던 내 선임 셰프와 함께 발견한 재료였다. 물론 너무 비싸서 결국 좌절되긴 했지만, 의외로 딱 생각했던 맛을 연출해내서 눈여겨봤던 식재료다.

'그걸 지금 쓸 줄은 몰랐지만.'

어쨌든, 결론만 말해서 그런 색만 없는 라유를 들이붓다시피 해서 만든 요리가 맵지 않을 리가 없다.

그 과한 매운맛 또한 다음 메뉴와의 연결성을 만들어내기 위한 도구긴 하지만 말이다.

"과연…… 놀라운 발상이에요. 그럼 이 마파두부에는 평범한 라유를 사용한 건가요?"

"아뇨. 거기에도 같은 라유를 사용했습니다. 안 그러면 맛의 밸런스가 안 잡히거든요."

"그럼 어떻게 이쪽에만 이렇게 짙은 빨간색이……."

"그 마파두부는 일종의 무수분 기법으로 만든 마파두부거든요."

무수분 기법. 말 그대로 요리를 할 때 물을 전혀 넣지 않고 재료 자체가 가진 수분을 사용하여 요리하는 기법이다.

물을 하나도 안 넣으면 다 타는 거 아니냐고? 그건 어떤 재료를 쓰냐에 따라 다르지.

'예를 들어…….'

내가 이 마파두부를 만들 때 넣은 토마토 같은 재료를 쓴다면, 물 한 방울 안 들어간 냄비에서 물이 끓어 넘칠 만큼 국물을 만들어내는 것 또한 충분히 가능하다.

"토마토를…… 마파두부에?"

"동아시아에서 토마토를 가장 먼저 요리에 사용한 나라는 중국이었습니다. 어떤 토마토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담을 수 있는 맛이 변하긴 합니다만, 조리방법을 바꾸면 이렇게 서구적인 맛을 담은 마파두부도 충분히 만들 수 있죠."

실제로 요 근래 유명세를 탔던 마라탕에도 토마토가 들어가는 레시피가 있을 정도니, 말 다했지.

두반장을 이용해 마파두부 특유의 맛을 내면서 무색 라유로 매운맛을 끌어올리고, 토마토로 서구적인 맛을 이끌어낸다.

토마토에 진심인 이탈리아나 스페인 쪽 조리법과 비슷한 느낌이 있다고 할까.

매운 요리에 약한 사람도 매운맛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새로운 느낌의 마파두부. 하지만 분명 알아야 할 건, 이 마파두부는 그 자체로도 제법 훌륭한 요리긴 하지만 결정력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말하자면 이 건두부 볶음은 건두부 볶음인 동시에 기름에 미리 볶아 향미를 더해준 파스타. 그리고 마파두부는 마파두부인 동시에 파스타에 뿌려먹는 토마토소스인 셈이죠."

일종의 라구 파스타와 비슷한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저희 작품은 건두부 볶음과 무수분 마파두부라는 두 가지 메뉴입니다. 하지만 그 두 개를 이렇게 합치면……."

그제야 내 뜻을 이해한 심사단이 마파두부를 부은 건두부 볶음을 한층 달라진 눈빛으로 바라본다.

"중화풍 파스타. 마라또후미엔麻辣豆腐麵이라는 여태껏 본 적 없는 새로운 요리로 재탄생합니다."

두 요리를 따로 먹어 한층 높아지는 맛을 즐기는 경지를 넘어, 두 요리를 아예 한 접시에 합쳐서 새로운 요리를 만들어내는 전무후무한 경지.

이게 바로 우리 1팀이 이길 수 없는 대결에서 이기기 위해 준비한 비책.

그것이 통했는지 어땠는지는, 직후 이어진 심사단의 반응을 보면 일목요연했다.

"마라또후미엔! 생전 처음 보는 방식인데 분명 아는 맛이야! 동시에 모르는 맛이다!"

"매운데, 혀에 불이 붙은 것처럼 매운데 계속 넘어간다!"

"매운맛만큼 혀를 자극하는 맛은 없지요! 라유의 캡사이신이 혀의 유분을 씻어내면서 계속 강렬한 맛을 선사하는 게 일품입니다!"

"양념이 과하게 매운 건두부를 한 차례 덮어줘서 무리 없이 적당한 매운맛으로 변한다! 이건 대단해! 터프하고 투박하게 섞어 버린 외양과 다르게 엄청난 계산이 가미된 요리야!"

그 맛있는 다른 두 팀의 요리마저 접시 위에 남긴 채 돌려보냈던 심사단이, 지금은 접시 바닥까지 핥을 기세로 음식을 들이켜듯 삼킨다.

물론, 이 또한 노린 것이다.

두부는 그 푸짐한 식감에 비해 속에 쌓이는 게 거의 없다시피 한 요리. 기존의 밀가루 음식처럼 속에서 부풀지도 않으니 훨씬 편하게, 더부룩하지 않게 먹을 수 있는 것이다.

이만한 계산을 한 보람은, 분명 있었다.

"6차 심사가 끝났으므로 합격자를 발표하겠습니다. 6차 심사 합격자이자, 예선전 우승자는……!"

앞서 내가 날린 '심사는 이번에 끝난다'는 홈런 예고가, 정확히 맞아 떨어졌으니까.

"1팀! 유동건 참가자, 차윤구 참가자, 류찬혁 참가자. 축하드립니다!"

기사! 운전대 잡아!

드디어, 세계로 나갈 때가 됐다.

***

"그런데 우리, 어떻게 이긴 거냐?"

"예?"

"그 요리 말이야. 우리는 너무 매워서 먹기도 힘들 정도였잖아."

심사가 끝나고 인터뷰를 위해 돌아가는 길, 차윤구 셰프가 내게 물었다.

"그만큼 매운 요리를 어떻게 심사단은 맛있게 먹었나 몰라."

합당한 의문이었다.

이건 딱히 차윤구 셰프가 매운 걸 못 먹는다든가 하는 문제가 아니었다. 실제로 매운 거에 제법 내성이 있다고 생각하는 나도 먹기 버거울 정도였으니까.

하지만 그 또한 이유가 없는 건 아니다. 왜냐? 2라운드를 버린 이유가 바로 그것 때문이니까.

"왜, 2라운드 마지막에 저희가 엄청 진한 요리를 만들었잖아요?"

"그랬지."

"그럼 다른 팀은 생각했을 거예요. 아, 쟤네가 저렇게 맛이 강한 걸 만들었으니, 다음 거에 담백한 요리를 만들면 제대로 평가를 못 받겠구나 하고. 그래서 3라운드에 두 팀 다 제법 기름진 요리를 내놨겠죠."

내 생각에도 그건 옳은 판단이었다. 맛이 진한 요리를 먼저 내서 뒷 사람의 심사를 방해한다는 건 이쯤 되면 클리셰 아닌가.

다만, 나는 거기서 한 걸음 더 앞을 생각하고 있었을 뿐이다. 가위바위보에서 다다음 수까지 계산하는 것처럼.

"그렇게 기름진 요리를 세 번이나 연달아서 먹게 되면 아무리 혀를 물로 씻어내도 기름기가 남잖아요. 그게 심사단의 혀를 코팅해주는 역할을 한 거예요."

"…… 아!"

"캡사이신 성분이 혀의 기름기를 거둬주는 동시에 매운맛도 같이 중화되니까, 당연히 앞에 아무것도 안 먹은 우리보다 매운맛을 훨씬 덜 느끼면서, 동시에 맛도 선명해지죠."

"…… 그걸 다 계산하고 있던 거냐?"

당연하다. 이기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단 말은 결코 허언이 아니었으니까.

오히려 난 이렇게까지 해놓고 간신히 턱걸이로 이긴 안상필 대가가 더 대단하게 보인다.

'진짜 괴물이 따로 없어.'

거 참, 그 정도는 해야 나도 어디 가서 어깨 좀 펴고 살 텐데.

"……."

"……."

"…… 왜 그러세요. 눈을 그렇게 뜨시고."

뒤통수를 찌르는 시선에 눈을 돌리자, 유동건 사장님과 차윤구 셰프가 묘하게 찡그린 눈으로 날 바라보고 있었다.

"…… 아니, 정말 세상에는 대단한 사람도 있구나 싶어서."

"아, 안상필 대가요? 그렇죠. 천재란 게 있더라구요. 분하지만."

내 대답에 두 사람의 표정이 더 썩어들었다.

뭐야, 왜 그러는데 대체.

예선전 마지막. 대망의 인터뷰를 앞두고 벌어진 한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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