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 지옥주-양.-1-
2학기가 시작됐다.
누차 말하지만, 여름방학은 학생에게 있어 제법 긴 시간이다. 물론 본인은 일 년 중 고작해야 한 달 남짓한 시간밖에 쉬지 못하는 것이 불만스럽겠지만, 잘 자라는 청소년에게 있어 한 달이란 시간은 그야말로 강산이 변하는 시기인 것이다.
남자, 사흘 지나면 괄목상대하라는 말이 있지만 요즘 시대에는 그 말도 범위가 넓다.
특히 아이는 더욱 그렇고, 그게 사흘조차 아닌 한 달에 달하는 시간이면 더더욱 그렇다.
그만큼 이맘 때의 아이들은 성장이 빠르다. 아무렴, 성장기가 최고조에 달할 시기니 어찌 아니 그럴 수 있을까.
그리고 과연 그 말이 무색하지 않게 오랜만에 만난 친구 녀석들은 한 달 전과는 사뭇 달라진 모습을 하고 있었다.
"야…… 너네 대체 어떻게 살다 온 거야?"
기숙사를 떠난 날에 봤을 때보다 키는 살짝 컸지만, 묘하게 수척해진 데다 볼살이 쭉 빠진 김철정. 대체 요 한 달 동안 뭘 하다 온 건지 집 나가서 개고생이 아니라 집 가서 개고생을 하고 온 낯짝을 하고 있다.
처음 봤을 때는 어깨 위를 스치던 단발이 이제는 어깨 라인 뒤로 가려져 끝이 보이지 않을 만큼 길어진 양희연. 학기말쯤에는 선탠 자국도 꽤 옅어져 있었는데, 부산으로 내려간 새 또 탔는지 피부가 처음과 비슷해져 있는 게 오히려 참신했다.
마지막으로 나현주. 얘는 대체 뭘 먹고 지낸 건지 또 키가 자라 있다. 나도 방학 사이에 성장기 포텐셜이 폭발해서 5cm가 넘게 자랐는데, 이 녀석과의 키 차이는 좁혀진 것 같지가 않다. 오히려 좀 늘어나지 않았나 싶을 정도다. 180은 확실히 넘었겠지 이 녀석.
간단한 개학식이 끝나고. 조별과제의 추억이 깃든 학교 근처 시내 카페에 교복 차림으로 앉아 오랜만에 보는 면면을 둘러보고 있자니 뭔가 신기한 기분이 들었다. 이맘때 애들은 정말 눈 깜짝할 새 바뀌는구나.
반가운 만큼 놀라움도 커져서 신기하단 표정을 짓자 녀석들은 뭐가 그리 신기하냐는 듯 기가 차단 표정을 지었다.
"뭐가 그리 대단해가 눈을 그로코롬 뜨노?"
"너는 집 다녀오더니 일찐이 돼서 왔냐."
"하고 마. 붓싼에서 이리 말하는 아 쌔고 쌨는데 그라믄 우리 동네가 양아치 소굴이가?"
"부산 사람은 모르겠는데 너는 그런 것 같아."
"김가야. 니는 빠지라. 아가 뼈따구가 되가 한 대 치면 부러질 것 같아서 손도 못 대겠다."
"아, 네."
"옳지."
거봐라. 장담하는데 쟤가 지나가던 아무 잼민이나 붙잡고 말 걸면 지갑부터 꺼낼 거다.
양희연에게 기 싸움에서 철저하게 밀린 철정이 녀석이 합죽이가 되는 모습을 보며 나와 나현주가 소리 내어 웃으니 양희연의 시선이 다시 내게로 돌아왔다.
"느그는 이게 웃기나."
말투만 들으면 꼭 시비라도 거는 모양새지만, 정작 그렇게 말하는 자기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입꼬리가 작게 올라가 있는 것이 뻔히 보여 돌려줄 말이 없었다.
그리고, 솔직히 제법 웃겼다. 대화 내용도 그렇지만, 뭐라고 해야 할까. 아무리 봐도 한 달 만에 본 것 같은 분위기가 아니라는 것이 어딘가 즐겁게 느껴졌다. 뭐, 톡이나 전화 같은 거야 시간 날 때마다 틈틈이 했으니 어색해질 틈도 없었겠지만.
"너희는 다 뭐 하고 지내서 사람이 달라졌냐. 처음에는 누군가 했어."
"뭐 별로 안 변한 것 같은데. 대충 비슷하지 않냐?"
"네가 제일 많이 변했다."
사시사철 군바리처럼 깎고 다니던 놈이 머리를 기르기 시작하니 알아볼 턱이 있나. 기숙사 방에 들어갔을 때 내가 방을 잘못 들어왔나 했다.
"나야 뭐, 맨날 똑같지. 집, 일, 집 일, 집, 일. 쉬는 날도 별로 없이 계속 그렇게만 사니까 날짜 감각도 없어지더라. 숙제도 기숙사 들어온 다음에 끝냈어."
어쩐지 답지 않게 밤늦게까지 책상에 붙어 있더니, 그래서 그런 거였냐.
"아빠랑 할아버지 둘 다 사람 부려먹는 게 험하단 말이지. 주방 아저씨들도 대단해. 맨날 그렇게 살 거 아냐."
"빙시야. 기는 느그 아버지가 더 대단하지."
그거 참 내가 해주고 싶은 말이다. 쟤도 보기보다 효녀 타입인가.
"마, 우리 이야기는 됐고 니 썰이나 좀 풀어봐라. 뭔 상황이고 이게."
음. 언제고 이야기할 때가 오리라고 생각은 했지만 제법 시기가 빠르다.
'아니, 방학 끝난 다음에나 이야기하는 거니까 오히려 늦은 건가.'
사실, 앞서 말했던 괄목상대라는 말에 가장 부합되는 건 다름아닌 나 자신일 것이다. 아마 1학년 중에서는 가장 뜬금없는 케이스 아닐까. 내 입으로 말하긴 뭐하지만, 경력과 수상이력 두 개를 합쳐도 끽해야 두 줄도 못 채우던 이름 없는 애송이던 내가 지금은 일약 스타가 됐으니까.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궁금하기도 하겠지. 굳이 숨길 이야기도 아니기에 나는 이쪽을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일행에게 있는 그대로 내가 겪은 일에 대해 설명했다.
엑스포 관람 전 야시장에 갔던 것, 야시장에서 식중독 트리오가 이름 그대로 식중독에 걸려 버렸던 것, 그들 대신 푸드쇼에 나갔던 것, 어떻게 된 영문인지 엄청난 성공을 거두고 결국 3일차 대회에 나가게 된 일까지.
다른 이들은 모르는 진실이 무엇인지 알게된 일행은 마지막 대회 이야기가 끝날 때쯤에 이르러선 황당하다 못해 기괴하단 표정을 짓고 있었다.
이야기가 끝나고서도 한참 입을 다물고 있던 우리. 평소 취향대로 달달한 스무디를 한 차례 쭉 빨아먹은 양희연이 컵을 내려놓고 간신히 입을 열었다.
"니도 참 또라이네."
???
잠깐 머리 위로 갈고리가 세 개 정도 올라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는데.
무엇이지? 지금 한 이야기 속에서 내가 지탄받을 요소가 어디 있다고 저런 소리를 들어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
"솔직히 내가 생각해도 좀……."
"이야, 원래 좀 제정신이 아니라는 생각은 종종 했었는데, 그게 과소평가였구나."
다른 녀석들까지 그렇게 말하니 이번에는 내 얼굴이 구겨졌다. 그런 나를 보며 김철정이 입을 열였다.
"잘 생각해봐라. 준비는커녕 연습도 안 한 놈이 갑자기 고작 하룻밤 연습해서 거길 나갈 생각을 하고, 거기다가 처음 만난 사람이 주는 제안을 덥썩 물어서 검증도 안 된 신제품을 바로 대회에 쓰고. 이게 또라이가 아니면 뭐냐?"
…… 그렇게 말하니까 또 할 말이 없어지긴 하네.
전자는 그렇다 치더라도 후자는 확신을 가졌지만, 확실히 나처럼 미래 일을 알지라도 않는 이상 이건 받은 패를 까보지도 않고 배팅을 거는 격이긴 하다. 평범한 사람 입에서 충분히 미친놈 소리가 나올만한 일이다.
"그래도 결과는 좋잖아. 봐봐, 세상은 결과가 말해주는 거라고."
"언제는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하다면서."
"사람은 서는 곳이 바뀌면 보이는 것도 달라지는 법이지."
"인마는 거까지 가서 못된 것만 배워왔노."
농담을 나누며 가볍게 낄낄 웃는 우리. 다들 겉보기에는 많이 바뀌었지만, 속내는 여전하다.
그 화제와 이어지는 이야기를 몇 마디 나누다 보니 어느덧 정오를 훌쩍 넘긴 시간이 됐다. 점심시간이 지나니 칼 같이 배곯는 소리가 나오려는 걸 보면 배꼽시계 성능이 제법 쓸 만하다.
시간을 확인한 일행이 비운 컵을 쟁반에 정리하며 일어날 채비를 갖추기 시작했다.
"그럼 오늘은 간단히 점심이나 먹고 해산?"
"당장 내일부터 또 그 지옥 같은 나날이 시작되는 거 아니냐. 나도 오늘 어디 가는 건 관둘랜다."
"하긴. 내도 집에서 이까지 오느라 쪼매 잠 오는데 대충 먹고 가자."
"응. 찬성."
이야기가 빨라서 좋다. 어차피 또 반년 동안 질리게 볼 얼굴들. 남는 게 시간이니 굳이 힘든 시간을 버티고 있을 필요도 없다. 그리고 나도 꽤 피곤하다. 아시다시피, 때 아닌 스타 노릇으 한다고 기력 소모가 꽤 심했으니까.
'들어가면 진짜 잠이나 푹 자야겠다.'
아마 오늘이 지나면 편히 쉴 날이 방학할 때까지 없을지도 모르니 지금은 순순히 휴식을 즐기는 게 옳은 일일 것이다.
─지이이잉.
…… 그 전에, 이 빌어먹을 핸드폰 번호를 바꾸든가 해야겠지만.
***
다음 날.
드디어 학생들이 다시 돌아오기를 기다리기 마지않던 수업이 공식적으로 시작되었다.
…… 뭐, 사실 첫 번째 수업이라고 해봤자 그리 대단한 것도 아니었다.
교과서 분출, 수업계획 설명, 과제 검사 등. 아무리 그 악명 높은 교사진이라 하더라도 1학기로 모자라 2학기까지 첫날 수업을 할 생각은 없는 듯했다.
평소처럼 날 선 분위기가 아니니 아이들도 금방 한 차례 멀어졌던 수업에 다시금 친숙해지기 시작한 것으로 보였다. 실제로 우리도 그랬고.
역시 무조건 긴장의 끈을 팽팽하게 잡아당기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가끔은 줄을 풀어주어야 좋은 소리가 나올 때도 있는 법이다.
"오늘은 선생님이 다들 뭔가 널널하네."
"그러게."
심지어 1학기 때는 첫날의 악몽이라고 불렸던 중식 담당 최태호 선생님마저 오늘은 적당히 현장에 대한 강의와 썰을 풀어놓으시다가 종이 울리기도 전에 수업을 끝내셨을 정도니…….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반가움보다 먼저 무슨 일이라도 있는 거 아닌가 하는 의심이 먼저 드는 것이, 우리도 이 환경에 상당히 깊게 물들었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뭔가 하나 터질 것 같지 않냐?"
"야, 너도?"
"야 나도."
이심전심.
반년 동안 이 학교에 시달린 건 철정이 녀석도 나와 다를 게 없다.
이 녀석뿐만이 아니다. 반 아이들 모두가 지금 이 상황 속에서 불길한 낌새를 느끼고 있는 듯, 어딘가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을 보이는 아이들이 많다.
그런 불안한 마음을 안고 언제, 어디서, 어떤 일이 터질지 긴장감 가득한 모습으로 버티고 있자니 어느덧 시간은 정오를 지나 오후. 하교 시간에 이르렀다.
'아직 아무 일도 없었어.'
오늘은 정말 놀라울 정도로 여유로운 하루였다.
제대로 수업을 진행한 선생님은 아무도 없었고, 간단한 신변잡기나 여름방학 동안 있었던 사건 등을 주제로 수다나 떨며 시간을 때웠을 뿐.
이쯤 되니 점점 긴장을 푸는 아이들도 늘어났다. '오늘은 정말 아무 일도 없이 이렇게 넘어가는 건가?'하는 생각이겠지.
'하지만 아니야.'
나는 알고 있다. 오늘 우리 학교는 뭔가 분위기가 무겁다. 다른 반을 스쳐 지나갈 때 보았던 다른 반 아이들의 어두운 표정, 선생님들의 웃음 사이사이로 엿보이던 경직된 반응.
꼭 길 가다가 까마귀가 우는 걸 우연히 본 것 마냥, 그 불길한 징조가 머릿속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그리고 내 예상대로, 앞서 보았던 징조가 우리에게 본색을 드러내는 시간이 왔다.
"여러분에게 전달사항이 있습니다."
종례시간. 하교를 앞둔 아이들을 한 자리에 모아놓은 우리의 담임 선생님이신 박예휘 선생님이 그렇게 운을 띄웠다.
"오늘부로, 1학년 중 12명의 학생의 전학신청이 수리되어 학교를 떠나게 됐습니다."
박예휘 선생님에게서 그 말이 나온 순간, 반 전체의 분위기가 얼어붙었다. 하지만 정작 그 얼어붙은 분위기를 만든 선생님은 그저 담담히, 기계가 대본을 읽는 것 같은 평탄한 목소리로 말을 이어나갔다.
너무나도 건조한 그 한마디, 한마디 낱말이. 그대로 싸늘한 날붙이가 되어 뇌리에 파고드는 느낌이었다.
"2학년 중에서는 9명. 3학년 중에서는 2명. 총합 24명의 학생이 본교를 떠났습니다."
"……."
"그 이유가 무엇인지는 여러분도 경험해 보아서 아시리라 믿습니다. 예전에 제가 말했었죠. 본교의 전학률은 타 학교에 비해 월등히 높습니다. 저희는 미숙한 학생을 내치진 않습니다만, 그렇다고 노력하지 않는 학생이 간단히 따라붙을 수 있을 만큼 녹록한 수업을 하지도 않아요. 그들이 실패자라고는 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이번에 떠난 이들과 끝까지 이 학교에서 살아남을 여러분 사이에는 도저히 메꿀 수 없는 차이가 생길 겁니다."
안 그래도 예리한 선생님의 눈이 다시금 가늘어지며 우리를 쏘아봤다.
"그리고 그 메꿀 수 없는 차이를 만드는 건 여러분입니다. 여러분이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하느냐에 따라 그 차이가 좁혀질 수도 있고, 더더욱 크게 벌어질 수도 있죠. 저는, 여러분이 그 간극에 잡아먹히지 않는 요리사로서 성장할 수 있길 바랍니다. 자신을 끝없이 의심하세요. 요리사가 믿을 수 있는 건 자신이 만든 요리뿐입니다. 그 한 접시의 요리를 위해서 쏟은 노력이 정말 내가 할 수 있는 전부인지 끝없이 의심할 수 있게 되는 날이 여러분에게도 언젠가 오리라고, 저는 믿습니다."
잠시 말을 끊은 선생님이 옅은 미소와 함께 말을 이었다.
"모든 1학년 반 중에서 유일하게 단 한 명의 전학생도 없는 1반 여러분이니까요. 제가 의심하는 건 언제나 제 가르침이 여러분에게 모자라지 않을까 하는 마음뿐입니다. 여러분 전부가 제 소중한 한 접시라는 사실을 꼭 기억해주면 고맙겠습니다."
선생님의 말이 끝나자, 반 아이들 사이에 깊은 침묵이 내려앉았다.
한 달 동안 해이해졌던 각오가 다시금 꽉 조여지는 감각. 첫 마디부터 충격적인 사실로 우리의 정신을 번쩍 깨운 건, 아마 박예휘 선생님 나름의 충격요법이다.
이제부터 더 힘들어질 테니, 정신 바짝 차리고 있으라는 의미가 담긴 질타. 그리고 그 속에 숨겨진 격려에 몸에 힘이 붙는 느낌이었다.
'사탄의 아가리니 뭐니 하는 별명이 있긴 하지만, 역시 좋은 선생님이야.'
한평생을 살아도 진정한 은사라는 건 쉬이 만날 수 없는 존재. 그런 은사가 내 곁에는 벌써 몇 명이나 있는 건지. 매번 운수가 나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나지만 그런 운 하나만큼은 정말 좋다고 생각한다.
학생들의 눈빛에 생기가 어리는 모습이 마음에 들었는지 선생님이 고개를 끄덕였다.
"자, 그럼 다음 전달사항입니다."
하나 더? 끝이 아니었나?
그런 의문이 담긴 아이들의 시선이 선생님에게로 향했다.
"본교에서 1학년 2학기 학생들에게만 실시하는 특수한 커리큘럼이 있습니다. 그게 뭔지 아는 사람은…… 아마 없겠죠. 하하."
…… 아니 잠깐만, 난 그게 뭔지 알 것 같은데.
"1학년 2학기 커리큘럼의 명제는 '전공'입니다. 앞으로 두 달. 여러분은 2주 간격으로 한, 중, 일, 양식 중 오로지 한 종목의 수업만 듣게 될 겁니다. 이 과정을 통해 여러분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종목이 무엇인지 스스로 찾게 하는 것이 본교의 목표죠. 이 과정 속에서는 실제 업장에서의 스트레스 훈련도 미약하나마 포함됩니다."
그래. 이 커리큘럼의 정식 명칭은 '전공탐색'.
"그리고 영광스럽게도, 여러분의 첫 전공탐색 수업의 첫 번째 교육은 제가 맡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2주. 여러분은 오로지 양식만을 만들며 양식 주방의 특성과 조리법,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발생하는 크고 작은 스트레스 상황에 대한 대처법을 배우게 될 겁니다."
이 커리큘럼을 수료한 이들이 별명을 붙이길, '지옥주'.
"앞으로 2주.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사탄의 아가리가, 뱃속에 칼을 숨기고는腹劍 꿀을 물고口蜜 우리에게 두 갈래 혀를 날름거렸다.